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퍼라도 (58)화 (58/157)

[데스퍼라도] 58. 사계(四界)

데스퍼라도(Desperado)

사계(四界)

끝없이 추락만 할 줄 알았던 리크가 붉은 용의 형상을 내뿜

으며 서서히 상승하자 가스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커다란

검 위에 걸터앉고는 손으로 턱까지 받힌 체 리크를 계속 바라

보았다. 가스톤의 검 역시 자신의 주인을 태운 체 리크를 따라

서 천천히 상승하고 있었다.

"저렇게 중력을 거스르는 기술은 이곳 사계(四界)에서도 제법

쳐주는 기술에 속하는 건데. 휴론계인인 저놈이 어떻게 저런

기술을..더구나 주변에 용의 형상을 한 붉은 기운까지 뻗어내

다니. 후. 이거 정말 의외인데."

리크가 패샷보이를 안은 체 산 정상 꼭대기 안전한 곳 지면에

서서히 내려앉자 가스톤 역시 지면으로 향했다. 두 눈을 꼭

감았던 패샷보이는 아직도 몸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리크는

그저 한숨한번 푹 쉬고는 이내 가스톤을 바라보았다.

"장난이 심하시군요."

"엥. 너 화도 안나니? 솔직히 너 속으론 열받지.

"아니요."

내가 줄을 흔들어 떨어트렸잖니."

"결국 우리를 구하러 검을 타고 급히 내려 오셨잖아요."

"엥. 너 왜 갑자기 존댓말을 하니. 저 계집애처럼 반말 찍찍

거리지."

"오래 전 하몬님과 친구 관계라면 제게는 아저씨뻘 되는데

감히 어떻게 제가."

"어쭈 고 녀석 제법인데."

가스톤은 그제 서야 다소 장난기 있는 표정이 진지하게 변했고

계속 말문을 열었다.

"아이야. 넌 이곳이 어딘지 자세히 모르겠지."

리크는 15살 정도의 어린 소년의 모습을 한 가스톤이 갑자기

목소리를 깔고는 다소 엄숙하게 말하자 조금은 놀란 눈치였다.

"그저 사계(四界)라고만 추측할 뿐입니다."

"사계는 무척 넓단다. 암 넓은 곳이지. 특히 휴론계 출신인

네 눈으로 바라보는 이곳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넓은 곳이란다. 그런데 네가 갑자기 여기 세상으로 오게된

된 까닭이 궁금하지 않더냐."

"혹시 하몬님의 안배로.."

"하하하. 제법인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하몬의 검이 너를

이리로 이끌었지. 바로 이 사계(四界)로 말이야. 그 오래

전 내 제자였던 하몬이 자신의 검을 자신의 절친한 친구

에게 맡겼지. 바로 그 주인을 찾아달라고."

"네?"

리크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가스톤을 바라보았다.

"하몬님이 당신의 제자였다고요. 더구나 검의 주인은 하몬님

일텐데 어째서 다른 주인을 찾는 거지요."

"그 검의 주인은 애초부터 없었지. 하몬도 잠깐 빌린 거야.

뭐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 검은 이곳 사계(四界)인인 나조

차도 상상할 수 없는 저 최고의 영묘한 세계인 칠계(七界)

에서 내려온 검이니 말이야. 다시 말하자면 하몬은 자신의

능력으로 차고 다니기에 벅찬 검에 다른 주인 있다고 생각

한 모양이지. 후후. 어떻게 보면 검이 주인을 찾는다고 할까?"

"검이 주인을 찾는다고요.?"

"정말 이렇게 자네를 두 눈으로 보고도 내 믿기 지 않으니.

그 검이 선택한 자가 설마 저 최하위 일계(一界)인 휴론인

일 줄이야. 하하. 그나저나 내 이젠 너희들에게 장난을 치지

않기로 하지. 자 저 위에 정상에 올라가 건너편 세상을 바라

보거라. 바로 내가 사는 곳이란다."

리크는 이제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패샷보이를 데리고 산

정상위로 올라갔다. 그들은 정상에서 바라본 세계가 쫙 펼쳐

지자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하고 경악에 찬 표정까지 지어

보였다.

"저..저게 뭐야?"

"와우.."

리크와 패샷보이가 바라본 곳엔 진정 말로는 표현 못할 세계

였다. 여지 것 그들은 태어나서 한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었

으니 말이다. 마치 병풍처럼 둘러친 거대한 빙벽 아래 웅장한

도시가 들어서 있었다. 대부분 윤기 나는 대리석 질감인 듯

한 석조건물로서 마치 모든 것이 신전의 형태로서 구조되어

있었다. 더구나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방형 스타일인 도시

구획과 그 위를 날아다니는 커다란 새들도 있었지만 자세히

보니 놀랍게도 그들은 새가 아닌 거대한 은빛, 혹은 금빛

날개가 달린 사람들이 아닌가. 그때 가스톤이 뒤에서 뭐라

말했다.

"후후. 그렇게 놀라긴. 아무튼 이곳은 케록시아 대륙이고

저 도시는 바로 아마라스루텐이라는 곳이다. 너희들 하위

개념으로는 내 처음부터 뭐라 설명을 못 하겠군. 여긴

혼합개념(混合槪念)의 관점이 있어야만 이해가 되는

곳인데. 후."

"여긴 도대체 천국입니까. 아니면 어디입니까?"

"흠..그렇지 너희들 하위차원에선 이곳이 천국이 될 수도

있겠군. 맞아. 그렇지 이곳은 제1계 혹은 제2계 사람들이

죽은 다음 거치는 여정의 장소로도 이용되니까. 매일 매일

엄청난 숫자의 영혼들 또한 이곳에 한동안 머무르거나

아니면 거쳐가는 곳이라 할까."

"도..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죽은 사람들도 오는

곳이라니요."

"후. 자네와 같이 왔던 다른 두 사람에 대해 궁금하지

않나?"

"네..혹시 마이클과 가르시온! 그들을 알고 계십니까? 그렇

다면 도대체 그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아무튼 그들은 이미 영혼의 자격으로 이 세계에 흡수가

되었다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리크 네 세계의 용어를 빌리자면 그들은 '죽음'을 맞았단 얘기

일세. 여기개념으로 보면 귀향(歸鄕)이란 용어를 쓰지만."

"죽다니요? 그럴 리가. 나와 패샷보이는 이렇게 버젓이 살아

있는데."

"너희들은 휴론인의 육체를 고스란히 갖고 이곳에 왔으니 죽음도

아니요 귀향(歸鄕)도 아니란다. 단지 이곳을 방문했다고 나 할까."

리크는 마이클과 가르시온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는 그저 망연자실

(茫然自失)해 하였다. 가스톤은 계속해서 말문을 이었다.

"여긴. 그 어떤 차원인들도 살아선 들어오지 못하는 곳이지. 원래

이곳 주민이거나 아니면 이곳보다 높은 상위차원의 방문은 이루어

질지 모르지만.."

"설..설마. 본부인 데스퍼라도 요새 아니 롬페르담社의 사람들은.."

"리크 내 말뜻을 아직도 모르겠는가. 여긴 그 어떤 예외도 없다네.."

"그럼 그들 모두다 죽었다란 건가요?"

"웬만하면 귀향(歸鄕)이란 표현을 쓰게나. 그들은 원래의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니.."

리크는 갑자기 머리를 두 손으로 쥐어뜯기 시작했고 표정마저 일그

러지기 시작했다.

"모..모든 게 혼란스러워. 당신 말이 맞다면 여..여긴..다른 곳이

아닌 저승 아니면 지옥이  분명하지 않습니까? 더구나 롬페르담社

에 있는 제 스승님들 역시 예외는 아닌가요?"

"그들 역시 3계 출신이고 여기 사계(四界)보다 아래 세상이니

그들 역시 이곳으로 귀향을 했지."

"그렇다면 나와 패샷보이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왜 그들

처럼 죽음을 맞지 않고 이렇게 살아있습니까?"

"그것은 하몬의 검이 그대들을 이곳으로 인도했기 때문이지. 하몬

역시 3계 출신이지만 바로 그 검에 의해서 이곳 세계까지 올 수

가 있었던 것이야. 더구나 오해하지 말라고 리크 네가 죽었다고

생각한 사람은 이곳에서도 각기 자신의 영역으로 새 삶을 시작

하고 있으니 말이야. 그들의 기억 또한 온전하니 나중에 그들

과 만나서 해우를 할 기회가 분명 있을 거야."

그때 갑자기 리크가 자신의 검을 뽑아서 천천히 살펴보았다.

그러자 밝은 빛이 발했고 가스톤은 순간 뒤로 주춤하면서 뭐라

말했다.

"자네는 가장 영묘한 세계인 제 7계의 신비의 검으로부터 선택

을 받은 자이니 모든 차원을 초월할 자격이 있네. 물론 이 세계

에서도 바로 그 검의 주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으니 일단

그들을 만나러 가세나. 그리고 이젠 그 검을 집어 넣어주게

너무 눈이 부셔서."

리크는 자신이 볼 때에는 별로 눈이 부시지 않았지만 가스톤과

패샷보이는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체 너무나 밝은 빛줄기에 어

쩔 줄을 모르니 의아해 했다. 신기하게도 하몬의 검은 리크에

게는 전혀 다른 반응을 하는 것 같았다. 리크 역시 사계니 칠계

니 하는 것과 이 세계에 대한 가스톤의 설명에 아직도 혼란스러

웠고 자신들의 스승과 동료들이 전부 죽음 혹은 귀향을 했다

하니 지금 자신의 정체성 마저 흔들리는 기분을 느꼈다. 그때

리크는 물끄러미 패샷보이를 바라보았다.

"난는 하몬의 검이 선택한 자라 치고 패샷보이 넌 왜 다른

사람들처럼 죽음 혹은 귀향(歸鄕)같은 것을 안 했지."

리크가 무심코 패샷보이를 보면서 말하자 그녀는 은근히 부아

가 치밀어 올랐다.

"뭐야! 넌 내가 죽기를 바라는 거야! 뭔 소리를 고 따위로 하니?"

"아..아니 그게 아니고 그러니까 말이지..그냥 궁금해서.."

패샷보이는 갑자기 자신의 목을 조르는 시늉을 했다.

"그래 그래 알았어 내가 이 자리에서 죽어 줄게. 쾍! 쾍!"

가스톤은 그 모습이 웃기기라도 한 듯 연신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하. 두고보면 알겠지만 너희들 세계에서 죽음이란 이 세계

에서는 새로운 탄생의 개념이고 좀더 두고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그들은 원래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지. 그리고 패샷보이 리크처럼

하몬의 검에 의해 선택받은 것도 아닌데 네가 왜 리크와 같이

이 세계를 방문의 자격으로 왔는지는 분명 이유가 있지. 어차피

차차 알게 될 것이니 그리 서두르지 말거라."

"그런데 아까부터 조그만 게 반말하는데 이 세계에선 예의라는

것도 없냐?"

패샷보이는 이세계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고작 15살 정도로 보이

는 가스톤이 아까부터 반말하는 것이 영 내키지 않았던 모양이다.

"후후. 휴론계에선 외모로 상대방을 판단할지 몰라도 여기선

영격 혹은 영적 나이로 상하구분을 짓는다네. 그나저나 패샷보이.

자네 이름부터 원래의 이름으로 바꾸지 그래. 자넨 본래

아름다운 여성이고 더구나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잖은가?"

"..............."

패샷보이가 아무 말도 못하자 리크가 한마디 거들었다.

"후. 저도 계집애가 거칠은 남자 행세하는 거 더 이상 못 봐주

겠어요. 제발 가스톤님 말씀대로 정체를 확 드러내시지. 패샷보이.

아니 여자 이름이 있다고 그랬지. 도대체 네 원래 이름은 뭐냐.

그때 가스톤이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한마디했다.

"세아린 하몬. 후후. 그게 패샷보이의 본명이야."

"뭐라고요 패샷보이의 본명이 세아린 하몬이라고요...가만있어

보자 시아느린 하몬이라면 성이 하몬.."

패샷보이는 가스톤이 자신의 본명을 말하자 하마터면 너무

놀라 중심을 잃을 뻔하였다.

"자자. 이젠 내려가자고. 자네들에게 이곳 세계에 대해 이해를

시키려면 시간이 제법 걸릴 것 같은데 서두르자고."

리크는 산 정상에서 저 아래 신비의 도시까지 나있는 돌계단을

내려가면 주변 광경을 계속 살펴보고 있었다. 모든 것, 심지어

구름 산, 하늘, 나무, 도시, 공기, 돌멩이, 건축물, 가스톤이라는

하몬의 친구 어느 것 하나조차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더구나 왜 하몬의 검이 자신을 선택하여 이곳까지 데려왔는지.

더구나 자신이 알고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이 곳 사계

(四界)에 죽어서 흡수되었다든지 혹은 귀향을 했다던지 마치 꿈

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쩌랴. 지금으로서 리크는

모든 것을 한순간에 이해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생각했고

일단은 가스톤이 하자는 데로 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후 이들은 산 위에서 내려와 도시 중앙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거대한 태양이 모든 것을 밝게 비추어 주었지만 결코 휴론계나

지구 태양의 따가운 햇볕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온화한 느낌

적당한 미풍과 태양을 정면으로 쳐다보아도 눈이 부시지 않는

점은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길 양옆으론 고대 신선을 방불케

하는 하얀 대리석 질감의 건물들이 즐비하게 서있었고 하얀색,

노란색, 푸른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각자의 테라스 혹은 거리

로 나와 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들의 표정은 개개인

마다 마치 현자, 혹은 성자의 미소를 보는 것처럼 맑고 온화

했으며 진정 가슴속 깊이 우러나올 정도로 환영해 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내 환영인파는 수백 수천명으로 늘어났으니 도대체 리크와

패샷보이는 왜 자신들이 그토록 성대한 환대를 받는지 얼떨떨할

뿐이었다. 이 모든 것이 과연 가스톤의 말대로 예정되어있다는

말인가? 리크는 불현듯 무슨 생각이 났는지 가스톤에게 물어

보았다.

"지금 우리를 맞아주는 사람들은 이곳 주민인가요?"

"그렇다네. 그들은 바로 케록시아 대륙의 북쪽 조그만 도시

아미라스루텐의 백성들이지. 이곳은 평화와 충만한 기(氣)가

흐르는 영역이고.. 자 이쯤에서 저기 멀리 보이는 빙벽 지역

으로 감세. 그곳은 여기보다는 한결 조용할 걸세 그리고

자네들 거처가 있는 곳이기도 하지."

그때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리크와 패샷보이

의 낡고 허름한 차림새가 변화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리크의 옷은 갑자기 두꺼운 바스트와 금빛 찬란한 어깨 보호대,

벨트, 신발로 탈바꿈하기 시작했고 푸른색의 긴 망토마저 풀풀

날리고 있잖은가.

"어..어 이..이게 뭐야?"

"이곳 지역의 수호전투복이라네."

"수호전투복이라니요?"

"자네의 방문은 곧 하몬의 임무를 연장하는 것이지, 하몬의 임무

는 바로 아미라스루텐의 수호전사였으니 이젠 자네가 그 자격을

부여받았다는 표시라네. 하하하."

리크가 놀라고 있을 때 패샷보이 역시 변하고 있었다. 그녀는

짙은 푸른 하늘색의 나풀거리는 드레스로서 마치 천상(天上)의

여신이 나타난 것처럼 황홀한 빛을 발하는 옷으로 변했고

둘둘 말아 올려 카트친 것처럼 보이는 머리카락마저 길게

풀려 고요하고 충만한 미풍(美風)네 넘실넘실 되었다.

"나..나도 이상하게 변했어!!"

"하하. 이젠 자네도 더 이상 패샷보이가 아니라네. 이제 부턴

세아린 하몬이라는 자넨 본명을 사용하게나. 이 세계에선

자신의 본래 영혼의 모습을 감출 수는 없는 법. 그러니 더

이상 남장 행세는 하지 말게나."

"젠장. 이게 뭐야? 어색하게. 난 치마는 정말 싫은데.."

리크는 자신이 변한 모습보다는 바로 옆에 패샷보이가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으로 변한 모습에 넋을

잃고 있었다.

"빌어먹을 뭘 그렇게 쳐다봐!! 어색하게."

"너..너가 패샷보이였던게 맞긴 맞니. 아니면 딴 사람이

었든지."

"쳇. 이게 무슨 꼴이람."

"자. 자네들이 머무를 곳으로 가자고. 아직 요 정도 가지고

놀라기에는 멀었으니까. 단단히 마음먹으라고."

도시를 지나 병풍처럼 둘러싼 거대 빙벽에 이르자 리크와 패샷

보이는 또 한번 놀랐다. 분명 이 세계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온도와 상쾌함 게다가 싱그러움이 마치 눈에 보이는

것처럼 모든 사물이 반짝반짝 거렸다. 그런데 더욱 이상한 건

필시 얼음으로 이루어진 빙벽이건만 전혀 추위나 서늘함 같은

것을 느낄 수 없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이들은 빙벽 아래 신전

모양으로 지어진 대리석 건물로 들어갔다. 신전 안으로 들어선

리크는 예상보다 안이 훨씬 웅장하고 넓으니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와우. 마치 상상 속에 나오는 궁전 같네..이 바닥하며 기둥

천장 모두 대리석으로 만들어졌고 곳곳에 보석과 금박마저

아름다운 문양으로 둘러쳐 있네."

패샷보이 역시 자신의 긴 드레스를 질질 끌며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였다.

"오호. 정말. 이런 곳이 존재할 줄이야."

가스톤은 자신의 큰 검을 현관 옆에 세워두고 겉에 둘러친

붉은색 망토를 벗었다.

"후. 어차피 자네들이 머물 곳이라네. 그러니 구경은 잠시

미루고 2층으로 올라 가세나. 잠시 만나야할 사람들이 있으니.."

가스톤이 2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올라가자 리크와 패샷보이가

뒤따라 올라갔다.

"뭐지. 이런 곳에서 우리가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니."

"흠. 혼란스럽군. 하지만 마치 오랜 여행 끝에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 나는데. 정말 모든 게 신기하기만 하군."

"이보게 리크 자네도 검을 내려놓고 망토를 벗게나."

"아..예"

"자 그럼 준비 됐으면 안으로 들어가지."

그들은 2층 제법 넓은 거실로 들어섰고 리크와 패샷보이는

도대체 자신들을 기다리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한 듯 살펴

보았다. 거실 의자에는 여자2명이 앉아 있었고 그들은 재빨리

일어나 리크와 패샷보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편 리크와 패샷보이는 앞에 두 여인을 살펴보더니만 그와

동시에 너무 놀라 몸이 경직됨을 느꼈고 마치 넋이 빠진

사람처럼 자신들의 눈마저 의심하였는지 한동안을 목석처럼

그 자리 가만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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