소설리스트

돌아온 요리고 고인물-110화 (110/403)

110. 스타 셰프(진).-2-

"어서 와!"

"고생 많았다."

"어제 보니까 잘 하더라. 다들 수고 많았어."

할리우드에서 유명한 이야기가 하나 있다. '하룻밤 새 누가 스타가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는 말. 그 말에 담긴 뜻을 몸으로 직접 체험한 나는 현재 호텔 상천, 다시 말해 우리의 원래 숙소로 돌아온 참이었다.

계속 같은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인지, 호텔 입구에 정차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환호성이 우리를 맞이했다.

동급생과 2학년 선배들이다.

일행의 틈바구니를 뚫고 우리에게 다가온 안창민이 내 팔뚝을 툭툭 치며 입을 열었다.

"고생했다."

"어. 이쪽은 뭐 별일 없었지?"

"아무것도. 우리 사고 날 것까지 3학년 선배들이 액땜한 것 같던데."

"무서운 소리 하지 마라. 사고도 그 정도면 이미 많이 먹었지."

두 번 다시 이런 사태는 사양이다. 그런 자리에 서려면 마음의 준비라는 걸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젓는 나를 보며 안창민이 웃었다.

"뭐, 말이 그렇다는 거고. 아무튼, 마북 스타 축하한다."

이건 또 듣고 넘길 수 없는 말이.

"뭐야, 그건 어떻게 알았냐."

"알고 있으니까 마북 스타지. 그나저나 넌 어떻게 알았어?"

"소식통."

비둘기 같은 놈들이 몇 명 있었지. 물어다 준 게 평화로운 이야기가 아니어서 슬플 따름이지만.

실없는 소리나 하며 호텔 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던 그때, 누군가 내 앞을 막아섰다. 다만, 그 '누군가'는 단수가 아니었다.

"……너희 뭐 하냐."

"히히, 못가!"

"이건 또 뭐 하자는 거야……."

안 그래도 나보다 키, 덩치 둘 다 커다란 여준기만 해도 눈앞을 꽉 채우는 느낌인데, 그 좌우에 나란히 서 나를 막아서는 송지영, 그리고 방금까지 나와 대화를 나누던 안창민까지.

영문 모를 웃음을 짓는 녀석들을 향한 내 표정이 절로 찡그려졌다.

"그, 그런 표정 지어도 하나도 안 무섭거든?!"

"……딱히 무서우라고 지은 표정은 아닌데 말이다."

반은 웃고 반은 울상이 된 얼굴로 한 발짝 물러서는 송지영을 허탈한 눈으로 바라보기도 잠시, 녀석들은 꼭 미식축구의 라인맨이라도 된 것 마냥 대오를 짜고 나를 밀기 시작했다.

"아니, 잠깐. 뭔데? 말은 좀 하고 밀든가 해!"

"일단 가시죠, 선생님. 이야기는 가면서 해드릴게요."

"가긴 어딜……. 어, 잠깐만."

앞에서 떠밀리다 뒤로 넘어질 바에야 그냥 얌전히 같은 방향을 보고 밀쳐지는 게 낫겠다 싶어 몸을 뒤로 돌려 보니, 내 눈앞, 녀석들이 날 천천히 밀어붙이는 방향에 있는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그게 무엇인지는 깊게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야, 설마."

"원래 이러려고 왔잖아. 그럼 가야지."

"진짜냐……."

참가자 숙소에서 3학년 일행과 헤어질 때 타고 왔던 버스. 그것이 우릴 다 내려주고도 제자리를 지킨 채 문을 열고 있는 모습을 본 나는, 이윽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이거 딱 보니까 알겠다. 어째 시간을 딱 맞춰서 다 같이 나와 있나 싶었더니, 이들이 기다리던 건 우리가 아니라 우리를 포함해 자신들을 엑스포 행사장까지 태워다 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

이러면 아침에 3학년 선배들이랑 감동적인 작별을 나누고 헤어진 우리 꼴이 뭐가 되냐고.

아쉽게도, 그 토로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지만.

***

"결국 다시 와 버렸네……."

그 말대로, 다시 와 버렸다. 이곳, 푸드 엑스포 현장으로 말이다.

참담해진 심정에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자, 내 옆에 선 2학년 선배인 최윤재 형이 내 등을 툭툭 두드려줬다.

"너무 시무룩한 거 아냐? 그렇게 오기 싫으면 말을 하지 그랬어."

말 해봤자 끌고 올 거였으면서.

웃음소리와 내 등을 두드리는 소리로 미묘하게 리듬을 맞추던 윤재 형의 모습이 얄미워 그렇게 쏘아붙이고 싶은 심정이 솟았지만, 이내 한숨과 함께 그 생각을 털어냈다.

"아뇨. 오기 싫었던 건 아니에요."

"그럼?"

"좀, 얼굴 팔린 느낌이라."

엑스포를 첫날부터 들릴 정도의 사람이라면, 그것도 입장료가 있어야 들어올 수 있는 푸드쇼 구역까지 기꺼이 오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튿날인 오늘도 분명 왔을 가능성이 높다.

어제 우리 부스를 관객이 다녀간 횟수는 대략 1700번. 물론 여러 번 온 사람도 있을 테니 횟수가 아니라 인수로 따진다면 그 절반 정도로 보는 게 옳겠지만, 절반이라 치더라도 근 900명에 달하는 사람이 내 얼굴을 알고 있다는 게 된다.

'영상 퍼진 걸 생각하면 그 이상일 수도 있고…….'

잊을 만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시선에 약한 타입이다. 사람 시선이 너무 많이 쏠리면 부담스럽다.

"이야, 도끼병이라도 걸렸어?"

"형. 혹시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 아세요?"

"농담이야."

낄낄거리며 웃는 윤재 형을 한 차례 쏘아봤지만 별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고 시선을 거뒀다. 철면피 하나는 대단한 사람이다.

"너무 꺼리기만 하는 것도 안 좋아. 세상에는 그런 관심이 정말 간절한 사람도 있다고."

"……그건 그렇죠."

앞선 행사에서 보았다시피, 인지도=판매량이라는 공식이 제법 성립하는 업종이 바로 요식업. 개인의 인지도가 평범하게 맛있는 요리를 파는 것보다 판매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정보화 시대의 영향일까? 예전과는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며 한탄하던 사장님의 얼굴이 문득 떠올랐다.

그래. 어차피 이미 와 버린 거 하는 수 없지.

수그리고 있던 고개를 번쩍 들어 올리자, 선배가 이제야 조금 기운이 낫냐며 웃었다.

기운이 나긴 했다. 지금 드는 기분이 납득인지 체념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그래도 공짜라고 생각하면 꽤 재밌을 것 같네요."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너 묘하게 수전노 같아 보여. 우리 할아버지 같아."

실례입니다. 저도 좋아서 이런 성격인 건 아니라고요.

***

지상 최대 규모 음식 축제 푸드 엑스포!

……라고는 해도, 사실 푸드 엑스포에서 우리 같은 요리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애당초 요리라는 게 잘난 요리사만 있다고 장땡은 아니니까.

요리는 곧 그 나라의 문화.

그 나라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는 것 중 하나다.

유목 민족이 말과 양의 부산물로 만드는 음식에 정통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고, 쌀을 주식으로 삼는 동아시아의 반찬 문화가 괜히 발달한 게 아니다.

뭐, 서론이 길었지만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문화의 주역은 요리사가 아니라는 거지.'

푸드 엑스포는 각 나라의 요리 문화를 소개하고 세계인에게 알리는 행사. 한 나라의 요리 문화에 획을 그은 요리사는 있더라도, 문화에 예속되지 않은 요리사는 없다.

엑스포의 주역은 어디까지나 음식 문화 그 자체. 요리사만으로 채우기에는 남는 자리가 너무 많다. 그렇다면, 엑스포는 그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우고 있을까?

"와……. 죽인다."

정답은, 모든 것.

조리도구, 전통음식, 레토르트 식품, 서적, 재료, 기타 등등.

오로지 음식만을 위해 만들어진 백화점이 있다면 그 모습이 딱 이렇지 않을까 싶을 만큼 방대한 양. 음식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두서가 없다고 느껴질 만큼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본 내 눈이 갈 곳을 잃고 흔들렸다.

푸드 엑스포를 관람하러 오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로서 주방에 설 때와 관객으로서 행사장을 관람하는 것은 전혀 다른 감각을 내게 선사해 주고 있었다.

'규모 하나만큼은 미래에 열릴 엑스포랑 비교해도 절대 안 꿇리겠는데.'

기본적으로 행사장이 넓으니까 그만큼 뭔가를 더 넣을 공간도 많아서 그런 걸까.

행사장의 천장과 벽을 가리지 않고 매달린 각 기업의 광고용 포스터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광고를 세울 자리가 많은 만큼 들어오는 광고의 양도 차원이 다르겠지. 광고는 곧 돈이고, 자본주의 시장의 논리로 돌아가는 곳인 만큼 행사에 쓰이는 돈이 많을수록 규모와 퀄리티는 올라갈 테니, 이 상황도 이해가 된다.

쓴웃음을 삼킨 나는 옆에서 함께 걷고 있던 창민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하루 만에 다 보는 건 어림도 없겠네. 어제는 어떻게 다녔어?"

"우리? 뭐, 너희 하는 거 멀찍이서 보다가 부스 돌아다니면서 이거저거 먹었지."

난 어제 우리 애들 한 번도 못 봤는데.

이상하단 표정을 짓고 물으니 창민이 녀석은 당연한 소리 말라며 내 질문을 일축했다.

"거기 줄 선 사람만 백 명은 되겠더라. 그걸 어떻게 기다리고 있어. 한 번 줄 서면 30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던데."

맞는 말이긴 한데, 한 명 정도는 와줘도 됐던 것 아닌가. 정신없이 바빴던 건 사실이라 제대로 대화나 할 수 있었을까 궁금하긴 하지만.

"그럼 뭐, 그거 말고는 아무것도 안 한 거야?"

"시간이 없었어. 누나랑 너네 먼저 나간 다음에도 계속 병원에 있었거든."

그렇구만. 그러면 시간이 부족했다고 투덜거리는 것도 이해가 간다.

"아, 터키 부스에서 주던 바즐라마로 만든 스테이크 샌드위치 맛있더라."

아니 잠깐만, 그 대사로 한 방에 이해가 안 되게 됐는데.

"터키면 어제 4위잖아."

"어."

"줄 많았지?"

"어."

"근데 그걸 기다려서 먹었다고?"

"어. 40분 정도 걸렸어."

뭐지? 날 빡치게 할 속셈인가?

"아니 생각을 해봐. 너는 솔트버스랑 너네 할아버지가 만든 음식 중에 하나만 먹을 수 있다고 하면 뭐 고를래?"

"……."

와, 당당한 거 봐라. 여기서 가불기를 거네. 하지만 효과적이긴 했다. 순식간에 할 말이 없어졌으니까. 그 상황이면 솔직히 나도 전자를 고른다.

"……그래, 오늘은 그냥 근처나 한 바퀴 돌자."

결국, 작은 말다툼은 나의 패배선언으로 끝났다.

그 뒤로는 뭐, 크게 대단한 일은 없었다.

푸드 엑스포에서 각 나라의 홍보를 담당하는 부스는 대부분 각 국가의 요식업체나 기업 등이 자리를 신청하여 들어온다. 백화점이라는 말이 영 틀린 건 아니다.

각 나라의 내로라하는 업체가 자랑하는 현재 시장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월등한 성능을 자랑하는 조리도구나 요식업체에서 선보이는 새로 출시되는 레토르트 식품, 현지의 식재료 등을 살피다 보니 내 손도 제법 묵직해져 있었다.

안창민은 내 손에 들린 짐을 보고 어떻게 그 무거운 걸 계속 들고 다닐 셈이냐며 질린 표정을 지었지만, 뭘 모르는 소리.

내가 사고 있는 건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희귀한 향신료가 대부분. 실제로 그 나라의 요리가 가진 맛을 끌어내기 위해선 그 나라의 식재료가 필요한 법이다.

그렇게 해외 쪽 부스를 중점적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부스를 찾아가 보는 건 나중으로 미뤄졌다. 한 번쯤은 가볼까 싶기도 한데, 어차피 가봤자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일단 생각만 하고 있자.

'3학년 선배들은 나중에 오후 행사 때 온다고 했었지?'

푸드쇼 10위 이내에 든 나라의 특권이라고 해야 할지, 잔업이라고 해야 할지. 오후 행사 때 각 나라의 정찬에 대해 알리는 행사가 열리는데, 상위 10위에 든 나라는 그 정찬을 직접 무대 위에서 만들어 선보이는 자리를 갖게 된다. 순위에 그토록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다.

그 행사까지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깊이 감사하며 발걸음을 옮기던 그때, 마침 간판에 태극기가 큼지막하게 그려진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 주방가전을 파는 부스……인데, 뭔가 사람이 많아 보이는 건 착각인가?

"야, 저기는 뭔데 저렇게 사람이 많냐?"

"모르겠는데."

창민이 녀석도 그렇게 말하는 걸 보면 순전히 내 착각은 아니었다. 실제로 제법 많은 사람이 새치기마저 서슴지 않고 무언가를 사기 위해 앞다퉈 가판대 위로 몸을 내미는 것이 똑똑히 보였다.

"……한 번 가볼까?"

"그럴래? 근데 조심해라. 잘못 가면 한 대 얻어맞겠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대체 저게 뭐길래 사람들이 저토록 아귀다툼을 하는 건지 궁금해졌다.

살짝 느긋한 속도로 발을 옮기는 우리. 이윽고 한창 소란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몇 발짝 떨어진 곳에 도착한 우리는 이 소동의 원인을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됐다.

"뭐야. 밥솥?"

"난 또 뭐라고."

소동의 원인은 별것 아니었다. 그냥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전기밥솥 브랜드에서 최신형 밥솥을 특가세일……아니, 잠깐만.

"저걸 저 가격에 판다고?"

세상에 맙소사. 저건 앞으로 10년 동안은 어느 회사도 따라오지 못하리라는 평가를 받고, 심지어 자사 제품마저 팀킬 해버린 밥솥 계의 마스터피스, 꾸꾸 2020KM-10!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지만, 내장된 기능과 자체 성능을 보면 그 비싼 가격도 합당하다는 게 학계의 정설인 제품이다. 디자인, 성능, 효율. 무엇 하나 빠지는 점 없이 완벽한 제품. 꾸꾸의 최고판매기록을 4년 연속으로 갈아치운 저걸 정가의 70퍼 가격으로 팔다니?

'아니, 애당초 저게 이 시즌에 출시했던 건가?'

적어도 여태껏 한국에서 본 기억은 없다. 광고도 마찬가지.

일종의 얼리 액세스 식 판매인가. 저걸 사야 하나? 사고 싶은데. 사면 집까지 어떻게 들고 가지?

순식간에 날카로워진 시선이 제품과 그 뒤로 빼곡하게 서 있는 인파 속으로 파고들 틈을 찾아 헤매던 그때, 누군가 그런 내 시선을 막아섰다.

순간 방해하지 말고 비키란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지만, 간신히 그 말을 삼키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가르마를 타고 말끔하게 정리한 검은 머리칼, 적당한 체구, 말쑥한 얼굴. 이 더운 날에도 단정하게 갖춰 입은 양복. 30대 후반 쯤 되어 보이는 인상의 남성.

"……?"

모르는 사람이었다.

정말로.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엑스포 행사장에서 이렇게 옷을 차려입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관객은 아닐 터. 이런 사람이 대체 왜 갑자기 우리 앞을 가로막는단 말인가.

당황스러운 시선으로 그 남성을 올려다보자, 그가 갑자기 품에서 명함을 꺼내 내게 내밀더니 이렇게 말했다.

"어제 푸드쇼에 참가하셨던 참가자분 맞으시죠? 처음 뵙겠습니다. 고영태입니다."

그리고 허리를 숙이며 깊게 인사.

나보다 띠 한 번 하고도 열 살은 나이가 많아 보이는 어른의 예의 갖춘 인사에 당황하며, 날 향해 뻗은 그의 손에 들려 있던 명함을 받았다.

[꾸꾸전자(주) 마케팅 부 과장. 고영태.]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 개꿀잼몰카인 것인가?

"어……. 안녕하세요. 류찬혁이라고 합니다.

"예. 반갑습니다. 류찬혁 선수."

혼란에 빠진 우리가 황급히 마주 고개를 숙이자, 그제야 허리를 반듯이 세운 그가 우리에게 말했다.

"푸드쇼 9위 축하드립니다. 행사에 임하시는 모습, 감명 깊게 봤습니다. 솜씨가 훌륭하시더군요."

"아, 예. 감사합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처음 본 사람이 만면에 웃음을 짓고 칭찬부터 해오니 감사하다는 말 외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뜬금없는 인사에 뒤통수를 긁적이는 나. 하지만 진정 당황스러운 이야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류찬혁 선수. 혹시 저희에게 잠시만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으실까요?"

"예?"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정식으로요."

……예? 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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