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14 회: 35 욕정의 덫 II -- >
2
누가 그랬던가. 음란에 젖고 싶은 게 여자의 속성이라면, 음탕에 빠지고 싶은 건 남자의 본성이라고!
그랬다. 수줍은 듯 새치름히 드러나 있는 그녀의 핑크빛 속살은 숨을 들이쉬고 내뱉을 때마다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럼 이쯤에서 일생일대의 모험을 걸어야겠구먼!'
속으로 결심을 굳힌 나는 후텁지근한 열기와 더불어 은밀한 속삭임으로 충만해 있는 속살에 얼굴을 파묻고 걸신들린 듯 마구 짓이기고 싶은 충동을 애써 억누르며 평소보다 더한 단단함과 뜨거움으로 끄트머리를 치켜들고 있는 자존심을 속살 입구에 살짝 걸치듯 잇댔다.
바로 그때였다. 그녀의 뽀얀 허벅지가 사시나무 떨듯 파르르 떨렸는데 끄트머리에 걸린 속살 입구까지 그 파장이 전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서둘지 않았다. 그녀가 묵시적으로 허락한 이상 최대한 즐기면서 삽입해도 괜찮을 듯싶었다.
하여 나는 끄트머리로 그녀의 꽃잎계곡을 위에서 아래로, 아래서 위로 훌치듯 미끄럼을 탔다.
그럴 때마다 그녀의 전신(全身)은 극심한 요동의 물결로 흘러넘쳤다. 그 육감적인 반향(反響) 때문인지 입구에 살짝 끼워져 있다시피 한 자존심은 내가 허리를 주저앉히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빠져들듯 어딘가로 스며들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녀의 속살이 끄트머리를 빨아 당겼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어, 이게 왜 이러지?'
워낙 엉겁결에 벌어진 일이라 속살 깊숙이 미끄럼을 타는 자존심을 주체하지 못한 나는 머릿속이 텅 비는 듯한 아찔한 기분을 느끼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거의 반사적 본능으로 그녀의 속살을 관통하듯 힘껏 허리를 주저앉혔다. 자존심이 통째로 속살 깊숙이 뿌리를 내리는 극적인 순간이었다.
"으, 으음!"
그제야 그녀의 신음소리가 처음으로 입 밖으로 선명하게 흘러나왔다.
"윽!"
나 역시 관통이 주는 짜릿한 쾌감과 삽입 순간 자존심을 송두리째 물고 늘어지며 강하게 빨아 당기는 가당찮은 속살의 경련에 나도 모르게 격렬한 피스톤 운동으로 그녀의 속살을 마구 짓이겨 나갔다.
치골과 치골이 맞부딪쳐 으스러지는 듯한 둔탁한 소리만큼이나 침대의 쿠션이 주는 소음 또한 여간 예사롭지 않았다.
"악! 아, 아파요! 좀 … 살살 … 흑!"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 엉덩이 두 쪽을 움켜쥐고 있는 그녀의 두 손은 거침없이 들락날락 하는 피스톤 운동을 독려라도 하듯 덩달아 춤을 추고 있었다.
누가 그랬던가.
자고로 여자는 자의든 타의든 아랫도리 은밀한 속살이 꿰뚫리는 순간 만사를 제쳐놓고 자신도 모르게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자기 욕심을 채우는 동물이라고!
그렇듯 그녀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제는 아예 대놓고 가쁜 숨을 뜨겁게 토해내며 한 사내의 폭발적인 피스톤 운동에 집착 그 이상의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자존심이 뿌리 끝까지 들이칠 때 사타구니를 위로 치올리고, 빠져나올 때 엉덩이를 내리는 엇박자 추임새를 서슴지 않고 있었다.
"헉! 헉!"
"아! 아!"
어느새 둘의 사타구니에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아랫도리 살풀이 탓인지 장화를 신고 진흙탕 속을 걷는 듯한 질척한 소음이 연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그 소음은 욕정의 덫에 걸려 죽을 동 살 동 바동거리는 우리를 끝 간 데 없는 육체의 향연으로 내모는 최음제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
"정말이지 차진 속살이야. 아니, 이리 빡빡할 줄이야! 윽! 그래, 그렇게 깨무는 거야!"
그녀의 속살 내공은 치명적이라 할 만 했다. 풀 때 풀고, 깨물 때 깨무는 품새가 여간 예사롭지 않았다.
"아, 너무 꽉 들어찬 거 같아요! 하아, 방금 끝에 닿았어요! 너무 짜릿해서 미치겠어요!"
그녀는 바람 한 점 드나들 수 없을 정도로 빡빡하게 맞물린 질감에 극도의 쾌감을 느낀 모양이었다.
그때 비로소 나는 그녀의 속살이 안겨주는 황홀한 쾌감을 느긋하게 만끽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감칠 맛 나는 간드러진 교성을 한껏 양껏 내지르며 미끈하게 빠진 두 다리로 내 허리를 휘감고는 여태 선보이지 않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오밀조밀한 기똥찬 요분질로 자존심을 담금질해 나갔다. 그 추임새는 조만간 도래할 극적인 오르가슴의 순간을 위한 몰입과 집착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사정의 징후를 느낀 것 잠시 후였다.
"안에 해도 돼?"
그러자 내 말의 의미를 알아챈 그녀는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나를 지그시 올려다보며 오히려 되묻는 여유까지 스스럼없이 드러냈다.
"한 번으로 만족할 건 아니죠?"
"그야 당근이지."
"그, 그럼 안에 해도 돼요.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마음껏 터트려주세요! 얼마나 강한지 느끼고 싶어요! 어서요!"
"아마 북소리가 들릴 걸! 참, 사정할 때 꽉 물고 늘어지는 거 잊지 마!"
"그래요, 사정없이 깨물어줄 게요! 어머, 이게 왜 이래요? 이게 마구 부풀어 올라요! 원래 이래요?""
"지, 지금이야! 어서 바짝 깨물어!"
순간, 흘린 땀으로 흥건한 그녀의 젖무덤 계곡에 얼굴을 파묻은 나는 온 몸이 눈 녹듯 녹아내리는 아찔한 쾌감에 나도 모르게 그만 욕정을 아는 사내라면 절대 피해갈 수 없는 극적인 사정의 방아쇠를 당기고 말았다. 넋이 달아나는 듯한 무아지경의 순간이었다.
"흑, 이봐요! 이게 뭐에요! 이게 왜 이래요? 너무 해요! 아니, 대단해요! 이런 느낌 처음이에요!"
속살 구석구석을 울리는 우렁찬 사정의 북소리에 홀린 그녀의 반응 또한 미친년 널뛰듯 광분(狂奔) 그 자체였다.
어깻죽지를 사정없이 파고드는 열손가락 손톱의 힘이 그랬고, 사타구니를 격렬하게 치올리며 허리를 옥죄는 두 다리의 힘 또한 무지막지 했으니까.
그때 나는 문어 빨판처럼 엉겨 붙는 속살을 찢어발기듯 수차례에 걸쳐 한 방울도 남기도 않고 모조리 쏟아내고 있었다.
'젠장, 이런 기가 막힌 속살이라니!'
나는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여자의 속살 내공이 천차만별(千差萬別)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
"이봐요, 자고 있지 않았음 어쩔 뻔 했어요?"
그때 그녀는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벌거숭이 알몸으로 내 팔베개를 하고 나를 지그시 올려다보고 있었다.
"강제로라도 자빠뜨릴 생각이었지."
이럴 때는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에 그렇게 대꾸했다.
"호호, 용감무쌍도 하셔라!"
"때로는 단순한 무식이 최선의 현명일 수도 있으니까. 근데, 왜 계속 자는 척 한 거야?"
"그게 궁금하긴 한 모양이죠?"
"당연한 거 아닌가?"
"처음에는 반항을 생각 안 한 건 아니에요."
"그런데?"
"사실, 나 … 그쪽에 성적으로 호기심이랄지 관심이랄지 … 하여간 그쪽을 처음 본 순간부터 가슴이 괜히 설레었거든요, 많이 …."
"후후, 그랬다니 다행이구먼."
"그래서."
"그래서라니?"
"친절하게 대해준 보답으로 술 한 잔 대접하고 싶었어요. 언제 시간 되면 우리 정식으로 데이트 한 번 해요."
"그러지."
"근데,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뭐지?"
"그 흔한 애인도 하나 없어요?"
"갑자기 웬 애인 타령일까?"
"벌건 대낮에 남의 여자를 겁탈하려고 했으니 묻는 말이에요."
그때 그녀는 어느새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는 내 자존심을 한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있긴 있었지. 근데 하루아침에 달아나 버렸어."
"왜요?"
"이제 겨우 나이 서른둘인데 복비나 받아먹는 공인중개사 직업이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한 거겠지."
"어머, 그 여자 후회하겠다. 이런 물건은 돈 주고도 못사는데 …. 근데 제가 어디가 좋아서 그런 발칙한 생각을 다했어요?"
"내 스타일이니까. 어라, 이 녀석이 또 껄떡거리네!"
아랫도리로 새롭게 몰리고 있는 묵직하면서도 뻐근한 통증에 허리를 꿈틀거린 나는 손아귀에 잡혀 있는 그녀의 젖가슴을 힘껏 움켜잡았다.
"어머! 회복이 진짜 빠르네요! 우리 아저씨 거시기는 한참 걸리던데…. 역시 남자는 젊고 볼 일이에요. 아이, 힘주지 말아요! 꿈틀거리잖아요!"
자존심에 힘을 불어넣자 그녀의 손아귀 힘도 저절로 배가되고 있었다.
"아저씨란 남자 나이는 몇 살이고 언제 어떻게 만난 거야?"
말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는 자신의 과거사를 구슬 꿰듯 조용조용 읊조렸다.
"아저씨 나이는 5학년 5반. 그때 난 스물두 살 대학 졸업반이었고 밤에만 프리랜스로 비밀 요정에 나가는 나가요 걸이었어요. 그 아저씨를 만난 것도 거기서 만났어요. 사장 언니의 소개로 말이에요. 지금도 가끔 사장 언니 호출이 있으면 만사 제쳐놓고 나가는 편이에요. 그리고 …."
"그리고?"
"저요, 나가요 걸 하면서 돈도 꽤 많이 모았어요. 대학 졸업하면 시내 중심가에 조그마한 뷰티끄 하나 할 거에요. 제 전공이 의류 디자인이걸랑요. 어때요, 이만하면 이 나이에 괜찮은 여자 아닌가요?"
그녀는 내가 묻지도 않은 말을 마치 고해성사(告解聖事)라도 하듯 거리낌 하나 없이 끄집어냈다.
"후후, 누가 데려갈지 모르지만 그 남잔 행운아임에는 틀림없어."
"그쪽은 어때요?"
"무슨 뜻이지?"
"행운아가 되고 싶지 않으세요?"
"내가?"
순간, 나는 어쩌면 그냥 심심풀이 삼아 내뱉는 빈말이나 농담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왜요? 아랫도리가 닳고 닳은 여자라 괄호 밖인가요?"
"자학까진 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데…."
"그럼 생각할 시간을 드릴 테니 한 번 심사숙고 해보는 게 어때요? 속궁합도 이 정도면 안성맞춤일 것 같은데 …."
"그러지."
"어째 대답이 시큰둥하네요?"
"단순한 성격이라서 그래."
"전혀 마음이 없는 건 아니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네요."
"후후, 때로는 사람의 무딘 감정을 좋은 쪽으로 풀어지게 하는 게 긍정의 힘이기도 하지."
"그럼 전 그 긍정의 힘을 믿으면 되겠네요. 어머, 이게 난리법석이에요. 아까보다 더 옹골차게 단단해졌어요. 이봐요, 더는 안 되겠어요. 아까 한 약속대로 한 번 더 해줄 거죠?"
"어떻게 해줄까?"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발딱 몸을 일으킨 그녀는
"이번에는 제가 위에서 할 거에요. 이렇게 말이에요."
하고는 냉큼 다리를 벌려 내 사타구니 위에 기마자세를 취하고는 배꼽 쪽으로 길게 드러누워 있는 자존심을 오른손에 거머쥐고 꽃잎계곡 정중앙에 정조준을 한 다음 이내 서서히 허리를 내려 주저앉히기 시작했다.
"흑, 이를 어째! 아까보다 더 빡빡하게 들어찼어요! 아랫도리가 그냥 터질 것 같아요! 나, 오빠라고 부르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당근!"
그때 나는 당장이라도 아래로 쏟아질 듯 출렁거리는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을 두 손으로 움켜잡고 있었다.
"오빠, 우리 일주일에 한 번 어때요? 오빠에게 길들어지고 싶어서 그래요! 하아, 또 닿았어요!"
그때 그녀는 연신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엉덩이를 전방위로 꿈틀거리며 신명나는 요분질에 여념이 없었다.
"나야 나쁠 건 없지. 젠장, 정말 죽여주는 속살이구먼!"
그랬다. 뜨겁게 달아올라 있는 그녀의 속살 엉김은 수천 만 마리 실뱀들이 득시글거리는 듯했고 흡입력은 아예 자존심을 뿌리째 뽑아버릴 정도로 그악스럽기 짝이 없었다.
"오빠 물건도 장난이 아니에요. 여태껏 요정에서 맛본 그 어떤 물건보다 탐나는 진품인 걸요! 오빠! 아까처럼 위로 세게 쿡쿡 찔려줘요! 흑, 또 닿았어! 오빠, 아까처럼 그 북소리 들려줄 거죠? 위에서 하면서 듣는 북소리는 어떤 소리일지 너무 기대 되요! 어머, 내가 왜 이러지! 하아! 몰라, 몰라! 벌써 터진 것 같아요! 이런 적이 없었는데! 오빠, 나 좀 살려줘!"
어느새 용광로를 방불케 하는 속살 안에서 봇물 터지듯 열린 뜨거운 물길은 무진장이라는 단어를 무색케 할 정도로 흘러넘치고 있었다.
치골과 치골이 자지러지는 소리와 함께 낭자하게 낙수 지는 물길로 내 사타구니는 엉망진창을 넘어 만신창이 상태였다.
그래서일까. 자존심 기둥을 타고 흘러내린 흔적의 무리는 고환주머니를 흥건하게 적시고 회음 부를 지나 침대 시트에까지 진득하니 스며들고 있었다.
'아우, 이건 미친 섹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