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07 회: 206 뜨거운 집착III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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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대답하기 전에 확실히 해둘 게 있는데 어쩌지?"
"말해 봐! 뭔데?"
흔쾌히 받아들이는 그녀의 표정은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알 턱이 없다는 자만이 충만해 있었다.
"그러니까 내 말은… 만일에 말이야. 내가 알아맞히면 속옷만 입고 마사지 받을 수 있어?"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녀가 발끈 신경을 곤두세웠는데 표정은 화가 난 듯했지만 목소리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 자기만족에 몰입하는 듯했다.
"어머, 어머! 얘 좀 봐! 갑자기 웬 엉큼? 얘가, 누나 알몸을 보더니만 못하는 말이 없네. 근데 어쩌지 들어보나마나 그림의 떡이 될 게 불을 보듯 뻔할 텐데…."
그녀는 내가 알 리가 없다는 것을 확신이라도 하듯 잔뜩 기고만장해 하는 표정이었다.
그때 나는 보면 볼수록 애간장을 태우는 그녀의 탐스런 젖가슴을 은근슬쩍 훔치고 있었다.
"누나, 방심은 금물이라는 말도 있어! 아직 뚜껑도 안 열었는데 미리 김칫국부터 마시면 곤란한 거 아닌가. 만일 내가 맞추기라도 하면 누나는 졸지에 김빠진 맥주 마시는 기분일 텐데 어쩌지?"
그 말이 주효했는지 불현듯 그녀의 표정 한 구석에 심각한 그늘이 드리워진다 싶더니 급기야는 다급하게 물었다.
"상호, 너 정말 알고 있는 거니?"
나는 기회다 싶어 그녀에게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바로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누나, 오리발내기 없기다! 그러니까 사람 몸에 있는 혈 자리는 정확하게 삼백 육십 다섯 개. 어때?"
"…!!"
순간 경미 그녀는 강한 쇼크를 먹었는지 입도 벙긋 하지 않았다. 하지만 표정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 지경이다 보니 그녀의 눈치를 살피는 내 자신이 오히려 민망스러울 정도였다.
사실 누나의 단짝 친구인 그녀에게 이런 음험한 생각을 품는다는 자체가 모순이고 크게 잘못된 짓거리임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녀가 방방 뛰며 이건 무효라고 억지고집을 피워도 할 말이 없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굳이 오늘이 아니라도 그녀를 어찌해 보겠다는 욕망만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누나, 왜 아무 말도 못 해?"
나는 멍청한 낯빛의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며 반신반의 하는 기분으로 물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그녀가 던지는 카드 숫자에 따라 모든 상황이 종결되는 동시에 다른 시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싱긋 눈웃음을 치며 반문했다. 감히 의외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그녀의 반응이었고, 나로서는 정신이 번쩍 드는 아찔한 순간인 동시에 극적인 반전이었다.
"왜? 내가 없던 일로 하자고 할까봐 겁 나?"
"누나, 그 그게 아니라…."
'뭐야? 그럼 경락마사지를 받겠다는 거 아냐?'
속으로는 주체할 수 없는 짜릿한 희열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이게 꿈이 아닌가 싶어 더듬거렸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가당찮은 현실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온몸이 하늘로 붕 떠는 기분이었다.
그 기분에 날개를 달아주는 그녀의 배려에 나는 굳이 허벅지 살을 꼬집어보지 않아도 감히 부인하지 못할 정도로 명백한 현실임을 깨달았다.
"아, 아니라면… 5분 있다 내 방으로 들어와. 준비하고 있을 테니까. 본의 아니게 알몸까지 보여준 내가 그까짓 비키니쯤이야 대수겠니."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발딱 일어나 바람을 일으키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그녀를 나는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와중에도 내 몸은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었다. 특히 아랫도리 자존심은 거역할 수 없는 야릇한 기운이 만천하에 그 이름을 떨치듯 맹렬한 기세로 용트림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평생을 두고 유일무이한 짝사랑 여자로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는 경미 그녀를 오늘에야 비로소 그간의 가슴앓이를 보상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나는 타는 목마름을 냉수 한 잔으로 가시게 하고 정확하게 5분 뒤에 살짝 열려있는 그녀 방문을 앞으로 지그시 밀었다.
'헉! 누나!'
순간 나는 숨이 턱 막혔다. 두 눈을 사정없이 찔러대는 흑백의 앙상블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던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창가의 빛을 차단해 버린 커튼 때문인지 새하얀 침대 시트 위에 블랙 톤의 브래지어와 팬티만을 걸친 채 반듯하게 엎드려 있는 그녀의 반라는 미의 여신 비너스도 저만할까 싶을 정도로 뇌쇄적(惱殺的)이었다. 특히 세류요(細柳腰)를 연상케 하는 잘록한 허리선이 돋보이는 각선미야말로 나를 세뇌시킬 만큼 황홀지경 그 이상이었다.
"누, 누나!"
현기증이 날 정도로 바짝 주눅이 든 나는 차마 어찌할 바를 몰라 그냥 그렇게 부르기만 했다.
"누나, 어디 안 갔으니 더듬거리지 말고 어서 시작하지 그래? 참, 이 말은 해야겠네."
"무, 무슨 말인데?"
그때 나는 탐스러울 정도로 봉긋하니 반구형 모양을 하고 있는 둔부 선을 노려보고 있었다.
"나 지금 냉정해지려고 무지 노력하는 중이거든, 그래서 경고하는데 이상한 상상 같은 건 아예 안 하는 게 좋아! 내기에 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엎드려 있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경거망동 하지 말라는 뜻이야! 알아들었니?"
"으응, 누나!"
대답은 했지만 내 아랫도리 욕정은 이미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
"그럼 어서 올라와서 자세 잡아!"
채근하는 듯한 그녀의 성화에 나는 욕정의 포로로 돌변하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꼈다.
하지만 다짜고짜로 덮치는 것보다는 단 5분이라도 경락마사지 흉내를 내며 그녀를 흥분시키는 게 순서일 것 같아 얼른 침대로 올라가 그녀 옆구리를 차고앉았다.
나는 동화 속의 잠자는 백설 공주처럼 누워있는 그녀를 멍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마른 침을 억지로 삼켰다. 보면 볼수록 감칠맛이 절로 묻어나는 여자라는 사실이 뇌리 깊숙이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젠장, 저 터질 듯한 젖가슴 볼륨하며… 저 실팍한 불두덩 살집… 이거 진짜 장난이 아닌데 그래!'
한 마디도 도발이었고 유혹이었다.
그랬다. 브래지어와 팬티만으로 중요 부위만 가린 채 엎드려 있는 그녀의 자태야말로 남자를 세뇌시키고도 남을 정도로 치명적인 살인무기 다름 아니었다.
그때 그녀가 어디까지나 노파심에서 우러난 경고성 멘트를 서슴지 않았다.
"상호 너, 다시 경고하는데 허투루 듣지 마! 괜한 짓거리는 절대 사절이니까 명심하는 게 좋을 거야! 알았지?"
하지만 나에게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떼어낼 수 있는 헝겊 조각에 지나지 않았다.
"예슬~!"
나는 시원스런 대답과 함께 손뼉을 짝짝 친 다음 손가락 관절을 꺾는 소리를 냈다.
바로 그때였다. 나는 똑똑히 들었고 보았다. 약하게 앓는 듯한 신음소리와 바르르 떨리는 경련 같은 떨림을!
'젠장, 죽음이 따로 없구먼!'
감히 어떤 필설(筆舌)로도 표현할 수 없는 이상야릇한 기분이 전부였다. 머릿속에는 아무 생각도 들어 있지 않았다. 텅 빈 머릿속에는 그녀를 어찌하고 싶은 공허한 욕망만이 꽉 차 있었다.
그때 그녀는 색다른 긴장 때문인지 혀를 길게 내밀어 입술에다 침을 바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뭇 사내의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거나 현혹시키고도 남을 만큼 강렬한 마력 같은 것이었다.
나는 당장이라도 와락 덮치고 싶은 충동이 굴뚝같았지만 그녀가 더 달아오를 때까지 참아야한다는 생각에 좀은 어눌한 목소리로 물었다.
"누, 누나 어디부터 할까?"
"허, 허리부터 해 줘!"
나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곧바로 잘록하니 파인 그녀의 허리에 두 손을 가져가 탐색하듯 아니 마치 애무하듯이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마사지를 시작했다.
"아아!"
마침내 그녀의 입에서 낯설게만 들리는 가녀린 신음이 나직이 흘러나왔다.
그때 나는 겨드랑이 바로 밑, 젖가슴 근처까지 점차 범위를 넓히고 있었다.
'젠장, 뭐가 이리 부드러워!'
정말이지 손에 착착 들러붙는 뽀얀 살점의 야들야들한 감촉이 그리 좋을 수가 없었다. 그렇듯 내 뜨거운 손길은 그녀의 몸 구석구석에 퍼져 있는 성감대를 하나씩 깨우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어느새 그녀는 감미로운 흥분을 느낀 듯 아랫입술을 깊게 깨문 채 아랫도리를 간헐적으로 떨어대고 있었다.
그때 나는 두 손이 그녀의 젖가슴 살 가까이에서 방황하면 할수록 미칠 지경이었다.
'젠장, 이걸 그냥!'
마음 같아선 아니, 기분 같아선 다 때려치우고 그녀를 완력으로 어찌하고 싶은 충동이 굴뚝같았다.
'안 돼! 아직은 아냐!'
참기로 했다. 그녀가 간절하게 애원할 때까지 인내할 필요가 있다는 오기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누나, 기분 어때?"
그렇게 물은 건 그녀의 대답 여하에 따라 내 다음 행위가 정당화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그렇게 물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결코 드러내지 않을 것 같은 히든카드를 내밀었다.
"어, 어떨 것 같니?"
"글쎄… 잘은 모르겠지만 누나 몸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는 게 느…."
바로 그때 그녀가 내 말꼬리를 가로채며 대뜸 물었는데 순간,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를 만했다.
"상호 넌, 기분이 어때?"
"누나는, 그걸 몰라서 물어?"
그녀가 재차 물었다.
"어떤 기분인데?"
순간 나는 기회다 싶어 짓눌러 있는 젖가슴 쪽으로 슬그머니 손을 밀어 넣으며 말했다.
"이, 이상한 건 그렇다 치더라도 누나 입에 키스하고 싶어 미치겠어!"
순간 그녀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웃기지도 않는 말로 내 두 귀를 즐겁게 했다.
"하아! 얘는, 키스하고 싶다면서 가슴은 왜 만지니?"
그러니까 키스는 허락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럼 키스해도 돼?"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눈을 살짝 흘겼다.
"모, 몰라! 그딴 거 몰라!"
이럴 때 강한 부정은 긍정이다.
순간 나는 이 황금 같은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는 절박한 생각에 매미 허물 벗듯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완벽한 알몸으로 그녀를 덮치듯 끌어안고 다짜고짜 그녀의 도톰한 입술부터 훔쳤다. 이름 모를 향기가 내 머릿속에 찡한 울림으로 와 닿는 순간이었다. 그건 뿌리칠 수 없는 황홀한 자극 그 이상이었다.
"사, 상호야! 으으, 으음~! 으음~!"
그녀가 이 상황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는 건 나를 남자로 인정하고 아랫도리를 기꺼이 개방하겠다는 뜻으로 오해(?)한 나는 그녀를 반듯하게 눕힌 다음 도톰한 아랫입술을 세차게 빨아대며 한 손을 사타구니 불두덩 위로 뻗어 도톰한 살점과 까슬까슬한 거웃 무리를 손바닥 그득 그러쥐었다.
아랫도리 최후의 보루인 팬티는 나중에 벗겨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의 팬티는 자고로 흥분하게 되면 자발적으로 벗어던지지 않으면, 벗겨달라고 사정을 하기 마련이니까.
어느새 그녀의 아랫도리는 내 뜨거운 손길에 호응이라도 하듯 이리저리 요동치듯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때 나는 그녀의 작은 입술을 입술로 단단히 제압한 채 혀끝으로 그녀의 가지런한 치아를 노크하듯 좌우로 마구 문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이빨은 난공불락의 철옹성처럼 굳게 닫혀 있었다.
"으음! 으으, 으음!"
그녀는 계속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며 집요하게 파고들려는 내 혀를 거부하고 있었다. 젤리처럼 부드러운 혀와 혀가 뒤엉키는 딥 키스는 절대 용납하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면 그럴수록 내 행동반경은 더욱 거칠게 전개되고 있었다. 도톰한 불두덩을 장악하고 있던 손을 팬티 안으로 밀어 넣어 살갑게 들러붙는 야들야들한 계곡 살점을 손바닥으로 마구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계곡은 후끈 달아올라 있었지만 아직은 건조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문득 나는 욕정의 이슬로 축축하게 젖어갈 무렵이면 닫혀 있는 입도 스스로 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급기야 나는 방관만 하고 있는 오른손으로 브래지어를 목 쪽으로 걷어 올렸다. 결국 그녀는 아랫도리와 젖가슴 그리고 입술까지 함락당한 셈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입술 공략이 부자연스러웠다.
어느 순간, 그녀가 두 손으로 내 머리통을 움켜잡고 강하게 흔들며 애원하듯 했다.
"아, 안 돼! 키스만 허락했잖아! 상호야, 이러지 마! 제발, 제발! 누나 친구한테 이럴 순 없어! 이건 나쁜 짓이야! 제발 거기만은 안 돼! 아아, 안 돼! 제발, 이건 미친 짓이야! 나쁜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