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퍼라도 (39)화 (39/157)

[데스퍼라도] 39. 공포의 살육자, 리크

데스퍼라도(Deseperado)

공포의 살육자, 리크

극단의 감정이 교차되는 듯 리크는 허탈하리만큼 멍한 표정

을 짓는가 하면 이내 격렬한 비통을 맛본 표정을 번갈아

가면서 지으니 과연 그는 지금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더구나 눈이 시릴 정도의 푸른 창공 아래

모든 자연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제자리에서 각자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으니 과연 조금 전 너무나도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분명 오늘 낮까지 하시아는 맑은 치아를 드러내며 활짝

웃고 있었고 리크 역시 언제까지 그녀의 싱그러운 모습을

볼 줄 알았었다.

제법 타 지대 보다 높은 계곡 위쪽에 올라선 리크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는 근처 돌출 된 어느 바위에 털석 앉아버렸다.

이 비극의 시작이 어디서부터 기인되었는지 그 자신도 무척

혼란스러운 것 같았으며 왜 하시아가 이 낮선 세계에서 죽음

을 맞이하여야만 했는지 그 자체도 이해가 가지 않는 심정이

었다. 그때 리크는 주위를 망연자실(茫然自失)한 표정으로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서쪽 지점에서 무엇인가 햇빛

에 반짝였다. 리크는 무의식적으로 안력을 높인 천리안(千里眼)

으로 그곳을 살펴보았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저마다 금속성

의 물체를 들고 계곡 능선을 타고 이리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리크는 재빨리 몸을 바위아래에 바짝 엎드렸고 그들

을 다시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지난간 비극을 다시 떠올리기 싫었지만 분명 하시아의 이마

를 관통시켜 죽음으로 몬 자들이 바로 저들임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과연 저들의 무기가 어떤 것이기에 아니면

어떤 위력적인 마법을 사용하였기에 자신이 안아들은 하시아

의 이마 중앙을 정확히 관통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리크는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리크는 피묻은 하시아의 옷을 찢어 만든 끈이 자신의 손목과

검 손잡이에 꽉 묶였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하시아....솔직히 난 지금 두려워..저 낮선 존재들과 마주

친다는 것이...솔직히..하..하지만 더 이상 그들의 하는 짓을

보고만 있을 수는....'

리크는 갑자기 상체를 약간 들어서 신속하게 계곡 아래로

향했고 곧이어 그들이 있는 서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리크는 어느새 침착하리만큼 안정된 표정이었다. 아니

어찌 보면 무표정한 모습에 오로지 하나의 목표물을 찾아

가는 사냥꾼과도 같았으니 리크 역시 이미 인간을 적으로

상대 한다기 보다는 그저 사냥감을 사냥한다는 개념이

자신도 모르게 가슴깊이 각인 된 것 같았다.

*  *  *  *  *  *  *  *

제7조 회원들의 행보는 가파른 계곡능선을 타고 조심스럽게

전진하고있었다. 더구나 좁은 폭의 능선은 겨우 한사람만이

걸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들 50명은 긴 일렬의 행렬을 이루

었다. 제법 시간이 흐른 뒤 선두에 섰던 7조 대장 레포드와

여성출신 부대장 타니아가 뭐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장 잠깐만....저 끝 행렬이 시야에 완전히 들어 올 때까지

기다리자고...저기 꺽어진 능선 때문에 우리 회원들의 반수가

안 보이는데.."

타니아의 말에 레포드 대장은 선두를 멈추게 하였다.

"후방 회원들이 도착 할 때까지 잠시 여기서 쉬었다간다.!!"

레포드는 그 자신도 털석 주저앉더니 주변 지형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미연방에 위치한 그 옛날 그랜드 캐년 ( Grand Canyon

National Park 미국 애리조나주(州) 북부에 있는 거대한

협곡(峽谷))이라..후 정말 대단하군 길이 350 km와 콜로

라도 강이 흐르는 곳으로 과연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롬페르담 회사가 살상차원 서바이벌게임 장소로 정말 기가

막힌 곳을 택했군."

레포드는 이내 주변 경관에 흠뻑 취했고 이내 타니아에게

말을 걸었다.

"타니아...너 미연방 출신이지.."

"응"

"후후..한때 고대로마제국처럼 번성했던 미합중국(United State

America)이라..뭐 지금은 별 볼일 없는 칼차온 세계정부 산하

(傘下)60개의 주별 국가로 쪼개져 있지만 그 옛날엔 그래도

제법 힘 좀 쓰는 나라였지.."

"레포드 너희 나라인 영연방 역시 그 옛날 빅토리아 여왕

시대인 대영제국(United kingdom/England) 역시 제국주의

로서 전세계에 수많은 식민지를 거느린 적이 있지 않았니?"

"후후...웃기는군 갑자기 옛날 역사공부라도 하나..아무튼 그

시대 사람들은 행복했을 거야..지금 우리처럼 고작 차원인들

이나 불러들여 게임용 살상이 아닌 진짜로 전쟁을 즐겨

했을 테니까? 후..그 스릴과 짜릿함을 만끽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지나친 전쟁으로 결국엔 지구상의 70%의 사람들

이 소멸 당하기에 이르렀잖아.."

"쳇..어차피 소멸 당할 존재들은 소멸 당하게 마련이야!

살아남을 자는 살아남고....다시 말해서 본래 인간의 본성

이란 투쟁의 산물이지. 자신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부득이

남을 희생시키지 않으면 안돼는 동물이란 말이야.."

그때였다. 레포드의 헬멧중앙에 장치된 소형카메라에서

'삐삐' 거리기 시작했다 레포드는 순간 자신의 헬멧 왼쪽

부분의 스위치를 누르자 소형 마이크가 내려왔다. 그는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소형마이크를 입에다 가까이 맞추

고는 속삭이듯 말을 했다.

"뭐..뭐야..비채널 생중계 동안은 서로 교신하지 않기로

했잖아.."

[비상사태가 일어난 것 같아!!! 아..아니 끔찍한 일이

발생했어!!!]

"비상상태라니?"

[너희 후방 7조 대원들 중 상당수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했단 말이야!]

"뭐..뭐라고 도대체 무슨 엉뚱한 소리야..살..살해당하다니.

지금 7조 대원들은 나와 같이 이곳 붉은협곡 능선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인데.."

[우리 살상 매니아 생중계 시스템 요원들도 너희들 7조 대원

들이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하여 모든 것을 모니터링하고

있단 말이야. 그러니 레포드 너보다는 우리들이 상황을 더 잘

안단 말이야. 아무튼 내말 잘 들으라고 아직 꺽어진 능선에서

보이지 않는 대원들이 있지.]

레포드는 벌떡 일어나더니 저 아래 일렬로 쉬고있는 회원들을

살펴보기 시작했고 갑자기 그의 안색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아..아직 반정도가 도착을 안한 것 같은데..설..설마...."

[레포드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줄 알아..이..이건 대형사고

란 말이야..바로 한순간에 수십명의 회원들이 목숨을 잃다니...

정..정말..큰일났어...]

"도..도대체 누..누가...?"

[회원들을 죽인 존재가 카메라에 잡히긴 했지만 너..너무 빨라

서 어떻게 뭐라 설명할 수는 없어..단지 아주 잔인하고 광폭한

존재만은 분명해! 회원들의 시신들 대부분이 목이 떨어져 나갔

거나 허리가 분리되었으니..더욱 심각한 것은 그러한 끔찍한

광경이 비채널을 통해 전세계로 방영되고 있단 사실이야...

지..지금 이곳 중계시스템본부도 발칵 뒤집혔어..도대체 무슨

일이 난 건지..혹시라도 게임 설정 상 그런 트릭부분이 있는

건지 우리도 롬페르담 회사를 통해서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단 말이야  ]

"어..어떻게 그런 일이...정말 그 존재에 대한 정보가 아무

것도 없단 말이야?"

[우리도 지금 모니터링한 것 가지고 슬로우(Slow) 캡션 분석

중에 있어....아무튼 레포드 지금 살아남은 회원들만이라도

조심하라고 잠시 후 다시 연락할게..교신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칼차온의 특별수사대 K.I.Z에 발각 될지 모르니 이만

끊을게 그럼........툭.....삐...............]

"이봐...이봐.....젠장...."

교신마저 끊어지자 레포드는 안색이 있는 대로 창백해졌고

다리마저 후들후들 떨리기 시작했다.

"어..어떻게 이런 일이..말도 안돼..이..이건 단지 게임일 뿐인데...

회원들이 살해당하다니...그..그렇다면 혹시 차원인들이....아..

아니야 그건 더욱 말도 안되지.."

그때 저 멀리 아래 있는 7조대원들이 웅성웅성 거리기 시작

했다. 꺽어진 능선에서 누군가 손목이 잘린 손을 다른 한

손으로 움켜잡은 체 피를 뚝뚝 흘리며 나타났던 것이다.

그는 극도로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고는 비틀비틀 거리더니

이윽고 그 자리에 풀석하고 쓰러졌다.

"대..대장...큰..큰일났어.."

"뭐..뭐야..."

레포드는 재빨리 아래로 향했고 대부분 10대로 이루어진 7조

회원들 역시 부상당한 회원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한편 그들의 능선 뒤편 절벽중간엔 한사람만이 겨우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에 온몸을 피로 뒤집어쓴 사람이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리크였던 것이다. 그는 약간의 경련을 일으키는

손으로 피묻은 철검을 잡은 체 독사와도 같은 눈으로 절벽

위 부분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미 수 십 명을 학살 하고

도 그의 두 눈에서는 광기가 사라지지 않는 듯 했다.

"다..다행히 기습이 먹혀들어 갔어. 생각보다 그들의 행동이

민첩한 것 같지는 않아서 다행이군...다음 차례는 능선 안으

로 들어간 놈들인데..이젠 자신들의 동료들이 죽었다는 것

을 알았을 거야..그렇다면 이젠 부턴 쉽지 않을텐데.."

그때 리크는 갑자기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판사판이야...아래로는 천길 낭떨어지이고 놈들이

있는 위쪽 능선 역시 상당한 높이인데 평범한 경신술

가지고 그들 앞에 나타났다가는 표적이 되기 십상이겠지..

그래 목유성 스승이 알려준 신비서고(神秘書庫)에는 4만4천

종의 마공(魔功)이 있었지 그중 상승의 마공 구결중 하나인

혈룡충천(血龍沖天)이라....젠장 아직 한번도 시전은 안 해

봤지만 그 명칭만큼은 마음에 드니....그..그런데 그게 경신술

인지 뭔지..아무튼 간에..  "

프아라(peuarra)의 웅장한 에너지가 리크의 단전에 쌓였고

천소상심결에 의해서 이미 에너지가 기(氣)와 융합되어 세포

구석구석까지 녹아 흘렀으니 사실 리크는 어떤 구결을 생각

하던지 그는 마음먹은 대로 행할 수 있었다. 단지 아직도

리크는 자신이 구파일방의 정파적 무공 정도를 조금 수련

했고 어쩌다가 목유성의 초혼검법 3초식을 시전 할 수 있는

정도로 자신을 평가절하(平價切下)했다. 하지만 이 순간

그로서도 이것저것 가릴 입장이 아니었다.

계곡에서의 많은 휴론계 차원인들의 죽음, 하시아의 죽음등

은 리크를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였고 그 순진하던

리크를 점점 광기의 전사로 변화시켰다. 더구나 살인유희마저

시작한 그는 신비서고의 마공에까지 본능적으로 관심을 가졌

고 이내 구결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분명 리크는 목유성이 말한 신비서고에 있던 모든 마공 비급

구결을 암기 할 수 있었다. 이제는 실패하든 성공하든 자신의

운명이라 믿고 이판사판 나가기로 했던 것이다.

결국 혈룡충천(血龍沖天)이라는 마공 상승 구결이 리크의 입

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잠시 후 믿어지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붉은 협곡사이로 한 마리의 붉은 용이 승천하고 있었으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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