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8 회: 15 숫처녀, 그녀의 일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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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동창 녀석인 동수에게는 '폭탄' 누나가 한 명 있다.
나이는 22살, 대학 졸업반이다.
근데 얼굴만 폭탄이지 몸매는 한마디로 몸짱 저리 가라였다.
170에 육박하는 키도 키지만 글래머러스한 볼륨감, 특히 위로 탱탱하게 올려 붙은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젖가슴은 족히 C컵은 됨직했다.
그렇다 보니 뒷모습만 보고 작업을 걸었다가 막상 얼굴을 보고는 기겁 내지는 실망을 금치 못한 나머지 혼비백산 줄행랑을 치는 사내놈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웃지 못 할 전설(?)이 허무맹랑한 거짓말은 아닌 듯했다.
녀석 말로는 워낙 얼굴이 그 지경이니 여고 시절은 물론이거니와 대학 4년 동안 미팅이니 소개팅이니 하는 혜택은커녕 아직 남친 하나 없다고 했다.
그러고는 대뜸 떠벌리듯 부연하는 말이 꼴불견이었다.
"인마, 하늘에 맹세코 장담하는데 우리 재희 누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숫처녀가 분명해!"
"짜샤! 그 말을 나더러 믿으라는 거야! 아무리 폭탄이라 해도 디지털 시대 21세기에 그리고 그 나이에 숫처녀라니 …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심 지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녀석 말대로 재희 누나가 숫처녀라면 도전해 볼만한 프로젝트(?)가 분명했다.
여태껏 숫처녀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불명예(?)를 재희 그녀를 통해 한방에 날려 버려야겠다는 충동이 나를 그냥 두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숫처녀 아랫도리 속살 맛은 어떤지 궁금했는지도 모른다.
'흐흐, 처녀라면 쫄깃한 맛이 죽일 텐데 ….'
결국 음흉한 상상에 사로잡힌 나는 녀석을 부추겼다.
"짜샤, 네 누나 엄청 하고 싶을 땐 진짜 괴롭겠다."
그 말에 녀석이 돌연 정색을 하며 물었다.
"뭐가?"
"짜샤! 가려운데 시원하게 긁어 줄 방망이가 없으니 오죽하겠어?"
그러자 녀석이 실실 웃으며 빈정거리는 투로 대거리를 하는 게 아닌가.
"웃기고 있네!"
그 말에 나는 발끈했다.
"내가 웃긴다고? 난 진실을 말했는데도 …."
그런데 녀석이 냉큼 받아치는 말이 나를 잠시나마 혼란스럽게 했다.
"인마, 이빨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도 못 들어 봤니?"
"그럼?"
실로 귀가 번쩍 뜨이는 천기누설이 아닐 수 없었다.
"인마, 대갈통은 폼으로 달고 다니냐?"
"동수 너, 봤구나? 누나 그거 하는 거 말이야?"
나는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녀석이 뜬금없다 싶을 정도로 숙연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하는 말이 쇼킹 그 자체였다.
"응, 내 생각으론 자주하는 거 같아. 내가 본 것만 해도 열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니까."
"옷 다 벗고 하디?"
왜 갑자기 그 말부터 튀어나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자 좀은 순진한 구석이 있는데다 평소에도 거짓말을 못하는 녀석이 솔직하게 본 그대로 말했다.
"아니. 주로 밑에만 벗고 하던데 …."
"거, 거기 터, 털은 많디?"
나는 나도 모르게 버벅거렸다.
"별로."
"너, 훔쳐볼 때마다 딸 잡았지?"
당연히 그랬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기분으로 물었는데 녀석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고는 누나에 대한 동정론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당근이지. 그나저나 야, 우리 누나 불쌍하지 않아? 그 나이에 겨우 손장난으로 뜨거운 몸을 위로하는 우리 누나가 말이야!"
그게 내 귀에는 마치 나한테 하소연이라도 하는 듯한 뉘앙스로 들리는 터라 나도 모르게 그만 가당치도 않은 말을 불쑥 내뱉고 말았다.
"정 그렇게 불쌍하면 내가 도와주면 안 될까?"
말 떨어지기 무섭게 녀석이 눈에 불을 켜며 험악한 표정으로 당장이라도 한주먹 날릴 듯이 발끈했다.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이 자식이 말이면 다 말인 줄 아나! 감히 우리 누나를! 호석이 너, 친구로서 경고하는데 이유 없이 귀찮게 집적대거나 내 허락 없이 우리 누나 근처에 얼씬이라도 하는 날에는 그날이 바로 네 제삿날인 줄 알아! 알아들었어?"
말은 그렇게 엄포를 놓은 듯했지만 내 착각인지는 모르겠으나 표정은 감히 설명할 수 없는 은근한 뭔가가 잔뜩 묻어나 있었다.
'흐흐, 이거 이러다 손 안대고 코 푸는 거 아냐!'
문득 나는 잘만하면 희소가치가 대단한 숫처녀 아랫도리 맛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잔뜩 흥분이 되는 동시에 머릿속이 갑자기 쿨해지는 터라 표정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했다.
"짜샤! 아랫도리가 아무리 궁해도 그렇지 이 강호석이 설마하니 친구 누나를 어찌할 놈으로 보이니?"
고작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우정을 볼모로 하는 땜질식 임기응변이 전부였다.
"그럼 됐어!"
금방이라도 날 잡아먹을 듯이 하던 녀석이 안심이 되는지 갑자기 돌변하듯 표정을 싹 바꾸었다.
***
동수 녀석을 불러내서 나인 볼이나 칠까 하고 전화를 건 건 다 다음 날인 오후 2시경이었다.
- 여보세요?
그런데 전화를 받은 건 폭탄 그녀였다.
"어어, 누, 누나네!"
- 호석이구나. 근데 동수는 고모 댁에 갔는데 어쩌지?
그녀는 고맙게도 시리 내가 묻지도 않은 말을 친절하게 말해 주고 있었다.
"어, 언제 와?"
나는 누나 혼자 있다는 사실에 괜스레 심장이 벌렁거리기 시작했다.
- 오후 늦게 나 올 걸. 그런데 무슨 일이니?
나는 급하게 거짓말을 했다.
"실은 내 컴퓨터가 갑자기 말썽이라 … 누나, 동수 컴퓨터 좀 쓰면 안 될까? 급하게 보낼 메일이 있어서 그래."
그러자 그녀가 단칼에 무 자르듯 흔쾌히 오케이 했다.
- 얘는, 안 될 게 뭐 있니. 현관문 열어 놓을 테니 그냥 얼른 와!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어느 틈에 묵직하면서도 뻐근한 힘이 몰려 있는 아랫도리 기둥을 쓰다듬으며 진심으로 한소리 했다.
"누나, 고마워!"
- 얘는, 그딴 일로 고맙기는 ….
전화를 끊으며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 오늘이 디데이야!'
나는 서둘러 샤워를 한 다음 엄마 향수를 겨드랑이에 살짝 뿌리고 아파트를 뛰쳐나왔다.
***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에서 내린 나는 입 안 가득 고이기 시작하는 침을 꿀꺽 꿀꺽 삼키는데 급급했다.
이런 긴장도 있나 싶을 정도로 온몸 구석구석 뿌리를 내리는 스릴이 예사롭지 않았다.
아닌 게 아니라 짜릿한 흥분과 찌릿한 쾌감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야단법석을 떨어 대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현관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는 자기 방에 있는지 아무런 기척도 내비치지 않았다.
"누나, 나 왔어!"
거실로 올라선 나는 누나 방 쪽을 쳐다보며 인기척을 냈다.
"으응. 그, 그래."
그런데 말이다.
내 착각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의 목소리가 좀은 수상쩍다는 느낌이 팍 꽂힌 건 바로 그때였다.
딱히 뭐라고 할까? 어눌하다고 해야 할지 당황한 나머지 마지못하여 간신히 내뱉는 듯한 톤이 분명했다.
문득 나는 걷잡을 수 없는 호기심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숨을 죽인 채 고양이 걸음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걸음을 뗄 때마다 이상야릇하다 못해 묘한 감정의 소용돌이 탓인지 입안이 바짝 타 들어갔다.
심장은 어느새 갈팡질팡 마구 뜀박질을 해대고 있었고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끈적끈적하니 배어나 있었다.
마침내 살짝 열린 문 틈새로 얼굴을 들이댄 나는 자연스레 침대 쪽으로 꽂히다시피 쏠린 시선에 맞닥뜨려진 피사체를 본 순간 긴장의 끈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뚝 끊어지는 바람에 두 눈이 저절로 부릅떠지고 말았다.
'헉! 누, 누나!'
아닌 게 아니라 정신을 잃을 정도로 눈앞이 깜깜해지는 아찔한 순간이라 하마터면 소리가 될 뻔한 신음성 비명을 목젖으로 간신히 틀어막아야만 했다.
나는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에로틱한 진풍경에 침이 저절로 꿀꺽 삼켜졌다.
커튼이 드리워진 방 안이지만 오후의 햇살 탓인지 침대 헤드에 기대어 앉아 있는 그녀의 실체가 또렷하게 보였다.
나는 바르르 떨리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어야 했다.
침대 등받이에 기대어 앉아 있는 그녀의 관능적인 자태 때문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미치고 환장한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적나라함이 돋보이는 진풍경이었다.
'흐흐, 이거 의외로 쉽게 풀리겠는데 그래.'
그 와중에 이건 그녀의 처녀지處女地를 그냥 두지 말라는 하늘의 파격적인 계시나 다름없다고 판단한 나는 음흉한 미소를 입가로 흘리며 누나의 행동거지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위에는 젖가슴 부위만 살짝 가린 헐렁한 배꼽티를 입고 있었는데 도도록하니 불거져 있는 젖꼭지를 보아 노브라임이 분명했고, 아랫도리는 녀석 말대로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우윳빛 맨살을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드러낸 알몸이었다.
나는 그녀의 옆모습 밖에 볼 수 없는 각도에 서 있었지만 그녀의 두 다리는 양옆으로 벌어져 있었다.
그 벌어진 두 다리 사이로 오른손이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었는데 내가 보기에는 자위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게 분명했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거칠게 리듬을 타고 있는 그녀의 손놀림은 내 눈에는 현란함 그 이상으로 보였던 것이다.
'누나!'
나는 어느새 아랫도리를 점령해 버린 묵직하면서도 뻐근한 성적 쏠림 현상에 당장이라도 바지를 뚫을 듯 독이 오를 대로 올라 단단하게 응고된 녀석을 한 손으로 말아 쥐고 몸서리를 쳐 댔다.
그 어떤 설렘도 비할 바 없는 흥분이 나를 끝 간 데 없는 무아지경 속으로 내몰고 있었다.
특히 손안에 그득 들어차고도 남을 만큼 풍성하기 짝이 없는 젖가슴의 탄력 넘치는 볼륨감이야말로 수컷의 본능을 벅차게 만들 정도로 고혹적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그녀는 가면무도회 때 흔히 볼 수 있는 나비 가면을 쓰고 있었다.
순간 나는 어쩌면 그녀 나름대로의 계산된 각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폭탄'인 자신을 교묘하게 은폐하고자 하는 심리적 작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한편으로는 나로 하여금 시각적 부담을 덜 느끼게 해주려는 배려인지도 모른다는!
그 모든 게 잔잔한 감동으로 와 닿는 순간 나는 문을 열고 보무도 당당히 방안으로 성큼 들어섰다.
"누나 뭐해?"
불시 방문인 주제에 그냥 들이닥치는 것보다 인기척이라도 내는 게 예의일 것 같아 딴전을 피우듯 그렇게 물었다.
"엄마야!"
그녀의 입에서 터져 나온 날카로운 비명 소리는 방안을 울릴 정도로 컸고, 벌어진 다리를 잽싸게 오므리며 황급히 오른손으로 입을 틀어막는 그녀의 표정은 애석하게도 나비 가면 탓에 볼 수가 없었다.
나는 능글맞다는 표현에 어울리는 넉살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뭘 그리 놀래? 날 유혹하려고 한 거 아냐?"
그 말에 그녀는 황당하다는 듯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된소리를 내뱉는다.
"호, 호석이, 너. 그게 무슨 말이니? 유혹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