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퍼라도 (29)화 (29/157)

[데스퍼라도] 29. 칼차온 영역

데스퍼라도(Desperado)

칼차온 영역

한편 협곡 아래 모여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전혀 상상도

못하는 세계에 와있음을 절실히 느꼈고 과연 이 협곡에서

살아서 자신들의 세계인 휴론계로 돌라갈 수 있을지 저마다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비록 스캇의 주체로 긴급회의에 117

명의 생존자들 모두 참석했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극도의

긴장된 표정을 감추고 있었다. 화살에 의해 부상당한 사람들

만 하더라도 30여명이나 되었고 그중 3명의 중상자들 역시

의식만은 또렷한지 그저 회의 참석자들 뒤편에 누운 체 회의

진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앙에 모습을 보인 자들은 케노리아 용병단 대장 스캇 전사,

라르곤 기사단의 가르시온 대장, 그리고 할레트 괴물을 믿을

수 없는 검술로 단번에 박살 낸 찬드라 용병단의 리크 그리고

현재 생존자들과 마찬가지로 230년 전 이곳 세계에 왔던 데스

퍼라도 용병단의 후손인 패샷보이와 착스 기사단의 헬몬트

단장 등이었다. 잠시 후 스캇이 맨 처음 말문 을 꺼냈다.

"회의를 진행하기 앞서 우선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분명 230년 전 우리와 같은

휴론계 사람들인 데스퍼라도 용병단 중 30여명은 이곳으로

부터 살아서 휴론계로 돌아가지 않았습니까? 이곳이 어디이건

간에 정신만 똑바로 차린다면 우리 모두 고향으로 돌아갈 희망

이 있습니다."

"쳇 희망이라니요..적들의 존재도 아직 모르는 판에 너무 낙관

하는 것 아닙니까? 더구나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부상자들하며 놈들의 함정인 이곳 협곡에서 그저 그들이 공격

해 오기만을 기다리는 우리가 무슨 수로 살아 남겠습니까?"

"헬몬트 단장! 잘 들으시오. 그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회의를 진행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이렇게

살아 남은 사람들이라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생존을 해야합니다.

적어도 우리는 이곳 협곡이 적들이 의도적으로 만든 함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린 이곳을 벗어나 안전지대로 대피해야만

하겠죠. 더구나 저들은 살인유희를 즐기는 잔학한 존재임에

틀림 없지만 분명 내일 동틀 때 공격해 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겐 아직 저들로부터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라는

거죠."

그때 리크가 말문을 열었다.

"스캇님의 말씀이 맞아요. 일단은 이곳을 벗어나서 안전지대

로 피하는 것이 좋을 듯 싶군요. 일단 제가 주변을 정찰하고

올게요."

스캇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리크를 바라보았다.

"리크 어차피 회의가 끝나면 정찰조를 만들어 주변을 살펴

볼텐데.."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은데요. 그리고 정찰은 저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스캇은 리크를 살펴보더니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후..사실 리크의 말대로 우리가 이렇게 회의를 하는 것보단

우리 각자 주변을 정찰하는 것이 나을지도.."

"스캇님..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 혼자서도 충분하다니까요.

아무튼 저를 믿어주세요.."

리크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신형을 협곡 위로 틀었다.

"천마행공(天馬行空)!!"

"획...탁..탁"

상승 경공을 사용하여 제법 높은 절벽을 단숨에 올라가는

리크의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저마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뭐..뭐야..."

"도대체 저 리크라는 아이는.."

그때 패샷보이가 실실 웃기 시작했다.

"저놈 내 친구예요..헤헤. 지금 저놈이 보여준 능력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앞으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리크는 상상을 초월하는

괴물 같은 놈이라는 것을 알게 될 거에요. 어차피 이런 개

같은 세상에 떨어진 여러분들 다 재수 없는 인생들이지만

그나마 저놈을 만난 것을 다행으로 아셔야 되겠지요..헤헤."

"재..재수 없는 인생이라고..이 어린놈의 자식이.."

헬몬트 단장은 패샷보이가 말을 거침없이 내뱉자 순간 불끈

했다. 그러나 패샷보이는 헬몬트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후후...다혈질 아저씨..그렇게 열 내봤자..신상에 좋을 것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뭐 재수가 좋아 이런 곳에 왔겠

습니까 한마디로 재수가 옴부터 이런 곳에 왔지요. 아무튼

뭐 제가 틀린 말했습니까? 그리고 잘 들어요. 현재 이곳

에서 저를 이길 사람은 리크, 스캇님 정도 될까..후후 우리

아예 이곳에서 전투능력으로 대장도 뽑고 순위를 매기면

어떨까요? 어차피 앞으로 살아 남으려면 싸움 잘하는 사람

이 일행을 이끄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헤헤."

"이런 시건방진 놈이..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나서..."

헬몬트가 벌떡 일어나 검을 뽑으려 하자 스캇이 소리쳤다.

"그만 하시오. 헬몬트..사실 패샷보이의 말이 틀린 것은 없소

이다. 우린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놓여있고 어차피 이

일행을 이끌 사람이 필요합니다."

"젠장..현재 총대장이라면 라르곤 기사단의 가르시온님이

있잖습니까?"

그때 패샷보이가 막 웃기 시작했다.

"풋...하하하..가르시온이라고..한마디로 놀고 있네 가재는 게

편이라고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들 기사단 출신끼리 밀어주고

댕겨 주고....한 마디로 말해서 기사단 양반들은 빠져주소..보아

하니 별 볼일 없는 실력 가지고 그저 멋드러진 기사단이란

이름 하에 유세 좀 떨어 보려 하는데..과연 그 번쩍번쩍 거리는"

은 빛 기사단 전투갑옷 만큼 힘이나 쓰는지 모르갔수다..

우 헤헤헤."

"뭐..뭐라고 이..이 새끼가...보자보자 하니까.."

"엉..그러다 사람 치겠수다."

착스 기사단의 헬몬트 단장은 이번만큼은 못 참겠다는 듯이

검으로 패샷보이를 내리치려 하였다.

"잠깐!!"

커다란 목소리로 외치는 자가 있었으니 바로 가르시온이었다.

헬몬트는 자신의 착스 기사단과는 그 급수가 다른 라르곤

기사단 단장 가르시온이 외치자 움찔했다.

"헬몬트 대장님 검을 거두시오..이쯤에서 밝혀야 할 것이 있

습니다. 사실 지난번 패샷보이와 대결했을 때 난 그에게 깨끗이

졌습니다."

"지..지다니요..그때 저 시건방진 놈의 목에 칼끝을 겨누고 있는

것을 그 당시 2000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목격했는데.."

"패샷보이가 쳐 놓은 대지의 횐 막 때문에 사람들이 우리의

대결을 보지 못했지만 분명히 난 그에게 졌소이다. 아무튼

이후로 나서지 말기를 부탁드립니다. 패샷보이의 검술은 헬몬트

단장님을 충분히 제압하고도 남습니다."

헬몬튼 단장은 가르시온의 말을 못 믿겠다는 표정이었고 아니나

다를까 패샷보이의 그 특유한 웃음이 들려왔다.

"헤헤...가르시온 자식..뭐 그런 비밀을 그렇게 쫙 까발릴 것까지

는 없는데..아무튼 자존심 강한 네놈이 그런 사실을 말할 때

얼마나 속이 쓰렸을까...헤헤. 그러니까 너 속으론 엄청 부글부글

거리지..아무튼 가르시온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 놈이군.."

그때 갑자기 가르시온이 다소 커다란 목소리로 외쳤다.

"잘 들으시오. 이후로 난 더 이상 총대장이 아니오. 앞으로

여기 생존자들을 이끌어 주실 분은 바로 케노리아 용병단의

스캇님입니다. 이젠 여기 살아남은 사람들이라도 기사단이든

용병단이든 벽을 두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린 어차피 한배를

타고 있고 무사히 육지에 도달하려면 서로 합심을 해야만

하겠죠. 바로 그 배를 이끌어주실 선장은 바로 스캇님입니다."

스캇은 가르시온이 자신을 대장으로 추대하자 다소 멋 적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패샷보이는 요 때를 놓치지 않고

실실거렸다.

"헤헤..가르시온 자식..제법 말 빨은 있는데..아무튼 스캇님

이라면 나도 찬성이요."

"저도 찬성합니다."

"저도요.."

여기저기에서 찬성의 소리가 들려오니 결국 스캇은 어떨 결에

이들을 이끌어갈 대장이 되었다. 적어도 오늘 회의에서 안건

하나는 해결된 셈이었다. 조금 시간이 흐른 후 스캇이 다시

말문을 열었다.

"230 년 전 데스퍼라도 용병단들 1000 여명 중 비록 30 여명

만이 생존해서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어쨌든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117명 모두 살아 돌아 가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요."

"맞아요. 스캇님 말씀이 맞습니다. 어쨌든 우린 제 2 의 데스

퍼라도 용병단이 되는 셈이지요..헤헤."

패샷보이가 말하자 순간 스캇의 표정이 밝아졌고 내심 뭘 생각

하기 시작했다.

'흠..데스퍼라도라..그렇지 그들은 비록 소수지만 이곳으로부터

살아남아 고향으로 돌아갔단 말이지..지금 현재 그들의 과거

행적은 우리들에게 유일한 희망을 주고..음...데스퍼라도라...'

스캇은 생각다 말고 갑자기 외쳤다.

"데스퍼라도!!"

사람들은 갑자기 스캇이 큰소리로 데스퍼라도라고 외치자

다소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스캇은 약간의 미소를

띠고는 뭐라 말했다.

"바로 우리의 희망이죠...후후..데스퍼라도라..아무튼 여기

생존자들 이 전에는 기사단 출신이었건 다른 소속의 용병단

들이었건 간에 이후로 우린 제 2의 데스퍼라도 용병단이 되는

겁니다. 수백년전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간 그들의 행적을

따라서 우리 역시 생존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그들의 존재가

유일한 희망이죠. 바로 데스퍼라도가 말이죠..."

그때 패샷보이의 표정이 요상하게 변했다.

"안 돼요!! 그..그건 내 껀데..데스퍼라도는 내 용병단이란

말입니다. 씨...."

순간 회의 장 한복판에 누군가의 인형이 나타나기 시작 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으며 방어

태세를 취했다. 잠시 후 갑자기 나타난 인형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났다.

"리..리크..."

"갑..갑자기 여기 한 복판에 나타나다니....뭐야?"

"여러분 좀 놀라셨죠. 저도 믿기 지 않는군요. 제가 한순간

에 이곳으로 이동을 하다니..아무튼 우리가 대피할만한 곳을

찾았어요. 그러니 모두들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하십시오."

리크는 오로지 자신의 스승 목유성만 시전 할 수 있는

최상승의 환영보법 분광소뢰체의 구결을 운용함으로서

이곳 협곡 아래에 한순간에 이동 할 수 있었다. 시험삼아

처음으로 최상승의 환영보법 구결을 운용하였는데 단번에

이동해 왔으니 리크 그 자신도 이만 저만 신기한 게 아니

었다. 어쨌든 스캇은 리크의 말대로 그곳으로 이동하기로

하였고 이내 스캇의 명령대로 성한 사람들은 부상자들을

부축하기 시작했다.

리크 역시 하시아를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 시골 출신의

하시아는 리크의 품에 안겨가면서 나지막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리크..고마워.."

"하시아.."

하시아는 많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살상되고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한 찬드라 용병단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현실에

가슴이 메어져 오는 것을 느꼈지만 여기 생존자들 역시 자신

의 입장과 별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마음을 모질게

먹기를 다짐했다. 적어도 그녀에겐 자신을 보살펴주는 리크가

있지 않은가. 비록 리크와 만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이젠

하시아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은 리크 밖에 없었다.

한편 패샷보이는 리크가 하시아를 안고 가는 모습이 너무

다정해 보였는지 또 다시 참견하기 시작했다.

"젠..젠장..리크..자식...내..내가 하시아를 안고 가면 안되나.."

".............."

"왜 대답이 없어? 리크 너..넌 이미 정찰하느라...힘이 들텐데...

힘들면 내..내가...하시아를.."

"나 안 힘들어!"

"힘..힘들잖아..얼굴에..네 얼굴에 그렇게 써있어.."

"나 안 힘들어. 그나저나 너 왜 그렇게 말을 더듬어..아무튼

잔말말고 따라오라고.."

"나..나쁜 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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