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퍼라도] 35. 3인의 고수
데스퍼라도(Desperado)
3 인의 고수
헤수스가 한참을 하몬의 검을 바라보고 있자. 아론과 목유성이
긴장했다. 더구나 검이 미세한 진동을 일으키니 혹시라도 자신
들을 다시 봉인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갖게
되었다. 지난번 아폴립스의 숲에서 리크를 찾는다는 같은 목적
하에 헤수스는 이들과 앞으로 같이 움직이기로 하였고 그들의
봉인마저 임시로 풀어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하몬과 같은 엘시온
전사였던 헤수스는 하몬의 검을 완전하게 사용 할 수 없었고
겨우 아론과 목유성을 검 밖으로 나타나게 하는데 성공했을
뿐이었다. 즉 아론과 목유성은 하몬의 검과 일정한 사정거리
안에 있어야만 했고 그 거리는 약 주변 반경 500M로서 그 범위
를 벗어나면 저절로 검 속으로 갇히게 되어있었다.
제 4계 검이라고만 알려진 신비의 봉인 검이 3계 출신인 엘시온
전사 하몬이 어떻게 가질 수 있었는지 그의 절친한 친구 헤수스
조차 모르는 일이었다. 헤수스는 2000년이 지났건만 하몬과의 옛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엘시온 전사들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전사였던 하몬의 친구만으로도 주위에 부러움을 받았던
일들 언제나 싱그럽고 맑은 미소에 하얀치아를 드러내놓고 웃는
모습이 헤수스의 가슴속 깊이 박혀있었으니 지금도 그의 검을
잡고 그저 옛 생각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여는 자가 있었으니 바로 아론이었다.
"헤수스..왜 하몬의 검을 붙잡고 한참을 그렇게 멍청하게 있는
거야..너 설마..나랑 목유성 하고 다시 그 지긋지긋한 검 속에
집어넣으려는 것은 아니겠지."
".............."
아론의 연한 초록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기 시작했다. 뭐에
놀란 커다란 눈방울과 다소 떨리는 듯한 조그마한 입술.....과연
이 가녀린 소녀가 한 때 절대 마계영역인 데카론의 대혈겁을
일으켰던 초마법사였다면 그 누가 믿을 수 있을 텐가? 더구나
그녀의 체리 같은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하나같이 살기가
등등한 독설들이니 그녀의 15살 소녀의 외모와는 전혀 다른
개 같은 혹은 광기의 성격을 가졌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편 목유성 역시 헤수스가 아론의 말에 아무대답이 없자 내심
걱정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험..험...남자는 약속을 목숨보다도 소중하게 여겨야 되거늘..
혹시라도 우리를 다시 봉인시킨다면 헤수스 자넨 저기 못난
여자보다도 못한 존재가 되는 걸세."
순간 옆에 있던 아론이 소리를 버럭 질렀다.
"뭐야. 이런 개 같은 자식이...뭐 못난 여자라고...더구나 여자
보다도 못하다니..그래 그건 그렇다치고 내 손에 뒈진 남자
놈들이 수천명이나 된다면 어떡할래.."
그때 헤수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살인한 것도 자랑이라고 떠들기는....쯧쯧. 아무튼 아론 언제
철들래...언제나 땡깡 쓰는 철부지 같으니라고 게다가 그 성격머리
는 왜 그 모양인지 툭하면 욕이나 해대니 나중에 시집이나 제대로
가겠어. 그 못된 성격으로 한때 절대마계 데카론을 통치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네 눈치보며 생고생했겠냐?"
"뭐..뭐라고.."
"후후..아론 내가 뭐 틀린 말했나? 그나마 하몬이 너를 죽이지
않고 검 속에 봉인시켰다는 것은 네게도 개과천선(改過遷善)할
수 있는 여지를 발견했다는 것인데..쯧쯧 난 도무지 아론 네게서
그런 점을 발견 할 수 없으니..쯧쯧.."
울그락 불그락 억지로 화를 참고 있는 아론이 흥분한 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헤..헤수스...네..네 잔소리야 그런 대로 넘어가겠는데....마치 나를
동정하듯이 자꾸 '쯧쯧'거리며 혀를 차는 것은 도저히 못 참겠어.."
그때였다. 순간 그 자리에서 아론이 '풀석' 쓰러졌다. 헤수스와
목유성이 깜짝놀라 이미 바닥에 쓰러진 아론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그때 '탕!"하는 굉음이 들렸다. 그들은 아론과 마찬가지로
바닥에 몸을 바싹 엎드리고는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한편
그들로부터 꽤 멀리 떨어진 바위산 위쪽에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단테피오테스]회원들이었다.
"후~ 이 총은 굉음이 너무 커서 심장이 다 흔들리네...진짜 이런
고고유물가지고 저놈들을 잡으려니 참 힘이 드는군..그나저나
제대로 맞았는지 모르겠네..차라리 이 M16총 대신에 저격용
총으로 바꿀 것을 그랬나.."
"하하. M16이라..아마 1948년이었던가..미국이 실제 전투에서는
원거리에서의 정조준사격보다 근거리에서의 연발사격이 중요함을
깨닫고는 새로운 제식소총을 개발한 총이 바로 이 M16이었지....
그리고 후에 베트남 전에 사용되었고 말이야.."
"후..대단하군...그런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외우다니."
"시시콜콜하다니 이건 역사라고...어차피 우리 제 1조가 2단계
게임에서 우승을 하려면 이런 재래식 무기에 대한 정보를 공부
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닌가. 더구나 7조는 10대 아이들로
이루어진 팀 같은데 그 어린놈들에게 질 수는 없겠지..허허"
"그나저나 세 놈 같은데..거참 이상하군..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도상으로 볼 때 저쪽 지역엔 117명이 모여있는 협곡하고는
반대 지점이 아닌가?"
"그러게 말일세..거참...하긴 뭐 이런 게임 한 두번 해보나..꼭
옆으로 세는 놈들이 있잖은가..아무튼 한 놈이라도 잡았으니
이젠 탈락할 염려는 없겠고..후후..자 나머지 두 놈도 잡으러
가자고.."
"두말하면 잔소리..출발!!"
한편 목유성과 헤수스는 무척 당황하고 있었다. 아론의 허벅지
가 무엇에 관통 당한 듯 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으니. 잠시 후
자세히 살펴보니 다행히 허벅지 살 거죽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 그다지 큰 상처는 아니었다. 하지만 혈관을 터트렸는지
적지 않은 피가 줄줄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목유성은 자신의
머리를 매고 있던 붉은 색의 댕기를 풀더니 아론의 허벅지를
들어올려 일단 지혈을 시키려고 하였다.
"무..무슨 짓이야..."
아론 역시 목유성과 헤수스가 자신의 치마를 찢고 허벅지를
살펴 볼 때까지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수치심을 느꼈는지 뭐라
투덜 되었다. 하지만 목유성은 그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하얀 허벅지를 자신의 무릎에 놓인 다음 일단 지혈을
시키고 자신의 댕기로 감기 시작했다. 이번에 아론은 서서 물끄
러미 쳐다보는 헤수스에게 소리질렀다.
"칫..뭘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 봐..!!!"
"후후..그래도 여자라고...쯧쯧.."
"너..너 또 쯧쯧라고 했어...진짜..빌어먹을 놈 같으니라고.."
[단테피오테스] 회원이 총을 발사한 거리는 약 2 Km였고 아론
이 총을 맞고 쓰러진 후 약 5초가 지나서 총성이 들렸다. 소리
는 1초에 340 M를 이동한다면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
했다. 하지만 헤수스와 아론, 목유성은 그와 같은 현상에 대해서
무척이나 당황하는 것이었다.
"뭐야..도대체 아론을 뚫고 지나간 게 요 조그만 금속 물체라니.."
"진짜 이게 어디로부터 날라 왔단 말이지. 더구나 이상한 굉음이
아론이 쓰러진 다음에 들렸단 말이야..."
"후..화살대 없이 화살촉같이 생긴 요 조그만 물체가 이런 먼
거리를 온다는 것이 본좌로서는 도저히 이해 못 할 일이군.."
"목유성 그 금속처럼 생긴 것이 먼 거리에서 발사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지.."
"후후..일단 우리 주변 가까운 반경지역에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지.."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기(氣)로서.."
"키라니....."
"키가 아니고 기(氣)라고 한다네..험 그러니까...모든 인간에게
는 일종의.."
그때 누워있던 아론이 뭐라고 내뱉었다.
"시끄러!!! 젠장..멍청한 헤수스에게 네놈의 세계 언어 설명하다
가는 몇 달은 걸릴 테니..포기하고 일단 이 자리를 피하자고..
빨리 서둘러!! 아무튼 어떤 놈들인지 그 쌍판데기나 보자고..
그리고는 다 학살시켜 버릴테야..감히 내게 도전을 해..."
"아무튼 부상을 당하고도 그 조그만 입술로 쉴새없이 나불
나불되니.."
목유성이 아론을 번쩍 안아들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