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스타트 라인.-2-
대회장 주방. 오전 8시.
가져온 짐을 몽땅 조리대 위에 풀어헤친 나는 팀원들을 전부 불러 모았다. 시작에 앞서 간단한 전달 사항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자자. 집중해 봐."
─짝짝.
우리 학교만이 아닌 다른 학교에서 온 팀들도 사용하는 주방. 여기저기서 짐을 정리하며 소음을 뿌리는 다른 사람들을 힐끔거리는 아이들의 이목을 손뼉을 쳐서 내게 되돌렸다.
"준비 시간은 9시부터 12시까지. 세 시간이야. 그냥 요리만 한다면 충분하다 못해 남는 시간이겠지만, 전시 출품작은 수분이 마르지 않게 아스픽 처리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도 있으니 마냥 널널하지는 않아. 알고 있지?"
일행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좋아. 대회장 주방은 교사 출입 금지니까 서로를 도와줄 사람은 여기 있는 팀원들 말고는 없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바로 이야기해. 너 말이다. 너."
"헤헤, 요즘은 실수 안 하잖아?"
백예은에게 삿대질을 하며 핀잔을 주자 실실 웃으며 답하는 녀석. 알아서 잘 할 수 있으면서 여태 제대로 집중 못 해서 그 난리를 쳤으니, 상담 이후로 그랬던 것처럼 부디 정신 차리고 대회에 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 믿는다."
"응!"
"자기 분량 레시피는 다 숙지하고 있지?"
팀원들 연습량이야 다른 누구도 아닌 팀장인 내가 제일 잘 알지만, 괜한 노파심에 질문을 던져본다. 하지만 누구 하나 주눅 든 표정이 아니다. 당연히 이 중에 우리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는 듯한 자신감 가득한 얼굴들이다.
'훌륭해.'
"그럼 짐 풀고 마저 준비하자. 슬슬 재료 받으러 가야 하니까."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너나 할 것 없이 동시에 배정받은 자리로 흩어지는 아이들. 각자 챙겨온 칼을 비롯한 조리도구를 쓰기 편한 자리에 꺼내 놓은 아이들이 조리복을 들고 탈의실로 이동하는 일행을 따라, 나도 함께 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빳빳하게 다린 조리복을 차려입고 하나둘 돌아오는 팀원들. 진즉 돌아와 있던 나는 딱 타이밍 좋게 등장한 일행을 손짓으로 맞이했다.
"마침 잘 왔다. 창민이랑 준기 너희 나 좀 따라와 봐."
"응? 왜, 무슨 일 있어?"
"방금 주최 측 안내원 분이 왔다 갔는데 신청한 재료 받아가래."
그런 내 손에는 우리가 미리 주최 측에 공지했던 레시피가 적힌 코팅된 인쇄물 묶음이 들려 있었다.
물론 한 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리 준비한 사본까지 포함해 약 다섯 부 정도. 딱히 우리가 볼일은 없겠지만 괜히 들고 온 것은 아니다.
'이것도 대회 규칙 중 하나니까.'
전시물과 함께 볼 수 있도록 레시피 북을 준비할 것. 사본들도 혹시나 없어질까 걱정돼서 이렇게나 많이 만들어왔다. 덤으로 선생님도 약 세 부 정도 사본을 갖고 계신다.
"이거랑 학생증만 챙겨오면 바로 준다더라. 근데 혼자 옮기기엔 양이 좀 많아서 너네 기다리고 있었어."
"하긴."
"많긴 하지."
둘 다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렇게 인정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준비한 메뉴, 수라상이니까.'
한식의 뿌리인 궁중요리. 그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수라상을 고작 1학년 다섯이서 만든다는 것.
교장 선생님조차 처음에는 반대 의사를 보였을 정도로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소리였지만, 1학년 팀의 저력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우리는 근래 두 달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해온 연습을 통하여 한 시간 이내에 수라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섯 명이서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인당 담당해야 하는 메뉴만 적게 잡아 네 가지. 죽어라 연습해가며 호흡을 맞추지 않았다면 결코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솔직히 그만큼 하면 우승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여준기가 이렇게 어깨를 활짝 펴고 다니는 것처럼, 우리 팀원들의 얼굴에 자신감이 빵빵하게 들어찬 것도 다 그러한 실적에서 나온 여유다.
식재료가 가득 담긴 카트를 끌고 가는 여준기의 당당한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지.'
실제로 대회 출품작에 한정한 우리 팀의 실력은 결코 프로에게 뒤지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같은 메뉴라면 어중간한 경력의 프로 정도는 압살할 수 있다. 이건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내가 내린 평가다.
"다른 학교 팀원이 전부 안효민 선배 수준이면 모를까, 연습한 대로만 잘 하면 괜찮아."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 농담에 여준기는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며 폭소를 터트렸지만, 안창민은 이상할 정도로 파랗게 질린 안색으로 끔찍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얼굴을 본 나도 주아 녀석이 다섯 명 정도로 늘어나면 어떨지 상상했다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그런 끔찍한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혼돈이 내게로 기어오는 느낌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한 명은 카트를, 나머지는 카트에 미처 다 싣지 못한 재료들을 들고 걷기도 잠시. 우리는 곧 조리실에 도착했다.
아무래도 챙길 게 많아 시간이 걸린 탓인지 벌써 소란스러운 주방. 그 소리를 들은 내가 일행을 재촉했다.
"서두르자. 다른 팀들은 벌써 준비 시작했나 보다."
"어."
안 그래도 무거운 짐을 들고 서둘러 주방 문을 열고 들어가는 우리. 그런데, 주방 안에서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봐요. 뭐 하는 거예요? 그거 돌려줘요!"
"잠깐만 본다니까. 어차피 보라고 가져온 걸 본다는데 뭐가 문제야?"
백예은이 웬 정체 모를 남학생 하나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남학생의 손에 들려 있는 코팅된 레시피 북. 그 낯익은 표지 생김새는, 다름 아닌 우리가 가져온 것이었다.
"……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그 광경을 본 순간, 마치 누군가 내 머리에 뜨겁게 달군 쇳물을 끼얹은 듯 뜨거운 감각이 나를 덮침과 동시에 눈앞이 새빨개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
찬혁을 비롯한 성심고의 1학년 팀을 주방에서 처음 봤을 때, 진강태는 드디어 꿈에도 바라던 설욕전을 이룰 수 있다는 흥분에 젖어 있었다.
'드디어!'
진강태의 명석한 두뇌는 이미 지나간 1년 전의 과거를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1년 전. 1학년이었던 그는 정찬고등학교의 대회반 소속으로 작년에 개최되었던 이 대회에 출전했었다.
그가 출전한 종목은 라이브. 3학년의 조수로 들어갔던 그는, 그와 마찬가지로 3학년의 조수로 출전했던 안효민에게 마지막 결승전에서 쓰디쓴 참패를 당했다.
그것의 그의 첫 번째 패배였다.
물론 굳이 따지자면 그 경기가 그와 안효민의 대결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둘 다 같은 입장으로 대회에 출전했다는 것이 진강태와 안효민의 유일한 공통점이었으니까.
하지만 어릴 적부터 축복받은 환경에서 자라 패배라는 것을 모르고 자라온 그에게 그날의 패배는 더없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주어진 재능과 환경에 안주한 성장은, 더욱더 커다란 재능과 노력이라는 파도 앞에 모래로 만든 성곽처럼 허물어졌다.
그때부터였다. 매일 밤 코피를 쏟아내면서 요리책을 탐독하고, 팔이 빠져라 칼과 냄비를 휘두르기 시작한 것은.
안효민의 입장에선 무슨 소리냐며 기겁할 이야기였지만, 그는 그녀를 한평생의 라이벌로 여겼다.
그런데, 그랬던 그녀가 고작 반년 사이에 너무 큰 인물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자기 라이벌이면 그 정도는 해야 한다며 정신적 승리를 갈구하던 진강태는 더더욱 연습과 공부에 몰두했다.
'근데 대체 왜 대회를 안 나오는 거냐고!'
하지만, 너무 큰 관심을 꺼린 안효민은 근 1년 동안 대회다운 대회에는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자기는 이렇게 칼을 갈고 닦으며 복수할 때를 노리고 있는데, 상대는 그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속 칼날이 닳고 닳을 때까지 갈고 있던 그에게 소식 하나가 닿았다.
안효민. 녀석이 드디어 칩거를 깨고 이 대회에 출전한다는 소식이.
'이거다! 이건 하늘이 내린 기회다. 내가 완벽한 설욕전을 치르기 위한 기회를 준 거야!'
그 소식을 들은 날부터, 진강태는 여태껏 해왔던 것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내로라하는 셰프인 자신의 아버지에게 기술을 사사하고, 그야말로 뼈가 끊어질 기세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이가 보기에 목적의 방향성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으나, 노력만큼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다만, 그런 그조차 미처 생각하지 못한 변수가 있었을 뿐.
'안효민은 나와 같은 2학년. 성심고가 여태껏 지켜온 대회 팀 구성을 보면, 안효민은 분명 전시 전형으로 출전할 거다!'
그렇게 예상한 진강태는 안효민과의 재대결을 노리고 전시 전형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학교의 교사가 추천해 주었던 레시피를 익히고, 스스로 다듬어가며 그와 같이 출전할 동급생들을 닦달하여 결코 팀운 따위를 이유로 지는 일이 없게끔 그들을 이끌었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대회. 진강태는 비로소 찾아올 달콤한 설욕의 기쁨에 젖어 있었다. 성심고 교복을 입고 있는 찬혁 일행 사이에서 안효민의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 뭐지?'
그가 틀렸을 리가 없다. 분명 안효민이 이 대회에 출전한 게 틀림없다.
하지만. 만약, 정말 만약에라도 그 소식이 잘못된 것이었다면?
그런 생각에, 그는 저도 모르게 성심고의 조리대에 덩그러니 남아 있던 레시피 북을 향해 다가갔다.
'레시피 북에는 팀원들 이름이 적혀 있을 테니까, 분명 안효민 이름도 같이 적혀 있을 거다.'
그런 생각에 레시피 북을 집은 그 순간, 하필 딱 그때 도착한 백예은이 그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다.
직후 일어난 작은 실랑이 속에서도, 그는 손에 쥐어진 레시피 북을 놓지 못했다. 그냥 미안하다고 두고 가면 될 것을 고집을 부리며 좀처럼 물러서지 않고 머리 두 개는 작은 여자애와 말다툼까지 벌인 것이다.
그때였다. 누군가 레시피 북을 쥐고 있던 진강태의 손목을 붙잡은 것은.
"이봐요. 우리 거 들고 뭐 하는 겁니까?"
그의 손목을 붙잡은 장본인. 찬혁이 얼굴을 사납게 일그러뜨렸다.
***
"뭐냐 넌."
"당신이야말로 누군데요."
나에게 손목을 잡힌 이름 모를 남학생이 표정을 찡그린다. 그야 아프겠지. 돌아온 뒤로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웍을 다루며 단련된 악력은 만만치 않을 테니까.
남학생은 내게 잡힌 손목을 가슴팍 쪽으로 끌어당기더니, 그에 딸려온 내 가슴팍에 달린 명찰을 유심히 살폈다. 생각보다 대단한 힘이었다.
"이 색깔. 1학년이냐?"
"그래서요."
"성심고도 꽤 위계질서가 난장판인걸. 너네 학교에서는 선배한테 이러라고 가르치든?"
"그쪽이 제 선배는 아니잖습니까. 그거나 얼른 내려놓으시죠."
그 말과 동시에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으나, 이 사람은 좀처럼 우리 레시피 북을 놓은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그렇게 서로의 얼굴을 잠시 노려보던 우리 둘 사이에 어느새 달려온 또 다른 이름 모를 학생들이 끼어들더니, 내가 붙잡고 있는 남학생을 몸으로 막아 세웠다.
"야! 주방에서 뭐 하는 짓이야! 그거 놔!"
"와서 얘 좀 데려가 봐!"
아무래도 같은 학교의 학생들인 듯 보이는 남학생들이 셋이나 붙고 나서야 그는 레시피 북을 놓았다. 그에 따라 나도 쥐고 있던 그의 손목을 뿌리쳤다.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인지.'
그 상황이 돼서야 그나마 진정이 된 것인지. 고개를 돌리며 혀를 찬 그가 내게 말을 걸었다.
"야, 너."
"뭡니까."
"너희 팀장 어디 있냐."
'뭐야 뜬금없이.'
영문 모를 질문이었고, 대답할 이유도 없었지만 되도록 빨리 떨쳐내고 싶은 마음에 곧장 대답했다.
"제가 팀장인데요."
"뭐? 네가?"
"불만 있습니까."
진심으로 놀랍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 그가, 순식간에 힘이 쫙 풀려 버린 눈으로 얼떨떨하게 질문을 이었다.
"그럼, 안효민은?"
"…… 효민 선배라면 지금쯤 라이브 대회 준비로 바쁠 겁니다."
"뭐라고……? 라이브 대회는 3학년이 나가는 거잖아?!"
"그걸 왜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올해는 3학년 대신 2학년이 나갔습니다. 효민 선배는 왜 찾는 겁니까?"
갑자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은 남학생이, 이내 실성이라도 한 것 마냥 실실 웃기 시작했다.
"그럼, 전시가 아니라…… 라이브로 출전했다고……? 하, 하하…… 하하하하하!"
'…… 뭐야 이놈?'
제멋대로 난동부리다가, 화내다가, 웃다가. 무슨 정신이 이상한 사람을 보는 느낌이었다.
"아, 아하하! 하하…… 하."
그렇게 한참을 실실대던 남학생은, 이내 웃다가 진이 빠져 버렸는지 웃음을 멈추고는, 반은 웃고 반은 무표정한 괴상한 얼굴로 나를 보며 말을 이었다.
"아, 미안하다. 이럴 줄은 몰라서."
"……."
"야, 우리 레시피 북 사본 하나만 가져와 봐."
옆에 있던 다른 남학생에게 자연스럽게 명령을 내리듯 말하는 그. 이내 우리와 같은 양식으로 인쇄된 레시피 북을 받아든 남학생이 내게 다가와 그것을 내밀었다.
"소란 피워서 미안하게 됐다. 사과로 우리 거라도 받아둬."
"필요 없습니다."
"…… 그냥 받아."
거의 밀치듯 그 레시피 북을 내게 떠안긴 그가 이내 등을 휙 돌려 자리로 돌아가자, 그를 말리러 왔던 다른 남학생들도 우리에게 연거푸 고개를 숙이며 잰걸음으로 그를 쫓았다.
"뭐야 저거…… 예은아, 괜찮아?"
"응. 괜찮아."
조리대 한쪽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송지연이 백예은에게로 다가가 말을 걸 때가 돼서야 나도 백예은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움직였다.
"야, 괜찮아? 별일 없었어?"
"응. 걱정 안 해도 돼."
"괜찮은 거 맞지? 이상 있으면 바로 말해."
"정말 괜찮다니까."
그렇게 말하며 웃는 백예은이 겉보기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당장에라도 쫓아가 따지고 싶었지만, 저건 저거고 중요한 건 이쪽이니까.
겨우 한숨을 돌리고, 그가 거의 떠안기듯 남기고 간 레시피 북을 챙겼다.
'이거라도 보면 누군지 알겠지.'
레시피 북에는 팀원 이름을 기입해둘 테니, 이름도 모르는 그 남학생이 어디 학생인지 정도는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레시피 북의 페이지를 넘기자, 바로 다음 장부터 이어져 있는 레시피가 눈에 들어왔다. 양식 전채를 만드는 레시피였다. 근데…… 어딘가 낯익은 레시피다.
'…… 잠깐만.'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뒤로 넘길수록 뜨겁게 달아올랐던 내 머리가 얼음물이라도 뒤집어쓴 것 마냥 차갑게 식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긴 뒤에야 나온 학교명과 팀원들의 이름.
정찬고 팀장. 진강태.
순식간에 서늘해진 눈초리로 그 레시피 북을 뚫어져라 살피기 시작한 나를 보고 아이들이 다가왔다.
"야, 넌 또 왜 그래?"
"혁아?"
아무래도, 내가 대회를 너무 쉽게만 생각한 것 같다.
"얘들아. 이거, 우승하기 쉽지 않겠다."
강렬한 위기감을 느끼게 만드는 경종이,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