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트로이어-157화 (완결) (158/158)
  • 6. 예정된 우연 …… (18)

    # 154

    그 다음 순간, 어느새 세이어는 세다라를 막아서고 있었다. 세다라의 눈

    썹이 움찔했다.

    "뭐야, 네 놈, 아직도 움직일 여력이 남아 있었냐?"

    짜증스러움이 역력한 기색으로 그가 팔을 휘둘렀다. 세실에게로 날리려던

    마나 에너지를 세이어에게로 날린 것이었다.

    "자빠져 있으라구! 넌 제일 나중이야, 네 여자들이 처참하게 죽어가는 꼴

    이나 구경하고 있으면 된단 말이야!"

    스윽. 그러나 세이어는 가볍게 몸을 젖혀 마나 에너지를 피해 냈다. 세다

    라가 눈을 크게 떴다. "뭐야, 정말로 힘이 남아 있었냐?" 세이어는 대답하

    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세다라를 노려보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세다라는 정체모를 공포가 자신을 엄습하는 것을 느꼈다.

    "뭐, 뭐야, 너…… 크악!"

    그리고 다음 순간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튕겨나간 것은 세다라였다. 마나

    의 발현. 그것만으로도 세다라는 견디지 못하고 튕겨나간 것이었다. 인상

    을 일그러뜨리며 세다라가 몸을 일으켰다.

    "재, 재미있군……. 생각이 바뀌었다. 네 놈, 당장 죽여 버리겠어!"

    "죽는 건 너다."

    세이어는 조용히 답했다. 그 대답에 세다라의 얼굴이 한층 일그러졌다.

    "뭐야? 이 버러지가! 이니아도 없는 지금의 네가 뭘 할 수 있다고……!"

    "이니아의 도움까지 받을 필요도 없다."

    세이어는 여전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쩐지 그 목소리가 예전보다 약

    간 톤이 낮아진 것 같았다. 아니, 변한 것은 목소리만이 아니었다. 풍겨지

    는 그 분위기 자체가 틀렸다.

    어쩌면 세다라는 이미 깨닫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다라에게 있

    어 그것은 결코 인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때문에, 그는 더욱 큰 소리로

    소리쳤다.

    "그래? 그렇다면 먼저 네 소중한 여자를 죽여 주지! 그래도 그 같잖은 여

    유를 부릴 수 있……."

    "할 수 있을까, 네가."

    세이어는 침착하게 말했다. 어느샌가부터 그에게서 오싹해질 정도의 살기

    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니, 단순한 살기만이 아니었다. 그에게서 느껴지

    는 것은 거대한 존재감이었다. 당장이라도 짓눌려버릴 것만 같은 위압감.

    중압감.

    그는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땅에 엎드러진 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세실의 모습이 있었다. 세이어는 다시 세다라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넌 세실 씨의 머리카락 하나도 건드릴 수 없어."

    "뭐야?"

    "넌 여기서 죽는다."

    "죽인다고…… 네가, 날?"

    세다라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 몸으로? 허세부리지 마!"

    "허세를 부리는 것은 네 쪽일 테지."

    "웃지기 마!"

    세다라가 소리질렀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세이어에게 일어난 어떤 변화를.

    어두운 무언가가 안개처럼 세이어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어둠…… 그것

    은 흑암보다도 깊은 그 어떤 것이었다. 형상화된 어둠은 천천히 세이어의

    주위를 맴돌았고, 이윽고 조용히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림자가 하늘로 들

    려올라갔다. 어둠은 펼쳐져 거대한 두 개의 날개를 만들었다. 날개. 그것

    은 날개였다.

    오로지 마왕들에게만 있는 바로 그 어둠의 날개였다.

    "……아니다."

    세다라가 소리쳤다.

    "그럴 리가 없어! 네가! 네가 어떻게!?"

    "죽여 주겠다…… 세다라."

    세이어가 걸었다. 세다라에게로. 세다라는 움찔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

    러나 세이어는 오히려 무표정했다. 무표정…… 무감정해 보이는 눈동자.

    흑색의 눈동자.

    다음 순간 그의 표정이 변화했다.

    이글거리고 있었다. 분노……? 아니, 그것은 분노도 증오도 아니었다. 그

    것은 순수한 살의였다. 타오르는 듯한 눈동자. 강대한 어둠은 마치 세다라

    의 몸을 삼켜버릴 듯이 커져갔다. 세다라는 그에 대항하듯 소리질렀다.

    "네놈이 나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너 따위가……!"

    순간 세이어의 모습이 사라졌다. "!?" 당황한 세다라가 주위를 돌아보았

    을 때는 어느새 세이어가 그의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컥."

    세이어의 오른손이 세다라의 안면을 잡아 쳐올렸다. 그리고 세다라는 느

    낄 수 있었다. 엄청난 양의 마나가 자신의 안면으로 모여드는 것을. ……

    이것은? 이 공격 방법은?

    "익스프로전 블레이즈."

    콰쾅! 흑염과 함께 세다라의 몸이 튕겨올랐다. 쿠당탕 지면에 처박히는

    세다라. 그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물리적 충격 자체는 치명적이지 않았

    다. 그러나 정신에 가해진 충격은 치명적이었다. 그의 얼굴이 볼썽사납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어째서, 어째서 네가 그 기술을!"

    그가 자제력을 잃고 울부짖었다. 그의 몸이 격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

    는 평정을 잃은 눈으로 세이어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넌 아닐 텐데! 불가능한데!"

    "불가능하겠지."

    세이어는 냉담한 눈으로 그를 마주보았다.

    "'세이어'라면."

    "……!"

    그의 말에 세다라가 한순간 침묵했다. 그리고…….

    "우, 으으으, 으아아아아아아아!"

    공포에 질려 비명을 내지르며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다. 그제서야 그는

    알아차린 것이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상대가 누구인지. 그가 이빨을 딱

    딱거리며 세이어를 쳐다보았다. 애써 침착하려고 하는 모습이었으나 이미

    그의 눈동자에 가득한 것은 완연한 '공포'의 기색이었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

    기합이라고도 비명이라고도 볼 수 없는 외침을 토하며 세다라가 달려들었

    다. 동귀어진이라도 하려는 듯한 저돌적인 돌진이었다. "더 이상 짜낼 계

    략도 없어졌나?" 세이어는 냉소하며 오른손을 내뻗었다.

    그리고 그것 뿐이었다. 다음 순간 세다라는 저 멀리 나가떨어져 있었고,

    세이어는 가만히 선 그대로였다. 세이어가 조소했다.

    "그 정도냐."

    "……이야아아아아아!"

    소리지르며 세다라가 벌떡 일어났다. 그의 눈을 절망과 공포, 그리고 광

    기로 물들어 있었다.

    "죽어, 죽어라 이 빌어먹을 자식아! 파워 워드 킬!"

    그가 주문을 내보냈고―,

    "……."

    세이어는 쓴웃음을 지었다.

    주문에 저항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아니, 실제로 세이어는 그의 주문에

    저항하려고조차 하지 않았다. 단지 서 있을 뿐이었다.

    "화가 나는군……."

    세이어는 천천히 말했다.

    "네 그 알량한 의지에조차 휘둘렸을 정도였던가, 이전의 나는."

    "우, 우읏, 으으으읏!"

    세이어가 조용히 세다라에게로 걸어갔고, 세다라는 공포에 질려 신음을

    내뱉었다. 압도적인 마나가, 기운이, 살기가 세이어로부터 뿜어져나오고

    있었다.

    세이어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더 이상, 네 의지에 휘둘리지 않겠다."

    "아아악, 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세다라가 마나 장벽을 펼쳤다. 온힘을 다한 마나 장벽. 그

    것은 세이어가 여태까지 보아왔던 어떤 마족의 것보다도 견고해 보였다.

    그러나 세이어는 거기에 가볍게 오른손을 댔다. 그리고 마나를 발했다.

    째앵. 장벽이 검게 물들며 거미줄처럼 갈라졌다. 파창. 그리고 장벽은 허

    무할 정도로 간단히 깨어져 나갔다.

    "아, 아아, 아아아……."

    공포에 질린 세다라를 세이어가 붙들어 올렸다. 머리를 붙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팔을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양팔에 힘을 가했다.

    찌지직.

    "으아아아아아아악!"

    "팔 하나 정도 떨어졌다고 죽지는 않는다."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몸을 뒤트는 세다라를 향해 세이어는 차갑게 말했

    다.

    "으흑, 으헉, 으하아아악!"

    "시끄럽군."

    세이어는 세다라의 얼굴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세다라의 눈이 튀어나

    올 것처럼 되었다. 뺨으로부터 움켜잡고, 그대로 뜯어냈다.

    "ㄲㅇ……!"

    세다라의 얼굴은 윗입술 아래부터 완전히 뜯겨나갔다. 극을 넘어선 고통

    에 그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진 채 짓밟힌 벌레처럼 몸부

    림쳤다.

    퍽.

    그러나 일순간 그가 경직했다. 세이어가 마나 에너지를 내쏘아 세다라의

    한쪽 다리를 부순 것이었다. 퍼억. 퍽. 퍼억. 세이어는 연속해 마나 에너

    지를 몇 방 더 내쏘았고, 세다라의 오른다리는 마디마디가 터져 날아갔다.

    세다라가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며 그는 마구 몸을

    비틀어댔다. 처참하게 일그러진 그의 얼굴은 이미 온갖 체액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너도 고통을 느끼는가?"

    세이어가 씹어뱉듯이 말했다. 차갑게 분노한 얼굴을 한 그는 대답을 기다

    리지 않고 다시 세다라를 붙들어 올렸다. 그가 다음으로 붙잡은 것은 세다

    라의 오른팔이었다.

    퍼억.

    한순간 세다라의 오른팔이 부풀어오르는 듯 싶더니 속에서부터 폭발해 터

    져나갔다. 튕겨오르는 살점. 그리고 그것은 가루가 되어 산산히 흩어졌다.

    "죽이겠다."

    세이어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ㅋ……. ㅇ……ㅎ……."

    이미 세다라는 완전히 걸레조각처럼 뜯겨나가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다만

    의식만은 아직 남아 있어 때때로 몸을 꿈틀거렸는데, 오히려 그 모습이 더

    욱더 처참함을 안겨 주고 있었다.

    "죽인다…… 죽여버리겠어!"

    퍼억.

    세이어의 손이 세다라의 복부를 뚫었다. 왼손으로 그의 머리를 붙잡고 들

    어올린 채 그는 오른손으로 세다라의 복부를 연거푸 찍었다. 퍼억. 퍽. 푸

    걱. 그의 손이 세다라의 복부를 뚫고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세다라의 체액

    이 튀어 그의 얼굴에 튀었다.

    퍽.

    퍼억.

    퍽, 퍼걱…….

    퍼걱.

    퍽.

    어느샌가부터 세다라는 경련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

    세이어는 천천히 오른손을 늘어뜨렸다. 왼손으로 잡고 있던 세다라의 머

    리를 놓았다. 그러자 세다라의 몸은 바스러져 회색 가루가 되어 흩날렸고,

    이윽고는 바람에 날려 사라져갔다.

    "……."

    세이어는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보이는 것은 오직 부서진 건물의 잔

    해. 그리고 남겨진 린의 시체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후우……."

    나른한 허탈감이 밀려왔다. 세이어는 천천히 날개를 접었다. 날개는 희미

    해지더니 세이어의 몸 안으로 빨려들어가듯이 사라졌다. 그가 씁쓸한 미소

    를 지었다.

    "좀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알고 있었다. 사실 세이어는 알고 있었다.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

    제 알았다고는 하지만…… 이미 린은 죽었다. 이제 남아 있는 것은…….

    ……남아 있는 것은?

    "……아아."

    순간 세이어는 자신이 각성해낸 이유를 기억해냈다.

    그래서.

    세이어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무너진 건물의 잔해. 널부러진 린의 시체.

    다시 고개를 돌렸다.

    이니아.

    그리고 세실.

    세실이 울고 있었다. 그녀는,

    린의 시체 옆에 엎드려서 울고 있었다.

    '남아 있잖아…….'

    세이어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소중한 것이…….'

    그는 이니아를 집어들었다.

    이니아를 검집에 되돌렸다.

    그리고.

    세실에게로 갔다.

    ====================

    6장 종료했습니다. 에필로그로 이어집니다.

    Neissy였습니다.

    번 호 : 17933 / 21069 등록일 : 2001년 06월 13일 22:42

    등록자 : NEISSY 조 회 : 140 건

    제 목 : [완결] ◈ 데스트로이아 ◈ 에필로그

    데스트로이아 DestroiA

    Fa-las de syent

    에필로그 Epilogue

    그날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일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가는 것 같다. 물론 내가 던드 성을 나온 지도 벌써 나

    흘이 지났으니 지금 어떻게 되어 있을 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세실 씨가 괴로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무엇보다도 그녀는 언니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았던 것이고, 그 충격이 적지 않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막상 그녀가 말도 없이 던드 성을 나가 버렸을 때는 솔직

    히 말해 상당히 당황했다.

    그 날 내가 세다라를 죽인 이후 웬일인지 제국군은 물러가 다시 나하비아

    스 성에 주둔하고 있었고, 때문에 그녀가 성을 나갔다고 해도 당장에 목숨

    을 위협받는다거나 할 일은 없을 터였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눈앞

    의 위험이 사라졌다는 것이지, 위험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이 아니다. 걱정

    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이 거짓말이리라.

    사실 린 씨의 장례식이 치루어질 당시 세실 씨의 표정을 보고 약간은 짐

    작할 수 있긴 했었다. 어쨌거나 그 날 이후 그녀의 표정은 풀어지지 않았

    던 것이었다. ―하긴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인 듯하지만― 다만 갑작스러웠

    을 뿐.

    장례식의 이야기이지만, 린 씨의 장례식은 조촐하지만 부족함없이 치뤄졌

    다. 그러고 보니 장례식에는 아룬 씨가 불참했는데― 그것이 그의 다 낫지

    않은 부상 때문인지 아니면 어떠한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전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실 씨를 찾아 던드 성을 빠져나

    온 사람은 나 혼자뿐이다. 갑자기 이 편의 전력이 줄어들어 버리면 곤란한

    일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긴 지금의 상황으로는 나도 혼자인 쪽이

    외려 편하긴 하지만.

    나는 지금― 미다 시에 있다. 던드 시에서 동북쪽으로 약 나흘 가량 걸어

    가면 나오는 도시이다. 아아, 물론 세실 씨도 여기에 있다.

    ―아무래도 다시 한 번 설명해야 할 듯하다. 나는 세실 씨와 함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지금 마을 외곽에 있는 한 여관에서 쉬고 있고, 나는

    그 근처의 다른 여관에서 조용히 밤하늘을 내다보고 있다. 미다 시는 골데

    산맥의 기슭에 있는 도시. 산 위에 총총히 떠 있는 별들의 모습이 아름다

    운 도시이다.

    아마 세실 씨는 내가 자신을 따라왔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어

    쩌면 느끼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혼자 떠난 것은 아마도 홀로 생

    각을 정리하고 싶다는 의미일 것이고, 따라서 나는 최대한 그녀의 의사를

    존중해 되도록이면 그녀에게서 멀리 떨어져 따라가고 있다.

    물론 그렇게 말한다면 그냥 던드 시에서 세실 씨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옳겠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린 씨의 유언이―세실 씨를 지켜달라는

    ― 있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가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평생 지키겠다는 그 약속도 있었고.

    뭐, 별다른 의미는 없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나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다. 예전의 내가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처럼. 그래서 나는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다시 마음을 열기를.

    그녀는 내게 도움을 주었다.

    이제는 내가 그녀를 도울 차례다.

    < DestroiA... 終 >

    ====================

    완결했습니다.

    Neissy였습니다.

    번 호 : 17934 / 21069 등록일 : 2001년 06월 13일 22:43

    등록자 : NEISSY 조 회 : 158 건

    제 목 : [후기] ◈ 데스트로이아 ◈ 후기

    데스트로이아가 드디어 완결되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읽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격려해 주신

    여러분들께도, 비평해 주신 여러분들께도, 감상해 주신 여러분들께도, 추

    천해 주신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여기까지 이 글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여러분 덕분이

    었으니까요.

    아시겠지만 원래 데스트로이아는 1부에서 끝나는 작품이 아닙니다. 본래

    는 2부로 이어져야 하며, 그래야만 데스트로이아의 방향성이 제대로 잡히

    게 됩니다. 개인적 차원이었던 1부에서 좀더 범위를 넓혀 나가는 것이 2부

    인 것이지요.

    그러나 현재로서는 2부를 쓰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사실상 이것으로

    데스트로이아는 완전히 완결된 것이지요. (스토리 자체는 완결지어지지 않

    은 부분이 많지만, 주제로서는 일단 매듭이 지어져 있습니다)

    사실 데스트로이아는 아쉬움이 많은 글입니다. 6번이나 다시 썼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깔끔한 글은 되지 못했지요. 만약에, 만약에 다시 쓰게

    된다면 보다 깔끔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하지만, 다시 쓰게 될 일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말이지요. ―

    출판할 확률은 0%이겠습니다만. (웃음)―

    그러나, 이제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이젠 데스트로이아는 완결된 글이며

    , 완결된 글로서 제 손을 떠났습니다. 아마도 더 이상의 수정은 없을 것이

    고, 이 글에 대한 모든 해석은 독자님들에게 맡겨지겠지요. 해석의 여지가

    있는, 무엇인가 생각할 여지가 있는 글을 썼다는 것으로 저는 일단 만족합

    니다.

    그러면 이제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셨길 빌며.

    Neiss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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