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퍼라도] 31. 차원 서바이벌게임
데스퍼라도(Desperado)
차원 서바이벌게임
제법 시간이 흐른 뒤 117명의 휴론계 사람들은 리크가
발견한 장소로 이동했고 현재 이들을 이끌어갈 대장
스캇이 새로운 장소인 이곳 여기저기를 살펴보고 있었다.
"흠.."
잠시 후 스캇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리크!"
스캇은 갑자기 저편에서 하시아를 돌보고 있던 리크를
불렀다. 리크 역시 스캇의 부름에 그에게 다가왔다.
"스캇 대장님 부르셨습니까?"
"흠..리크 자네 말이야! 대단하군 대단해 이런 곳을 발견
하다니.."
이들은 협곡을 빠져 나와서 리크가 발견한 장소로 밤새
이동을 하였고 새벽녘 동틀 때쯤 되서야 이곳에 겨우 도착
할 수 있었다. 이들 일행이 처음 도착했던 횐 바위와 검은
토양과는 다르게 이곳은 수백 수천개의 붉은 협곡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군데 군데 초록의 숲이 보였다. 스캇은 제법
높은데서 대자연이 이루어낸 장관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거대한 미로가 엉켜있는 수많은 협곡중 하나인 이곳을
피신처 로 택한 리크가 그저 장할 뿐이었다.
"리크..우린 이곳까지 오는데 밤새 걸렸지만 자넨 어떻게
이런 곳을 그 짧은 정찰 시간 내에 발견 할 수 있었지..참
너란 녀석은 보면 볼수록 신기하단 말이야....더구나 앞으로
우리가 숨을 장소인 이 동굴은 협곡에서 그리 높지는 않지
만 입구가 야생수풀로 위장한 듯 빽빽이 나 있어 그 누구
도 웬만해선 발견하기 힘든 곳인데...아무튼 이곳은 우리
에게 있어서 최적의 장소가 된단 말이지.."
그때 스캇과 리크 사이에 끼어 드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패샷보이였다.
"헤헤..스캇님..바로 이놈이 제 친구라니까요. 제일 친한 친구
말이죠..헤헤."
"엉..내가 언제 너와 제일 친한 친구가 되었냐?"
리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야..임마. 누가 촌놈 아니랄까봐..꼭 따지긴 아무튼 지금부터
제일 친하게 지내면 되잖아...이리와 봐"
갑자기 패샷보이가 능글스럽게 리크의 허리를 감싸 앉기
시작했다.
"뭐..뭐야..징그럽게...저리 안가?"
스캇은 리크와 패샷보이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
"후후...녀석들...마치 어디 놀러나 온 놈들 같군...애들아
잠시 후에 회의를 가질 예정이니 너희들도 참석해주면
좋겠구나.."
스캇의 말이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리크는 자신의 허리를
꼭 껴안은 패샷보이를 밀쳐내느라 정신없었다.
"이..이 자식이 갑자기 왜 그래..저리로 안가. 그렇다면 진짜
에잇..."
"악!"
리크는 자신의 허리를 껴안은 체 깍지까지 긴 패샷보이의
손등의 혈을 가볍게 눌러버리자 그는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가 자빠졌다.
"리크..너..너 미쳤어..빌어먹을..그저 장난 좀 한 거 가지고.."
"미친놈은 패샷보이 바로 너지...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얼마
나 심각한 줄 알기나 해! 지금 장난을 칠 때가 아니란 말이야..
저기 사람들 표정 좀 보라고 자신들의 전우 혹은 대장을 잃은
슬픈 표정들 말이야! 심지어 하시아는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이
눈앞에서 살육 당한 것을 목격했다고.."
"설교 그만해..어차피 재수 없어서 죽은 사람들은 죽은 거지..
뭐 우리들에게 책임이라도 있단 말이야? 분풀이하려면 이곳
존재들에게 하라고..젠장."
"진짜 적반하장(賊反荷杖)격이라고 누가 누구한테 화를 내니..
더구나 징그럽게 껴안기는..
"헤헤 그래 잘났다 잘났어...위대하신 리크 나으리...쳇..나 간다."
쫄랑쫄랑 저쪽으로 가는 패샷보이를 멍하니 쳐다보는 리크는
뭐라 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자식. 정말 닭살 돋게 계..계집애처럼 껴안기는....."
* * * * * * * * * * * *
한편 휴론계의 마울로 계곡입구에는 범상치 않은 기도를
저마다 무섭게 뿜어내는 세 명의 낮선 자들이 서있었고
흥분한 듯 자기들끼리 큰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네놈이 그렇게 잘났다 이거지 좋아 그렇다면 여기서 결판
내자고."
"험....자네가 그렇게도 본좌와 비무하기를 원한다면 내
기꺼이 상대해주지.."
"진짜 저 느릿느릿한 말투하며 역겨운 표정까지.."
"험..이제 15살에서 17살 정도의 어린 계집아이 외모가지고
설쳐되는 꼴이란..정말 못 봐 주겠군...내 보기에는 몇 천 살은
먹은 쭈그렁 할머니인 것 같은데...아론 제발 나이 값이나
하거라.."
"쳇...목유성 네 놈은 뭐 왕자라도 되는 모양이지 그 이상한
복장하고 주제에 머리로 올 빽으로 넘기고 이상한 스카프
까지 맺으니..생긴 건 계집애처럼 하얀 피부에 능글거리는
모습까지..정말 역겹게 생겼군..."
그때 그들 가운데 사이에 껴서 잠자코 있던 사람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만해!! 제발 그만하란 말이야. 도대체 너희들은 밥 먹는
시간외에는 하루종일 으르렁거리니..제발..부탁이다..내가 아폴
립스의 숲에서 너희들을 하몬의 검에서 봉인을 풀어준 뒤
단 하루도 편하게 쉰 적이 없으니..젠장.."
아론과 목유성은 헤수스가 말하자 순간 잠잠해졌다. 헤수스는
아직까지 화가 안풀린 듯 계속 잔소리를 했다.
"잘들어! 너희들은 하몬의 검에서 완전히 봉인이 풀린 것은
아니라고 내가 한마디만 하면 너희들은 다시 하몬의 검속에
갖히게 되어있단 거 잘 알지."
"젠장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너한테 꼼짝 못하잖아..치사한
놈 같으니라고..더구나 한번 잔소리 늘어났으니 또 2시간이
겠지..진짜 목유성보다 더 재수 없는 놈이란 말이야.."
"아..아론 너..너...지..지금..무슨 말했어..."
"호호..헤수스는 조금만 흥분하면 말을 더듬는 것 같은데..
참 가지가지로 노네.."
이들 세 명은 아폴립스의 숲을 떠나서 이곳 마울로 계곡까지
오는데 단 한시도 조용한 적이 없었다. 헤수스의 시어머니
보다 더한 잔소리와 아론의 개같은 성격에 특히 목유성의
똥고집등이 소란에 소란을 거듭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들
에겐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그러한 요인이 개성이
달라도 한참 다른 이들 세 명을 꽉 잡아 맺으니 그 요인
이란 바로 리크였다. 이들은 리크의 흔적을 찾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고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는 마울로 계곡으로 들어
갈까 말까 하는 문제를 놓고 논의 중에 있었던 것이다.
헤수스가 갑자기 퉁명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정말이지 너희들한테 리크를 맡기는 게 아니었는데..그래
이 나쁜 놈들아 리크가 떠나겠다고 한들 붙잡아야지 그냥
보내..인정머리 없는 것들..소위 스승이란 작자들이 제자를
위험 속에 내몰다니..젠장 제대로 가르쳐 주지도 않고 말이야..."
순간 아론과 목유성의 표정들이 죽상으로 변해 버렸다. 이들
은 헤수스의 잔소리가 시작되었음을 알았고 끝이나 려면
2시간을 기다려야 하니 이처럼 죽을 맛이 없었던 것이다.
그때 아론이 상큼 앞으로 나가더니 뭐라 외쳤다.
"빌어먹을 헤수스의 잔소리 듣는 것 보다 차라리 마울로 계곡
으로 들어가서 리크를 찾는 것이 더 낮겠다."
아론은 안개가 자욱하게 까려있는 마울로 계곡 속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험..본좌도 그리 하는 편이 났겠군.."
목유성 역시 아론을 따라서 안개 속으로 들어갔다. 헤수스 역시
다소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얼떨결에 그들을 따라 들어갔다. 잠시
후 마울로 계곡의 안개 속에선 또다시 그들의 다투는 소리가
들렸으니..
"너희들 말 안 들으면...하몬의 검 속에 가둘 거야.."
"치사한 놈.."
"험! 몹쓸 놈 같으니라고..험.."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