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메뉴 시연회. -3-
"어때? 내 말만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니까."
"……아, 예."
길게 늘어선 줄의 가장 앞에 서서 가슴을 펴는 강진의 말에 최동식이 감흥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우리 어머니나 가끔 쓰시는 말인데.'
나이 많다는 소리는 그렇게 듣기 싫어하면서 매번 저런 말을 쓰는 걸 보면, 그걸 느끼지 못하기에 세대 차이란 말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낌새를 눈치채고 앞줄로 재빨리 나선 선견지명이 자랑스러웠는지, 당당한 태도로 우뚝 선 강진을 향해 안쓰러운 시선을 향하던 최동식이 가볍게 고개를 젓고는 다시금 조리대를 바라봤다.
'그나저나, 대체 뭘 만들려고 그 난리를 친 거지?'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 두터운 뚜껑으로 덮어놓은 질냄비를 본 최동식이 턱을 쓰다듬었다. 지금은 관리가 힘들어 깔끔하게 밀어 버렸지만, 과거 수염을 기르던 시절 생긴 버릇이었다.
"대충 짐작해 보자면 맑은 완자탕인가."
찬혁이 만들던 맑은 닭 육수. 백하은이 만들던 고기완자. 안효민과 안창민 남매는 고명을 비롯한 두 사람의 보조.
찬혁을 비롯한 팀원들이 만들던 것들을 부품 삼아 머릿속에서 조립을 끝마친 최동식은 그런 결론을 내놓았다. 그 또한 명색이 안가람의 최고참 중 한 명. 어느 정도의 정보만 있다면 요리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간중간 들린 기계소리는 고기를 갈 때 난 거겠고…… '
"흠. 괜찮은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최동식이 제법 흥미롭다는 듯 콧소리를 냈다.
처음에는 웬 양식 조리법까지 꺼내서 거창하게 판을 벌이나 했는데, 막상 결과물을 상상해 보니 제법 그럴듯한 한식을 만들어낸 것 같았다.
'전통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기는 해도…….'
맑은 완자탕은 예로부터 유명한 한식 중 하나고, 그걸 복날 음식으로 어레인지 해서 사용하겠다는 발상은 나름 신선했다.
"저렇게 어린 녀석들이 벌써 대단하네요. 어지간한 요리사는 상대도 안 되겠어요."
젊은 피의 저력을 실감한 그가 흐뭇한 감정을 담아 강진에게 운을 띄웠다. 이 정도면 강진도 동감하리라. 하지만, 정작 강진은 여전히 잔뜩 구겨진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형님?"
남들이 본다면 잔뜩 화라도 내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은 모습이었으나, 오랜 교우로 그것이 깊게 고민에 잠겨 있을 때 강진이 자주 보이는 모습이라는 것을 눈치챈 최동식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일단, 열어나 보자."
"아, 넵."
하긴 뒤에 기다리는 사람도 많은데 계속 길을 막고 있으면 민폐이리라 생각한 최동식이 얌전히 그 말에 따랐다.
열을 품어 후끈하게 달아오른 손잡이를 길게 펼친 조리복의 소매로 잡아 여는 최동식. 그렇게 찬혁의 팀이 만든 요리가 첫 선을 보인 그 순간, 최동식은 저도 모르게 깜짝 놀라며 눈을 부릅떴다.
"?"
순간적으로 발휘한 인내력 덕분에 자칫 요리에 침을 튀기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으나 화등잔만 해진 두 눈을 감추지 못하는 최동식과는 달리, 이럴 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광대뼈가 깊게 들어가도록 미소를 지은 강진이 작게 입을 달싹였다.
"역시. 좀처럼 예상대로 가게 놔두질 않는구만."
최동식이 열어젖힌 냄비 뚜껑 아래에 그가 예상하던 맑은 국물 대신, 마치 물에 탄 벌꿀처럼 옅은 호박琥珀색을 뽐내는 걸쭉한 국물이 그들을 반기고 있었다.
***
"이건 뭐야?"
막혔던 말문을 간신히 튼 최동식이 혼잣말을 흘렸다.
호박색 걸쭉한 국물과, 그 안에 윗부분이 살짝 드러나게끔 잠긴 탁구공만 한 크기의 고기완자. 그리고 그 위로 올라간 대추, 미나리초대, 계란지단, 데친 부추 따위의 고명이 형형색색 빛나는 요리.
언뜻 보면 이게 대체 무엇인지 싶다가도, 묘하게 눈에 익는 모양새에 잠시 기억을 되새기던 그가 이내 떠올랐다는 듯 손바닥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외친다.
"생긴 것만 보면 완전 미트볼이네, 이거?"
묘하게 머리를 맴돌던 기시감의 정체는 바로 그것이었다. 한식에서 쓰이는 고기완자는 보통 대두만 한 크기를 갖고 있었지만, 여기 들어간 고기완자는 꼭 서양의 미트볼처럼 그보다 훨씬 커다란 크기를 자랑했다.
또한 크림소스미트볼처럼 녹진한 점성이 느껴지는 국물이 그 기시감에 박차를 더했다.
한눈에 얼핏 들어오는 생김새는 한식 분위기지만, 요소를 면밀히 따져 보면 양식의 모습이 하나둘 보이는 요리. 특이한 물건이었다.
"모르겠네."
최동식은 끝내 요리의 맛을 예상하기를 포기하고 백기를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도무지 알 수 없는 몇 개의 요인이 불가사의처럼 남아 예상을 방해하고 있었다.
최동식은 내심 이 상황이 즐겁다고 느꼈다. 요리사라는 삶을 선택하고도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요리에는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과 그곳을 개척해나가는 수많은 탐험가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새로이 열린 개척지에 발을 디딜 때면, 아무것도 모르고 막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던 그 시절의 열정과 감동이 되살아나는 기분에 한껏 들뜬 기분이 되고는 했다.
함께 있던 강진 또한 다를 바가 없는지, 그 얼굴에는 아직도 미소가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모르겠으면 하는 수 없지. 방법이 따로 없잖아?"
"예. 그렇죠."
비슷한 얼굴을 한두 명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
"뭐냐 너, 못 기다리겠다는 표정이나 짓고."
"형님이야말로 똑같지 않습니까. 빨리 먼저 뜨시죠. 아무리 그래도 장유유서는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전통 한식당인데."
"오냐. 그럼 먼저 뜨마."
장난기 섞인 대화를 나눈 강진과 최동식이 서로 작은 그릇에 한두 입이면 끝날 양만큼 냄비 속 내용물을 퍼가자, 그 뒤로 나란히 줄 서 있던 안가람의 다른 직원들 또한 앞다퉈 자신의 몫을 챙겼다.
그 인파 속에서 한발 앞서 한적한 곳으로 빠진 두 사람이 수저를 들어 올린다.
"음, 향은 되게 좋네요."
"대추, 건율, 계피, 작약, 인삼…… 조금 더 있는 것 같은데."
"오. 형님 코는 아직도 한창이네요."
놀라운 후각으로 닭 육수에 가려진 약재의 향을 단번에 알아맞히는 강진을 보고 감탄사를 터트리는 최동식의 환호에도 불구하고 강진은 이미 모든 신경을 요리에 쏟느라 대꾸조차
마땅히 하지 못했다.
일언반구도 없이 코를 접시에 박을 듯 들이대고 벌름거리던 강진과 최동식은 이후로도 몇 차례의 확인을 거쳤다.
향, 모양, 농도. 요리를 망가트리지 않는 선에서 확인 가능한 대부분의 사항을 체크한 그들은, 이내 망설임 없이 그것을 입으로 털어 넣었다.
"헙!"
"읍!"
그 순간, 그들의 혀에 벼락이 내리꽂혔다.
가벼운 한 입이 아니라, 마치 바위를 통째로 입에 쑤셔 넣은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충족감!
"허, 허허허!"
"이야, 하. 이거."
고작 이만큼 먹었을 뿐인데, 마치 닭 한 마리를 단입에 삼켜 버린 듯 입안에 남은 기묘한 묵직함에 혀가 꼬였다.
살짝 짜게 간이 된 쇠고기 완자가 입안에서 부서짐과 동시에, 그 사이를 닭죽처럼 걸쭉한 국물이 채워나가며 하나로 합쳐지는 감각이 참을 수 없으리만치 훌륭했다.
감탄을 뚫고 저절로 헛웃음이 튀어나올 정도로 강진과 최동식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대체 뭐야? 어떻게 국물에 이 정도로 닭 맛이 밸 수가 있는 거지?"
안상필이 만드는 초교탕의 맛이 담백함 속에서 우러나오는 섬세한, 이를테면 벽돌로 하나하나 쌓아 올린 집 같은 맛이라면, 이 요리는 그야말로 입에 깔때기를 박고 시멘트 반죽을 뱃속에 직접 흘려 넣는 것처럼 사람을 압도하는 맛이었다.
닭의 맛이라는 게 있다면, 과연 이 이상 가는 요리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한 자기주장에 무릎이 후들거렸다.
단숨에 치솟는 양기!
피가 혈관을 따라 움직이는 게 느껴질 정도로 온몸에 넘치는 힘!
뜨거운 여름 날씨 탓에 쌓인 피로가 불살라지는 기분이었다. 아니, 실제로 땀이 이마에 배어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 영문을 알 수 없는 사태에 당황한 두 사람은 서둘러 주변을 살폈다.
"하하하! 야, 이거 물건이다!"
"잠 확 깨는데?"
"이거 더 없어? 벌써 다 먹었다고?"
아무래도 이 놀라운 경험을 한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강진과 최동식이 얼떨떨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들을 부르며 나간 넋을 제 자리로 불러왔다.
"이제 곧 시연회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아직 투표 안 하신 분들은 얼른 해주신 다음 자리로 모여 주세요!"
"뭐?"
"벌써 끝이라고?"
아무래도 우리가 되게 오랫동안 정신을 빼놓고 있던 것 같다며, 강진은 여전히 얼떨떨한 얼굴로 최동식을 바라봤다.
최동식은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 인형처럼 끄덕이며 넋 나간 표정으로 그 말에 긍정을 표할 뿐이었다.
***
"박준우 쿡이 만든 메뉴는 간이 너무 옅다고 생각하지 않나?"
"간이 그보다 강하면 다른 메뉴의 맛을 가릴까 해서 그렇게 조치했습니다."
"무슨 뜻인지 이해해. 하지만 여름철에 지친 손님들의 입맛을 생각하면……."
시식 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시연회가 마무리되며 간단한 문답 시간이 열렸다.
쿡들이 메뉴를 시식하며 가진 의문을 풀어줌과 동시에, 이 요리에 어떤 의도가 들어 있고, 그 의도에 따라 제대로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자리였다.
"꽤 분위기가 자유롭네요?"
"그야, 서로 죽어라 물어뜯고 있으면 누가 힘들게 레시피 개발까지 하려 들겠어. 다들 적당히 문제점이 있어도 수정 방안을 내면서 덮고 가는 거지."
선배의 설명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애당초 직원들 사이에서 메뉴 공모를 받아 한정 메뉴로 쓴다는 것 자체가 꽤나 드문 일인데, 이걸 전통으로 이어나갈 정도라면 분명 그만한 원동력이 있었겠지.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지만 돈만 갖고는 주어지지 않는 동기라는 게 있는 법이다. 불확실한 가능성에 도전하면서 괜히 욕까지 먹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애당초 그런 사람은 서류에서 이미 잘렸겠지.'
가볍게 납득한 나는 곧 마음을 다지기 시작했다.
지금 문답을 진행하고 있는 쿡의 차례가 끝나면 바로 우리 팀의 차례다. 대답은 앞에 나서 계신 백하은 쿡이 할 예정이지만, 혹시나 다른 팀원에게도 질문이 돌아오는 일이 있기에 예상되는 질문을 알아서 꼽은 다음 대비해야 한다.
"자, 그럼 박준우 쿡의 문답은 이것으로 끝마치겠습니다. 다음 순서는 메인을 만든 백하은 쿡의 팀이 되겠습니다."
"?"
우리 팀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어디선가…… 라기 보다는, 거의 모든 방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을 구르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딱히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은 것 같았다며 이상하단 생각을 하고 있자니, 사회를 맡고 있던 쿡이 그들을 살펴보고는 말을 이었다.
"문답 시간은 3분입니다. 질문 있으신 분은 손을 들어주세요."
그 순간.
"저요. 저 질문 있습니다!"
"나도!"
"저도요!"
자리에 모여 있던 쿡들 중 거의 반수가 넘는 이들이 동시에 손을 번쩍 들었다.
'무, 뭐야?!'
깜짝 놀랐다. 무슨 질문하려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건지, 바로 직전 차례였던 박준우 쿡 때에는 해봤자 서너 명이었는데 지금 질문자는 거의 스물은 되어 보였으니까.
하지만 이 상황에 놀란 건 나뿐이었는지, 백하은 쿡은 그저 담담하게 손을 올린 쿡들 중 한 명을 골라 질문을 받고, 대답하기 시작했다.
"삶은 닭의 살을 발라서 콩소메로 뽑은 육수에 넣고 갈았다고?"
"네. 거기다 찹쌀가루랑 탈피한 녹두가루, 참깨가루를 넣어 농도를 진하게 만들었습니다."
"아하, 묘하게 닭죽 같은 맛이 나더라니. 그런 거였구나."
"일부러 그런 기법을 써가며 육수를 뽑은 이유가 있나요? 단순히 흥미를 끌기 위한 시도로 보이지는 않던데요."
"육수에 최대한 닭 맛을 뽑아내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해당 조리법을 사용한 것은 그보다 더 나은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백하은 쿡이랑 눈 마주치는 것도 무서워하면서, 지금은 용케도 서로 똑바로 마주보며 질문을 쏟아내는 쿡들.
그만큼 우리가 만든 요리에 대한 호기심이 크다는 뜻이었기에, 기분이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다.
'내 요리……라고 말하기엔 살짝 어폐가 있지만, 그래도 내 발상이 이 수준에서도 충분히 통한다 이거지?'
그것도 주방장님 수준의 대가와 맞붙어서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을 정도로.
점점 솟아오르는 입꼬리를 더 이상 억지로 끌어내리는 게 힘들어졌을 때쯤, 드디어 마지막 질문이 들어왔다.
"하나만 묻자."
다만, 이번에는 그 상대가 범상치 않았다.
"주, 주방장님?"
그 상대가 다름 아닌 우리의 맞상대인 주방장님이었으니까.
얼마나 놀랐으면 여태껏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백하은 쿡이 말까지 더듬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주방장님은 뭐가 그리 놀랍냐는 듯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어 보이시더니, 이내 질문을 시작했다.
"근데 백하은 쿡. 자네 말고, 거기 뒤에 있는 류찬혁 견습이 대답해 줬으면 한다."
나는 한 번 더 깜짝 놀랐다. 갑자기 여기서 나를 부른다고?
그래도 주방장님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기에 백하은 쿡의 손짓을 따라 서둘러 그녀의 옆에 우뚝 섰다. 그냥 보고만 있는데도 전해지는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다.
작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사이, 주방장님은 질문을 정하신 듯 나를 곧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류찬혁 견습."
"네."
"이 요리. 이름이 뭐지? 레시피를 다시 봐도 요리 이름이 안 쓰여 있던데."
"이름이요?"
"그래, 이름. 설마 요리를 만들고 이름도 안 지었나?"
솔직히 말해 레시피 만드는 데 정신이 팔려서 이름 같은 건 지을 시간도 없었다.
"저기, 그. 죄송합니다. 요리 이름은 따로 안 지었습니다."
"……하."
주방장님은 뭐가 그리 불만이신지, 이제는 팔짱까지 끼고는 내게서 시선을 돌리며 다 들릴 크기로 한숨을 내뱉었다.
'이름이 중요하긴 하지만 굳이 지금 물어볼 건 아니지 않나……?'
내심 불만을 숨기고 뒤통수만 긁적이고 있던 그때, 주방장님이 하는 수 없다는 투로 말을 이었다.
"됐네. 문답은 이걸로 끝내고, 메뉴 이름은 오늘 퇴근 전. 오늘 자정 전까지 만들어서 안효민 쿡을 통해 나한테 보내도록."
밑도 끝도 없이 영문을 알 수 없는 지시에 나를 포함한 우리 팀원들은 하나같이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주방장님은 무어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는 건지 인상을 팍 쓰며 우리를 노려봤다.
"너희는 손님상에 이름도 없는 요리를 올리고 싶은 거냐?"
"……예?"
잠깐만, 이게 무슨 소리야.
그때였다. 더더욱 얼빠진 표정을 짓는 내 옆으로 어느새 다가온 안효민 선배가 온갖 호들갑을 떨며 핸드폰을 보여준 것은.
시계는 어느덧 투표 마감시간을 가리켰고, 투표 목록 중 가장 상단에 올라 있던 메인 메뉴 선출 투표는, 근소한 차이로. 고작 네 표라는 정말 근소한 차이로, 우리 팀의 이름이 적힌 칸의 숫자가 더욱 높게 산출되어 있었다.
"저기, 그 말씀은……?"
"이번 말복, 특선 요리 메인은 너희 요리다. 알겠으면 빨리 머리를 굴려!"
"아, 옙!"
주방장님이 짜증난 것처럼 보였던 이유를, 드디어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