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퍼라도] 30. 칼차온 영역
데스퍼라도(Desperado)
칼차온 영역
아직 푸르스름한 새벽녘 바위 산 끝 자라기에 거대한 금속형
의 돔 건물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주변에는 제법 큰 나무들이
어우러진 숲이 조성되어 있었다. 인공적으로 꾸며놓은 싱그러운
잔디밭과 꽃들은 은빛 금속의 돔 건물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듯 마치 판타지 세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아름다운 구조물
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특히 돔 건물 꼭대기에 사선으로 걸친 거대한 금속 로고는 그
자체에서 빛이 나는 하이메륨 금속으로 만들어진 듯 아직
어두운 새벽녘임에도 불구하고 그 보랏빛의 은은한 광선을
스스로 발하고 있었다. 현재 지구연대 서기 2777년의 칼차온
세계연방정부의 공식언어인 영어로 다음과 같이 씌어져있었다.
[Romperuedam LTD.,(롬페르담 주식회사)]
바로 그 돔 건물 내부에는 커다란 광장이 있었고 이른 새벽
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웅성웅성 거리며 모여있었다.
그들 대부분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등뒤에는 [Dante
phyotess (단테피오테스)]의 단어가 찍혀 있었다.
어림잡아 약 1000 여명의 사람들은 저마다 상기된 표정으로
자신들에게 지급된 총 혹은 헬멧, 전투 유니폼, 팔과 무릎
보호대, 탄창 등을 살펴보고 있었다. 잠시 후 광장 상단석에
검은 제복을 입은 진행 요원들의 모습이 드러났고 그 뒤로
한 명의 젊은이가 나왔다. 그는 자신의 귀에 부착된 무선
마이크를 이용하여 뭐라 말하기 시작했다.
"자 다같이 기도합시다."
사람들은 동시에 두 손을 모아 눈을 지긋이 감았고 상단석
의 젊은이가 큰소리로 외쳤다.
"오늘도 단조로운 생활에 찌 들린 이 어린 생명들에게 일용
할 존재들과 즐거움 마저 주시 오니 천체 운행자의 뜻이 이
곳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도 드리나이다. 생명은 원래의 근원
인 소멸로 임하옵시고 저흰 운행자의 그 뜻을 받들어 오늘도
성스런 징벌을 행할 것이니 우리들 중 그 누구도 다치는 사람
이 없도록 하여 주시고 미개하고 불결한 자들의 소멸을 위한
우리들 임무에 축복을 내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아멘!!!"
사람들은 기도가 끝나자 저마다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하하....매번 이런 기도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군. 어차피
소멸될 존재들 조금 앞당겨서 미리 소멸시키는 것뿐인데.."
"하긴 칼차온 정부에선 이런 차원 살상 서바이벌게임을 국법
으로 금지하곤 있지만 요즘 들어서 알게 모르게 이런 게임을
묵과한다는 소문이 있어..사실 미개 차원인들에 대한 살상이
과연 법을 어길 만큼의 죄를 저질렀나 하는 윤리개념을 놓고
그 해석을 달리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곧 있을 거라네.."
"젠장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법으로 금지까지 하다니..우리
가 낸 세금 가지고 텅텅거리며 유세 떠는 고위관료들이란
놈들이..고작 위에서 한다는 짓거리가 그저 규제, 금지, 제한,
이런 쓸데없는 법 시행에 신경이나 쏟다니..쯧쯧."
"아무튼 이런 게임의 규제가 풀린 것은 아니니 앞으로 말조심
하는 것이 좋을 걸세.."
"당연하지..이 사람아..여기 살상 게임에 참가했다는 것이 발각
되면 난 직장이고 뭐고 간에 끝장이라고.."
"직장뿐이겠어? 우린 국가가 행할 수 있는 최고형까지 감수
해야만 하네.."
"최고형이라면...요즘은 몇 개월이지...."
"젠장 무려 1 년 동안 파트론 구금실에 갇혀 있어야만 한단
말일세..."
"뭐..뭐라고 몇 개월도 아니고 무려 일년동안이나...고작 미개
차원인들 소멸했다고 그런 중벌을 주다니...전엔 6개월로 알고
있었는데.."
"형량이 배로 늘은 거지 뭐! 뭐 사실 죽으라는 거나 마찬가지지..
일년이면 이런 즐거운 게임 5회 정도를 놓치는 것이니 말이야.."
"후...썩었어..썩었단 말이야..이 개 같은 칼차온 정부 놈들 전부
갈아 치워 버려야지..그렇지 않고는 국민들의 낙인 차원 게임을
아예 말아먹을 거란 말이야."
그때 강당의 상단석에서 다시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 여러분 저를 다시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이번
차원 게임에 배경이 되는 캐릭터와 환경설정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드릴까 합니다. 당사인 롬페르담에서는 금번 차원
설정을 놓고 무척 고심을 하였습니다. 그동안 여러분이 즐겨
왔던 미개 차원보다도 월등한 종족들이 사는 세계를 이번
게임에 선정해 놓고 과연 아무런 탈 없이 이 게임이 진행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때 사람들 중에 누군가가 말했다.
"월등한 존재라고...진행요원님 그래봐야 과학문명이 전혀
없는 그들 존재가 다 거기서 거기겠죠. 하하."
"물론 회원님 말씀이 틀리는 것은 아니지만..오늘 여러분이
상대해야할 차원은 휴론계라 명칭 되고 그들은 자국 적으로
한창 전쟁을 치루고 있는 중입니다. 더구나 우리 롬페르담
회사가 설정하고 차원 이동시킨 존재들은 대부분 용병 혹은
기사단 출신으로서 다소 호전적 특성을 가지고 있지요."
"하하..오늘따라 진행요원님께서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하시
는군요. 게임 설정에 앞서 여기 참석자들인 단테피오테스
회원들에게 그들의 검술과 마법에 꿈쩍도 않는 특수소재의
전투유니폼이 지급되어 있는데 별 문제 있습니까. 물론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오늘은 2단계 게임에 지급
되는 무기가 좀 낙후 됐다는 것이지요. 후후. 칼빈 소총, M16,
수류탄이라니..이건 좀 너무 한 거 아닌가요. 700 년 전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고고학적 유물가지고 싸우라니요..하긴 그
정도도 저들 미개 차원인들 한 텐 대단한 위력이 될 수 있겠
지만."
"그 점은 이해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디까지나 게임상 룰(rule)
이니까요. 아무튼 이번 게임은 상급 수준인 하드코어(HARD
CORE)계열에 들어가는 만큼 여러분들도 각자 최상의 전문
서바이벌 전사들만 저희가 선택을 했으나 그래도 다소 위험성
이 따르지 않을까 미리 경고 드립니다. 더구나 하드코어(HARD
CORE)에는 제법 높은 난이도를 포함시키는 것이 또한 룰이죠.
그래서 우린 지금으로부터 약 10 년 전 바로 이 휴론계에 함페스
의 서라는 마법 책을 흘려 놓았고 아마 지금쯤 그들은 어느 정도
의 마법을 검술과 같이 사용 할 줄 안다고 봐야 됩니다."
"휴..진짜 오늘따라 말 많으시네요. 자 서론은 그쯤에서 끝내고
본격적으로 사냥을 시작합시다."
"좋습니다. 서론은 이쯤에서 끝내죠 그렇다면 총인원 1000 명 중
각 50명씩 20개조로 나누어 각자 자신들의 고유 색깔인 완장을
차시고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조별로 점수 포인트는 함께 올라
가고 사살자를 많이 낸 팀이 오늘 2 단계 게임에 우승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롬페르담 진행 측에선 현재 117명인 휴론계
생존자들의 수가 거의 절반인 69명이 되면 오늘 게임을 중단
시키고 내일 3단계 게임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단 한 명도 사살
못한 팀은 자동 탈락된다는 것도 참조하시기를 바랍니다."
"젠장! 이런 게임 한두번 해보나....자! 당장 게임 장으로
갑시다!"
잠시 후 강당 안에 있는 사람들은 곳곳에 위치한 진행요원들
의 지시대로 따랐으며 이내 건물 밖으로 모두 나갔다.
한편 조금 전 상단석에서 전체 진행을 맡은 젊은이가 다소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흠..이거 뭔가 불안한데....게임 도우미인 할레트 동물들 50
마리가 협곡에서 몰살당한 일이 마음에 걸린단 말이야....우리
회사가 이번 하드코어(HARD CORE)에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서 함페스의 서를 휴론계에 떨어트려 놓았지만 그 책에 기록된
마법은 절대 할레트 동물을 이기지 못하도록 설정되었는데..
도대체 저들 중 누가 할레트를 죽였을까..'
그때 누군가가 그 젊은이 뒤에서 나타났다.
"마이클...."
젊은이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다소 놀란 듯 뒤를
돌아다 봤다.
"캐서린..."
"무슨 고민 있으세요..표정이 별로 안 좋아요.."
"아..아니..그냥...좀..."
"호호. 아니긴 뭘 아녀요..얼굴에 써있는데요..무슨 고민 거리
있으면 제게 말씀 해 보세요.."
"후..캐서린 앞에선 뭘 못 속이겠군..후후..그렇지 않아도
한가지 좀 물어볼게 있는데....캐서린은 중앙 기록보관소에서
근무하니까 혹시 알 수도 있을 텐데.."
"뭘 말이죠.."
"좀 오래된 기록인데....지금으로부터 230 년 전 기록이 궁금
해서..
"느닷없이 230 년전 기록이라니요.."
"그 당시에는 차원 서바이벌게임이 활성화되기 전이라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 그 덕분에 게임에 참가했던 사람
들 역시 희생자가 생겨났었어. 그중 가장 유명한 사건이 230
년전 휴론계 차원인들인 데스퍼라도 용병단이 그 당시 게임
참가자들을 살육했던 끔찍한 사건이 있었지.."
"그런데 왜 갑자기 옛날 일을 말씀하시죠."
마이클은 갑자기 창가로 다가가더니 창 밖을 쳐다보기 시작
했다. 잠시 침묵을 지키는가 싶더니 이내 말문을 열었다.
"바로 오늘 설정 캐릭터들이 바로 그 데스퍼라도 용병단의
후손 격이 되는 휴론계 인간들이지.."
"............"
캐서린이 아무 말이 없자 마이클이 다시 말했다.
"알다시피 진행요원들은 기록 보관소의 자료를 볼 권한이
없다는 것 캐서린도 잘 알지..그래서 말이야..캐서린이 내
대신 230 년 전 지구에서 살육을 일으켰던 데스퍼라도
용병단에 대해 자세한 자료와 데이터를 뽑아서 내게 알려
주었으면 한데...."
"그..그건..."
"어려운 부탁이라는 것 알아..하지만.."
"후..알았어요...그 자료가 당신한테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해드리지요.."
"역시 캐서린은 나의 천사야....하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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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상 2~3일 후에나 글을 올릴 것 같군요.
양해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