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퍼라도] 26. 칼차온 영역
데스퍼라도(Desperado)
칼차온 영역
패샷보이가 외치자마자 허공을 가로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슉! 슉! 슉!"
"악!"
"헉!"
"억!"
빛에 번쩍번쩍 반사되는 금속성의 화살들이 사람들의 목과
가슴을 사정없이 뚫어버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위 언덕
위에 있었고 사방에서 갑자기 날아온 화살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
"슉! 슉! 슉!"
"컥...."
각 기사단과 용병단들은 계속해서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려고
재빨리 방패막을 형성했지만 금속성의 화살들은 그 마저 뚫고
사람들의 몸을 관통했다. 순식간 화살 받이 신세가 된 사람들
은 여기 저기에 획획 쓰러졌다.
한편 협곡 아래에 있던 리크와 스캇 그리고 50여명의 케노리아
용병단들은 도대체 바위 언덕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해하였다.
"뭐..뭐야..혹시 그 괴물들이 언덕 위에도 나타난 것 아냐?"
"저 위 좀 봐...사..사람들이 화살에 맞은 체 협곡으로 추락하고
있어!!
"젠..젠장..도대체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화살을 맞고 협곡 아래로 추락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몸을 피하려고 뛰어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리크는 순간
협곡 위쪽으로 신형을 틀었다.
"이..이런 하시아...패샷보이...사람들이 위험해!"
그 순간 아니나 다를까 패샷보이가 하시아를 안고 협곡 안쪽
으로 급히 내려오고 있었다.
"리크!!"
"패샷보이! 뭐..뭐야..."
"하시아가 화살에..."
"뭐라고!! 도..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리크 일단 몸을 숨기자고..그들이 나타난 것 같아.."
"그들이라니?"
"단테피오테스...."
"단테피오스테스라?"
"설명은 나중에 해줄 테니..빨리 저 아래 깊숙한 바위틈으로
들어가자고.."
"다른 찬드라 용병들은?"
"대부분 죽었을 거야...."
"패샷보이 너 먼저 피하라고 난 나중에.."
어깨부근에 화살을 관통 당한 하시아는 피를 줄줄 흘리며
패샷보이에 안겨있었다. 리크는 재빨리 하시아의 어깨부분을
손으로 눌러 지혈을 시켰고 이내 바위 언덕 쪽으로 튀어 올라
갔다.
"리크...조심해...그 위는 아예 화살 밭이라고.."
바위 언덕 위에 올라온 리크는 바짝 엎드려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 많던 사람들이 이젠 시신이 되어 여기저기 널
부러져 있었고 하얀 바위언덕은 시신들에게서 풀풀 솟아 나오는
선혈에 의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보는 처참한
광경에 리크는 매우 당황하였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다시
둘러보았다. 순간 리크의 동공이 커지기 시작했다. 아직도 협곡
으로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두꺼운 금속
방패를 사방에 치고 화살들을 막고 있는 라르곤 기사단이었다.
순간 리크는 바위 언덕 중앙에 있는 저들에게 다가가려고 몸을
일으켰다.
"잠깐!!"
리크는 누군가 외치자 옆을 보았다.
"스캇님!!"
"리크..저들에게 다가가려다 먼저 화살받이 신세가 될 걸세.."
리크는 어느새 자신의 옆에 다가와서 바짝 엎드린 스캇을 보고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단테피오테스라고 했나.."
"단테피오테스라니요?"
"조금 전 자네의 동료가 그렇게 외치지 않았던가?"
"제..동료라면..패샷보이..."
"무슨 영문인지 몰라도 이곳은 휴론계(하위 인간계)의 마울스
계곡이 아닌 것 같네..패샷보이 말대로 이곳은 제 2계 영역
일 수도 있단 말일세. 자네가 협곡 아래에서 처치한 괴물들도
난생 처음 보는 존재들이고..물론 자네의 그 신기한 검술조차
도...이것 참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정신을 못 차리겠군.."
"도대체 2계 영역이라니요.."
"나도 말로만 들었을 뿐..단지 수백년전 데스퍼라도 용병단중
그곳 세계로 들어갔다가 극소수만 겨우 살아 돌아왔다는 전설
이 있지. 그들은 그곳을 칼차온 세계라 그랬고 우리의 개념
으론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곳이라고도 했지.."
"스캇님..이..이럴 시간이 없어요...우선 저기 있는 사람들을
구해야 되요.."
"이봐 리크....아까 자네의 신비한 검술이 범상치 않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저기 멀리 떨어진 사람들을 구하기엔 무리인 것
같은데..더구나 사방에서 화살이 마구 쏟아지니 몇 발자국도
못 가서 고슴도치가 될 것은 뻔하다네."
리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신기하게도 빗발처럼 퍼 붇던 화살
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리크와 스캇은 갑자기 멈춰버린
화살들에 다소 의아했고 좀더 사태를 지켜보기로 하였다.
제법 시간이 흘렀다. 바위 언덕 중앙엔 아직도 금속 방패를
둘레에 친 라르곤 기사단들이 꼼짝 않고 있었다. 그들 역시
언제 다시 날라 올지 모르는 화살에 신중히 행동하는 것
같았다.
한편 하얀 바위 언덕과는 다소 떨어진 서쪽 지점 어느 숲
속에는 몇 명의 정체 모를 존재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후..짜릿하군만..이런 기분 오래 만에 느껴보는데..후후"
"젠장 뭐가 짜릿하다고 그래. 괜히 비싸게 주고 산 할레트
종족들만 수 십 마리 잃어버렸잖아.."
"흠..좀 가슴이 아프겠군. 그나저나 예상 밖이군 저런 하위
인간들에게 할레트가 맥없이 쓰러지다니.."
"어쨌거나 중요한 건 지금부터라고. 어차피 우리 팀이 다른
팀들을 앞도 하려면 지금부터 정신 똑바로 차려야 된단 말이야.
지금 남은 놈들은 그나마 타킷 사냥화살용으로부터 살아남았
으니 다음 단계 사냥에 적합한 놈들이란 말이지..실 점수 포인트
는 그때부터 올라간단 말이지..후후."
"흐흐..이거 정말 재미있겠군...그렇다면 우리들에게 주어지는
무기는 빔 건들렛인가?"
"하하. 아니지 이 사람아..그건 3단계용이고 다음 2 단계는 다소
원시적이지만 그런 데로 쓸만한 탄환 총이 지급 될 걸세.."
"젠장 그런 고고학적 유물가지고 뭔 사냥을 하라고..."
"이보게..다른 팀들도 똑같은 무기로 경쟁하는 걸세..그러니 불만
갖지 말고 내일 2 단계 게임에는 우리 팀이 우승하기를 바라세.."
"아무튼 난 이번 대회에 꼭 우승해야 돼. 우승상금으로 우리 집사람,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기로 했거든.."
"나도..마찬가지야..가끔 차원공간기술을 이용하여 하위 영역의 생물
들을 사냥하는 이 재미..후후 뭐라 말로 표현 할 수 없단 말이야.
더구나 이곳 휴론계 놈들은 제법 반항도 하고.."
"특히 이번 놈들은 상당히 흥분되는데...지난번 롬페르담 연구소에서
만든 함페스의 서를 이곳 휴론 세계에 떨어트려 놓았으니 이젠 제법
마법을 사용 할 줄 아는 자들이 많을 걸세."
"하긴 아까 할레트 종족이 쉽게 당한 거 보면 휴론계 인간들이 제법
함페스의 서에 적혀있던 마법을 사용할 줄 안다는 건데..후후"
"함페스의 서는 바로 이 게임의 주관 회사인 롬페드담 회사에서
스릴 있는 사냥을 위에서 내놓은 야심 찬 기획안 아닌가?
"휴..적어도 기대만큼은 되어야 할텐데.."
"자. 얘긴 그만하고 한잔 걸치러 가세나.."
"하하.. 좋고 말고.."
"자 단테피오테스 전사들이여 화이팅!!"
"전사는 무슨 전사..이번 대회 참가자들을 지칭 하기를
단테피오테스라 부르는거 가지고.."
"이 사람이 별걸가지고 트집이야..어쨌든 사냥게임
참가자도 전사는 전사라고..하하"
"억지 부리지 말게나.."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