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01 회: 92 소유욕, 그 정염의 불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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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배, 나에요."
오정혜의 전화를 받은 건 사흘 후였다. 내용은 만나자는 거였고 나는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시간은 밤 10시, 장소는 '던힐 호텔'이었다. 먼저 가 있을 테니 바로 룸으로 오라고 했다.
아내 나영에게는 동창 모임이 있다는 거짓말로 둘러대고 정확하게 정각 10시에 1005호 룸을 노크했다.
문은 바로 열렸고 오정혜는 방금 샤워라도 했는지 화장기 하나 없는 맨얼굴에 밝고 화사한 미소를 눈가며 입가에 듬뿍 두른 채 반갑게 맞이했다.
"선배, 와주어서 고마워."
오정혜는 대담하게도 풍만하기 그지없는 젖가슴 계곡이 훤히 드러나는 목욕 가운을 입고 있었다.
나는 아내에 비해 눈가에 잔주름 하나 없는 팽팽한 맨얼굴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소녀마냥 청순미를 한껏 뽐내고 있었다.
"후후, 결국 스토리가 이렇게 되고 말았군."
결코 의지에 반하는 짓거리를 선택했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오정혜의 한을 한방에 날려주겠다는 명분 또한 아니었다. 왠지 이러고 싶다는 충동의 노예가 되고 싶을 뿐이었다. 다른 여자의 살 냄새에 취해 한 마리 수컷이 되고 싶은 단순무지한 동물적 욕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정혜는 한 남자 그것도 대학 동창의 남편인 나를 유혹했다는 자격지심 때문인지 가급적 민감한 대화는 피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선배, 샤워해."
양복 윗도리를 받아 옷걸이에 걸며 마치 아내처럼 구는 정혜의 허리를 뒤에서 끌어안은 나는 유난히도 길어 보이는 목에 얼굴을 파묻고 낮게 속삭였다. 콧속을 자극하는 향긋한 비누 냄새가 그리 좋을 수가 없었다.
"정혜, 샤워하기 전에 꼭 묻고 싶은 게 있어… 일회성이니?"
그러자 정혜가 내 두 손을 꼭 잡으며 되물었다.
"서, 선배는요?"
나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마음에 담아두었던 말을 단호하게 말했다.
"정혜만 좋다면 당분간은…"
정혜가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몸을 틀어 나를 마주하고 서서는 대뜸 마치 모범답안을 쓰듯 대뜸 내 말을 가로챘다.
"선배, 우리 섹스 파트너 어때요? 한쪽이 싫증이 날 때까지 …."
나는 내 눈을 빨아들일 듯 빤히 쳐다보는 정혜의 허리를 낚아채며 물었다.
"괜찮겠어?"
정혜가 두 손을 내 허리에 두르며 고개를 끄덕했다.
"선배만 좋다면요."
그 말에 나는 현실에 안주하면서 실속을 챙기는 비굴함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무덤까지 가져갈 수 있는 비밀로 할 수 있어?"
정혜는 담담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투로 말했다.
"한 때는 연적 아닌 연적이었지만 친구에게 배신을 때리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어요. 아니 그보다 선배가 그걸 원하지 않을 테니까요."
"…"
나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모든 게 이렇게 일사천리로 합의가 된 이상 구차스럽게 마음에도 없는 말로 내 자신을 포장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선배, 우리 이제 지나간 과거는 접고 미래는 남의 얘기로 치부하고 오직 현재만 생각하기로 해요. 앞으로 … 선밸 이런데서 만나면 남자를 느낄 줄 아는 여자로 거듭 태어나는 여자로 살 거예요. 그게 나한테는 행복이라면 행복일 테니까요. 짝사랑했던 남자를 느낄 수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난 벅찬 삶을 사는 여자로 기억될 거예요. 선배, 나 사실 남자가 필요한 여자거든요. 그 여자 자격됨으로 선배의 모든 걸 느끼고 싶어요! 선배, 어서 샤워부터 해요."
어느새 정혜의 눈동자 속에는 색욕에 안타까워하는 정염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듯했다.
"그러지."
나는 정혜가 보는 앞에서 옷을 훌훌 벗어던졌다.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알몸이 되었을 때 정혜가 내 아랫도리에 눈길을 던지며 최면이라도 걸린 듯 중얼거렸다.
"아, 선배, 보면 볼수록 너무 탐스러워요!"
***
내가 샤워를 끝내고 나왔을 때, 스탠드 불빛 하나만 켜져 있었는데 정혜는 알몸으로 침대 한가운데에 한쪽 무릎을 세운 채 눈을 감고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아, 저런 몸매라니!'
누워있는데도 봉긋하니 융기를 이루고 있는 젖가슴의 볼륨감, 잘록하니 들어간 허리 그리고 탱탱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허벅다리, 군살 하나 없는 아랫배의 팽팽함, 은은한 불빛에 실루엣처럼 어른거리는 사타구니의 암영을 보고 있자니 입 안 가득 고여 있는 군침이 절로 삼켜질 지경이었다. 실로 황홀지경이란 말로도 부족한 정혜의 관능적인 성적 도발이었다.
"정혜!"
나는 무슨 말을 할까하다 이럴 땐 백 마디 말이 별무소용이다 싶어 세워져 있는 무릎을 잡았는데…
웬걸, 정혜가 내가 어떤 행위를 할 것인가를 미리 짐작이라도 한 듯 스르르 무릎을 펴고는 가랑이를 거의 180도 각도로 쩍 벌리는 게 아닌가! 그 바람에 정혜의 희디흰 허벅다리와 연결되어 있는 사타구니 전모가 사정없이 내 눈을 찔러왔다.
"헉!"
나는 숨을 안으로 몰아쉴 수밖에 없었다. 눈이 부셔 쳐다보는 것조차도 벅찰 지경이었다.
하지만 나는 정혜의 가랑이를 차고앉아야 했다. 서둘러야겠다는 일념만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었다.
나는 도톰하니 부풀어 오른 불두덩도 불두덩이지만 그 위로 다복솔 하니 우거져 있는 곱슬곱슬한 털 그리고 그 털을 경계삼아 앙증맞게 세로로 갈라져 있는 꽃잎 계곡을 내려다보며 눈이 부실 정도로 뽀얀 정혜의 가랑이를 양 옆으로 쩍 벌렸다.
"서, 선배! 흑!"
정혜는 그렇게 되뇌며 뭔가를 서둘러 달라는 듯 허리를 좌우로 비틀며 엉덩이를 아래위로 들썩거렸다.
"정혜, 오늘에야 나라는 놈이 행운아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정혜야, 오늘은 그냥 가만히 즐기기만 해! 본능이 이끄는 대로 따라만 가! 리드는 내가 할 테니까. 알았지?"
그 말은 꼭 하고 싶었다. 그 언젠가 무관심과 방관으로 일관했던 과거의 나를 회개하는 차원에서라도.
"고마워, 선배. 선배, 어서 날 이대로 내버려 두지 마! 맘껏 희롱해줘! 맘껏 말이야!"
나는 희롱이라는 말에 더없는 흥분을 느끼며 석류 빛 빨간 속살이 내비치는 꽃잎 계곡에 얼굴을 들이대고 혀를 길게 빼물었다.
그리고는 윤기마저 자르르 흐르는 꽃잎 계곡 정중앙에 혀끝을 슬그머니 밀어 넣었다. 상큼하기 짝이 없는 꽃잎 특유의 냄새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아!"
정혜의 허리가 활처럼 팽팽하게 휘어졌다. 엉덩이가 침대에서 떨어져 한동안 허공에 떠있었다.
나는 정혜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떠받친 상태에서 혀 놀림을 계속했다. 혀끝에 차지게 감기는 속살의 느낌은 나를 환장하게 만들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미친 듯이 혀끝으로 쿡쿡 찔러대다가 아래위를 훌치듯 핥았다.
그럴수록 정혜의 아랫도리는 순풍에 돛단 듯이 파도를 일으키며 무한질주의 제스처를 서슴지 않았다.
"서, 선배! 너무 황홀해! 너무 황홀해서 울고 싶어! 그냥 울고 싶어! 선배, 말해줘? 나, 이래도 되는 건지? 선배, 정녕 꿈은 아니지? 내가 짝사랑했던 선배 맞지?"
오정혜는 아랫도리가 희롱당하고 있는 와중에도 현실로 믿기지 않는 듯한 말을 했다.
순간 나는 나를 향한 정혜의 짝사랑이 얼마나 깊었는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정혜야, 어떻게 하면 믿을 수 있겠어?"
"선배, 느끼고 싶어! 그걸로 선배 여자라는 걸 확인시켜 줘!"
"그래, 정혜 넌, 내 여자야!"
나는 애무를 더 즐기고 싶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이렇듯 뭔가를 확인하고 싶은 정혜를 위해 서둘러 삽입 자세를 취했다.
"정혜야, 이제 넣을 거야! 이제는 내가 이놈 주인이니까 하인 다루듯 하는 거 잊지 마!"
"서, 선배! 너무 벅차 숨을 쉴 수가 없어! 흑, 나 몰라!"
내 심벌이 정혜의 속살 깊숙이 뿌리를 내렸을 때, 정혜가 두 다리로 내 허리를 뱀처럼 친친 감으며 한 말이었다.
"윽! 나도 그래! 이놈이 오늘에야 제 주인을 만났어! 정혜야, 이제 움직여! 오늘로서 그놈의 한을 풀어버려! 어서, 어서!"
정혜의 속살은 천혜(天惠)의 보고(寶庫)라 할 정도로 기가 막힌 구조였다. 뜨거운 온천수를 방불케 하는 기운도 기운이지만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좁아지는 협곡의 양상을 띠고 있었다.
"흑! 선배, 끝에 닿았어! 너무 자극적이야! 선배, 제발 꿈이 아니길 믿고 싶어! 아냐, 이건 꿈이 아냐! 절대 꿈이 아냐! 현실이야! 현실!"
여전히 꿈 타령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혜였지만 쫄깃쫄깃한 속살은 연신 내 심벌을 담금질해대고 있었다. 아찔함과 짜릿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기상천외한 속살 떨림이었다.
"윽, 정혜야! 이 정도라니, 이 정도라니!"
감탄에 앞서 찬사를 보내고 싶었다. 그만큼 생전처음 경험해보는 아찔한 감각이었다. 이미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잔인하다 할 만큼 허리를 움직여 정혜의 동굴을 짓이기듯 괴롭혔다.
그럴 때마다 아랫도리에 들러붙는 정혜의 율동은 광란에 가까운 춤사위를 펼치고 있었다.
이윽고 정혜의 입에서 절정을 위한 채비를 서두르는 듯한 멘트가 다급하게 튀어나왔다.
"서, 선배! 나 이상해. 선배 하는 거 느끼고 싶어. 선배 먼저 해!"
"아냐, 정혜 먼저 해!"
왠지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았다. 정혜 먼저 오르가슴의 세계를 맛보게 하는 게 도리일 것 같아서였다.
"선배, 그럼 나 먼저 할래! 선배, 한번만 깊게 들어와 줘! 그, 그래! 바로 거기야! 흑! 선배, 나 어쩌면 좋아! 앞이 깜깜해! 앞이 안보여! 선배, 나 죽을 것 같아! 이대로 그냥 죽고 싶어! 그냥!"
정혜가 눈을 반쯤 까뒤집은 채 내 어깻죽지에 열손가락을 찍어 누르며 두 다리를 번쩍 치켜들어 내 허리를 휘감고는 온몸을 파르르 떨어댔다. 이름 하여 오르가슴의 순간이었다.
나는 심벌을 통구이 하듯 휘감아 돌리며 봇물 터지듯 열리는 뜨거운 물길에 그저 멍청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선배, 이제 선배 차례야. 선배 여자라는 거 실감하고 싶어. 강하게 때려줘! 강하게!"
정혜는 나를 독려라도 하듯 색다른 감각으로 내 심벌을 옥죄듯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 아랫도리가 펑하고 터지는 듯한 기운이 삽시간에 몰려들었다.
"윽! 정혜야, 지금이야, 지금!"
"흑, 선배 느껴져! 너무 세! 선배, 죄다 쏟아내! 다 받아줄게! 깡그리!"
정혜는 최후의 한 방울까지 짜내려는 듯 속살을 바짝 조아댔다. 나는 아랫도리가 통째로 빨리는 듯한 감각에 그만 정혜 목에 얼굴을 묻고 말았다.
정혜가 나를 꼭 껴안아주며 속삭였다.
"선배, 정녕 꿈은 아니지? 내가 선배를 이렇게 안고 있다는 거 말이야?"
"정혜 너, 내 그걸 물고 있으면서도 아직 꿈 타령이니?"
"아이, 몰라~!"
처음으로 정혜가 눈을 흘기며 코맹맹이 소리로 교태를 부렸다.
우리의 아랫도리는 마치 뜨거운 온천이 터진 것처럼 흥건하다 못해 흘러넘치고 있었다.
***
그리고 10일 후, 정혜가 그 아파트에 입주를 했다.
그날 소개받은 정혜의 남편은 실로 실소를 금할 수 없을 정도로 나를 경악과 충격 속으로 내몰았다.
'이럴 수가? 이, 이건 아냐!'
불행(?)하게도 정혜의 남편은 나이 70줄은 됨직한 노인네였다.
"선배, 나 세컨드야. 그래서 선배가 필요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