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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퍼라도 (10)화 (10/157)

[데스퍼라도] 10. 하몬의 검

데스퍼라도(Desperado)

하몬의 검

순간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 그 침묵을 깨트리는 목소리가

있었으니 역시 리크였다.

"당신들 하는 얘기 다 들었어요. 그러고 보니 하몬의 검안에

계신 것 같은데..도저히 믿기 지 않네요..사람이 어떻게 검안

살수 있어요 그것도 2000년씩이나.."

선잠에 든 리크는 마치 꿈결에 들리는 듯한 소리가 귀가에

맴도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폴립스 나무 위에 있는

헤수스의 움막집에서 밤을 지새운 리크는 비몽사몽간에

들리는 꿈이려니 하며 잠을 청했었다. 그러나 꿈결에 들리

는 대화소리에 자신의 이름인 리크가 거론되자 정신이 번뜩

났고 이후 잠든 척 하며 그들의 얘기를 모두 들었던 것이다.

아무튼 리크는 자신이 꿈결에 환청 혹은 헛소리를 들었는지

모르지만 지난번 플렌시아의 세파크 검 기술에 맥없이 무너

진 이후 그 충격으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느끼던 차에 이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자신의 무능력함에 갈등을

느껴왔던 리크의 귀가 솔깃한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동안 침묵만이 흘렀을 뿐 별 반응이 없었다. 리크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시작했다.

"역시 꿈이었나....아니지 내가 이렇게 두 눈을 똑바로 뜨고

깨어있었으니 꿈은 아닌 것 같고....쳇 그러고 보니 환청인 것

같은데 이젠 헛소리까지 들리니.....아무래도 요즘 내가 정상이

아닌 것 같은데. 후....안되겠어 이젠 정신 좀 차려야지....시냇가

에 가서 세수나 하고 와야겠다."

리크는 하몬의 검을 움막 안에 잘 모셔두고는 밧줄을 타고

나무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리크가 내려가자 움막 안에

있는 하몬의 검에선 또다시 대화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목유성 어때 저 아이....]

[[흠.....]]

[뭐가 흠이야...그러니까 가능성 좀 있겠어?]

[[흠......]]

[칫.....여유 부리기는 지금 우리가 리크에게 매달려도 모자랄

판에..]

[[우리 중국에선 제자를 거둘 때에는 항상 신중하게 행동하지..

스승과 제자란 한번 연을 맺은 면 부모와 자식과 같은..그러니까

뭐랄까..]]

[아예 꼴 갑을 떨어라..아까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였다가 막상 리크를 보니까 꼴 같지 않은 유세 좀 떨어보려고

그러는 거지..더구나 어떨 결에 검에 갇힌 주제에.....]

[[아론 말투가 경박하구나. 감히 내게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천하에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는단 말이니라.]]

[호호호 당나라인 네 세계에서 말이지..아직도 착각병에 걸렸

으니 저것도 병이지 암! 심각한 병이고 말고....그런 자가 왜

이런데 갇혀있어!! 호호.]

[[아론 너는 한때 절대 마계영역인 데카몬의 관장자 초마법전사

라 그랬지..그 정도 위치면 웬만한 품위를 지켜야 하거늘..쯧쯧..]]

[뭐라고..그런 개 폼이 밥먹여주냐....내가 내 입 가지고 나불나불

거린다는데....그래!! 목유성 말 잘했다. 네 세계는 항상 말할 때

목소리 깔고 느릿느릿한 말투에 온갖 똥 폼잡고 너처럼 그렇게

사냐?]

[[진정 자기 분수를 모르고 입을 함부로 놀리는군. 본 좌가

봉인만 당하지 않았어도 넌 이미 하급무공에 속하는 [잔멸도]

단 1 초식에조차 살이 녹고 뼈가 으스러졌을 걸세]]

[까르르르르. 내가 이렇게 검 속에 같이 봉인 당했다고 너야

말로 나를 우습게 보는데....24 레이온 마법계열의 초마법전사

인 이 아론에게 그렇게 말한 놈 치고 살아남은 자가 없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만. 아무튼 나와 감히 대화하는 것조차

영광으로 알아라.]

[[흠 마법이라..도대체 어떤 무공이기에 저런 개나 소 같은 자가

익힐 수 있단 말인가. 나중에 봉인이 풀리면 아론 너와 한번

비무를 해야겠군.]]

[흥..나중까지 기다릴 것 없지.]

[[기다릴 것이 없다니?]]

[리크를 통해 우열을 가리면 되지...]

[리크를 통하다니....]

[호호. 어차피 리크가 우리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맺으면

나와 네 전투기술을 익히겠지. 즉 네놈이 무공이라 말하는

그 기술이 센지 내초 마법이 센 지 알 수 있을 거 아니야.]

[[리크가 설마 우리들의 무공과 마법을 배운다 한들 어떻게

혼자서 우리들의 우열을 가릴 수 있겠는가?]]

[그렇니까 바보지. 누가 리크 혼자 비교하랬어. 앞으로 리크가

만날 적을 통하여 간접비교를 하는 거지..]

[[흠.....뭐 아론 네 머릿속에서 나온 제안치고는 그런 대로

괜찮군. 그런데 이 검 속에는 우리말고 다른 존재 역시 봉인

당한 것 같은데 그 친구는 어째서 말수가 전혀 없지.]]

[호호. 암흑의 제왕 슬레이어 말이지. 냅 둬! 엘시온의 전사들인

하몬과 헤수스에 의해서 자신이 봉인 당했다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 모양이지. 또한 자신의 능력이 우리들과는 급수

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을 테니 우리와

말하는 것조차 자존심 상할 거야.]

[[엘시온 전사들인 하몬과 헤수스가 그렇게 세단 말인가?]]

[쳇..세긴 세지.]

[[나중에 그들에게도 비무를 청해야겠군.]]

[그 망할 놈의 비무는.....그나저나 조금 전 한말 명심하라고.

리크를 통해서 우리들의 우열을 가리자는 내말 말이야]

[[흠......별일이군. 이런 곳에서 제자를 두게 될 줄이야...]]

지난번 폭설로 쌓인 눈이 따사로운 햇빛에 녹으니 시냇물이

상당히 불어 있었다. 리크는 콸콸 쏟아져 내려오는 시냇물에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두 손으로 물을 뜨더니 자신의 얼굴을

적시기 시작했다.

"후..시원하다. 정신이 번뜩 드네."

리크는 간단히 세면을 하고 아폴립스의 나무로 향하기 시작

했다. 리크는 가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향해 쳐다

보기 시작했다.

"후..이젠 잊어버려야지. 플렌시아...."

리크는 지난번 있었던 일이 아무래도 마음의 상처로 남아있었던

모양이었다. 가르시온의 여동생 플렌시아와와 대결 후 가슴에

상처를 입은 일등 특히 가슴의 통증 때문에 잠 못 이루고

뒤척이던 새벽에 그는 분명히 들었다. 바로 가르시온과 그

여동생 플렌시아 그리고 빌모아가 대화했던 것을 ....

"후..이젠 저 리크라는 놈 잠이 들었겠지. 하여간 빌모아

난 네가 그렇게 칭찬하기에 기대를 가졌건만 완전히 약골

이잖아. 더구나 저런 놈이 너희들 수 개 마을의 대장이었다

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아."

"후..가르시온. 누가 네 여동생 플렌시아가 세파크 마법 기술

을 사용할 줄 알았어. 리크는 마법을 전혀 모르잖아."

"요즘 검술 추세는 검술과 마법의 혼합이 유행이란 말이야.

평범한 검술로는 이런 난세에 어디 가서 살아남기도 힘들어."

그때 플렌시아가 울먹거리며 말문을 열었다.

"오빠. 하필 나더러 대결하라고 해서. 저기 리크가 너무 불쌍

하잖아요. 아까 통증에 너무 아파하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플렌시아. 너도 앞으로 정신차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오빠가 네게 세파크 검술을 가르친 것은 강해지라는 바램도

있지만 일단은 냉철한 마음가짐을 심어주기 위한 거야. 네

비록 저런 리크 같은 약골하고 대결해서 이겼지만 이 세계

에는 상당히 강한 놈들이 세고 셌단 말이야. 후..이 오빠는

네가 걱정된다. 넌 너무 착하단 말이야."

하늘을 쳐다보던 리크는 지난 일들을 회상하며 한숨을 푹

쉬었다.

"휴....플렌시아. 내가 불쌍하다고...그 소녀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다니.....휴."

리크는 플렌시아의 아른거리는 예쁜 모습과 그녀가 했던

말이 허공에 겹쳐지니 상당히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불쌍하다니. 휴...."

잠시 후 리크는 아폴립스의 나무에 돌아와서 하몬의 검을

등뒤에 찼다. 일주일간 이곳 나무에서 지냈고 이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동안 카란이 내대신 장작 패느라고 고생 좀 했겠지.."

그때였다. 또다시 리크의 귀에 이상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리크...]]

"엉....뭐야 또 환청이 들리네...."

[[리크....환청이 아니란다.]]

"누..누구세요

[[흠.....본 좌는 앞으로 네 스승이 될 사람이니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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