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트로이어-154화 (155/158)
  • 6. 예정된 우연 …… (15)

    # 151

    어떻게 된 것인가? 너무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린은 냉정하게 주위를 살필

    여유가 없었다. 지금 그녀의 머리를 가득 채운 것은 오직 다음과 같은 단

    하나의 생각 뿐이었다.

    '세이어 님을 찾아야 해.'

    그녀는 달렸다. 달리고 또 달렸다. 숨이 턱에까지 차올라 폐부가 터져나

    갈 것 같은 때까지도 그녀는 달렸다. 이미 성내는 혼잡으로 가득차 있었다

    . 어떻게 된 것인지 제국군은 갑작스레 '총공격'을 개시해 온 모양이었다.

    비명. 고함. 함성. 절규. 시끄러웠다.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그 혼란의 사이에서도 그녀는 곧 세이어를 찾아낼 수 있었다. 아

    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수천 수만의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 중에

    서 세이어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는 세이어만 보였으니

    까.

    세이어 역시 마족들과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그는 강했다. 간간히

    뛰쳐나오는 마족들을 그는 단 일격만으로 해치우고 있었다. 숨결 하나 흐

    트러지지 않은 그는 침착한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린은 더 이상 볼 것도

    없이 그에게로 달려갔다.

    "세이어 님!"

    "……린 씨?"

    린을 발견한 세이어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룬 씨는?" 그가

    물었고, 순간적으로 린의 얼굴에 그늘이 덮였다. 린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

    했다. "……오빤……, 오빠는……."

    "사망했습니까."

    세이어는 조용하게 물었다. 린은 고개를 떨구었다.

    "제가 나올 때까지는…… 하지만 지금은……."

    "그렇습니까."

    세이어는 주위를 살폈다. 보이는 것은 오직 부서진 건물. 깨져나간 거리.

    그리고 길바닥에 널부러진 시체 뿐. 그러나……. 세이어가 말했다.

    "뒤에 서십시오."

    "예?"

    "서십시오, 뒤에."

    그가 뒤를 가리켰고, 린의 시선도 그를 따라 뒷편으로 옮겨졌다. 그곳에

    서는 세실이 탐탁치 않은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별로 내키지

    는 않지만……. 린은 고개를 끄덕이고 세실 옆으로 갔다.

    "……."

    세실은 린을 힐끔 바라보고 나서는 다시 세이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린

    은 그녀의 태도에 불쾌감을 느꼈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녀와 다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천천히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세이어에게로 린은

    말했다.

    "저기…… 세이어 님."

    "무슨 일입니까?"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그가 답했다. 린은 스크롤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

    "해야 할 게 있어요…… 그러니까,"

    "물러나십시오."

    여전히 세이어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있었다. 린의 얼굴이 안타까움으로

    일그러졌다. "지금 이걸 하지 않으면……," "뒤로 물러나십시오." 세이어

    는 낮은 어조로 말했다. 어느새 그의 손이 이니아의 손잡이에 닿아 있었다

    . 침착하게 흥분한 목소리로 그가 다시 한 번 말했다.

    "그가 옵니다. 물러나십시오, 두 분……. 말려들게 됩니다."

    "……."

    '그'가 누구지? 전투인가? 하지만 난 이 스크롤을 사용해야 하는데…….

    린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나 그 때, 누군가가 그녀의 팔을 잡고 뒤로 끌

    어당겼다. 린은 뒤를 돌아보았다. 세실이었다. 눈썹을 찌푸린 그녀가 말했

    다.

    "물러나라잖아."

    "……흥."

    린은 손을 틀어 세실의 손을 뿌리쳤다. 휙 뒤로 돌아 걸어가며 그녀가 쏘

    아붙였다.

    "나도 귀 있어."

    "도움은 못 줄 망정…… 최소한 방해하진 마."

    "……."

    린은 세실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세실은 픽 코웃음을 치더니 세이어에게

    로 고개를 돌려버렸고, 린은 잠시 입술을 깨물다가 세이어를 바라보았다.

    세이어는 가만히 서 있었다…… 그렇게 보였다. 그러나 마나를 느낄 수

    있는 자라면 지금 그의 주위에 마나의 기류가 휘몰아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린과 세실을 뒤로 하고 선 그가 정면을 바라보며 말했

    다.

    "슬슬, 나오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세다라."

    "예리한 감인데…… 여전히?"

    일순간 세이어 앞의 공간이 일렁이는 듯 싶더니 이윽고 한 소년이 그 모

    습을 드러냈다. 회색의 단발머리에, 상당히 귀여워 보이는 인상의 소년.

    그러나 실상 그 내면은 누구보다도 음험한 자― 바로 세다라였다.

    '다르!?'

    린은 놀란 눈으로 나타난 그를 쳐다보았다. 세다라라고? 저 소년이? 하지

    만 그는 분명히 다르…… 자신을 돕겠다고 한 사람인데? ―아니, 그러면

    혹시?

    세이어 너머로 보이는 혼란에 빠진 린의 모습을 힐끗 바라보며 세다라가

    히죽 웃었다.

    "오래간만이군. 이 때를 기다리고 있었어."

    "마찬가지…… 입니다."

    천천히 세이어의 살기가 부풀어올랐다. 살의에 가득찬 미소. 그가 이니아

    를 뽑아들었다. 세다라의 눈빛이 조금 변했다.

    "이니아냐……. 좋은 검을 가지고 있군."

    "당신 덕분에 깎인 힘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이니아의 도움이라도 받아야

    겠지요."

    "무슨. 린 덕분이지. 아니, 하지만 결국 그 문제는 네 자신의 문제가 아

    닐까?"

    "물론, 아무래도 좋습니다. 그런 것은."

    세이어가 웃었다― 유쾌한 듯이. 세다라는 피식 웃었고, 이윽고 세이어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조용히 말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지금 당신이 제 앞에 있고,"

    "있고?"

    "당신은 제 손에 죽어야 할 거라는 사실입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세이어가 달려들었다. 세다라가 웃었다.

    "아하하하! 좋아, 그런 거군!"

    세다라는 비웃음의 표정으로 입가를 일그러뜨렸다. 피하려고도 하지 않으

    며 그가 외쳤다.

    "월 오브 라이트닝 Wall of lightning!"

    빠자자자작!

    순간 세이어의 눈앞에 푸른빛 전류의 벽이 올려쳐졌다. 길이 6예즈, 높이

    3예즈 정도 되는 벽이었다. "큭!" 세이어는 황급히 몸을 틀어 전류벽에로

    의 돌진을 멈췄다.

    "하하하, 얼간이!"

    세다라의 빈정거림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어느새 세이어의 뒤로 돌아와

    있었다.

    "이거나 처먹으라구!"

    라이트닝 선더볼트. 세다라의 눈동자가 희열로 빛났다. 쿠쿵, 빠지지지지

    직! 직경 6예즈에 이르는 거대한 벼락이 세이어를 향해 쏘아졌다!

    그러나 그 다음 순간 세이어는 이미 몸을 젖혀 피해 내고 있었다. 반동을

    이용해 튕겨오르듯 세이어가 돌진해왔다. 세다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

    젠장!"

    세다라는 급히 실드를 펼쳐 세이어의 검을 막아냈다. 그 순간 세이어가

    기합을 질렀다. "하아아아!" 동시에 이니아의 검날이 흑기를 발했다. 이니

    아라는 매개체를 통한 마나 발현이었다.

    파창! 실드는 검게 물들더니 그대로 깨져나갔고, 세다라는 이를 갈며 다

    음 마법을 사용했다.

    "글래시어 퀘이크 Glacier quake!"

    뻐적. 동시에 땅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하얀 서리가 내리고, 땅이 딱딱하

    게 굳어졌다. 공기 중의 습기가 달라붙어 어느새 거리가 얼음으로 덮였다.

    세이어는 크게 점프해 담 위로 뛰어올랐다. 거리 위에 그대로 있다가 얼

    음에 발이 묶이기라도 하면 끝장이었다.

    그러나 글래시어 퀘이크는 단지 지면을 얼리는 마법이 아니었다. 그것은

    직후 얼어붙은 대지로부터 얼음 기둥을 쳐올리는 마법. 그리고 지진을 발

    생시켜 지면을 가르는……. 순간 세이어는 세실과 린도 글래시어 퀘이크의

    영향권 내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큿!"

    세이어는 미간을 찌푸리며 담을 타고 달렸다. 쿠쿵! 쿠쿠쿵! 순간 대지로

    부터 무차별로 얼음 기둥이 쳐올려졌다. 기둥이라고는 해도 매우 날카로운

    것이었다. 마치 거대한 얼음 송곳 같은 그것― 세이어는 재빠른 몸놀림으

    로 기둥들을 피해내며 달려갔다.

    "세이어 씨!"

    "세이어 님!"

    자신들에게로 달려오는 세이어를 향해 세실과 린이 외쳤다. 위태위태했다

    . 무수히 올려쳐지는 얼음기둥. 세실과 린은 물론이고, 세이어조차도. "큭

    ." 이미 세실과 린이 있는 곳에서도 얼음기둥이 올려쳐지고 있었다. 세이

    어는 크게 뛰며 이니아를 휘둘렀다.

    흑기― 선이 한차례 그어지고 나자 그녀들을 향해 쳐올려지던 얼음기둥은

    그대로 잘려나가 공중으로 튕겨올랐다. 직후 세이어가 이니아를 집어넣고

    달렸다.

    "앗……!"

    "꼭 붙드십시오!"

    한쪽 팔에 한 명씩 세실과 린을 붙들고 세이어가 뛰어올랐다. 그는 약 3

    예즈나 뛰어올랐고, 부서져 내부가 들어난 건물의 2층으로 돌입해 들어갔

    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안전할 수는 없었다.

    쿠쿵. 쿠쿠쿠웅. 콰콰콰콰콰…….

    격진이 시작된 것이었다. 땅이 쩌억 갈라지고, 건물이 와르르 무너졌다.

    몸을 피하기는 커녕 그대로 깔려 죽을 판이었다. 격동하는 대지. 그러나

    세이어는 다시 한 번 뛰었다. 그리고 외쳤다.

    "레비테이션!"

    위잉. 이니아가 검집 속에서 빛을 발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세이어와 세

    실, 린은 공중을 날고 있었다. 거리는 무너져 초토화되고 있었지만 공중에

    있는 바에야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했다.

    "괴, 굉장해……."

    세실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 그것이 세이어에 대한 경탄인지 세다라의 마

    법에 대한 경탄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여기에 계십시오."

    글래시어 퀘이크가 끝나자 세이어는 세실과 린을 땅 위에 내려주었다. 그

    리고 다시 세다라에게로 돌진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아아아!" 세이어는

    물론 이니아의 도움을 통해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으며, 이니아를 매개체

    로 하여 적의 마법도 받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느 정도까지였다

    . 분명히 말해 강력한 마법은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지금, 세이어에게 있어

    원거리전은 불리했다. 방법은 오직 접근전 뿐이었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세이어가 이니아를 뿌렸다. 흑색 호선이 허공을 가

    르고 세다라는 황급히 몸을 뒤로 젖혔다. 간발의 차로 검을 피해낸 그. 하

    지만 세이어는 그렇게 녹록한 상대가 아니었다.

    "무의미합니다!"

    한차례 외친 세이어가 반바퀴 몸을 휘전시키며 검의 궤도를 바꾸었다. "

    우훅!" 세다라는 비명을 지르며 가까스로 그것을 피해냈으나, 직후 검과

    함께 날아든 세이어의 발차기가 이어졌다!

    퍽!

    턱을 정면으로 맞은 세다라가 공중으로 튕겨올랐다. 쿠당탕! 튕겨나간 세

    다라는 부서진 벽의 잔해에 처박혔고, 동시에 세이어가 외쳤다.

    "매직 미사일!"

    팡! 파팡! 파파팡! 파파팡! 팡! 파팡!

    출현한 18개의 매직 미사일이 그대로 세다라에게 직격했다. "크하악!" 세

    다라의 몸이 맥없이 허물어졌다. 하지만 이 정도로 끝날 리가 없을 터, 그

    것은 세이어도 잘 알고 있었다. 세이어가 짓쳐들었다.

    "제, 젠장할!"

    비명을 지른 세다라가 급히 주문을 외웠다.

    "블리저드!"

    휘오오오오―!

    세다라의 주문이 끝남과 동시에 거센 폭풍이 세이어에게 밀어닥치기 시작

    했다. 날카로운 얼음 결정을 동반한 폭풍. 얼리는 동시에 찢는…….

    "큭."

    세이어는 멀치감치 뒤로 뛰어 물러났다. 이니아의 힘을 빌렸다고는 해도

    이것만으론 무리였다. 현재로서는 아무래도 분명히 말해 그의 열세였다.

    근접전 외에는 마땅히 적에게 치명타를 입힐 방법이 없었으니까.

    그 증거로, 세다라는 천천히 공중으로 날아 오르기 시작했다. 세이어의

    간격 내로 들어가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

    세이어는 이니아를 고쳐잡았다. 아무리 세다라가 공중에서 자신에게 기회

    를 주지 않겠다고는 해도, 순간적인 틈을 포착하면 공격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었다. 어차피 더 이상은 물러설 수 없었다. 앞으로 나아가는 길

    외에 방법은 없었으니까.

    "안돼."

    린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모든 것이

    그녀에겐 갑작스러울 뿐이었다. 다르가, 세다라였다? 그렇다면 자신은 여

    태껏 그에게 이용당하고 있었던 것일 뿐인가?

    세이어는 밀리고 있었다― 세다라는 그가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었다. 숨돌릴 수도 없는 연속 마법공격. 세이어는 그것을 막아

    내는 것만도 벅찼다.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린의 얼굴이 괴로움으로 일그러졌다. 그렇다. 세이어가 그렇게 된 것은

    자신 때문이다. 독점욕. 소유욕. 세실의 말대로, 도움은 못 줄 망정……

    방해하고 있을 뿐이었다.

    '싫어. 안돼. 더 이상은…… 더 이상은!'

    어느샌가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문득 깨달아버린

    것이었다. 이대로라면 세이어는 여기에서 죽어 버릴 지도 모른다. 아니,

    죽을 것이다. 지금의 그는 세다라를 이길 힘이 없다.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었어.'

    린은 스크롤을 꺼내들었다. 더 이상 망설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풀어

    야 했다. 금제를. 세다라가 적이라는 것은 이미 밝혀졌지만, 어쨌거나 두

    개의 스크롤이라면 하나는 저주를 푸는 것이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녀는 외쳤다.

    "에-르테!"

    지직. 지지직. 일어난 것은 진녹색의 스파크였다.

    "큭."

    방법이 없나. 현재의 세이어는 오로지 이니아의 힘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

    었다. 본래의 그라면 세다라 정도는 상대도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

    니아가 없이는 이나마 버티는 것조차도 불가능할 것이었다.

    "하하하하!'

    세다라는 유쾌하게 웃으며 마나 구체를 번갈아 내쏘았다. 그리고 세이어

    는 민첩하게 그것들을 피해냈다. 똑같은 공격, 똑같은 패턴. 영원히 끝나

    지 않을 것만 같은 공방이었다.

    그러나 그 때 린의 외침이 들려왔다.

    "에-르테!"

    '뭐라고?' 세이어는 순간 놀란 얼굴로 린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스크롤을

    펴들고 세이어를 향해 외치고 있었다. 그때의 그것으로 스크롤은 끝난 것

    이 아니었단 말인가? 그러나, 어째서 하필이면 이 순간!?

    빠직. 빠지직. 파치짓!

    진녹색의 스파크가 세이어의 온몸을 덮었고, 세이어는 고통에 신음했다.

    또다시였다.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몸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거대한 마나.

    그를 강제하려 드는 마나의 흐름.

    르테― 그것은 '창조'를 뜻하는 루 어이다. 그러나 에― 가 붙음으로 그

    의미는 전혀 틀려진다. 에. 그것은 단어의 의미를 반대로 만드는 접두어.

    즉 '에-르테'란…….

    '소멸!'

    하나의 단어가 세이어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이것은 크세이데레이드

    에 걸린 대상자를 좀더 철저하게 파멸시키는 주문.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누구냐?˝

    고통이 전해져온다. 온몸을 칼로 헤집는 듯한 고통이. 찢기고, 불타며,

    또한 동시에 얼어붙는다. 어둠이다. 어둠이 그를 잠식해 들어오고 있었다.

    반발력. 거대한 반발력.

    ˝너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나는……!

    ˝네게 살아갈 자격이 있는가?˝

    목소리……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것은 누구의 목소리? 마왕 헤이라스?

    아니면 마왕 세라린? 그도 아니면 자기자신?

    목소리는 비웃듯이 말했다.

    ˝여기서 죽어라…… 편안하게.˝

    마왕의 마나. 거대한 마나. 조각조각, 하나하나, 그의 온몸을 뜯어내는

    마나. 세이어로서는 결코 당해낼 수 없는…… 그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채카앙!

    순간 들려온 날카로운 금속음에 세이어는 갑작스레 현실로 돌아왔다. 무

    엇인가, 이것은? 동시에 멍해진 그의 눈이 허공에서 팽그르르 호선을 그리

    며 튕겨오르는 하나의 물체를 포착했다. 그것은…….

    "이니……아?"

    다음 순간 세이어는 자신의 손에 아무 것도 들려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

    았다. 그리고 눈앞에 누군가가 서 있다는 사실도.

    "끝낼까?"

    세다라는 웃고 있었다.

    ====================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Neissy였습니다.

    번 호 : 17898 / 21069 등록일 : 2001년 06월 11일 22:16

    등록자 : NEISSY 조 회 : 93 건

    제 목 : [연재] ◈ 데스트로이아 ◈ # 152

    데스트로이아 DestroiA

    Fa-las de sy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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