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38 회: 103 취중유혹(醉中誘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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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나는 기겁보다는 식겁에 숨이 턱하니 막혔다. 등짝에 식은땀이 주르르 흐르는 걸 보면 충격을 받긴 받은 모양이었다.
혼자 화장실에 못 갈 정도로 취한 건지, 아니면 그 어떤 저의가 깔려있는 미끼(?)인지, 순간 선뜻 판단이 서지 않았다.
"화, 화장실?"
문득 그렇게 묻는 내가 왠지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될 것을 속 들여다보이게 예민하게 굴지 않았나 해서였다.
그때 수정은 허공을 멍하니 쳐다보며 고개를 꺄우뚱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과음으로 인해 머릿속이 흔들리는 모양이었다. 양쪽 볼과 눈언저리가 잘 익은 홍시처럼 붉게 채색된 탓인지 요염하기까지 했다.
"으응, 일어나면 어지러울 것 같아서 그래."
부축이라도 해서 화장실 앞까지만 데려가 달라는 뜻인지, 안에까지 들어가서 변기에 앉혀달라는 뜻인지 또 한 번 헷갈리는 순간이었다.
이렇듯 사람의 마음이란 경우에 따라서는 그지없이 간사스럽기 마련이다. 자고로 말이 많으면 진즉에 쓸 말은 없는 법이고, 생각이 많으면 스스로 혼동에 빠지는 모양이었다.
만일 후자(後者) 쪽이라면 변기 앞에 턱하니 버티고 서서 수정이 방뇨의 쾌감을 느끼는 걸 지켜보고 싶었다. 수정이 허락할지 모르지만….
"그러지 뭐!"
나는 내심 은근한 기대에 부풀어 있으면서, 겉으로는 마지못해 하는 것처럼 퉁명스럽게 말했다.
"시, 싫은 건 아니지, 오빠?"
발음이 안으로 말려들어가는 걸 보면 취하기는 취한 모양이었다.
문득 나는 호기다운 호기를 맞았다는 생각을 했다. 취중의 여자는 그만큼 작업하기가 수월하니까 말이다.
"어쩔 수 없지만… 하여간 술은 급하게 마시는 게 아냐. 자, 부축해줄 테니 일어나 봐!"
말 끝나기 무섭게 내가 왼쪽 겨드랑이 안으로 왼손을 밀어 넣자 그래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는 듯이 짐짓 약간 어지러운 듯 한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부스스 일어서는 수정에게서 이름 모를 향기가 술 냄새 살 냄새와 한데 어우러져 코끝을 간질였다.
일순 가슴이 그냥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수정에게 이 정도로 바짝 밀착해보기는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아랫도리 녀석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은근슬쩍 키 재기를 하고 있다는데 있었다.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묵직하면서도 뻐근한 기운을 동반한 채 말이다.
욕실 겸 화장실까지는 채 5미터도 안 되는 짧은 거리였지만 수정의 걸음걸이는 매우 느릿느릿했다. 그냥 느린 게 아니라 탱탱한 허벅지와 암팡진 사타구니를 아예 내 엉덩이에 대놓고 비비적거리면서 발걸음을 떼는 바람에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도대체가 술에 취한 걸 빌미로 해서 저지르는 의도적인 행위인지 아니면 의식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만취된 상태라 경계심이 둔해진 건지, 하여튼 감이란 게 도저히 잡히지 않았다.
'젠장, 이거 은근히 즐기는 거 아냐?'
은근슬쩍 스킨십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조금은 허황된 나름대로의 상상을 한 건 수정이 남자 아랫도리 살맛을 모를 리 없는 날라리과라는 이미지 때문이었다.
욕실 문을 열었는데도 수정은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혼자 들어갈 수 있겠어?"
그냥 잘록한 허리를 한 팔로 바짝 끌어안고 안으로 내처 들어가면 될 텐데 굳이 그렇게 물은 것은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경계본능을 사전에 염탐하기 위해서였다.
"오빠, 미안한데…."
수정이 말꼬리를 얼버무렸다.
"미안한데, 뭐?"
"… 가, 같이 들어가서 변기에 앉혀주면 안될까?"
그 말에 나는 술의 힘이 이럴 때는 무소불위(無所不爲) 그 이상으로 막강하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무슨 말을 한다 해도 용서가 되는 경우는 술에 취해서 내뱉는 말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런데 문제는 변기에 앉혀달라니 앉혀는 주겠는데 아랫도리까지 벗겨달라고 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는 점이었다.
'혹시 그걸 노리고 있는 거 아냐?'
만에 하나 그렇게만 된다면 수정의 아랫도리를 마음껏 아니 대놓고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물론이거니와 잘만하면 손 안대고 코를 풀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번거로운 절차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생략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도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수, 수정아… 꼭 그래야 돼?"
나는 혹시나 잘못 듣지나 않았나싶어 확인도 할 겸 넌지시 수정의 의중을 떠보았다.
"으응, 수정이 넘어지기라도 하면 오빠가 미안해 할 거 아냐."
말이 되는 소리인지, 소리가 되는 말인지…. 하여튼 고단수로 놀고 있다는 느낌이 팍 드는 순간이었다.
'이것도 내숭인가?'
하여 내가 내린 결론은 갈 데까지 가봐야겠다는 오기와 모험심이었다. 여자가 보란 듯이 꼬리를 치는데 명색이 사내란 놈이 그걸 나 몰라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상대는 가운뎃다리 하나 더 달고 다니는 놈이라면 한번쯤은 아무 이유 없이 훔치고 싶은 수정이 아닌가 말이다.
"하긴, 그럴 수고 있겠구나."
수정이 내숭 9단이라면 나는 능청 9단이었다.
수정이의 잘록한 허리에 왼팔을 두른 채 곧장 안으로 들어간 나는 변기 뚜껑을 열면서 힐끗 스커트 아래쪽을 훔쳤다. 늘씬하게 뻗어 내린 탱탱한 허벅지와 미끈한 종아리의 윤기가 맑고 투명하다는 생각을 했다.
'젠장, 설마 그림의 떡은 아니겠지.'
뽀얀 허벅다리 사이로 손만 뻗으면 후끈한 열기가 살아 꿈틀거리듯 손바닥에 왕창 묻어날 것 같았다.
'팬티는 무슨 색깔일까?'
불현듯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잠시 소강상태에 빠져있던 아랫도리 녀석이 물 만난 고기처럼 파드닥거리기 시작했다.
"자, 이제 팬티 내리고 앉아 봐!"
작심하고 말을 했는데 그 말이 채 갈무리가 되기도 전에 세 번째로 골을 강하게 때리는 한마디가 수정이 입에서 사정없이 튀어나왔다.
"오빠가 내려줘!"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지만 막상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와 닿자 조금은 황당했고 당혹스러웠다.
"뭐? 나더러 내, 내려달라고?"
"응, 귀찮아서 그래."
"얘, 아무리 귀찮아도 그렇지…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자, 그러지 말고 스커트만 위로 올려줄 테니 네가 직접 내려!"
말 끝나기 무섭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두 손으로 타이트한 스커트를 허리 위로 걷어 올렸다.
'헉!'
순간, 나는 한줄기 강한 섬광처럼 눈을 찔러오는 손바닥만 한 블랙 톤의 망사 팬티의 요염함에 나도 모르게 숨을 안으로 몰아쉬었다. 뽀얀 피부와 대비되는 블랙 톤의 망사 팬티가 나를 천당으로 내모는 순간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오빠~, 어서 내려줘! 수정이 터질 것 같단 말이야~!"
코맹맹이 소리로 나를 더더욱 정신을 빼놓은 수정이었다.
"아, 알았어!"
순간, 나는 터질 것 같다는 말에 얼떨결에 손을 뻗어 망사 팬티를 손가락에 돌돌 말아 밑으로 끌어내렸다. 그와 동시에 수정이 엉덩이를 내려 변기 위에 걸터 앉았다. 너무나 찰나적인 타이밍이라 불두덩 위를 뒤덮고 있는 검은 그림자만 얼핏 목격했다.
'꿀꺽!'
입안에서 샘솟듯 하는 침을 삼키며 그래도 신사(?) 체면에 등을 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막 몸을 틀려고 하는데 웬걸, 그것마저 여의치 않았다,
수정의 두 손이 내 혁대를 잡고 있는 바람에 고개만 겨우 돌려야 했다.
바로 그때였다. 변기를 휘갈기는 듯한 시원한 물줄기 소리가 마치 하얀 포말이 방파제를 때리듯 쏴아아 크게 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수정의 입가로 신음소리인지 숨소리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듣기에 따라 해석이 분분할 것 같은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으으, 으음!"
'젠장, 많이도 싸네!'
그랬다. 진짜 방광이 꽉 차 있었는지 관능에 불을 지피는데 손색이 없는 그 야릇한 물소리는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180도 이상 옆으로 돌아간 목이 뻣뻣해지고 있었다.
하여 무심결에 고개를 돌려 아무 생각 없이 아래로 시선을 던졌다, 그런데 아뿔싸! 거기에는 공교롭게도 어른 새끼손가락 손톱만한 젖꼭지가 뽀얀 젖가슴 정상에 보란 듯이 도드라져 있었다.
'젠장, 사면초과가 따로 없구먼!'
혈기왕성한 스물네 살 사나이 가슴에 불을 질러도 좀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뇌쇄적인 유혹이었다.
그 지경이다 보니 아랫도리 녀석은 더 이상 팽창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아 자유를 달라는 듯 아우성을 치며 당장이라도 바지를 뚫을 기세로 불끈 달아올라 있었다.
그런데 사고는 진작 다른 곳에서 터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경우에 따라선 남자도 여자에게 성희롱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쩌면 내가 방심하고 있었던 게 결정적이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때 수정은 고개를 바닥 쪽으로 힘없이 떨어뜨리고 있었는데 바로 그 눈높이가 내 사타구니 그 부위였고, 거기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남우세스럽고 볼썽사나운 불록텐트가 우람한 체격을 과시라도 하듯 불끈 솟구쳐 있었다.
그걸 똑똑히 목격한 수정은 내숭 9단다운 행동으로 나를 더없이 혼란스럽게 했다.
"아아, 오빠! 갑자기 어지러워!"
하필 왜 그때 현기증이 났는지 내 알 바는 아니지만 그렇게 말하여 얼굴을 들이대듯 갖다 댄 지점이 바로 텐트 꼭짓점 그 부위였으니 어찌 환장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더구나 그냥 얼굴만 들이댄 게 아니라 두 손으로 텐트 꼭짓점을 싸잡아 쥐듯 움켜잡고 입까지 벌린 상태였으니 졸지에 사타구니에서 벌어진 상황이 가히 상상 그 이상이었다.
"윽! 수정아!"
순간, 완전 자동으로 사타구니를 앞으로 밀어붙인 나는 허리에 바짝 힘을 주고 상체를 뒤로 젖혔다. 비록 반바지 위였지만 녀석을 감싸도는 뜨거운 열기만큼은 온몸을 녹이고도 남을 정도였다.
'젠장, 이러다 내가 당하는 거 아냐?'
그런 불길한 예감이 미처 머릿속에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수정의 의도된(?) 작업은 이미 스타트를 끊은 후였다.
"어어! 수, 수정아!"
달리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어 그저 이름만 불렀다. 놀람이 먼저였는지 경탄이 먼저였는지, 하여튼 등줄기를 후끈하게 훑어 내리는 열정과 아랫도리를 휘감는 짜릿한 쾌감에 나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오빠, 미안해!"
말 끝나기 무섭게 수정의 손놀림은 날렵하기 짝이 없었고, 손에 익은 듯 거침이 없었다.
아닌 게 아니라 반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밑으로 끌어내리는 데는 수초도 걸리지 않았다.
"어어, 지금 뭐하는 짓이야!"
"미안하다고 했잖아! 세상에! 이리 길고 굵은 건 난생처음이야! 오빠, 나 이거 맛 좀 볼 테니 그냥 가만히 있어! 알았지?"
말 끝나기 무섭게 곧장 손바닥으로 녀석 기둥을 아래위로 쓰윽, 쓰윽 몇 번 쓰다듬은 수정은 당연한 것처럼 불끈 달아올라 있는 녀석 끄트머리를 입안 깊숙이 삼켜버렸다, 마치 시간차 공격을 하듯. 그리곤 이내 냅다 목구멍 너머까지 사정없이 밀어 넣었다.
"으윽, 수정아!"
"크윽, 크윽!"
수정은 연신 괴상망측한 소리까지 토해내며 입안 깊숙이 보쌈을 한 자존심 녀석을 질끈 물고 늘어지는 도발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래, 수정이 노린 건 이런 거였어!'
문득 수정에게 당하고 있다는 상실감이 머릿속을 뒤흔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