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퍼라도 (42)화 (42/157)

[데스퍼라도] 42. 홀론의 그림자

데스퍼라도(Desperado)

홀론의 그림자

그때 수많은 진행요원들 사이로 이상한 복장의 사람들이

그들을 헤치며 앞으로 나왔다. [단테피오테스] 회원들은

저마다 그들의 이상한 옷차림을 발견하고는 웅성웅성 거리

기 시작했다.

"후..저..저들은 또 뭐야..진행요원은 아닌 것 같은데.."

"정말 복장이 가관이구만..."

"풋....하하..이제 보니 그 옛날시대 카우보이 복장을 흉내 낸

모양인데.."

"카우보이건 뭐 건간에 게임 중에 갑자기 수천의 진행요원들

이 나타나지를 않나 아니면 저런 이상한 옷을 입은 자들이

나타나지를 않나..도대체 뭔 일이야.."

롬페르담 社의 수석진행 요원이자 회장 아들인 마이클이 요원

들 사이에서 재빨리 앞으로 나오더니 이내 사람들에게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단테피오테스] 회원들은 내 말을 잘 들으십시오.

우선 이후로 각 조의 2단계 차원 서바이벌게임을 중지함을

알려드립니다."

"뭐야 중..중지라니...?"

"이게 뭔 소리여...갑자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요?"

마이클은 자못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여러분은 우리 진행요원들이 타고 온 서틀 운송선를 타고

돌아가십시요. 그리고 자세한 얘기는 일단 저희 롬페르담 본사

(本社)로 가서 들으시기를 바랍니다."

"아니..아무 영문도 모른 체 그냥 돌아가라니..지금 장난하는

거야..우리가 이 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얼마를 투자했는데..나만

해도 자그마치 1 년 봉급을 아껴가며 겨우 순번 받고 2개월

을 기다려서야 여기 차원 살상 서바이벌게임에 참가 했겄만

뭐 게임을 중단한다고.."

그때였다. 저쪽 앞에 나와있던  그 옛날 미 연방국의 서부

시대에나 봄직한 열 댓명의 카우보이 차림새의 일행 중 다소

건장한 체격에 40대 후반의 중년이 나서더니 뭐라 말문을

열었다. 마치 서부시대의 무법자를 연상케 하는 그는 카우

보이 모자와 긴망토 그리고 허리춤에 탄환 권총까지 차고 있었

으니 현재 2777년의 지구인인 [단테피오테스] 회원들에겐 퍽

이채롭게 보였으리라. 더구나 그는 간드러진 콧수염에 폭 들어

간 이중 턱, 오똑 솟은 콧날에 입술 한쪽에 물고있는 시가마저

그 옛날의 황야의 무법자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진행자 양반 뭘 그리 뜸을 들이시오. 있는 사실을 말해주면

이들도 순순히 돌아갈 것을..흠.. 정 말하기 껄끄러우면 내가

말하리다.."

그는 마이클에게 말하다 말고 갑자기 회원 쪽으로 고개를 돌리

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회원 여러분..목숨이 아깝거든 잔말 말고 진행측에서 하란

대로하시오. 이곳에 참가한 20개조 가운데 1조 5조 19조 대원

들 150명이 행방불명 당했고 십대로 이루어진 7조 50명은 아예

깡그리 학살당했단 말이오. 그것도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게 말이지.. 다시 말해서 당신들이 사냥하려는 휴론계인

들은 이미 여러분들 상대가 아니오..그러니 괜한 반발하지 말고

저기 서틀 운송기에 타고 이곳을 어서 빠져나가는 것이 신상

에 좋을 것이요. 여기는 현대 중무기로 무장한 진행요원들과

나 홀론의 그림자 그리고 내 동료들이 해결할테니..."

카우보이 차림새의 남자는 말이 끝나자 시가를 다시 입에 물고

는 연기를 다시 들여 마셨다. 한편 사람들은 그제 서야 이곳 서바

이벌 영역 안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느꼈고 다른 조의 행방불명 게다가 7조 대원들이 학살당했다는

말에 경악의 표정까지 지어 보였다.

"어..어떻게 그런 일들이...."

"진짜 7조 회원들이 모조리 학살당했단 말인가...그 말이 사실이

라면 정말 끔찍한 일이군.."

"천인공노(天人共怒)할 휴론계 놈들...감히 하위차원 사냥감 주제

에 우리 지구인에게 도전을 하다니..이런 찢어 죽일 놈들 같으니..."

"자자..여러분 그런 말들 따위는 집어치우고 어서 서틀 운송기로

돌아들 가시오.."

잠시 후 단테피오테스 회원들이 차례로 줄을 지어 서틀 운송기에

승선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운송기에 타면서도 자신들 뒤편에 서

있는 카우보이 차림의 사람들을 흘깃흘깃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무척 아쉬운 표정으로 자기들끼리 웅성웅성 거렸다.

"후...정 말 재수 없군..얼마나 기다려온 게임인데..여기서 우승하면

그 상금으로 우리 집사람과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세계여행 하기

로 했는데.."

"쳇..난 말이야 여기서 3 놈만 죽이면 살상 포인트 50 점 채워지

면서 하프론 살상 매니아 클럽 지원 신청서 낼 자격을 얻을 수

있었는데..이게 무슨 꼴 이람..그나저나 자네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

겠지만 저기 전설적인 살상 챔피온 말이야. 이거 싸인 한 장 받아

오는건데.."

"그러게 말일세 내 평생 그렇게 말로만 듣던 홀론의 그림자를

이렇게 가까이 보기는 처음이네..후.."

"과연 과거 10 년 전 미연방 챔피언다운 풍모로군..정말 믿을

수가 없는 것은 정말 저 홀론의 그림자의 살상 포인트가 3200

점이 넘는단 말인지..그 정도 점수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차원인

들을 사냥한 거야..? 후..같은 지구인이지만 마치 대량 학살자

처럼 보이는군.."

"저 옆에 있는 상위랭커들도 아마 홀론의 그림자 추종자들인

모양인데 그들의 살상 포인트 역시 1500점이 넘는 다는군..

우린 겨우 50점 얻으려고 발버둥치는데 이거 완전히 주눅들어서

살겠나..허허. 젠장 아무튼 가자구..뭐 아쉽지만 그래도 오늘 홀론

의 그림자를 직접 보게될 영광을 누렸으니 그것으로 위안이나

삼자고....허허허"

제법 시간이 흐른 뒤 이제 이 협곡에는 더 이상의 [단테피오테스]

같은 아마추어 회원들은 없었고 오로지 롬페르담 社의 진행요원

들과 홀론의 그림자 그리고 그의 추종자들만이 남아있었다. 한편

마이클과 홀론의 그림자로 불리는 콧수염의 사나이가 다서 큰

목소리로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우리 진행요원들은 여기 남아 있으라니요..."

"이보게 젊은 진행자 양반...7조 대원들이 학살당한 방송 혹시

자세히 보았나..그들을 몰살시킨 존재는 단 한 명이란 말일세..

그 한 명을 잡기 위해 이렇게 많은 진행요원들이 몰려갈 필요

는 없단 말일세...오히려 그 존재에게 몰래 접근하는데 방해만

될 뿐이란 말이지..그러니 난 내 추종자들과 붉은 협곡으로

가겠네..."

"그..그렇지만.."

"난 두말하기 딱 싫어하는 성격일세...그러니 더 이상 아무

말 말게나!"

잠시 후 카우보이 차림에 긴 망토들을 풀럭거리며 붉은 계곡

방향 쪽으로 향하는 홀론의 그림자와 그의 열 댓 명의 추종자

들을 뒤에서 바라보던 마이클이 뭐라 중얼거렸다.

"후..하긴 저분이라면..안심해도 되겠지.."

마이클은 약간의 미소를 짓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진행요원

들에게 뭐라 외쳤다.

"자..이젠 우리는 행방불명된 다른 조 회원들을 수색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기 바란다. A조는 그랜드케년(Grand Canyon)

협곡서쪽 방향, B조는 동북쪽 옐로우스톤(Yellow Stone)을

향하고 C조는 나와 함께 콜로라도 강(Colorado River)이 있는

계곡으로 향한다. 자 다들 젯 플로카(반 중력 모터사이클/지상

으로부터 1 M의 반 중력장을 형성함으로 과거 모터 싸이클의

모양과 흡사함) 에 타도록. 그리고 분명 명심할 것은 우리가

상대하는 자들은 평범한 휴론계인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

니 다들 정신 바짝 차리라고."

한편 붉은 계곡으로 향하는 카우보이들은 그들의 행보를 가파

른 능선 대신에 다소 넓은 들판이 드리워져 있는 평지를 선택

하였다. 그들은 평지로 나오자 일단 그 초입이 시작되는 부근

에 멈추어 섰다. 그때 홀론의 그림자로 불리는 콧수염의 사나

이가 갑자기 몸을 구부리더니 자신의 입술로 지면에 입을 맞

추는 것이 아닌가.

"아...드넓은 대지의 에너지를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군..그

옛날 미 서부 개척시대에 수많은 역마차가 분명 이곳을 통과

하여 저 미지의 신천지 세계로 들어갔겠지...자 들어보라고

그들의 마차 바퀴 소리가 안 들리는가? 하하하. 오늘날의

하위 차원의 놈들처럼 그 당시에도 미개한 인디안 놈들이

있었지..그들은 신천지를 찾아 떠나는 내 조상들의 역마차

를 습격하여 부녀자이건 애들이건간 잔인하게 학살하고 머리

가죽을 벗겼단 말이야......"

콧수염의 사내는 그 대목에서 갑자기 두 손을 쥐고는 부

르르르 떨었다.

"감..감히 미개한 놈들이 우리 신성한 조상들을 욕보였단

말이지..."

"대장님....그 당시와 지금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렇게

흥분하세요."

순간 콧수염의 사내는 움찔했는지 자세를 바로잡고 표정

또한 진지하게 바꿨다.

"험 그러니까 내 말은 그 옛날의 인디안 놈들처럼 오늘날

의 휴론계인들이 감히 우리 신성하고 고귀한 지구인들에게

감히 도전을 했단 말이지. 그나저나 그놈들의 생존자수가

117명이라고 했나. 그리고 그 중에 한 놈이 7조 회원들을

몰살시켰다고 했는데....아바론 이제 그 놈이 7조 회원을

학살한 방송 테이프 캡션분석 데이터가 나왔겠지?"

"예! 조금 전 바로 살상 매니아 중앙 모듈시스템분석기를

통하여 자료가 도착되었습니다."

"한번 보세나!!"

"예!"

순간 허공 한 지점에 푸른빛의 영상이 형성되더니 이내 홀로

그램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홀로그램의 내용은 바로 지난번

7조 대원들이 학살 당할 때의 모습으로 허공 한 지점에는

리크가 떠있었고 능선 부근에는 7조 대원들이 깜짝 놀란

모습으로 바라보는 영상시점으로 멈추어 있었다. 그 주변

에는 카우보이들이 둘러싸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고 역시

나 콧수염의 사내가 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흠.....정말 알 수 없군. 사람이 이렇게 높게 뜰 수가 있을까?

하위차원인인 휴론계인이 과학적 장치나 반중력 시스템을

사용 한 건 아닐텐데....정말..요 존재가 무슨 힘을 바탕으로

허공에 오를 수 있었을까."

콧수염의 사내는 순간 옆을 보더니 뭐라 외쳤다.

"아바론 너 한번 제트빔 장치 사용해서 허공으로 올라

가 봐!"

"예!  슉!슈슈슈"

아바론은 말과 동시에 허리춤의 버튼을 눌러서 이내

지상으로부터 약 30M 떨어진 허공 어느 지점에 멈추어

섰다. 콧수염은 고개를 바짝 들어 아바론을 살펴보더니

다시 고개를 갸우뚱했다.

"거참 이상하군..저 아바론 녀석은 허리춤에 찬 제트빔

때문에 푸르스름한 분출가스가 육안으로도 선명하게 보이

는데 말이야 여기 홀로그램에 떠있는 요 놈 말이야. 분출

가스 같은 것은 없고 오히려 붉은빛이 넓게 그를 감싸고

있는데 마치 무슨 용/드래곤(Dragon) 모양을 하고 있으니....

아무튼 영상 좀 더 진행시켜봐.."

홀로그램은의 작동이 시작된 지 약 1분30초가 지나자 그

영상이 멈추었다. 나머지 영상을 자세하게 본 카우보이들은

저마다 상기된 표정을 짓고 있었고 홀론의 그림자인 콧

수염의 사내도 다소 표정이 굳어졌다.

"휴..분명 1 분 30초 걸렸단 말이지....1분 30초만에 7조 아이들

모두가 아작 나다니..정말 믿을 수 없는 전투기술이야..분명

첨단 과학무기나 이상한 시스템은 전혀 없었단 말이야. 그저

녹 슬은 철검 하나 가지고 탄환 총을 갖고 있는 아이들 몇 십

명을 그렇게 빠른 시간 내에 죽이다니..정말 죽이는 놈이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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