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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퍼라도 (20)화 (20/157)

[데스퍼라도] 20. 데스퍼라도

데스퍼라도(Desperado)

데스퍼라도

누군가 갑자기 자신의 연설을 가로막자 가르시온은 안색이

굳어졌다. 패샷보이는 사람들을 헤치며 들판 한가운데로 걸어

나갔고 근 2000여명 이나 되는 각 기사단 혹은 용병단 사람들

도 누가 감히 라르곤 기사단의 대장에게 다가가는지 저마다

고개를 빼어들고 살펴보았다.

비록 짧은 머리지만 길게 늘어트린 앞머리만큼은 횐 얼굴을

가릴 듯 말 듯 했고 그사이에서 쏘아보는 두 눈빛은 제법 총기가

있어 보였다. 더구나 가죽을 검게 염색하여 만든 그의 차림새는

마치 사냥꾼의 복장을 연상케 하였지만 가죽 안에 받쳐입은 하늘

색의 횐 옷 덕분에 그런 대로 봐 줄만은 하였다.

다소 큰 키에 날씬한 체형을 갖고 있는 패샷보이의 걸음걸이는

마치 계집아이처럼 사뿐사뿐 거렸으며 어느새 가르시온 앞에

도착했다. 가르시온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패샷보이를 살펴보기

시작하더니 이내 고개를 갸우뚱했다.

"흠....넌 도대체 남자냐 여자냐...."

"난 내 이름은 패샷보이..젠장..내가 여자로 보이냐.."

"네가 누구든 상관하지 않기로 하지 그 대신 내 연설을 가로

막고 감히 내 앞에 나타난 이유가 불분명 할 때는 네 마음 데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미리 상기하기 바란다. 자 이젠 말해

보실까."

가르시온은 이내 팔짱을 끼고 번뜩이는 두 눈으로 패샷보이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한편 이를 지켜보던 리크는 안절부절 한 체

뭐라 중얼거리고 있었다.

"도..도대체 패샷보이가 뭔 일을 내려고.."

그때 하시아도 한마디 거들었다.

"혹시 저 애 미친 거 아니야....라르곤의 기사단 대장 앞에 가서

도대체 뭔 말을 하려고 저러는 거야..진짜 황당하군..."

한편 패샷보이는 빙그레 미소를 짓더니만 큰소리로 외쳤다.

"라르곤의 기사단의 대장 가르시온!! 난 그대가 과연 이 많은 사람

들을 이끌고 파가논 제국까지 무사히 갈 자격이 있는지 궁금해서

나왔다. 흠 내가 알기로는 라르곤의 기사단은 일년 전 이미 전쟁에

참가한 것으로 알고있고 지금의 기사단은 아마 2진 그룹정도에

대장 정도랄까.. 보아하니 나와 나이가 비슷한 18살 정도 될까..

후후 짐작컨데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그 자리에 오른 것 같은데..

결국 어린놈이 라르곤 기사단의 위 명을 안고서 사람들 앞에

무 턱 되고 나섰다는 느낌이 팍 들기에 나 또한 이렇게 나섰지..흠.."

가르시온은 어이가 없다는 듯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이거 완전히 미친놈이로구만....더구나 걱정도 가지가지군.

내가 어린나이로 라르곤 기사단 대장이 되었든 네가 무슨 상관

이야. 이 미친놈아!!"

"야 이 개새끼야! 네가 나 미친걸 어떻게 알고 비아냥 돼.."

느닷없이 쌍 욕을 듣는 순간 가르시온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디서 굴러먹다 온 일개 용병주제가 감히 내게 그런 언사를

사용 하다니.."

"그래 새끼야? 욕했다. 어떡할래..."

"흠..보아하니 처음부터 내게 시비를 걸 작정으로 나왔군. 나 또한

네게 한가지 상기시켜 줄 일이 있지 분명 아까 감히 내 앞에 나선

이유가 타당하지 않을 때는 쉽게 돌아 갈 수 없다고.."

"그래 기억한다 이 새끼야..."

패샷보이의 행동을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의 표정은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마치 어린아이..아니 마을 불량배가 나와서 땡깡

부리듯 마구 욕지거리를 해대니 분명 미쳐도 단단히 미친 소년이

행하는 짓거리로 볼 수밖에 없었다.

가르시온은 사악한 표정으로 변했고 패샷보이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들 네가 미친 것으로 아는데..네 눈빛을 보니 그런 것 같지는

않군....그렇다고 내가 여기서 너를 죽인다 한들 미친놈 죽였다고

사람들한테 욕먹을 테고 내 위신도 꼴이 아니겠지. 그러니 이쯤

에서 살려 줄 테니 조용히 돌아가시지....후후."

"크게 말해!! 이 미친놈아!! 뭘 속닥속닥 되고 지랄이야!!"

순간 가르시온은 등뒤에서 검을 서서히 뽑기 시작했다. 이번엔

다소 침착한 어투로 말문을 열었다.

"한번의 기회를 주었는데 그걸 차다니..후후 어찌 보면 잘된 일일

수도 있겠지. 너를 본보기로 다시는 미친놈이 나서지 못하게 만들

테니까..후후. 죽기 전에 네가 속한 용병단의 이름이나 알려 주시지."

패샷보이 역시 침착한 표정으로 등뒤에 검을 뽑기 시작했고 가르

시온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용병단이라..흠..지금은 찬드라 소속이고 이후 데스퍼라도 용병단을

결성할 계획이지..사실 난 자네를 시험하는 중일세. 그 오만함과

당당함..더구나 젊은 나이에 라르곤 기사단의 대장으로서 풀풀 솟아

나는 카리스마..바로 자네가 데스퍼라도 용병단에 들어올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는 중일세. 지금까진 높은 점수를 주겠네만

가장 중요한 자네의 검술 실력을 봐야겠군."

"데..데스퍼라도라니..."

"가르시온 네 입으로 그 이름을 담기에도 아까운 전설의 용병단

이지..후후."

검을 쥐고 있는 패샷보이의 위용은 좀 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띠었다. 다소곳이 다문 입술과 불같이 쏟아져 나오는 안광은 가르

시온 조차 위축이 될 정도였고 특히 그의 검술 자세는 상당히

독특해 보였다. 검을 잡은 손은 땅 밑으로 힘없이 늘어져 있었으니

검 역시 땅 끝을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만은 가르시온

에게 작렬하고 있었으니 세파크 검술의 달인이란 칭호를 듣는 가르

시온 조차 패샷보이가 결코 평범한 용병이 아니라는 것을 그제

서야 감지 할 수 있었다.

한편 그와 같은 광경에 리크도 다소 놀라는 표정이었다. 사실 리크

는 패샷보이가 위험에 쳐할까 봐 한순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패샷보이가 검을 땅 끝으로 향하더니 독특한 검술 자세를

취했고 리크는 잠시 살펴보더니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놓았던 것이다.

보통사람들 눈엔 허술하기가 그지없을 만큼의 형편없는 자세로 보이

겠지만 리크의 눈엔 현재 패샷보이가 취한 자세가 한치의 빈틈도 없다

는 초 상위 검술 동작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와 같은 생각은

비단 리크만이 아니었다 바로 그 앞에서 직접 느끼는 가르시온 역시

마찬가지였다.

'뭐..뭐야..이..놈은 결코 애송이가 아니야..도대체 저 생전 처음 보는

검술 자세는 뭐야...전혀 감이 잡히질 않아..저놈의 단순한 검술자세에

몸마저 경직되는 기분까지 드니..도..도저히 믿을 수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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