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8 회: 80 서른셋, 그녀의 오르가슴 -- >
진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선생님의 뜨겁고 깊은 속살을 하반신 분신으로 관통해버리는 장면을 상상하며.
오직 진수만을 위한 선생님의 원맨쇼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가랑이를 적당히 벌려 기마 자세를 취하고는 손바닥으로 불두덩 위 털을 쓰다듬으며 가운뎃손가락으로는 도끼자국을 결대로 문지르고 있었다.
그 광경이 진수 눈에는 이 세상에서 제일 에로틱하게 보이는 터라 자신도 모르게 바지 지퍼를 내리고 손을 집어넣어 화가 날대로 나 있는 자존심을 꺼냈다.
'녀석, 좋은 건 알아가지고.'
진수의 아랫도리 자존심은 이미 철판이라도 뚫어버릴 듯이 벌겋게 달아올라 마냥 거들먹거리고 있었다. 진수는 족히 17센티미터는 되고도 남는 기둥을 손아귀에 가두고 흔들기 시작했다.
'아우!'
짜릿하면서도 찌릿한 흥분이 아랫도리는 물론이고 온몸 구석구석 번지는 듯했다. 그 와중에도 진수는 눈의 초점을 선생님의 사타구니에 맞추고 있었다.
그때 선생님은 온몸을 데우는 흥분이 겨운 듯 고개를 뒤로 젖힌 채였는데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새하얀 치아가 드러나 보였다.
문득 진수는 저 입술로 자존심 끄트머리를 살짝 물고 쪽쪽 빨아대다 어느 순간 이빨로 잘근잘근 깨물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 꼭 그렇게 만들 거야. 꼭!'
이미 진수의 머릿속에는 선생님을 정복하고 말겠다는 남자로서의 탐욕이 무르익고 있었다.
한동안 그렇게 스스로 흥분에 겨워하던 선생님은 알몸 그대로 거실 소파로 다가가서는 진수더러 똑똑히 지켜보라는 듯이 가랑이를 쩍 벌리며 앉은 다음 리모컨으로 TV를 켰다.
거실에 불은 켜져 있었지만 TV에서 퍼져 나오는 칼라 풀한 빛 무리가 순간순간 농염한 선생님의 알몸을 훑을 때마다 진수는 저런 게 선정적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만 같은 선생님의 자태는 진수로 하여금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을 부추기는 촉매제 그 이상이었다.
그래서일까.
자존심 끄트머리에는 욕정의 첨병(尖兵)인 말간 겉물이 밤이슬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진수는 다시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쳤다. 풍만하기 짝이 없는 젖무덤 계곡에 얼굴을 파묻고 어린애처럼 칭얼거리며 한 손으로는 젖가슴을 맘껏 쥐어짜며, 다른 손으로는 곤두선 꼭지를 마구 비벼대다 어느 순간부터는 불두덩에 코를 박고 혀를 길게 빼물어 도끼자국 틈새를 마구 핥아대면 과연 선생님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어쩌면 그저 좋아 미칠 지경이니 마음대로 희롱해 달라고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 선생님을 미치게 만드는 거야. 이걸로 말이야.'
진수는 분기탱천의 기상으로 하늘을 치받을 듯이 바짝 독이 올라 있는 자존심을 아래위로 문지르며 아랫입술을 깊게 깨물었다.
'그래, 당장 절실히 필요한 물건을 주겠다는데 굳이 마다하지는 않을 거야. 아니, 어쩌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반길지도 모르지.'
그렇듯 진수는 여전히 황홀한 착각(?) 속에 갇혀 허황된 꿈을 꾸고 키우고 있었다.
그때 선생님은 자위 삼매경에 본격적으로 빠져들 심산인지 TV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한 손으로 젖가슴을, 다른 한 손으로는 와이 계곡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진수는 홀로서기에 고군분투 하고 있는 선생님을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선생님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쳐들어가려고 하니 왠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바로 지척에 있는 낮은 담장 하나만 넘으면 거실로 통하는 문인데 밤늦은 시간에 도둑고양이처럼 맨얼굴로 무단침입을 한다는 게 두렵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
진수는 흔들어대던 자존심을 도로 팬티 안으로 원위치 시키고 잔머리를 굴렸다.
'그래, 그 방법 밖에 없어. 일단은 저질러 놓고 보는 거야.'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 진수는 창문을 닫고 조르르 밖으로 나가 곧장 베란다 쪽으로 고양이 걸음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세탁기 바로 옆에 놓여 있는 세탁물 바구니를 뒤져 어머니의 갈색 스타킹 한쪽을 찾아내 손에 꼭 쥐고는 곧장 거기를 벗어났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잠이 깊이 들었는지 코고는 소리와 고른 숨소리가 띄엄띄엄 들리고 있었다.
현관문 밖으로 나온 진수는 일단 주위를 두리번거린 다음 가슴에도 못 미치는 담장을 넘어 낮은 포복 자세로 선생님 현관문 쪽으로 이동했다.
'우씨, 이러다 졸지에 강도로 몰리는 거 아냐.'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무모한 발상이라 심장은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듯이 심하게 뛰기 시작했고, 두 다리는 힘이 풀려 흐느적거렸고,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흥건히 배어나 있었다. 그리고 아랫도리 자존심은 두려움이 주는 긴장 때문인지 번데기처럼 오그라든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스타킹을 얼굴에 뒤집어쓰고 강도 흉내를 내면서까지 선생님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그 어떤 형벌보다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진수는 바르르 떨리는 손으로 현관문 손잡이를 잡고 입술을 질끈 깨문 채 오른쪽으로 살며시 틀었다. 속으로 제발 열려있기를 빌고 또 빌며.
철컥! 밤공기를 때리는 금속성 소리가 천둥치는 소리만큼이나 크게 들렸다. 그 소리에 진수는 심장이 그냥 오그라드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현관문은 다행스럽게도 진수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잠겨있지 않았다.
"휴우~!"
진수는 안도의 숨을 크게 내쉬고는 문을 앞으로 지그시 밀며 빠끔히 열리는 문 틈새로 얼굴을 가져갔다.
'어라?'
그런데 당연히 자위 삼매경에 빠져 있을 거라고 믿었던 선생님은 거실에 없었다. 대신 욕실에서 샤워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그새 자위를 끝낸 모양이었다.
문득 진수는 스타킹을 뒤집어쓴 얼굴로 선생님 얼굴을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몹쓸 장면을 피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슬그머니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바람처럼 스며들었다. 순간, 온몸이 오한이 든 것처럼 와들와들 떨렸다.
쏴아! 쏴아!
샤워기에서 물 쏟아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그렇다면 욕실 문을 완전히 닫지 않은 게 분명했다.
진수는 또 한 가지 번거로움을 덜었다는 생각을 하며 사시나무처럼 후들후들 떨리는 두 다리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젠장! 왜 이리 떨리지.'
떨리는 게 정상이었지만 하늘에 맹세코 해서는 안 되는 짓거리를 저지른다는 현장감이 진수를 더더욱 주눅 들게 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을 상기하며 기어코 진수는 어른 주먹 하나가 들어가 정도로 살짝 열려 있는 문 틈새로 고개를 디밀었다.
욕실 안에는 약간의 김이 서려 있었는데 선생님은 뒤돌아선 채 물을 맞고 있었다.
진수는 뽀얀 피부가 돋보일 정도로 매끈하게 흐르는 각선미로 무장해 있는 선생님의 뒤태에 눈의 초점을 맞춘 채 쭉쭉 늘어나는 고탄력 스타킹을 뒤집어썼다. 처음 해보는 짓이라 숨쉬기가 곤란했지만 그런대로 견딜 만 했다.
이제 선생님을 덮치는 일만 남은 셈이었다.
'하느님, 제발 나를 용서하소서!'
진수는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하느님을 찾았다. 제발 불발로 끝나지 않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빌고 또 빌며.
3
진수는 일단 옷부터 벗어던졌다. 만일에 대비해서 자칭 불세출의 걸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자신의 자존심으로 선생님을 혹하게 만들 작정이었다.
'후후, 이걸 보고 기절이라도 하면 어쩌지?'
진수는 회심의 미소를 흘리며 걷기조차 불편할 정도로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 분신을 앞세워 문을 앞으로 지그시 밀었다.
그때 선생님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쏟아지는 물세례를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었다.
진수는 셋에 선생님을 덮치기로 하고 속으로 하나 둘까지 헤아린 다음 셋에 이르렀을 때 문을 벌컥 앞으로 밀치고 뛰어 들어가다시피 몸을 날려 선생님의 등과 엉덩이에 상체와 하체를 바짝 밀착시키며 왼손으로는 선생님의 입을 틀어막고 오른손으로는 젖가슴을 움켜잡았다. 손바닥에 착 감겨드는 물컹거리는 감촉이 그저 그만이었다.
"꼼짝 말고 그대로 있어!"
나름대로는 음성변조 흉내를 내긴 했지만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으, 으음!"
선생님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듯 비명조차 차단된 상태에서 온몸을 애처로울 정도로 부르르 떨어대며 마구 몸부림을 쳐댔다.
진수는 뒤에서 끌어안다시피 한 자세라 선생님의 표정을 볼 순 없었지만 안 봐도 비디오였다. 새파랗게 질리다 못해 강도가 들었다는 사실에 실신 직전일 게 분명했다.
"쉿~!"
진수는 쇳소리를 길게 흘리며 오른손을 밑으로 내려 축축하게 젖어 있을 게 뻔한 불두덩 털을 뽑아버릴 듯이 한 움큼 덥석 거머쥐었다.
"으, 으음~!"
선생님은 아랫도리를 뭐같이 비틀며 도리질을 쳤다. 음모를 뽑아버릴 듯했으니 무지 아플 것이다.
하지만 진수는 사정을 두면 안 된다는 생각에 굵고 묵직한 목소리로 윽박지르듯 했다.
"가만있어! 수틀리면 이보다 더한 꼴을 볼 수 있으니까. 알았으면 고개를 끄덕거려."
그러자 선생님은 자포자기 심정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진수는 1차 관문은 무사히 통과했다는 안도감에 자신의 손아귀에 잡혀 있는 음모 무리를 음미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음모(陰毛)는 의외로 보드라웠다, 마치 실크 천을 만지는 듯했다.
그런데 언제 그랬는지 진수의 자존심은 가당찮게도 선생님 엉덩이 계곡 깊숙이 끄트머리를 들이대고 있었다.
별안간 진수는 애초 각본에도 없는 대사를 나불거렸다.
"손을 떼 줄 테니 뒤를 돌아본다거나 소릴 지르면 끝장인 줄 알아. 알았으면 고개를 끄덕여."
겁에 질린 선생님은 아무 생각이 안 나는지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진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던 손을 천천히 떼며 명령 투로 말했다.
"그럼 두 손으로 욕조를 짚고 엉덩이를 뒤로 빼!"
말 끝나기 무섭게 선생님은 말 잘 듣는 어린애처럼 고분고분 욕조 가까이 다가가 두 손으로 욕조 가장자리를 잡고 엉덩이를 뒤로 뺐다.
진수는 샤워기를 잠그고 풍만하다 못해 탐스럽기까지 한 선생님 엉덩이 계곡에 눈높이를 맞추었다.
"다리 벌려!"
선생님은 군소리 하나 없이 다리를 벌려주었다. 세로로 갈라진 도끼자국과 음모 무리가 진수를 유혹이라도 하듯 함초롬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진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스타킹을 위로 올려 입만 나오게 했다. 그리고는 혀를 최대한 빼내 엉덩이 살점부터 핥기 시작했다. 혓바닥에 쓸리는 부드러우면서도 촉촉한 감촉이 진수를 미치게 만들었다.
"아~!"
선생님이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탄식과도 같은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진수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선생님을 최대한 빨리 흥분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좌우가 대칭인 엉덩이 두 짝을 양 옆으로 쩍 벌린 상태에서 혀끝으로 꽃잎 계곡을 감아올리듯 쓱쓱 핥기 시작했다.
"아!"
선생님의 온몸이 파리한 경련으로 뒤덮이며 쾌감을 동반한 비명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선생님의 그곳에는 이름 모를 향기가 가득 흘러넘치고 있었다. 문득 진수는 한입 가득 베어 물고 쪽쪽 빨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진수는 저음으로 목소리를 깔았다.
"빨아 줄 테니까 즐기는 거야."
선생님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사시나무 떨듯 바르르 떨기만 했다. 시나브로, 봄날 아지랑이처럼 새록새록 피어오르는 흥분 때문인지 아니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두려움 때문인지 진수로서는 선뜻 짐작이 되지 않았다.
하여튼 진수는 선생님이 격렬한 반항 따윈 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 하에 보면 볼수록 눈에 착 감겨드는 도끼자국을 덥석 베어 물고 있는 힘껏 쪽쪽 빨아 당겼다. 입 안 가득 들어찬 야들야들한 살점이 나를 미혹(迷惑)하게 만들었다.
"아!"
선생님은 제정신이 아닌 듯 고개를 뱀 대가리처럼 치켜들고 온몸을 요동치듯 꿈틀거렸다.
그때 진수는 이빨에 걸리는 살점을 나도 모르게 질겅질겅 씹어대고 있었다. 선생님은 도무지 뿌리칠 수 없는 자극 때문인지 비명 같은 신음을 찢어져라 외치며 두 다리를 사정없이 떨어댔다. 금방이라도 제풀에 나가떨어지듯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진수는 재빨리 오른손으로 선생님의 사타구니를 낚아채듯 덥석 거머쥐었다. 그리곤 마사지 하듯 문질러댔다.
"아아~!"
선생님이 길게 토하는 신음소리는 온몸을 뜨겁게 달구는 흥분에 호응이라도 하듯 한껏 고조되어 있었다.
진수는 불두덩을 뒤덮고 있는 검은 잔디밭을 손가락 틈새에 끼우고 비질하듯 이리저리 쓸어대며 엉덩이 살점을 이빨로 자근자근 깨물어주었다.
그때 처음으로 선생님이 신음 대신 말을 했다.
"제발, 제발!"
진수는 목소리를 음흉스럽게 내리깔며 물었다.
"제발 뭐?"
선생님은 대답 대신 같은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제발, 제발 … 제발요!"
진수는 그 말뜻을 이미 알고 있었다. 선생님이 자신의 자존심을 애타게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듣게 말해. 이럴 땐 솔직해지는 게 정상 아냐?"
말 떨어지기 무섭게 선생님의 입에서 에둘러대는 말이 튀어나왔다. 이미 선생님은 외간남자에게 당할지도 모르는 상실감은 물론이고 엄연히 남편이 있는 유부녀로서 느낄 수밖에 없는 치욕감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