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6 회: 17 미친 세상, 미친 섹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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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소영은 선배 소희의 비서 업무를 보조하는 부속실 소속 여직원으로 출근을 했고, 일주일에 2번은 정기적으로 사장실에서 장달영의 섹스 노리개가 되어야 했다.
그에 따른 반대급부反對給付는 상상외로 짭짤했는데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금전적으로 쪼들리는 압박감에서 속 시원하게 해방될 수 있었다.
그리고 1천만 원 상당의 카드 빚 또한 한 6개월만 잘 깨물어주고 돌려주면 흔쾌히 해결해 주겠다는 약속도 받아놓은 상태였다.
***
"소영이 너, 퇴근 안 해?"
소희는 퇴근시간이 1시간이나 지났는데도 인터넷 쇼핑몰에 매달려 있는 소영에게 좀은 눈에 거슬린다는 투로 말했다.
"사장님이 아직 안에 계시잖아."
소영이 마우스를 클릭하며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요 계집애 맛들인 거 아냐?'
소희는 왠지 모르게 마음 한 구석에 촉수를 세우는 질투심에 톤까지 높이며 퇴근을 종용하고 나섰다.
"얘, 그렇다고 둘 다 있을 필요까지는 없잖아. 오늘은 내가 있을 테니 먼저 퇴근해."
그 말에 소영은 소희를 쳐다보지도 않고 나름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툭 내뱉는다.
"사장님은 매주 금요일엔 꼭 이러시더라."
"그, 그러게 … 늦게 중요한 약속이라도 있는 모양이지."
그때 소희는 사장실을 힐끔거리고 있었다.
"선배, 이거 하나만 사고 퇴근할 게."
"얘는, 그런 일은 집에 가서 해도 되잖아?"
소희는 짜증 섞인 투로 신경질을 부렸다.
"선배, 혹시 …."
그러던 말던 소영은 소희의 신경을 자극하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의도적으로 말끝을 흐렸다.
"혹시, 뭐?"
"날 내쫓고 싶어 안달을 부리는 걸 보니…."
"소영이 너, 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니?"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소희는 발끈 화를 내며 다그치듯 했다.
"무슨 꿍꿍이가 있지 않나 했어."
"꿍꿍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니?"
'계집애, 눈치 하나는 빠르다니까.'
"아님 말고."
"소영이 너, 정말 안 갈 거니?"
"간다, 가! 당장 사라져주면 될 거 아냐! 나도 더는 방해꾼 취급당하기 싫거든."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한 소희를 곁눈질로 힐끗 훔쳐 본 소영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컴퓨터를 끄지도 않고 냉큼 의자를 박차듯 일어나서는 그래도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겠는지 뼈 있는 한마디를 쏘듯 내뱉었다.
"계집애, 말이나 못하면 밉지는 않지!"
소희는 내심 다행이다 싶었는지 화색이 도는 얼굴 가득 미소를 잊지 않았다.
그러자 그 미소가 역겹다는 듯 탱글탱글한 볼륨의 엉덩이를 좌우로 실룩거리며 문 쪽으로 걸어가는 소영이 작정을 하고 독설을 퍼붓는다.
"선배, 너무 무리하지 마! 건강에 해로우니까. 호호!"
***
소영이 퇴근하는 척하고 다시 부속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것은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때 소희는 자리에 없었다.
'그럼 그렇지!'
소영은 예상했던 일이 맞아 떨어지기라도 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굳게 닫혀있는 사장실 문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언제부터인가 몰래 애간장을 태우며 뇌리 한 구석에 똬리를 틀고 있던 사장과 선배의 섹스 현장을 오늘에야 목격할 수 있다는 색다르고 남다른 포만감에 잔뜩 고무된 소영은 핸드백을 열어 사장실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꺼냈다.
출근하자마자 사장실 청소를 도맡아 하는 소영이 열쇠를 가지고 있는 건 당연했다.
곧장 문을 열고 고양이 걸음으로 숨소리조차 죽인 채 사장실로 잠입한 소영은 예상대로 밀실에서 새어나오는 소희의 쥐어짜는 듯한 신음소리와 헐떡거리는 장달영의 끈적거리는 육성을 들을 수 있었다.
'미친 것들! 아예 대놓고 합창을 하는구먼!'
그렇듯 소영의 짐작대로 사장실 안 밀실 - 장달영이 가끔 오수를 즐기기도 하고 때로는 소희와 소영, 그 둘을 번갈아 가며 섹스를 도모하는 비밀스런 공간 - 에는 발가벗은 두 남녀의 광적인 섹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밀실 문은 반 정도 열려 있는 터라 소영이 그 현장을 훔쳐보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을 뿐더러 반듯하게 누워있는 장달영을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기마자세로 올라타고 요분질에 열중인 소희의 아랫도리가 고스란히 들여다보였다.
"이걸 어째! 또 닿았어! 너무 짜릿해! 어머! 나 죽어! 사장님, 이걸 어쩌죠? 또 터지는 거 같아요! 나 몰라! 벌써 몇 번짼지 모르겠어요, 사장님?"
"소희 너, 위에서 하는 게 그리 좋아?"
소영은 장달영의 거무스레한 색깔의 우람 장대한 자존심이 소희의 붉게 물든 속살을 들락거릴 때마다 철퍼덕거리는 파열음과 함께 사방으로 튀는 물방울이 그리 보기 좋을 수가 없어 자신도 모르게 한 손으로 자신의 아랫도리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가운뎃손가락을 꼿꼿하게 세워 소희가 위에서 내리찍듯 하는 리듬에 맞추어 벌써 흥건하게 열린 물길을 가르듯 마구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올지도 모를 신음소리를 참으려는 듯 아랫입술을 꽉 깨문 채!
"좋아요! 미칠 정도로 좋아요! 참, 소영인 뒤로 하는 게 전문이라면서요?"
"윽! 좀 살살 깨물어! 거시기 끊어지겠다. 그러고 보니 서로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구먼."
그때 장달영은 두 손으로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소희의 풍성한 젖가슴을 싸잡아 쥐고 뭐같이 쥐어뜯고 있었다.
"일장일단이라뇨? 나 몰라! 또 이상해요! 그래요, 그렇게 치받쳐요! 거기, 거기!"
소희는 잘록한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두 손으로 장달영의 허벅다리를 짚고 상하운동에 피치를 올리고 있었다.
"그건 말이야. 소희 넌 위에서 하는 게 장기長技고, 소영인 뒤로 하는 게 특기니 하는 소리야! 우우, 그래! 방금처럼 끄트머리 쪽만 바짝 조여 봐! 그렇지! 역시 소희 조개는 명품이야!"
"그럼 소영이 조개는요?"
"소영이 조개는 명품이지. 그건 그렇고 … 소희 너, 설마 후회하고 있는 거 아니지?"
그때 소희는 이제는 아예 장달영의 치골 위에 주저앉아 엉덩이를 시계방향으로 돌려대고 있었다.
"아이, 사장님은 … 후회라뇨? 제가 자청해서 소영을 소개했는데 백해무익百害無益인 그딴 후회 안 해요! 사장님 은혜에 보답도 하고 또 남자란 자고로 다른 여자 속살 맛도 봐야 천하를 호령할 수 있다잖아요. 그리고 일주일에 적게는 2번, 많게는 3번이나 절 괴롭히는 사장님의 왕성한 정력이 버거울 정도니 고육지책으로 소영일 … 사장님! 그만 치받아요! 소희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요! 어머! 또 이상해~!"
이제는 아예 아랫도리를 앞뒤로 격하게 움직이는 소희의 허리를 두 손으로 그러쥐며 장달영이 흥에 겨운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중얼거렸다.
"이봐, 너무 깊게 박혔는지 끄트머리가 뭉개지는 거 같아! 그래, 진작 이럴걸 그랬어. 이를 두고 누이 좋고 매부 좋다고 한다지. 소희야! 할 것 같으니까 조금만 더 바짝 물고 늘어져! 그렇지! 바로 그거야!"
둘의 밀담密談을 엿들은 소영은 비로소 뇌리 한 구석에 똬리를 틀고 있던 의혹의 먹구름이 걷히는 듯했다.
호색한好色漢이며 출중出衆의 정력을 휘두르는 장달영의 밑받침 역할을 수행하는데 체력적으로 무리가 따르자 대타를 내세워서라도 당하는 횟수를 줄이고 싶은 사악한 음모의 희생양이 자신임을 절실히 깨달았다.
'소희 너, 그런 엉큼한 구석이 있었다니 놀랄 노자구먼. 하여튼 여자는 요물이야! 요물!'
어쩌면 여자로서는 수치고 치욕이고 굴욕일 수도 있지만 왠지 그런 감정보다는 오히려 저 둘의 게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싶은 충동이 앞서는 소영이었다.
어느새 둘의 살풀이 한마당은 극적인 순간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사장님, 다음 달이 일 년째라는 거 잊으신 건 아니죠?"
그때 장달영은 흘린 땀으로 흥건한 소희의 젖가슴 계곡에 얼굴을 파묻은 채 붉은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고년 기억력도 좋네! 그래, 소희 네년이 독립하겠다는데 아파트 하나 정도는 만들어줘야지. 잘근잘근 깨무는 건 네년 조개나 소영이 년 조개나 막상막하구먼!"
"그럼 소영이도 1년 뒤에 독립한다고 하면 아파트 빼주실 거예요? 자기야, 나 또 이상해! 어머! 나 몰라! 또 터졌어! 자기야, 계속 찔러줘!"
그때 장달영은 툭 불거져 있는 소희의 젖꼭지를 이빨로 잘근잘근 깨물고 있었다.
"소영이 고게 그리 하겠다면야 나야 나쁠 건 없지. 소희야! 오늘은 엄청 터질 것 같구먼. 꽉 찬 느낌이야. 이봐! 지, 지금이야! 소희 너도 같이 터트려! 소희 네년 조개는 뭐가 이리 뜨거워! 어어, 이게 뭐야! 지금 하는 거야? 이거 진짜 장난이 아닌데 그래!"
소영은 거의 동시에 폭죽놀이를 하듯 절정의 정상에서 체내의 모든 것을 깡그리 쏟아낼 듯 무참하게 일그러지고 구겨지는 둘을 뚫어지게 지켜보며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리는 뜨거운 물길을 활짝 열어젖혔다.
허벅다리를 타고 내리는 끈적거리는 물길에 1년 후의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더없는 쾌감을 던져주고 있었다.
***
"아니, 소영이 너!"
장달영을 먼저 보내고 지워진 화장을 고치고 있던 소희는 화장실에서 나오는 소영을 보고 화들짝 놀라며 손으로 입을 막았다.
"선배, 왜 놀라?"
그렇게 묻는 소영의 표정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천연덕스럽기 짝이 없었다.
"혹시 너?"
"그래,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선배, 꼭 그래야만 했어?"
소희는 그렇게 따지듯 묻는 소영의 얼굴에 희미하게나마 서려있는 담담함을 읽고는 되받아 물었다.
"그럼 우리가 한 말도 다 들었겠네?"
"응. 아파트 운운하는 것까지도 다 들었어."
"그럼 내 입으로 굳이 변명 같은 건 안 해도 되겠네?"
"할 필요 없어."
"얘, 할 말 있으면 해."
"난 그냥 들은 그대로 믿고 싶을 뿐이야."
"그래, 믿는 구석이 있다는 건 좋은 거니까. 얘, 우리 의기투합意氣投合 하는 의미로 오늘 화끈하게 한 잔 하는 게 어때?"
"그래, 선배! 미친 세상을 살려면 적당히 미치는 게 정상이잖아!"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