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퍼라도 (28)화 (28/157)

[데스퍼라도] 28. 칼차온 영역

데스퍼라도(Desperado)

칼차온 세계

리크의 말에 앉아있던 사람들 모두 일어나 벽면 살펴보기 시작

했으니 이들의 심정은 이 황당한 세계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으리라. 협곡을 둘러싼 바위 벽면은 다소 단단하게

보였으며 다소 매끄러운 편이었다. 제법 시간이 흘렀지만 생존자

들은 이렇다할 표시를 찾지 못했고 하나둘씩 제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후..하긴 수백년전 데스퍼라도 용병단들도 우리와 같은 심정이었

겠지..게다가 이런 절박한 상황에 누가 기록을 남기겠어..젠장 그럴

여유라도 있었겠냐 말이지? 괜히 표시 같은 것 찾아봐야 시간만

낭비하는 거지.."

패샷보이는 힘없이 말하고는 자리에 털석 주저앉았다. 그때였다.

리크가 무엇을 발견한 듯 소리쳤다.

"이것 좀 보세요.."

사람들은 리크가 무엇을 발견한 줄 알고 그쪽으로 모여들기 시작

했다.

"리크..뭐야?"

"여기.."

사람들은 리크가 손으로 가리킨 곳을 바라보더니 이내 실망스런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바로 그곳엔 조그만 구멍들이 송송

뚫려 있을 뿐 다른 벽면과 별다른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뭘 보라는 거야..그저 석 벽에 지나지 않는데..."

"제 말은 여기 뚫린 구멍들을 보라는 거에요."

"젠장 구멍이 어쨌다는 거야?"

그때 다른 쪽에 있던 스캇이 뭐라 외쳤다.

"이쪽에는 작은 구멍들이 있는데...아니 가만있어 보자..."

스캇은 사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는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더니 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참 신기하군....이 조그만 구멍들은 자연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 것 같은데..이런 단단한 석벽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어째 좀.."

순간 스캇은 자신의 검으로 구멍들이 몰려있는 바위 벽면

을 힘차게 내리쳤다.

"팍!"

"우 드드둑.."

스캇의 검에 단단하던 벽면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스캇은

허물어진 석벽의 돌 조각들을 살펴보더니 무엇인가 찾고

있었다. 사람들은 도대체 스캇이 뭘 하나 궁금했는지 그의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후...찾았군...그럼 그렇지 내 짐작이 맞았어.."

스캇은 콩알만큼 작은 금속성의 물체를 손가락으로 집고는

사람들이 잘 보이게 손을 높이 쳐들었다.

"도대체 발견한 게 뭐요?"

"나도 이 물체의 정체는 모르지만 분명 사방 벽면에 나있는

구멍들 속엔 요런 금속성의 물체가 박혀 있을 것이요. 즉 내가

들고 있는 요 조그만 놈이 벽면을 뚫고 들어 간 거지요"

"뚫고 들어가다니요.."

"아마 내 생각이 맞는 다면 이건 이 곳 세계의 무기라는 거지요.

즉 요런 물체가 저렇듯 바위를 뚫을 정도인데 만약 그 대상이

사람 몸이라면 어떻겠소?"

사람들은 스캇의 말에 다소 겁먹은 표정들로 변해 버렸다.

"후..정말이지 여긴 기분 나쁜 곳만은 틀림없어. 도대체 이런

조그만 금속물체가 어떤 무기에 의해서 발사되었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바위에 박힐 정도면 그 위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

일텐데.."

그때 저쪽 편에 부상을 입고 누워있던 하시아가 뭐라 말했다.

"리..리크..."

리크는 하시아 자신을 부르자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갔다.

"하시아..왜 그래...."

리크는 혹시라도 그녀가 부상당한 상처가 고통스러워 자신을

부른 게 아닌가 하고 조심스럽게 그녀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하시아는 자신의 뒤에 있는 석벽을 손으로 가리켰다. 리크는

그쪽을 쳐다보았고 잠시 후 흥분된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모두 이리로 와보세요. 여기 벽면에 뭐라 적혀있는데요.."

하시아는 몸을 벽면 쪽으로 눕히려 몸을 틀었고 그때 벽면에

새겨진 조그만 글씨 같은 것을 발견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사람들은 이내 그쪽으로 몰려갔고 벽면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321..160.. 80.. 벗어나야 한다...그들의 목표로부터...."

벽면에 새겨진 글씨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제법 시간이 흐른

뒤 사람들은 벽면의 321, 160, 80이란 숫자를 놓고 한참 대화를

하고 있었다.

"321, 160, 80 벗어나야 한다 그들의 목표로부터...젠장 이게 무슨

말이지?"

그때 리크가 돌연 듯 무슨 생각이 났는지 스캇에게 말했다.

"스캇님...우리가 화살 공격으로부터 피하기 위해 여기 협곡으로

내려왔잖아요. 일단 여기로 안전하게 피한 후 스캇님이 처음

하신 말씀이 뭐였죠?"

"내가 무슨 말을 했던가?"

"인원파악을 하셨잖아요."

순간 스캇이 탄성을 질렀다.

"아..그렇지..이런 답은 너무 쉬운 곳에 있었던 것을..다시 정리

해보자..숫자 321, 160, 80 이라면 우연치고는 그 숫자가 뒤로

갈수록 거의 반수로 준다는 얘기인데..그렇다면 1000 여명의

데스퍼라도 용병단 중 화살 공격을 피해 이곳 협곡으로 내려온

생존자들의 수가 321명이라..그 다음엔 161명..그리고 그 다음엔

80명.."

"희생자들의 수가 반씩 줄어든다는 것은....이..이럴 수가.."

스캇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더 이상 말을 못하자..리크가

재빨리 말했다.

"바로 여기 존재들은 살인을 즐기고 있다는 거죠. 한번 생각을

해보세요 처음 바위 언덕 위에 2000여명이 있었고 느닷없는

화살공격으로 대부분의 희생자가 그때 생겼죠. 나머지 생존자

들이 이 협곡으로 피했을 때 더 이상 화살 공격은 없었지요.

그들은 더 이상의 공격을 멈추었고 의도적으로 우리를 이 협곡

으로 내몰게 된 거죠. 바로 다음 기회를 남겨둔 체 위해서....내

생각이 맞는 다면 내일 그들은 공격을 해올 것이고 정확히 우리

들중 반만 살상할겁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반씩 이런 식으로

희생자를 만들어 가겠죠. 추측이지만 그들은 일종의 게임을 즐기

는 것 같습니다."

음..리크의 말에 나도 동감일세. 더구나 벽면들을 보게나 아마

그들의 무기로부터 발사된 듯한 조그만 금속물체가 사방에 수

없이 많은 구멍을 만들어 뚫었다는 것은...이곳이 그들의 과녁

이나 마찬가지라는 거지..단적으로 얘기해서 우리는 그들의

손바닥 안에 있다는 거지. 그리고 내일 그들은 우리들의 숫자

를 정확히 반으로 줄여 놓을 거세.."

스캇의 말하자 사람들은 일순간 표정들이 굳어져 버렸다.

***

수백년전 발생했던 대 전쟁의 핵 폭팔로 인하여 지구상의 70%의

인류가 소멸되는 대 참사가 일어났다. 그로부터 수백년이 지난 후

지구연대 서기 2777년 오늘날 지구는 과거의 암울한 폭력과 살상

의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상호불간섭의 원칙 하에 평화로운 공존

체계를 지키기 위하여 무던히 노력해 왔다. 지구인들은 지난 과거

전쟁이 몰고 왔던 비극을 가슴속 뼈저리게 느껴왔고 더 이상의

극한 참상을 경험하지 않으려고 상호 불간섭의 평화로운 체제를

유지시켜왔다. 전쟁을 일으킬 씨앗은 수많은 국가들과 인종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이를 해결할 가정 이상적인 방법은 바로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통일체제정부의 필요성이었다. 수많은 시행

착오와 진통을 겪고 지구의 모든 인류가 염원했던 세계연방정부가

드디어 수립이 되었다. 사람들은 고대인도의 언어중 평화의 뜻이

담긴 '칼차온'이란 명칭을 세계연방정부의 이름으로 정했고 이후

칼차온 세계연방정부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그 역할과 수행을 성실히 해왔다.

한편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 처음 차원이동루트 기술을 발견

한 지구인들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눈부신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차원이동루트 기술을 이용하여 머나먼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였고

수많은 차원 세계를 개척 할 수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보다 미개

하거나 진보된 차원 세계를 분류해왔고 심지어 일반인들조차 여행

할 수 있는 관광루트를 개발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게 하였다.

첨단과학문명 덕분에 일반인 누구나 미지의 차원세계를 경험하거나

혹은 여행을 할 수 있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차원여행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한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즉 그들 중에는 더욱 짜릿하고 스릴 있는 경험을 원하는 서바이벌

매니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과거 전쟁의 대참사

로부터 쓰라린 경험을 한 칼차온 정부는 절대적으로 전쟁에 관한

오락, 가상전투, 심지어 운동경기 조차 법으로 금지해왔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전투 매니아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서바이벌 비 살상

용 무기로 미개차원에서 전투게임을 즐겨 해 왔고 개중에는 칼차온

경찰에게 적발되어 징역 혹은 상당한 금액의 벌금을 물기도 하였다.

허나 비밀리에 미지의 차원에서 행해지는 서바이벌게임은 그동안

잠재되어 있었던 지구인들의 폭력성을 부추기게되었고 급기야는

일파만파(一波萬波) 사람들에게 급속도로 퍼지더니 결국 법으로

금지된 차원 서바이벌게임을 공식화하라는 사람들의 데모를 받기에

이르렀다. 칼차온 정부는 비살상을 전제로 하여 차원 서바이벌게임

의 시행을 연방정부회의서 법안으로 통과 시켰고 서바이벌 대상

차원국 또한 단 몇 개로 제안하여 오로지 동물들만을 대상으로

그 한계를 두었다..

결국 차원 서바이벌게임은 별탈 없이 몇 개의 제한 차원세계인

미개 생물 혹은 동물에 한에서 어떠한 살상 없이 한동안 시행

되었다. 하지만 제법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은 몰래 비살상용 무기

를 살상용으로 개조시켜 동물들을 살상하기에 이르렀고 심지어는

이에 동조하기라도 한 듯이 불법 차원 서바이벌게임 회사까지

생겨나 급기야는 인간이 사는 차원세계에 까지 지구인의 잔인한

폭력성향이 미치게 되었다.

그중 가장 악명을 떨치던 불법 차원 서바이벌게임 회사 롬페르담

은 비밀리에 인간이 사는 차원 세계를 발견하여 암암리에 사람들

에게 거액을 받고 절대금기 사항인 살상 서바이벌게임에까지 손을

뻗었던 것이었다. 바로 리크가 있는 휴론계는 롬페르담 회사가

개발한 수 십 개의 인간 차원세계 중 하나였던 것이다. 살상의

게임인 비윤리적인 행위는 자신과 다른 차원 즉 별개의 인간에게

행하는 것으로 이 게임에 몰래 참가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인륜을

저버린 비양심을 합리화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칼차온 정부는

이를 적발할 시 그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나 그런 살인 게임을

주최한 게임회사들에 대하여 최고형을 구형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미 폭력근성은 잠자고 있던 일반 대중까지 그 손길이 미치고

있었으니 칼차온 정부로서도 대중들 사이에 일어나는 그와 같은

현상에 전전긍긍(戰戰兢兢)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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