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퍼라도] 49. 피는 피를 부른다.
데스퍼라도(Desperado)
피는 피를 부른다.
잠시 후 리크는 제법 넓은 동굴 석벽에 기댄 체 멍한 표정
을 짓고 있었다. 자신을 포함한 117명의 휴론계인들이 아직
은 생존해 있지만 이곳이 영역이 다른 완전히 다른 세계라
는 것을 현재 포로 신세인 마이클을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곳 존재들의 위력적인 무기와 전투복 그리고
여타 상상도 못할 장비 등은 휴론계에선 상상도 못할 것들
이었고 앞으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이곳 영역의
존재들이 자신들을 사냥해 올 것이라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
이었다. 산 넘어 산이라고 했던가. 그나마 여기 남은 생존자
들 만큼은 자신들의 고향인 휴론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텐데 이들마저 이곳에 뼈를 묻게 생겼으니 리크의
마음은 한없이 착찹 했던 모양이었다.
"리크."
".........."
"리크."
한참 생각에 잠긴 리크는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그제
서야 고개를 돌려 살펴보았다. 리크의 이름을 부른 사람은
바로 플랜시아였다. 그녀의 표정은 다소 울먹울먹 거렸고 리크
와 눈이 마주치는 것조차 미안한 표정이었다.
"리크 정말 미안해.."
"갑자기 미안하다니?
"내가 하시아를 밖으로 데려가지만 안았어도 하시아가 그런
비극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플랜시아는 지난번 부상당한 하시아가 바깥 공기를 들이마시
고 싶다고 해서 그녀를 부축하여 동굴 밖 언덕위로 데리고 간
것에 대해 무척 후회하고 있었다. 결국 그곳에서 하시아는
이마를 관통 당해 즉사했으니 말이다. 더구나 그전에 리크가
하시아에게 쏟는 애정과 관심을 충분히 알고있었고 하시아가
그런 일이 나자 망연자실(茫然自失)한 리크의 표정이 그녀의
가슴에 한으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현재 플랜시아는
용기를 내어 리크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온몸이 피딱지로
절어 붙어있었으며 한껏 싸늘하게 변해 마치 악마의 사신과
도 같은 리크의 모습은 오히려 플랜시아의 가슴을 더욱 아프
게 한 것이다.
한편 리크는 플랜시아의 얼굴을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이고 뭐라 말했다.
"고마워. 플랜시아."
"고맙다고?"
"응."
"..........."
플랜시아는 리크가 고맙다고 하자 다소 당황한 듯 한 표정을
지었다. 리크는 플랜시아를 다시한번 쳐다보더니 계속 말문을
이어갔다.
"어디까지나 하시아가 바깥 공기를 마시고 싶어했고 플랜시아
는 하시아의 부탁을 들어주었을 뿐인데. 왜 플랜시아가 미안해
하는 거지 오히려 부상당한 하시아 곁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간호해준 플랜시아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
플랜시아는 리크의 말에 이내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리크는
이런 분위기가 다소 어색했는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저편
에 마이클을 심문하는 스캇에게 향하였다. 스캇은 리크가 다가
오자 이내 한숨을 푹 쉬었다.
"휴. 이곳 존재들의 행동방식이나 여타 무기체제등이 내 개념
으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데. 이것 참 어쩌다가 우리가
이런 황당한 세상에 떨어졌는지. 혹시 리크 자네 말이야 이들
과 전투를 벌이면서 뭐 좀 다른 정보같은거 알아낸 거 없어.
글쎄 이놈이 설명 중에 난 한번도 보지 못한 물체를 설명하는
데 말이야 정말 모르겠군."
"스캇 대장님 일단 회의를 열어주셨으면 합니다. 이곳에 생존
한 사람들 모두 제 말씀을 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음 회의라..그래 그게 좋겠군.
잠시 후 스캇의 주체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죽는냐 사느냐
의 절박한 심정은 모두가 느끼는 현실이었기 때문인지 저마다
비장한 표정으로 스캇을 주시하고 있었다.
"분명 여러분 모두는 현재 처한 상황이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것처럼 하루빨리 이 곳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
하다 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린 악몽이 아닌 현실적으로
이 낮선 곳에 처해있고 또다시 이곳 존재들에게 사냥을 당할
처지에 있다는 점을 냉철하게 직시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하지만 우린 어떻게든지 이곳으로부터 살아남아 우리의
고향인 휴론계로 돌아가야 합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확실히 우린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겁니다. 230 년전
전설의 데스퍼라도 용병단들 또한 이곳으로부터 생존하여
귀향을 할 수 있었으니 우리라고 그러지 못하란 법은 없잖
습니까. 아무튼 각자 희망을 버리지 마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스캇은 비장한 표정으로 회의 진행을 시작했고 잠시후 리크
가 중앙으로 나왔다. 리크는 주변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을
천천히 살펴보더니 이윽고 말문을 열었다.
"스캇 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분명 살아서 이곳을 벗어
나야 합니다. 하지만 살아남긴 위해서는 일단 이곳이 어떤
곳인지, 또한 어떤 존재들이 있는지 그들의 사고방식과
무기체계등 에 대해서 알아야만 합니다."
리크는 말하다 말고 뒤쪽에 서있는 패샷보이에게 눈짓을
주었다. 그러자 패샷보이가 포로로 잡아온 마이클을 사람
들 한복판으로 데리고 나왔다.
"빌어먹을 놈 같으니. 아무튼 잘 봐두쇼. 이 새끼가 우리
동족을 사냥했던 이곳 존재들 중 하나이니까."
"퍽!"
"욱!"
패샷보이가 마이클을 한번 걷어찼고 마이클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그때 리크가 다가가더니 마이클을
일으켜 세워주었고 다시 사람들에게 말문을 열었다.
"여러분 제 말을 잘 들으세요. 이곳 존재들이 인간을 대상으로
사냥을 한다는 개념을 놓고 본다면 무지막지한 괴물의 형상을
한 악마들이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하시리라 봅니다. 하지만 이
사람을 잘 보십시오. 우리와 별반 다르게 없는 모습에 이 청년
은 선량한 외모 마저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더구나 이 존재
는 여기까지 오는 도중에 눈물까지 보였습니다. 아마 자신이
사랑하는 누군가와 마지막이 된다는 것에 눈물을 보였으리라
추측되지만.."
"하하. 한마디로 어이가 없군. 인간 사냥꾼들에게도 눈물이
있다니.."
"이곳은 엄연히 우리와 차원이 다른 별개의 공간입니다. 즉
지구라는 곳이고 현재 칼차온이라는 세력이 이곳을 지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이곳의 마법은 우리 휴론계인들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이들
은 하늘을 날수 있는 기구들도 만들 수 있는 종족입니다. 마법
광선을 마음대로 쏟아내는 무기들하며 이들의 복장 또한 감히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견고함과 신비한 재질로 만들어진
전투복을 입고 있으니 이는 필시 이곳이 보통 인간세계가 아닌
듯 합니다."
"젠장 인간 세계가 아니라면 뭐 여기가 신(神)들의 세계라도
된단 말인가?"
사람들 중 누군가가 말했지만 리크 역시 다소 혼란스러웠다.
리크는 지난번 자신에게 희생당했던 이곳 존재들이 이상한
기구[제트 빔]를 타고 하늘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 모습과
이상한 무기들하며 이들의 복장들이 존재하는 세계가 과연
어떤 세계인지 그 추측조차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분명 신(神)들의 영역은 아닌 듯 합니다. 이들 역시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고있고 또한 눈물까지 보이는 존재라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인간임이 분명하겠지요."
"신이고 인간이고 뭐든 간에 지금 이곳 존재에 대해 연구만
하고 있을 거요. 한시라도 빨리 대책을 세워서 살아남을 생각
을 해야지.."
"본론 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우리가 꿈도 못 꿀 정도로 강한
이들의 위력적인 무기들과 전투복등을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
입니다. 저는 이들과 전투를 벌이면서 그 무기에 비해 여기
사람들의 능력은 휴론계인들 만 못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시 말씀 드려서 이들은 전적으로 그들의 무기와 전투복
그리고 날아다니는 기구에 의존한다는 것이지요."
"뭐라고. 이들의 무기와 전투복을 사용하자고?"
"그렇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우리들의 검과 방패만으로는
이들의 사냥감 신세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고 봅니다."
그때였다. 그 동안 말없이 휴론계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마이클이 갑자기 말문을 열었다.
"쳇 휴론계인들 같이 하위차원에서도 제법 머리를 굴릴 줄 아는
자가 있었군. 나야 네놈들에게 잡혀온 몸 어차피 죽을 신세지만
적어도 할말은 해야겠군. 네놈들이 아직 자신들의 신세를 모르는
가 본데. 너희들은 집단적으로 이곳에 차원 이동 당했다는 사실
을 알아야 한단 말이지. 즉 다시는 너희들 고향으로 못 돌아간다
는 뜻도 되겠지만. 더구나 이곳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어차
피 몰려오는 살상 서바이벌 챔피온들과 상위 랭커들에게 사냥
당할 것은 기정 사실인데 애초부터 꿈 깨고 포기하는 게 어떤가.
후후."
"집단 차원 이동이라니..어떻게 우리가 강제적으로 이곳에 이동
될 수가 있는 거지?"
리크가 묻자 마이클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문을 이어
갔다.
"물론 우리 역시 너희들 하위차원인들과 마찬가지로 인간들이지.
하지만 어디까지나 우리 지구인들은 너희들하고 질적으로 다른
상위 인간들이란 말이다. 너희들 눈으로 보면 그야말로 신(神)적
인 능력을 갖추고 있는 존재들이 되겠지. 아무튼 만약에 너희들
이 온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일단 내게 손끝하나
대지 말아라. 하위차원인들 차원이동 권한은 롬페르담社 수석
진행요원인 내게도 있으니까. 하하하."
"롬페르담社라니?"
"너희들을 이리로 차원이동시킨 장소이지. 하긴 너희들 개념을
이해 한다는 것도 무리겠지만 분명 내 약속하지 나를 살려준다면
내 너희들을 모두 안전하게 귀향시키겠다는 것을.."
사람들은 포로로 잡혀온 존재가 고개를 바짝 쳐들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을 보니 저마다 화가 치밀어 올라왔지만 한편으로는
고향으로 보내준다는 말에 혹 관심을 갖는 자도 있었다.
"고향으로 돌려보내 준다고?"
"진짜 그럴 수만 있다면 속는 셈 치고..."
"시끄러 이 개자식들아.."
그 순간 강한 분노의 목소리로 외치는 자가 있었으니 바로
패샷보이였다.
"진짜 병신 같이!! 진짜 저 새끼의 말을 믿는 것은 아니겠지?
우릴 사냥감 신세로 이곳에 불러온 놈들이 과연 온전하게
돌려보낸다고 생각해? 더구나 우리의 동족들의 대부분이
여기서 개죽음을 당했는데 이대로 그까짓 잘난 목숨에 연연
해서 그저 살아 돌아갈 생각이나 하고. 적어도 너희들이 기사
단 혹은 용병단 출신이라면 억울하게 희생당한 동료들의 복수
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그때 리크가 뭐라 말했다.
"아무튼 중요한 정보를 얻었군 결국 우리들이 귀향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는 조금전 이자가 말한 롬페르담인가 뭔가 하는
장소에 열쇠가 있을 것 같아. 물론 이자의 말을 나 역시 믿는
건 아니지만 그 롬페르담이란 장소는 분명 있을 것 같아."
스캇 대장 역시 표정이 밝아지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하지 우선 리크의 말대로 이들의 무기와
전투복을 이용하여 롬페르담이란 곳으로 가서 일단 그곳에서
후차적인 문제를 다시 논의하면 어떻겠나. 어차피 이 동굴
에서 저들의 사냥감 신세로 전락하는 것보다 일단 부딪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되는데."
"그나저나 저들의 무기와 전투복 등은 어디서 구하지요.
리크가 가져온 마법석궁은 고작 3자루뿐인데.."
그때 리크가 빙그레 미소를 짓더니 뭐라 말했다.
"그거라면 걱정하지마. 후후. 스캇 대장님, 패샤보이, 가르시온
그리고 몇 사람만 저를 따라 오세요.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들의 무기와 전투복들이 있으니까요."
***
그 다음날 아침 동굴로부터 약 5Km 떨어진 북서쪽 붉은 능선
에는 한 줄로 늘어서 행군하는 행렬이 있었으니 검은 복장과
헬멧을 쓰고 빔 건들렛을 저마다 허리춤에 차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중 대부분이 등뒤에는 끈을 동여맨 검 한자루 씩 차고 있었
으니. 그들은 바로 지난밤 리크에게 희생당한 진행요원들의 무기
와 제복을 벗겨서 각자 착용하고 롬페르담으로 향하는 휴론계인
들이었다. 휴론계인들의 숫자는 희생당한 하시아를 제외하고
현재 정확히 116명이었고 포로로 끌려온 마이클까지 합하면
정확히 117명이었다. 그들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다소 무거운
걸음으로 가파른 능선을 넘고 있었으며 자신들이 가는 곳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열쇠가 있음을 굳게 믿고 한발한발
전진하고 있었다.
"후..이거 입은 거 같지도 않잖아. 이런 옷이 존재하다니 정말
믿을 수 없군. 더구나 이 마법석궁 말이야 아까 바위를 향해
한번 발사했는데 바위 한 부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잖아.
리크 난 말이야 네 녀석을 볼때마다 깜짝 놀랜단 말이야.
어떻게 이런 무서운 무기를 사용하는 이곳 존재들을 박살낼
수 있었니. 후 정말 무섭다 무서워."
"패샷보이 솔직히 말하자면 난 아직도 그들이 두려워. 아까
네가 보았던 시신들은 이곳 존재들의 극히 일부분인 것
같아. 진짜 그들이 우릴 잡으러 움직인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위력의 소유자들과 더 많은 병력들이 나타날 것만
같단 말이지."
"젠장. 아까 마이클이 말한 뭐 이곳 사냥꾼의 챔피온인가
뭔가 하는 새끼들도 우릴 잡으러 온다 했나. 도대체 이 곳
놈들은 어떤 존재들이기에 사람 목숨을 짐승만도 못하게
여기냐?"
"솔직히 그런 폭력적인 성향이야 우리 휴론계인들도 마차가지
아니냐? 물론 이들은 사냥을 위해 인명을 살상하지만 우리
역시 조그만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
당한단 말이야. 그 와중에 병사가 아닌 무고한 백성들까지 희생
당하니.."
"리크 이 자식아. 그럼 인간 사냥꾼들하고 명분 있는 전쟁에
참가한 병사들과 같단 말이야?"
"어차피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건 마찬가지잖아. 그리고 과연
진짜 명분 있는 전쟁이 얼마나 될까? 난 그게 의문이야. 솔직
히 우리 휴론계의 제국들끼리 싸움도 별거 아니잖아 그까짓
마법서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고 무려 7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 당했냔 말이지. 나 역시 전쟁터로 간 내 아버지
와 형제인 카란을 찾아 집을 나서게 되었지만.."
"후후. 너도 참 재수 옴 붙은 놈이구나. 전쟁터로 가긴커녕
이런 개 같은 곳에 떨어졌으니.."
"너는 어떻고..피차 마찬가지 아니야."
"누가 뭐래 이 자식아. 나야 원래 태어날 때부터 재수 없는
놈인걸. 쳇. 빌어먹을. 차리리 아무연고 없는 휴론계로 돌아
가기보다 이런 곳에서 모험이나 즐기다 뒈지면 그만이지. 뭐."
"연고가 없다니?"
"자식 괜한 동정의 눈길은..아무튼 너도 불쌍한 놈 아니냐. 솔직히
네가 찾으려는 아버지는 양부이고 카란 역시 친형제는 아니잖아.
뭐 너도 전란 중에 부모를 잃고 떠돌아다녔고 제법 고생도 많이
한 것 같은데. 임마 네 처지나 내 처지나 뭐 비슷비슷하네."
"피가 섞이지 않았어도 그들은 내 가족이야. 난 어떡하든지 귀향
을 해서 그들을 찾으러 갈 거야. 패샷보이 네놈은 이곳이 좋다면
여기 남아있어도 뭐라 할 사람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고."
"에라 인정머리 없는 놈아. 그래 농담도 못하니. 어떻게 인간을
대상으로 사냥하는 이런 곳에 남아있을 수 있냐. 아까 이곳이
지구라고 그랬지. 여기 놈들은 비록 우리보다 훨씬 강한 힘과
무기 등이 있겠지만 오히려 자신들의 영혼을 팔아먹고 인간
이하의 잔인한 짓을 하는 불쌍한 놈들이란 말이야. 이런 구역
질 나는 곳에선 진짜 한시라도 있고 싶지 않단 말이야."
"호..그러니? 오랜만에 제법 말 같은 말했구나. 그런데 내가
한가지 궁금한 건 과연 이곳엔 우리 같은 감성을 가진 인간
들이 존재하는가 인데.."
"젠장! 별 거지같은 생각은. 인간 사냥을 즐겨하는 세상이라면
벌써 인간이기를 포기한 존재들이 사는 곳일 텐데. 이런 개
같은 곳에 무슨 기대를.."
"후. 아마 그럴 테지."
리크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하늘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휴론계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푸른 하늘에 장엄한 풍경 등
어디 나무랄 데가 없건만.."
한편 리크와 패샷보이를 따라가던 마이클은 이들의 대화를
유심히 듣게 되었고 다소 혼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우리 지구인들이 불쌍하고 구역질 난다고..젠장 하위차원
놈들에게서 별소리를 다 듣네..'
마이클은 내심 무슨 생각을 하더니만 이내 앞서가는 리크
를 흘끔 쳐다보았다.
'저 리크란 놈은 아버지와 형제를 찾다가 이곳에 차원이동
되었군. 그나저나 우리 아버지 역시 지금쯤 나 때문에
앓아 누우셨을 텐데. 젠장 어쩌다가 이런 꼴이 되어 가지고.
아무튼 이놈들이 감히 롬페르담社로 직접 쳐들어가다니.
후후 아무튼 잘됐어. 이젠 한가닥 살아날 희망이 있단
말이야. 롬페르담 본사 건물은 첨단 과학이 만들어낸 방어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으니 내가 잘만 유도하면 이들을
한번에 몰살시킬 수도. 후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