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퍼라도 (21)화 (21/157)

[데스퍼라도] 21. 데스퍼라도

데스퍼라도(Desperado)

데스퍼라도

"이봐 가르시온. 웬만하면 라르곤 기사단이 자랑하는 최고 난이도

의 세파크 검술을 보고 싶은데 말이야..아무래도 라르곤 단장의

후계자라면 상승검술에 제 5 레이온 정도의 불의 기운을 빌린

세파크 마법까지 곁들일 테니..그 위력이 장난은 아니겠지.."

"네..네가 어떻게..."

"후후 내가 어떻게 세파크 기술에 대해 아느냔 말이지..적어도

데스퍼라도 용병단을 만들 이 패샷보이가 그 정도의 정보도 없어

서야 되겠나..아차 저기 우리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혹시

망신이라도 당하면 어떡할까 걱정인가. 그거라면 걱정 말게. 내가

이렇게 검 끝을 땅으로 향한 것은 그들이 우리들의 대결을 못 보게

함이지.."

순간 땅 끝을 향한 패샷보이의 검이 지면을 푹 질렀고 땅을 헤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믿을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가르

시온과 패샷보이를 기준으로 반경 5M의 땅속에서 둥그런 횐 막이

허공으로 솟아오르는 게 아닌가. 사람들은 그 횐 막 안에 있는 두

사람을 볼 수 없었으니 패샷보이의 의도대로 이루어진 셈이었다.

가르시온 역시 상대방이 범상치 않음을 느끼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

치로 끌어 올려 더 세파크의 제 5 레이온 기술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네가 요상한 마법으로 날 현혹시키는가 본데 어림없지...이얏!!"

"스스슷 슉..."

가르시온의 검이 소리를 내며 붉어지기 시작했고 이어서 검은 허공

을 긋고 좌우로 두 세 번 더 휘두르니 검 끝으로부터 조그마한 구체

(具體)가 형성되었다.

"세파크의 5 레이온에서만 형성되는 불기운의 응집체를 네게 사용

하게 되어 유감이다만은 네놈이 자초한 것이니 날 원망 말거라."

"흠..검 끝에서 공모양의 응집체가 형성되다니 제법 뭘 만들긴 만들

었군..이젠 그걸 가지고 네게 공격하기라도 한단 말인가? 뭐 그렇다면

한번 해봐."

"뭐..뭣이..."

"슉!!"

"팍!!"

한편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도대체 패샷보이가 처 놓은 횐 막 안

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상당히 궁금해하였다. 리크 역시 안 력을

최대한 높여 서 횐 막을 살펴보았다. 제법 시간이 흐른 후 대지 위에

솟았던 횐 막은 사라지기 시작했고 수많은 사람들은 가르시온과 패샷

보이의 싸움 결과를 보려고 이내 그들 주위로 몰려들었다.

결과는 사람들의 예상을 빗나가지는 않았다. 역시나 가르시온의

검이 땅바닥에 주저앉은 패샷보이의 목에 겨누어져 있었던 것이었다.

패샷보이는 사람들이 모여들자 다소 창피했던지 몸을 추스르고는

뭐라 외쳤다.

"에엣 젠장...오늘 저 녀석을 꺽어서 내 이름 좀 알리려고 했건만...

재수없게.."

패샷보이는 떨어트린 자신의 검을 줍더니 이내 사람들을 헤집고

돌아가려 하였다. 그때 라르곤 기사단들 중 몇 명이 그 앞을 가로

막았다.

"가르시온님 이 건방진 놈을 그냥 보내렵니까?"

"맞아요 감히 일개 용병주제에 기사단장님에게 대든 놈인데.."

가르시온은 뭐라도 홀린 사람처럼 있다가 자신들의 부하들이 뭐라

말하자 정신을 차린 듯 하였다.

"그..그 사람을 그냥 보내줘라..."

"단..단장님..."

패샷보이는 자신을 가로막은 기사단을 확 밀어버리더니 유유히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어쨌든 라르곤 기사단의 가르시온은

파가논 제국으로 가는 여정까지 임시나마 근 2000여명을 이끄는

총 대장으로서 그 임무를 갖게 되었다.

한편 그 날 저녁 여느 때처럼 모닥불 주변엔 푸티 촌장을 비롯한

찬드라 용병들이 빙 둘러앉아 식사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물론 그 자리에는 리크와 하시아 그리고 아까 낮에 망신당한 패샷

보이의 모습도 보였다.

"어이구 내가 창피해서. 이 바보야 쓸데없이 나가서 망신이나 당하구..

내가 정말 창피해서 못살아.. 그저께 리크가 파카트니 용병들 물리친

소문이 쫙 퍼져서 다른 용병들과 심지어 기사단까지 우릴 부러운 듯

우리를 바라보았는데...패샷보이 네가 그 이미지를 다 망쳐 났잖아. 너

때문에 이젠 우리 찬드라 용병이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책임지라고..

이 바보 멍청아.."

"아휴 귀아파 죽겠네..하시아..그만 좀 하라고.."

"패샷보이!! 내가 지금 그만하게 생겼어.."

열심히 잔소리를 해대던 하시아는 침묵을 지키는 리크를 흘끔

처다 보았다.

"리크!! 너는 아무렇지도 않아..저 패샷보이인지 뭔가 하는 멍충이

네가 데려 왔잖아...그러니까 너도 책임지라고.."

"내..내가 안 데려왔어...자기가 따라왔지.."

"그게 그거지..뭐..아무튼 저 바보 잘 감시하라고 잘못하다가는

우리 찬드라 용병단을 말아먹을 바보니까."

그때 패샷보이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헤헤..말아먹기는 이렇게 가난하고 때 국물이 잘잘 흐르는

찬드라 용병단에 뭐 말아먹을 것이라도 있을까..헤헤.."

"안되겠어...너 지금 들고 있는 고기 뼈다귀 빨리 내려놔..그것도

우리 찬드라 용병 식량이고..넌 먹을 자격도 없단 말이야.."

"아이구..아무리 그래도 하루에 한번뿐이 안주는 요까짓

고기 뼈다귀 같고 유세부리니..?"

하시아가 벌떡 일어나더니 패샷보이가 들고 있는 고기를 뺏으려

하자 그는 얼른 목구멍 속으로 뼈다귀에 붙은 고기를 집어넣었다.

"헤헤 벌써 먹었지롱...헤헤"

"씩! 씩!"

리크는 그들이 다투는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버렸다.

"하하."

그때였다. 하시아는 리크가 웃자 눈을 흘기며 째려보았다.

"..............."

제법 시간이 흐르자 찬드라 용병단들은 아직 불씨가 꺼지지 않은

모닥불가에 저마다 옹기종기 자리를 잡고는 각자의 모포를 뒤집어

쓰고 잠에 들었다. 한편 그곳으로부터 제법 떨어진 어느 숲 속에서

두 사람이 조그만 모닥불을 피워 놓고 무엇인가 열심히 뜯어 먹고

있었다.

"후..이제야 살 것 같군..찬드라에서 주는 배급 갖고는 간에 기별도

안가니..안 그래? 리크..헤헤."

"응..우걱 우걱.."

"설마 우리가 여기서 몰래 먹는 것을 하시아가 눈치 챘을 리는

없겠지."

"응..."

"그런데 리크 생각해 봤어?"

"뭘?"

"데스퍼라도.."

"아니.."

"너 진짜...내 말이 말 같지가 않아.."

"뭐 벌써 한 명 끌어들인 것 같은데...뭐.."

"뭐..뭐라고!! 끌어들이기는 누굴 끌어들여.."

"가르시온..말이야."

"엥..."

"네가 처 놓은 대지의 횐 막으로 사람들을 속였을지 몰라도..

나는 다 봤단 말이야.."

"뭘 봤다고 그래.."

"패샷보이 네 왼손으로 그의 세파크 불기운의 응집체를 가볍게

막고 곧이어 믿을 수 없는 동작으로 가르시온을 제압했던 거

말이야..그리고 너는 그에게 제안을 했겠지. 이렇게 말이야.

' 자 어떻게 하겠나. 이 횐 막을 거두어 네가 나에게 패배한

모습을 보여 줄 텐가. 아니면 나중에 내가 만들 데스퍼라도

용병단에 들어온다는 약속을 이 자리에서 할 텐가..' 물론 가르

시온은 남들에게 자신의 패한 모습을 보여주기가 죽기보다도

싫었을 테고 네 제안을 수락했겠지. 흰막이 거치기 전에 너희

들은 자세를 반대로 바꾸었지 마치 가르시온의 일 검에 네가

패한 것처럼 말이야.."

순간 패샷보이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엥 어떻게 토시하나 안 틀리냐..마치 옆에 있었던 사람처럼

말이야."

"후후..하긴 멀리 보고 들을 수 있는 천리안통(千里眼通)을 네가

알리 없겠지. 이곳과는 별개의 세계에 존재하는 무공(武功)기술

이니까. 그곳 세계에선 너 같은 자를 이런 식으로 부르지...

초고수(超高手)라고 말이야."

"초이코수....."

"하하..초이코수가 아니라 초고수(超高手)야. 나도 그 이상한 발음에

적응하는데 1년이 넘게 걸렸으니까....아무튼 대단해 패샷보이! 설마

네가 그 정도인 줄까진 몰랐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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