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68 회: 52 질투가 부른 화근(禍根) -- >
'아아, 없어!'
그랬다,
불두덩 위에 밀림처럼 우거져 있던 털이 온데간데없었다.
사내놈이 뭐가 그리 마음에 드는지 내 거기를 뚫어질 듯 빤히 쳐다보며 잠꼬대 하듯 중얼거렸다.
"와우, 선배 아랫도리 여긴 진짜 죽음이다! 너무 앙증맞아서 그런지 군침이 절로 도네!"
순간, 나는 사내놈 가운뎃다리를 받아낼 수 있을까 하는 겁부터 났다. 다시 사각거리는 소리가 내 귀를 간질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이었다. 사내놈이 왼손 가운뎃손가락으로 꽃잎을 살짝 벌리는 게 아닌가!
"아, 어쩜 좋아!"
나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너무도 간단하게 사내놈에게 길들어지고 있는 나 자신이었다.
마침내 내 사타구니 음모는 깡그리 제거된 상태였다. 졸지에 민둥산으로 변해 있었다.
"아, 나 몰라!"
낯설기만 한 사타구니가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사내놈이 면도기를 도로 쓰레기통에 버리며 말했다.
"인애 선배보다 더 멋지다! 아우, 쏠려 미치겠구먼!"
나는 쏠린다는 말에 온몸의 살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때 사내놈이 샤워기 꼭지를 내 거기에 들이댔다. 미지근한 물줄기가 불두덩과 꽃잎 사이를 흘러내리면서 미끈미끈한 비누 끼를 말끔하게 쓸어내렸다.
순간, 나는 바짝 긴장했다. 이제 사내놈이 덮치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 온몸이 오그라드는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사내놈이 능글스런 웃음을 흘리더니 오른손 가운뎃손가락에 침을 듬뿍 처바르고 있었다.
"흐흐, 얼마나 쫄깃한지 일단 손가락으로 맛부터 봐야겠지."
그러곤 살짝 벌어져 있는 꽃잎 틈새로 천천히 밀어 넣기 시작했다.
"미친 놈!"
나는 두 손을 깍지 끼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웠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니, 믿을 수 없는 첫 경험이 시작되는 순간인 만큼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어어, 뭐가 이리 좁아! 이거 장난이 아닌데, 그래!"
사내놈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나를 멍하니 올려다보며 감탄을 쏟아냈다.
"미친놈! 그만해! 시, 싫단 말이야!"
하지만 사내놈은 신기한 동굴을 발견이라도 한 듯 손가락을 기역자로 구부려 질 벽을 자극하고 있었다.
"이, 이건 또 뭐야? 너무 얕잖아!"
내가 숫처녀라는 걸 알 턱이 없는 사내놈은 연방 감탄사를 내지르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아랫도리를 감싸 도는 야릇한 기운에 흠뻑 취하고 싶은 충동뿐이었다.
"거참, 요상하네!"
사내놈이 이번에는 두 손으로 속살을 쩍 벌리고는 뾰족하게 세운 혀끝으로 툭 불거져 있는 음핵을 할짝할짝 핥기 시작했다.
순간, 나는 벌겋게 달궈져 있는 철판 위의 오징어처럼 온몸을 배배꼬며 처음으로 신음다운 신음을 내질렀다.
"이상해! 이상해! 나 몰라! 엄마야!"
"선배. 이상할 것도 없고 모를 것도 없어!"
이번에는 길게 빼문 혀끝으로 도끼로 찍어놓은 듯 세로로 갈라진 그 부위를 싹싹 핥아 올리는 사내놈이었다.
순간, 나는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올올이 곤두섰다.
"나 몰라! 너무 이상해!"
나도 모르게 사내놈의 머리통을 두 손으로 움켜잡았다. 흥분인지 쾌감인지 분명하지 않은 몹쓸 기운이 나를 미치게 했다.
그래서일까.
어느새 나는 사타구니를 사내놈 얼굴 앞으로 들썩들썩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러자 사내놈이 불두덩과 꽃잎을 덥석 한 입에 베어 물고 후루룩 후루룩거렸다.
순간, 나는 온몸에 퍼져있는 말초신경이 녹아내리는 듯한 짜릿하면서도 찌릿한 전율에 몸서리를 쳐댔다.
그럴수록 사내놈은 현란한 혀 놀림으로 내 꽃잎계곡을 주눅 들게 만들었다. 한참을 그렇게 미친 듯이 빨고 핥던 사내놈이 벌떡 몸을 일으키며 거짓말 같은 말을 내뱉었다.
"엎드려!"
그 말에 나는 인애처럼 당하는구나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나는 머뭇거렸다. 난생처음 남자 가운뎃다리를 내 몸 깊숙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얼른! 자세 잡아!"
사내놈이 바로 내 눈앞에서 검붉은 빛을 띠고 있는 가운뎃다리를 아래위로 문지르며 명령하듯 했다.
그제야 나는 엉거주춤 일어나 두 손으로 변기 뚜껑을 짚고 허리를 숙인 다음 엉덩이를 뒤로 뺐다.
'아, 이게 아닌데! 이건 내가 아닌데!'
자책감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그때 사내놈이 두 손으로 내 허리를 움켜잡았다. 그리곤 속살 입구에 뜨겁고 단단한 뭔가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간다!"
사내놈의 그 일성이 내 귀를 찌르는 순간, 나는 숨을 멈추고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악!"
순간, 내 입에서 찢어발기는 듯한 날카로운 비명이 절로 터져 나왔다, 아랫배가 통째로 파열되는 듯한 통증 때문이었다.
"윽!"
사내놈 역시 숨이 끊어질 것 같은 단말마 비명을 내질렀다.
나는 아무 짓도 할 수가 없었다. 아랫도리가 펑 터질 정도로 꽉 들어찬 뭔가가 꿈틀거리기만 해도 숨이 멎을 것만 같아서였다.
마침내 사내놈이 뭐가 그리 흥겨운지 한 손으로 내 한쪽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며 엉덩이를 쳐대기 시작했다.
"이런 맛이라니! 꼭 처녀 구멍 같아! 이거 이러다 얼마 못 버티겠는 거 아냐! 세상에 이런 구멍도 다 있다니! 윽!"
사내놈은 괴상한 신음을 내지르며 신나게 내 아랫도릴 들락거리고 있었다.
그때 나는 고양이 앓는 소리를 내며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랫도리가 찢어지는 듯한 통증 때문에라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도 그것만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아. 안에 하면 안 돼!"
그러자 사내놈이 내심 그걸 기대하고 있었는지 순순히 응해 왔다.
"그럼 입으로 해 줄 거야?"
"그래, 입으로 해줄 게!"
그리고 얼마 못 가 사내놈이 가운뎃다리를 빼내고는 다급하게 외쳤다.
"빠, 빨리!"
순간, 나는 쏜살같이 돌아앉아 사내놈 사타구니에 눈높이를 맞추고 두 눈을 질끈 감고 가운뎃다리를 덥석 물었다. 머리털 나고 처음 입안에 가두는 남자 가운뎃다리였다.
나는 아무 느낌도 아무 맛도 느낄 수가 없었다. 오직 처녀막이 터진 흔적을 말끔하게 지워야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선배, 너무 서툰 거 아냐! 좀 제대로 해! 아냐, 아냐! 그대로 계속해! 색다른 게 더 좋은데 그래! 좀 더, 좀 더! 선배! 지, 지금이야~!"
내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대든 두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순간, 내 입 천정을 와르르 때리는 강렬한 기운을 느꼈다.
'아, 이건가 봐! 이게 이렇게 터지는구나!'
하염없이 계속 터지는 소란한 기운을 나는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었다.
순간,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아무 의미 없는 눈물로 매도하고 싶었다.
어느새 사내놈 가운뎃다리는 흐물흐물해졌다. 얼른 내뱉은 나는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으며 소리쳤다.
"나가! 볼일 끝났잖아! 어서 나가! 나가!"
사내놈은 갑자기 포악스럽게 돌변한 내 기세에 눌려 후닥닥 바람처럼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나는 욕실에서 한참 울었다. 바닥에 흩뿌려져 있는 핏빛 흔적만큼이나 붉은 피눈물을 흘렀다.
자정께 들어온 인애는 침대에 누워있는 나에게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지수야, 나 이 집에서 안 나가도 되지?"
"응.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지내."
"그럼 궁금한 것도 많겠네?"
"응. 내일 물을 게."
"잘 자! 좋은 꿈 꿔! 참, 오늘 애썼어!"
"응. 홀가분해서 잠이 잘 올 것 같아."
그때 나는 우리한 통증이 딱지처럼 눌어붙어 있는 사타구니를 매만지고 있었다. 털 하나 없는 민둥산 사타구니가 처음으로 낯설지 않았다.
"아!"
이해할 수 없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어느 틈에 손가락이 꽃잎을 열어젖히고 있었다.
"아!"
허리가 움찔거렸고, 허벅지가 바르르 떨렸다.
"인애야, 나 어쩜 좋아!"
손가락이 더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자위행위를 했고, 하늘을 나는 듯한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그 순간 흉물스런 사내놈의 가운뎃다리가 게슴츠레 풀린 동공 위로 삼삼하게 걸려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