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퍼라도 (91)화 (91/157)

[데스퍼라도] 91. 하늘이 열리는 곳

데스퍼라도(Desperado)

하늘이 열리는 곳

마이클과 아론는 목유성이 개발실 벽면에 부착된 금속 거울을 보며 아까부터 이리저리 폼을 잡자 어이가 없다는 듯 서로를 쳐다보았다.

"흐흐. 이 노란 유리 눈가리개가 마음에 드는군. 내 잘생긴 얼굴의 분위기가 확 달라지다니..

뭐랄까? 세상이 노랗게 보이니 그런 대로 새롭군."

"아저씨 설마 그 노란 선글라스 기능보다도 그저 멋으로 고른 건 아니겠죠?"

"멋있잖아. 그나저나 이 게 선글라스라고 하는 거니? 뭐 기능이야 알 것 없고 그저 특이하게 생겼기에.."

"정말 못 말리겠군요.."

그때 아론이 목유성에게 다가갔다.

"내 놔!"

"내 놓다니?"

"그거 아까 내가 먼저 찍어 둔 거야!"

"쳇 또 억지부리네.."

"억지가 아니라 그건 여자들 한 테나 어울리는 것이라고.."

"아론! 이번만큼은 나도 양보를 못해. 아무튼 남이 뭘 가졌다하면 배아파하는 네 그 심보를 모를 줄 알고..험.."

"안 내 놔!"

"못 줘!"

마이클은 그들의 실랑이를 보다못해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만해요! 세 상에 정말! 진짜 두분들 리크의 스승님들이 맞으세요. 꼭 어린애들이 장난감가지고 다투는 모습과 똑같으니..더구나 그건 장난감이 아니라 무기 겸 첨단 기능장치란 말입니다. 도대체 기능을 알고 고른 건지 아니면 그저 몸에 치장하려고 고른 건지.."

"이 선글라스도 무기라고?"

"안되겠어요. 두 분다 기다리세요. 제가 알아서 골라 드릴 테니 더구나 그 선글라스는 잭카트라는 불리는 것으로 여러 개 있으니 서로 다투실 필요 없어요. 그리고 두분 전투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지만 이곳 사계(四界)에 흐르는 에너지의 형태는 아주 강한 수치가 기록되고 있으니 저와 제스트론이 준비한 첨단 무기와 보호 장비등 있는 대로 갖추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 다음날 오전 30층의 데스퍼라도 건물 옥상에는 3인의 정찰조인 목유성, 아론, 마이클이 의회 관계자들의 전송식에 참석하였다. 그러나 정작 헤스스와 스캇을 비롯한 행정장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저편 이륙 장에 모습을 드러낸 소형 전투함이었다.

[웅웅]

시동을 켠 체 이륙 준비를 하는 전투함에서는 제법 커다란 기계 음이 들렸다. 헤수스는 노란 표정으로 마이클을 바라보았다.

"후. 지난 3년 동안 마이클과 제스트론 그리고 여타 과학자들이 개발실에서 무언가 하더니만 결국 저런 괴물 같은 쇠 조각을 만들었군."

"쇠 조각이 아니라 저 건 지구 첨단 과학문명이 만들어낸 살아있는 전투함입니다. 그리고

이름도 있어요."

"이름이라.."

"네. 바로 리크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그의 성을 따왔죠."

"성리라니. 그럼 리크 가벤더이니 저 전투함 이름이 가벤더란 말이니?"

"네. 정확한 명칭은 가벤더 1호라 합니다. 10명까지 탑승할 수 있고 각종 현 2777년의 지구 첨단 과학으로 할 수 있는 기술력을 총 동원하여 만든 살아있는 전투함이죠."

"아까부터 살아 있다는 표현을 하는데 어떻게 저 금속 물체가 살아있다는 것이니?"

"후후. 3년 동안 과학적 문명과 함께 생활을 했으면서도 모르시겠어요? 아무튼 인공지능 컴퓨터가 저 전투함의 두뇌 역할을 하답니다. 사실 이곳 사계(四界)로 오기 전 이 데스퍼라도 건물의 원래 명칭은 롬페르담社 살상게임 중앙본부였지요. 한때 잘못된 가치관으로 우리 지구인들이 다른 차원인들의 목숨을 담보로 천벌을 받을 나쁜 짓을 저질렀지만 이젠 참회하는 마음으로 전 지구 과학자들이 최선을 다해 만든 작품이죠. 특히 롬페르담社 출신 과학자들 대부분은 전에 지구 연방정부 산하 국방과학기술자 출신으로서 대부분 스카웃 된 천재 과학자들입니다. 제가 비록 무기개발실장에 있지만 전 지휘만 했을 뿐 그들이 직접 모든 것을 제작했지요. 물론 인공 컴퓨터는 그 방면에 있어서 최고라 불리는 제스트론의 작품이고요."

갑자기 헤수스는 목유성과 아론을 바라보더니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저 촌닭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장비 무기들도 지구 과학자들이 모두 만들었단 얘기니..하하."

목유성과 아론은 헤수스가 자신들을 보고 웃자 발끈했다.

"뭐라고?"

"험. 그 놈 말 한번 싸가지 없게 말하는군."

마이클은 이들 리크의 스승들이 또 다시 한바탕 붙을 조짐이 보이자 얼른 끼어 들었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인 것 같은데..자 자 목유성님과 아론님 서둘러 탑승하세요. 곧 출발합니다."

"쳇. 헤수스 자식 돌아와서 보자. 젠장.."

아론의 귀여운 볼이 붉게 상기되었지만 그녀는 전투함으로 향했고 목유성 역시 그녀를 따라갔다. 헤수스는 팔짱을 낀 체 그들의 뒤 모습을 바라보며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후후. 검은 가죽 차림에 검은 장갑 게다가 눈 주위에는 노란 유리를 뒤집어썼으니 뭐 어디 공연하러 가는 서커스 공연단 같군. 게다가 등에다 짊어진 은빛 금속은 뭐야! 참 지구인들이 만들어 낸 과학의 산물이라는 것들은 언제 보아도 기묘하단 말이야. 후 그나저나 저들이 아무 일 없이 임무를 마치고 귀환이나 제대로 해야 할텐데. 더구나 목유성과 아론이 같이 가니 싸움이 끝 칠 날이 없겠군. 한마디로 마이클만 고생하게 생겼군."

그때 전투함 입구에 오르기 직전 아론이 고개를 돌려 헤수스를 노려보았다.

"빌어먹을 헤수스! 늙은 영감처럼 뭘 그렇게 중얼거려! 아무튼 우리가 돌아올 동안 네 놈은 리크가 이 로엔스톤 대륙에 잘 도착했는지 살펴보라고!"

"그야 물론이지. 아무튼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몸조심이나 하라고! 아론!"

"네 놈 걱정이 아니라 리크 걱정 때문에 한 얘기라고. 어쨌든 빈말이라도 듣기는 좋군. 젠장!"

잠시후 가베던 1호기가 수직으로 이륙하더니 상공 어느 지점에서 직 방향으로 향했다. 전투함 내부 조종실 중앙 석에는 마이클이 모든 조종을 담당하고 있었으며 그의 양 옆 좌석에는 목유성과 아론이 앉아있었다. 그들은 빛이 번쩍번쩍하는 조종실 계기 판과 주변 장치들을 보면서 놀란 입을 다물지를 못하고 있었다.

"마이클! 이 것들이 다 뭐냐?"

"여긴 조종석 내부입니다."

"조종석이라.."

"이 전투함을 움직이는 핵심관이라고 할까요. 사실 제스트론이 자동으로 다 알아서 해주지만."

"제스트론은 네 친구 이름이잖아."

"맞아요! 그가 이 전투함 중앙 조종 컴퓨터를 설계했기에 그의 이름인 제스트론을 따다가 붙였습니다. 직접 물어 보시죠. 인공 컴퓨터치고는 꽤나 똑똑한 기계입니다. 그럼 수동 모드를 자동 전환으로 합니다."

[안녕! 반가워!]

갑자기 들려 오는 소리에 목유성과 아론은 조종실 주변를 둘러보았다.

"뭐야!"

[난 제스트론이야!]

"엥. 처음부터 반말이네.."

"후후. 제스트론 녀석이 장난을 좀 쳤군요. 언어입력모드를 그냥 친구처럼 편하게 반말로 입력 시켰군요."

"빌어먹을! 한 낮 쇠붙이 같은 놈이 생각을 다 하다니. 정말 지구인들은 별 괴물 같은 것을 다 만드는군."

아론이 투덜거리자 반응이 즉각 나왔다.

[난 쇠붙이가 아니라. 르로스란 제 3세대 인공 신형 컴퓨터야! 그러니 꼬마야 말조심해!]

"엉. 뭐..뭐라고 꼬마라고! 이게 뒈질라고! 이 건방진 쇠 조각이 너 어디 있어 당장 모습을 나타내! 콱 박살을 내버리게.."

"하하하. 아론님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이건 그저 컴퓨터에 지나지 않습니다. 뭐 사고(思考) 개념이 있긴 있지만..뭐."

"혹시 어떤 개자식이 숨어서 놀리는 거 아니야?"

"그런 거 아닙니다. 그냥 넘겨 버리세요. 어차피 우리들 명령을 듣게 프로그램 화 했으니까요. 그리고 제스트론은 그 실체가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이 가벤더 1호기 전체가 그이 모습입니다. 그러니까 우린 그 안에 들어와 있지요"

"그래도 반말을 찍찍 해대니까. 별로 듣기가 안 좋군."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세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줄테니까요. 아마 앞으로 놀래실 거에요.

제스트론이 얼마나 똑똑 한지 말입니다."

가벤더 1호기는 어느새 수많은 산맥을 넘었다. 그리고 어느 지점 상공에 떠서 멈추었다.

"뭐야. 제스트론 갑자기 왜 멈추었지."

[이 지점부터는 묘한 파장의 공간 막이 형성되어 있어서 현재 분석중이야.]

"묘하다니? 제스트론 너 같은 첨단 컴퓨터가 정확한 분석력에 의한 데이터(data)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저 묘하다는 표현을 쓰다니."

[바보야! 현재 나온 분석이 기존의 사고 개념(事故)을 넘어서는 것이니 묘하다는 표현을 쓴 것 뿐이야.]

"기존의 사고개념을 넘어서다니? 구체적으로 말해봐!"

[좀 화났다고 할까..아니 무척 강한 두 개의 거대한 고 파동기류가 강하게 부딪혀 예기치 않은 신(新) 공간을 형성했다는 느낌이..그리고 무척 분노의 파동이 그 엄청난 공간 전체에서 요동을 치고 있어.]

"컴퓨터가 느낌이 어디 있어! 정확한 데이터만 제시하면 되지..그리고 너무 어렵게 설명하지 말고 쉽게 해봐. 공간이 분노의 요동을 치고 있다니..도대체 지금 뭔 얘기인지 잘 모르겠어.."

[일단 저 공간 안으로 들어 가봐야 알 것 같은데. 그래서 전투함의 현재 파장 진동수를 저 공간과 맞추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후. 두 개의 거대한 파동기류가 신 공간을 형성했다 함은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져 존재한다는 것인데..더구나 분노의 요동을 친다는 뜻은 두개의 거대한 기류가 강하게 대립을 하고 있다는 표현인데.."

그때 아론이 무엇이 궁금한 듯 말문을 열었다.

"마이클. 지금 제스트론인가 뭔가 하는 컴퓨터 놈이 말한 것이 바로 저 앞 [하늘이 열리는 곳]이란 성역을 두고 하는 말인가?"

"네. 아마 저 앞 지점이 성역으로 들어가는 초입 지점 같은데. 제스트론이 뭔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나 봅니다. 제가 추측하기로는 분명 저 공간 안에는 천상인(天上인)이라는 고 차원 파동존재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제스트론은 하나가 아닌 두 개의 거대한 파동기류를 감지했고 심지어 그들 두 기류는 서로 상반된 에너지를 내며 대립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 개라..그렇다면 천상인 이외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존재도 존재한다는 것인가?"

"글쎄요 뭐가 두 개란 얘기지? 그것도 대립에 의한 분노의 공간 에너지가 형성되었다 함은 다른 얘기로 두 개의 거대한 고 파동존재들끼리 대 전쟁이 벌어졌다는 뜻으로 해석 할 수도 있겠지요..즉 천상인 이외에 다른 존재들이 존재한다는 아론님의 생각이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젠장. 은근히 겁나는군."

그때였다. 어디서 갑자기 코고는 소리가 들렸다.

"드르렁! 드르렁!"

"뭐야..정말 기가 막혀서. 이 인간 지난밤 또 술 처먹고 자빠져 자고 있잖아."

"하하. 나두세요. 바로 저런 여유가 목유성 아저씨의 매력이잖아요."

"매..매력이라고..지금 저 알 수 없는 세계에 들어가려는 순간에 코나 고는 것이 무슨 얼어죽을 매력이냐? 더구나 잠깨고 나서는 그 뭔가 가부좌인가 심법 수련했다고 박박 우기겠지."

"하하. 지금 긴장되는 순간인데도 아론님의 재미있는 말투가 저를 웃게 만드네요.."

"재미라고? 쳇. 난 진짜 저 재수 없는 인간 욕하는 거라고.."

"자. 어쨌든 이젠 저 미지의 성역으로 들어갑니다. 후. 제발 아무 일이 없기를.."

[슈슈슈슈]

가벤더 1호기는 마침내 로엔스톤 대륙의 신비 영역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

리크 가벤더와 케시어스는 오랜 항해 끝에 가장 서쪽에 위치한 불모의 땅 뮤로나 대륙에 도착했고 그로부터 약 일주일이 흐른 지금 제법 높은 고지대에서 저 아래 눈앞에 짝 펼쳐진 드넓은 자연을 바라보며 한없는 경외 심을 느꼈다. 그들은 아무르 위성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내륙 지방으로 들어온 지 어느덧 수일이 지났건만 가고자하는 그 정확한 위치를 발견하기란 쉽지가 않았다.

"후. 케시어스. 사람들 눈을 피해서 일부러 인적이 드문 산행 길을 택한 것이 잘못된 것 같은데. 그곳으로 가는 길을 몰라 이렇게 고생하게 되었으니."

"그런 것 같군요. 아무르 위성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기아몬 신전은 팔마스탄 산맥 어느 산봉우리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무작정 그 산맥에 도착했건만 그 봉우리 숫자만 하더라도 족히 수십 개가 넘으니 일일이 다 올라갈 수도 없고.."

"그렇다면 이렇게 하죠. 일단 산맥 아래 사람들이 모여 있는 도시로 가서 그곳에서 기아몬 신전이 있는 산봉우리를 물어보면 어떻겠소?"

"좋은 방법이긴 한데. 근처 사람들이 사는 마을조차 발견한다는 것도 쉽지는 않은 것 같군요."

"하하. 쉽지 않다니요? 갈비아스 파동검술 제 4공격은 꼭 전투 시에만 사용하란 법은 없잖소. 자 변신(變身)준비를 합시다."

"아. 그렇군요. 4공격은 날개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것이지요."

잠시후 이들은 등뒤의 거대한 금속 날개를 활짝 펼치고는 땅을 박차고 하늘로 올랐다.

[쉭!}

[슉!]

"후. 순식간에 이렇게 높이 오를 수 있다니..정말 대단해요."

"감탄만 하지 말고 산맥 주변을 살펴봅시다. 아예 사람들 흔적을 찾는 것 보다 직접 우리가 직접 저 수십 개의 봉우리들을 다 살펴보는 것이 어떻소?"

"수십 개의 봉우리를 다 말이에요?"

"그렇소. 자 그럼 날 따라 오시오!"

마치 거대한 두 마리의 독수리가 짝을 지어 맹렬한 속도로 하늘을 선회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분명 그들의 모습은 리크와 케이시스의 갈비아스 파동검술 제4공격 형태였다. 그들이 허공에 난지 벌써 한시간이 흘렀지만 그들은 아직도 팔마스탄 산맥 주변을 선회하고 있었다.

"후. 이번이 7번째 봉우리인데 아직도 발견을 못했으니?"

"이제 겨우 10분의1도 탐사 못했는데요."

"산맥 근처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텐데. 차라리 저 아래로 내려가 인간 종족들의 마을 혹은 인적이나 있으면 찾아봅시다. 어차피 허기도 지고 좀 피곤하군요."

"리크님. 그렇게 해요!"

그들은 갑자기 날개를 세우더니 하강을 하였다. 팔마스탄 산맥 아래에는 수많은 계곡과 숲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들은 낮게 비행을 하면서 주변 숲 속에 가려서 혹시라도 마을 흔적을 놓쳐버리지나 않을까 세심하게 살펴보고 있었다. 제법 시간이 흘렀을 때 갑자기 케시어스가 소리쳤다.

"리크님 저 아래 숲 속에서 연기 같은 것이 피어오르는데요."

"흠. 나도 보았습니다. 이제 겨우 뭘 발견하는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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