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퍼라도 (82)화 (82/157)

[데스퍼라도] 82. 변신전

데스퍼라도(Desperado)

변신전(變身戰)

갈비아스 제3공격부터는 변신전(變身戰)에 적합한 공격형태로서 전투복차림과 제4공격인 공중전을 위한 날개의 형성, 제5공격은 강력한 갈비아스 방어막의 형성, 제6공격은 전투복 그 자체가 공격무기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현재 슬레이어와 모의 대결을 앞둔 리크는 오늘에서야 제7공격기술을 시전 하려 했다. 갈비아스 파동검술 마지막 7공격 기술은 하몬 검의 에너지를 극대화로 끌어올린 검 기술이었다. 변신전(變身戰)은 결국 잔기술이 통하지 않는 위력의 싸움이다. 어둠의 전사 중에서 헬시급의 슬레이어는 리크의 제 6공격까지는 그런 대로 힘들이지 않고 잘 막아냈지만 마지막 7공격의 형태는 엄청난 에너지의 응집이 하몬의 검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2000년 전 그는 하몬의 갈비아스 7공격에 의하여 패배를 당하지 않았던가. 그러므로 슬레이어는 리크가 제7공격을 시도한다는 말에 놀람과 긴장이 교차되고 있었다. 흑발을 휘날리며 프론산 정상 맞은편 허공에 떠있는 슬레이어는 헬시급 변신(變身)전투복을 착용하고 자신의 에너지를 극대화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슬레이어는 인간종족을 상대로 이처럼 온 힘을 다했던 적은 하몬과 리크 이외에는 그 누구도 없었다. 과연 그는 전사의 기질을 타고난 자이다. 승부를 위한 전투대결시 자신이 하몬에게 패했을 때 깨끗이 승복을 하였고 2000후 하몬의 후계자인 리크에게도 승부사로서의 기질로서 그저 자신의 능력과 갈비아스의 파동검술의 위력을 비교하고 싶었던 것이다.

현재 갈비아스 파동검술 3, 4, 5, 6, 공격형태는 하늘색의 연한 빛이 흐르는 전투복과 등뒤로 솟은 거대한 금속 날개, 몸 주위를 선회하는 푸른 빛 무리는 강력한 방어막의 역할을 했고 전투복 여기저기 돌출 된 날카로운 무기들은 여차하면 발사될 움직임이었다. 그때 갑자기 슬레이어의 눈빛이 번뜩거렸다.

"리크 조심하거라!"

슬레이어는 간단하게 한마디하고는 자신은 검은 색의 검(劍)을 하늘에 들어 올렸다.

"칸타코의 검이여! 어둠의 힘이여! 내게 힘을 보여다오!"

슬레이어의 신형이 프론산 정상 위에 꼼짝 않고 서있던 리크에게 향했다. 그때 리크는 지면에 깊숙이 꽃아 둔 하몬의 검을 뽑았다. 다른 한 손은 손바닥을 짝 편 체 자신의 가슴부위에 고정시켜 놓았으니 그 동작이 참으로 묘했다. 그 손바닥으로 하몬의 검 날 아래 부분부터 맨 위쪽까지 쓰다듬었으니 잘못하다가는 손바닥이 베여 피가 흘릴 판이었다. 빠른 속도로 리크에게 돌진하던 슬레이어는 그의 이상한 동작에 움찔했지만 이미 자신의 검이 목표물을 비켜나갈 수 없음을 알았다.

손바닥으로 어루만져주었던 하몬의 검날이 빛을 톡톡 터트렸다. 리크의 그러한 동작은 분명 제7공격의 준비단계였다. 그와 동시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톡톡 튀기던 빛이 순식간에 섬광을 마구 뿌려대니 프론산 정상 전체가 강력한 프래쉬가 터진 것처럼 눈이 부셨다.

"갈비아스 파동검술 제7공격 빛의 검!"

"헉! 눈이 너무 부셔!"

슬레이어는 주변 전체가 하얀 섬광으로 휩싸이자 자신의 목표물인 리크를 시야에서 놓쳤다.

"이런. 진짜 리크가 7공격을 성공시킨 것인가?"

섬광으로 인하여 시각적으로 더 이상 주위를 판별할 수 없었으니 슬레이어는 갑자기 눈을 감고 일종의 정신감흥법을 이용하여 상대방의 에너지를 감지하려고 하였다. 그는 분명 지난 번 하몬과의 대결에서처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대단했다. 섬광이 연속적으로 터지면서 혼을 빠져 제대로 공격다운 공격을 못한 슬레이어는 이번만큼은 그 하몬의 후계자인 리크에게는 절대 스스로의 실수를 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수 초가 흐르자 슬레이어는 정신감흥법 조차 이런 순간에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문이 일기 시작했다.

"젠장 시각적인 것을 자제하고 상대방의 에너지를 감지하려 했건만 이게 어찌된 일인지 사방 360도의 각도에서 리크 녀석의 에너지가 포착되다니.."

그때 허공에서 리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저씨. 후후. 뭐하세요."

"뭐야? 이놈이.."

슬레이어가 갑자기 검을 하늘로 던졌다.

"녀석이 감히 내게 장난을 치려하다니. 이거 참 자존심 상해서. 그렇다면 나도 질 수는 없지."

수직 방향으로 솟구쳐 오른 슬레이어 검이 어느 지점에서 멈추더니 그 자리에 정지해버렸다. 동시에 검에서 검은빛이 반경 수 Km의 하늘로 퍼져나갔다. 테고 어둠의 종족에도 많은 살육전사들이 존재했었다. 그중 대 살육자였던 칸타코가 차고 다니던 검이 그 절기를 선보이려던 참이다. 프론 산 정상은 하얀 섬광으로 눈이 부셨고 바로 그 위 하늘은 검은빛이 하늘을 덮고 서서히 그 아래 섬광을 덮어 쒸우려 했으니 마치 신(神)들의 싸움을 보는 것처럼 황홀한 광경이었다.

"네 녀석이 만들어 낸 섬광을 내가 잠재우리라. 하하"

"후후. 과연 그럴까요."

"잠시후면 네 녀석의 모습이 드러날 테니 각오나 하고 있어라. 네가 펼친 갈비아스 제7공격이 빛의 검이라면 내 칸타코의 검은 어둠의 검이지. 빛과 어둠의 싸움이라. 하하. 기대가 되는 군."

산 아래에는 고룡(古龍) 카라펠리오가 저 프론산 정상에서 발하는 하얀 섬광과 어둠의 빛이 팽팽한 긴장을 형성하는 것을 보고는 뭐라 중얼거렸다.

"흠. 리크가 드디어 갈비아스 마지막 공격까지 완성을 한 듯하군. 그나저나 슬레이어가 개발에 땀이 날 정도로 선전을 하지만..후후. 그 에너지의 근원(根源)자체가 다른데 제대로 대결다운 대결이 벌어질지 의문이로군. 더구나 과거 하몬에게 없던 영묘한 에너지가 리크의 신체에서 흘러나와 하몬의 검에서 뿜어 나오는 섬광과 융합(融合)이 되니 거참..이제까지 한번도 볼 수 없었던 기묘한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군."

스레이어는 자신의 칸타코 검에서 발산되는 검은빛이 리크가 만들어낸 섬광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하얀빛으로 변색이 되니 이만 저만 당황한 게 아니었다.

"아저씨 그만하시죠."

"뭐라고 이놈이 정말..에잇"

슬레이어가 허공에 손짓을 하자 정지된 칸타코의 검이 회전을 했다.

[슈슈슈슈슈}

순식간에 거대한 회오리바람이 불었고 먹구름 몰려와 천둥 번개가 쳤다. 슬레이어는 다시 두 손을 허공 높이 들어 뭐라 외쳤다.

"리크 조심해라. 이 기술만큼은 쓰기 싫었지만 두 번 다시 하몬의 검에 패하지 않으려면 할 수 없단다."

검은 회오리바람은 점차적으로 하나의 형상으로 변해갔다. 잠시 후 거대한 흑룡이 울부짖으며 프론 산 정상 위를 유영하였다.

[크앙!]

"하하하! 흑신룡의 부활이다."

흑신룡의 전설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었다. 단지 어느 시대 어느 차원의 전설이 이 세계까지 전해져 올뿐이었다. 흑신룡은 절대무적인 어느 신(神)이 어둠의 검에 가둔 영물로서 같은 근원적 에너지가 흐르는 사계(四界)중 어둠의 세계로 현신(現身)하게 되었다. 오늘날 헬시급 전사인 슬레이어가 바로 그 전설의 흑신룡을 부활시킨 것이다.

섬광에 둘러 쌓여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리크가 당황한 것은 바로 흑신룡이 품어대는 거대한 살기에 숨이 턱턱 막히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헉! 이번 것은 그 급수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

리크 역시 지금까지의 소극적인 자세와는 달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섬광을 하나의 모습으로 형상화 시켰으니 그 또한 용의 모습으로 변했다. 하얀빛을 터트리면 백신룡이 하늘로 솟아

오르니 이내 프론산 정상에는 두 마리의 거대한 용들이 꿈틀거리며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에 가장 놀란 사람은 바로 산 아래에서 구경하던 고룡(古龍) 카라펠리오였다.

"뭐야. 저놈들이 전설 용들을 부활시키다니. 이런 일이 어떻게.."

그 자신의 실체도 오래된 용이었건만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용들은 그 실체조차 존재하는지 안 하는지 몰랐던 흑신룡과 백신룡들이 아니었던가. 오로지 천상인(天上人)의 상급 전사들만이 시전 할 수 있는 정령 혹은 용의 힘을 빌리는 전투능력을 일개 인간종족과 어둠의 종족이 갖고 있었으니 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당황하는 것도 잠시 프론 산 전체가 갈라지고 모든 계곡과 바위들이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흑신룡과 백신룡이 한데 뒤엉켜 무시무시한 싸움을 하였다.

[크앙!]

[우르릉 쾅]

[쾅 쿠르르]

마른하늘에 번개마저 미친 듯이 치고 폭풍우마저 몰아치기 시작했다. 천지가 개벽할 것처럼 모든 대지가 울리고 하늘이 울부짖고 있었다. 리크와 슬레이어 마저 뒤로 한참을 물러나서 이 광경을 보고 있지만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광경이었다. 세상에 저런 싸움자체가 존재하나 싶었는지 그저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오로지 신(神)들만이 부릴 수 있다던  전설적인 영물 흑신룡과 백신룡이 한꺼번에 나타났으니 말이다. 그때 아래에서 카라펠리오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더니 뭐라 외쳤다.

"리크! 슬레이어 당장 용들을 불러들여! 잘못하다가는 이 영역일대가 쑥대밭이 된다고!"

슬레이어와 리크는 그제 서야 카라펠리오에게 눈을 돌렸다.

"흑신룡과 백신룡은 원래 그 승부를 가리려면 몇 날 몇 달이 걸린단 말이야. 그렇기에 용들의 싸움에 이 대륙자체가 멸망할 수 있어! 빨리 내말 들어!"

그제 서야 그들은 각기 자신의 검을 쥐고선 용들을 불러들이기로 했다. 제법 시간이 흘렀을까 지상에는 슬레이어와 리크가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헉! 헉!"

"휴!"

카라펠리오는 팔짱을 낀 체 주변 지형을 살펴보고는 탄식을 금할 수가 없었다.

"환장하겠군. 네놈들이 불러낸 용들 때문에 이거 완전히 초토화가 되었군. 내 보금자리가 아예 없어졌단 말이야. 빌어먹을."

계속

***

오늘 연재 내용의 흑신룡은 백발검신에서 나온 흑신룡과 연계가 될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차원과 시간, 공간을 달리하는 세계이지만요. 가끔 여느 독자님들이 이런 질문을 하더라구요. [하몬의 검과 관념(觀念)의 검은 무슨 관계 있는 것 아닙니까?] ..두 소설의 출판사가 달라서 노골적으로 연계를 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지만...[연관] 그것 또한 독특한 재미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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