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트로이어-139화 (140/158)
  • 5. 어긋남 …… (18)

    # 136

    밤이 되었다. 낮에 있었던 소동도 잠시, 나하비아스 시는 다시 고요함에

    잠겨 있었다. 여전히 정적에 휩싸인 거리. 불빛도 거의 없는 도시에는 달

    빛마저 비추지 않고 있었다.

    어두운 밤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도시에서 한 남자가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조

    금 긴 코트를 입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묵묵한 눈길로 밤하늘을 응

    시하는 남자…… 로제레트였다.

    문득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 허공에서 소용돌이치는 바람은 갈곳을 잃고

    헤매이고 있었다. 갈곳을 잃어버린 바람의 조용한 울부짖음. 위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비명을 질렀다.

    로제레트는 조용히 망루 위에 서 있었다.

    그의 주위에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미리 그가 명령을 내려 두었기에, 그

    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

    정된 휴식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그리 오래지는 못했다. 이내 그의 뒤에서 인기척이 나타난

    것이었다. 은근한 기척을 느끼고 천천히 로제레트가 몸을 뒤로 돌렸다. 자

    신이 기다리고 있던 자의 모습을 확인하고 그는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오셨습니까, 세다라 씨."

    "아아." 세다라는 가볍게 손을 내저었다. 장난스런 태도였다. 입가를 조

    금 비튼 그가 입을 열었다.

    "일 다 끝내고 왔어. 기다리고 있었냐?"

    "별로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습니다."

    힐끗 성벽 너머로 보이는 펠리체 강에 시선을 주며 로제레트가 대답했다.

    세다라가 흐음 하고 작게 탄성을 토했다.

    "별로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라. 그럼 기다리기는 했다는 뜻이로군?"

    "그런 셈이지요."

    로제레트는 조용히 웃었다.

    "마침 조용히 사색에 조금 잠겨 보고 싶기도 해서 말입니다. 가끔은 이렇

    게 홀로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니까요. 오히려 세다라 씨가 조금 더 늦

    게 오셨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는 계속 바빠서 이런

    시간을 가질 여유가 별로 없었으니까요."

    "흐음. 그럼 조금 있다가 다시 올까?"

    "글쎄요.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습니다만."

    로제레트는 가볍게 안경을 치켜올리며 답했다.

    "지금 처리해 버리고 쉬는 것이 나을 것 같군요. 시간 낭비는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흠. 결국 지금 말하자는 거냐?"

    "귀찮게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로제레트의 답에 세다라가 피식 실소했다. 눈가를 조금 찡그리며 그가 투

    덜거렸다. "잔뜩 귀찮게 한 주제에 이제 와서 뭘 또 귀찮게 한다는 거야."

    하지만 로제레트는 가볍게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아직 할 일은 많이 남아 있지요. 원하신다면 좀

    더 많은 짐을 안겨드릴 수 있습니다만."

    "……쳇."

    세다라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땅찮은 기색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로제레트가 조용히 말했다.

    "잊지 말아 주십시오, 세다라 씨. 지금 우리는 협력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이 일을 해결해 주셔야 저도 당신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습

    니다."

    "알고 있어, 알고 있어."

    세다라가 손을 휘휘 내저었다. "부탁이니 알고 있는 이야기 또 하지 좀

    마. 머리만 아파진다고." "그러지요." 로제레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의

    깊게 주위를 둘러보며 그가 말을 이었다.

    "그럼 들어 보도록 할까요.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뭐…… 잘 됐지 뭐."

    "그렇군요."

    로제레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수긍했다는 기색은 아니었다. 오히

    려 그는 더욱 눈을 빛내며 말했다.

    "그렇다면 물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만. 일을 어떻게 처리하셨습니까?"

    "응?"

    세다라는 미간을 찌푸렸다. 불쾌하다는 듯이 눈썹을 움찔거리며 그가 말

    했다.

    "잘 처리했다고 했잖아. 뭘 어떻게 처리해?"

    "결과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에 제가 이렇게 서 있다는 것만으

    로도 충분하지요. 다만 제가 묻는 것은 '어떻게' 일을 처리하셨느냐는 것

    입니다."

    "어떻게라니?"

    세다라는 로제레트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이윽고 로제레트

    의 입가에 조소가 떠올랐다. 입가를 조금 일그러뜨린 채로 그가 말했다.

    "아직 마족의 관여가 일반에 알려져서는 안됩니다. 설마 모르시지는 않을

    텐데요."

    "거야 당연히 알고 있지. 그런데 그게 왜."

    "병사들에게서 조금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로제레트는 피식 미소지었다.

    "이번 나하비아스 성 공략전 중에, 갑자기 나타나 적들을 쓰러뜨리고는

    사라진 소년이 있었다더군요."

    "……에?"

    "분명히 말씀드렸을 겁니다. 이번 일에서 당신의 모습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고."

    로제레트가 질책에 세다라는 머리를 긁적였다. "……음, 그렇긴 하지만."

    세다라는 미적미적 코끝을 긁으며 말했다.

    "난 영주를 죽이는 것만 조용히 하면 되는 줄 알았지."

    "……그러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후우, 로제레트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영주의 암살은 잘 하셨습니다만, 그외의 일에서는 '조금' 부주의하셨던

    것 같군요. 일반 병사들에게까지 모습을 드러내시다니, 그것도 워프까지

    사용해 가시면서."

    "……."

    "일단 병사들에게는 마법, 이라고 설명해 두었습니다. 어차피 애초부터

    성문이 부서진 것을 그것으로 설명할 생각이었으니 그렇게 큰 문제는 되지

    않았습니다만."

    로제레트는 차가운 눈동자로 세다라를 응시하며 말했다.

    "그렇다해도 이건 분명히 실수라고밖에 할 수 없군요. 지금까지는 그런대

    로 잘 해오셨습니다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이대로라면 아무래도 조금 불

    안합니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거지?"

    "간단합니다."

    로제레트는 냉소를 입가에 띠었다. "……." 문득 세다라는 한기를 느꼈다

    . 입가를 조금 당긴 채 로제레트가 말을 이었다.

    "이곳의 일은 지금부터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세다라 씨는 '그'의 일에

    좀더 신경을 쏟아 주십시오. 잊으신 것은 아니시겠지요. 세다라 씨의 임무

    는 제 일을 방해하는 자들을 제거하는 것이라는 것을."

    "……으음."

    세다라가 작게 신음했다. 알아들었다는 뜻이었다. 로제레트가 물었다.

    "묻겠습니다만. 그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거라면…… 잘 되고 있어."

    세다라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흐음." 로제레트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

    가 다시 물었다. "잘 된다라……, 어느 정도나 진행되었습니까?"

    "어, 그 녀석의 약점을 잘 이용했어. 지금 녀석은 크세이데레이드에 당해

    있는 상태야. 그리고 아마 풀려나지 못할 거라 생각되는데, 어쨌거나 이젠

    나도 쉽게 상대할 수 있는 녀석이 되었지."

    "그렇군요."

    "아, 참고로 말해두겠는데…… 녀석은,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던드 시에 있어."

    "던드 시…… 입니까?"

    로제레트는 흥미롭다는 기색을 했다. 세다라가 씨익 웃었다.

    "그래. 아마 다음 공략 예정지가 던드 시지? 어쨌든 싫어도 다음에는 부

    딪히게 되겠군. 뭐, 하지만 내가 잘 처리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도록. 기대

    해도 좋아."

    "처리라…… 기대되는군요."

    로제레트는 정말로 기대된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사실 알고 있었다. 그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

    실을. 적어도 그는 제국의 최고위였고, 그 자리에 어울리는 그릇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결코 자만하진 않았다.

    '세이어……라.'

    그는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벌써부터 느낄 수 있었다. 운명의 예감이라고

    해야 할까. 언젠가 그와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 그 예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지금, 그는 참을 수 없는 흥분이 피를

    뜨겁게 하는 것을 느꼈다.

    피 냄새가 났다. 전장의 냄새였다. 차가운 강철과 뜨거운 피의 느낌이었

    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내색하진 않았다. 세다라를 전적으로 믿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는 말했다.

    "부탁드립니다, 세다라 씨. 철저하게 그를 부숴뜨려 주십시오."

    "맡겨 둬."

    세다라는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사실 당연한 것이었다. 크세이데레이드를

    당한 세이어에게 예전의 힘 같은 것이 남아 있을 리 없었다. 그가 세이어

    를 두려워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던 것이었다.

    세다라가 말했다.

    "그럼 이번에 내가 해줄 일은 그를 없애는 것 뿐인가?"

    "그 외에, 그의 동료가 있다면 그도 해치워 주셨으면 합니다."

    "아아, 동료."

    세다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여자를 해치우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야. 약해빠져서 아무런 힘

    도 없거든."

    "……여자?"

    로제레트의 눈살이 조금 찌푸려졌다. 진지한 태도로 그가 물었다.

    "그의 약점이란 것이 그의 여자를 말하는 겁니까?"

    "뭐…… 정확히 말해 그의 여자는 아닌 듯해."

    세다라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려면 어떠냐는 듯이 한차례 씨익 웃어 보

    이며 그가 말했다.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말이야. 어쨌든 비슷하긴 해.

    그 녀석을 좋아하는 여자거든."

    "그 여자를 이용해서 그에게 크세이델을 사용한 겁니까?"

    "바로 맞췄어."

    세다라는 승리자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쨌거나 이런 부류의 녀석은 여자가 약점으로 존재하는 일이 많더라 그

    말이야. 이번 경우에도 해당되는 일이었지."

    "……그렇군요."

    로제레트가 그를 따라 미소지었다. 깊은 골이 파인 미소였다. 언뜻 그의

    눈동자가 차가운 빛을 발한 것 같았다. 그가 말했다.

    "좋겠지요. 한데 그 여자 외에 '동료'는 없습니까? 저는 그의 '힘'이 될

    수 있는 자도 해치워 달라는 뜻이었습니다만."

    "아아, 그런 사람들이라면야……. 어차피 그때 가서 다 해치워 버리면 되

    는 거니까."

    "하긴 그렇겠군요."

    로제레트가 그의 말을 긍정했다. 세다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런 거지. 그럼 이제 이걸로 볼일은 다 끝난 거지? 난 이만 간다."

    "수고해 주십시오."

    "맡겨 둬."

    천천히 세다라의 모습이 주변의 모습에 동화되어가듯 희미해졌다. 세다라

    식의 공간 이동이었다. 조금씩 조금씩 희미해져가던 그의 모습이 어느 순

    간에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고, 그가 간 것을 확인한 로제레트는 가볍게 조

    소를 터뜨렸다.

    "후훗, 여자라……, 좋겠지."

    그는 고개를 들어 시선을 밤하늘로 향했다. 여전히 밤하늘은 어두웠다.

    구름이 짙게 끼었는지 별빛은 커녕 달빛조차 가리워 보이지 않았다. 캄캄

    한 하늘…… 그것은 앞으로 다가울 암운을 예고하는 듯 했다. 로제레트,

    그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또 하나의 로제레트 나하이벨인가."

    ====================

    이것으로 일단 5장을 종료했습니다. 너무 짧다고 뭐라고 하진 말아 주

    시길. 대신에 6장은 꽤 길 테니까요.

    6장에서 일단 데스트로이아의 1부가 완결됩니다. 물론 모든 사건들이

    모두 종료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세이어의 자기 자신 찾기'에 일단락

    을 짓는 것 뿐이지요.

    기대해 주세요.

    Neiss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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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 페이지! 인물 소개 그 여섯번째!!

    - 세라린 -

    종족 : 마왕

    성별 : 남

    나이 : 2535세

    키 : 181센티예즈 (= 181 센티미터)

    몸무게 : 69텝 (= 69 킬로그램)

    혈액형 : 불명

    출신지 : '無'.

    외모 : 검은 흑발. 검은 눈동자. 조금 선이 가는 느낌의 얼굴선. 어쨌

    든 원래는 '천사장'이었던만큼, 상당히 준수한 외모를 소유하고

    있다.

    성격 : 기본적으로는 지극히 따뜻하고 친절한 성격. 그러나 1321년 전

    있었던 인간들의 배신 사건으로 인해 그의 성격이 상당히 변해

    버렸다. 광기가 서렸다고 할까, 일단은 지적이고 냉정하지만, 그

    에 못지않은 혈기도 있다.

    특징 : 사실상 '데스트로이아'에서의 최강 캐릭터. 신을 제외하고 가장

    강력한 힘을 소유하고 있다. 준수한 외모에, 뛰어난 두뇌, 강력

    한 힘. 삼박자가 딱 들어맞는 최강의 캐릭터랄까. (역시 작가의

    농간인 것인가?) 가끔 들려오는 말을 들어보면 어째 이 녀석이

    주인공인 세이어보다 더 인기가 있는 듯도 싶다. (그래도 전번에

    했던 인기투표에 의하면 세이어가 더 인기 많았는데……)

    무기 : 전용검 '이니아'. 혹은 소환해낸 '無' 그 자체.

    버릇 : 냉소하기. 또는 조소하기.

    말투 : 약간은 거만한 듯한 말투. 그의 말투 저변에는 세상의 모든 것

    들을 향한 증오가 깔려 있다.

    명대사 : "이것이…… 너희가 원하던 나의 모습인가?"

    작가 코멘트 ;

    원래 '데스트로이아'에서의 주인공은 바로 이 세라린이었다. 예전 판

    을 보신 분이 있으시다면 아시겠지만, 5판때까진 이 세라린이 주인공이

    었던 것이었다. 물론, 그때는 세라린이 '둘'이었다. 하나는 인간으로서

    의 세라린, 그리고 또 하나는 마왕으로서의 세라린. 현재는 '세이어'와

    '세라린'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사실, 원래는 세이어가 세라린과 합쳐야 했다. (그때는 세이어라는 이

    름이 붙어 있지 않았지만) 그것이 원래의 전개였다. 그러나, 이번 리메

    이크를 하면서 내용을 대폭적으로 바꾸었고, (뭐 언제는 안그랬냐마는)

    '세이어'의 존재를 주제로 삼아버린 것이었다.

    라는 이유로 세라린은 조연으로 밀려나버리고 만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밀려난 대신에 세라린에게는 멋진 힘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카리스마'. 뭐 이 녀석에게 카리스마 따위가 어디 있냐! 라고 외

    치시는 독자가 있으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작가는 이

    녀석에게 카리스마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녀석, 멋지지 않은가? (사실

    작가는 세이어보다 세라린을 더 좋아한다)

    사실 세라린은 자주 나올 수가 없는 캐릭터다. 하지만 나올 때마다 굵

    직굵직하게 논다. 이것이 바로 짧고 굵은 인생! 바로 사나이의 삶이 아

    니겠는가! (사나이는 무슨 얼어죽을 -_-;)

    세라린이 자주 나올 수 없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일단 스토리 상으로

    도 별로 자주 나올 이유가 없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힘이 너무 강하다.

    이 녀석은 조커인 것이다. 이 녀석의 힘이 어느정도냐면, 자그마치 세

    이어의 10배. (세이어가 세라린의 1/10의 힘이니까. 물론 약해진 지금

    의 세이어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대충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사람의 10배의 힘을 가진 사람이 보통 사람 10명만 상대할 수 있는 것

    이 아니라 훨씬 더 많이 상대할 수 있는 것처럼, 이론적으로는 세이어

    몇십명이 달려들어도 세라린의 상대도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힘을 가진 녀석을 자주 등장시켜서 대체 어디에 써먹겠는가. 그

    렇지 않아도 세이어도 힘이 너무 강해서 겨우 다운시킨 판에, 이녀석이

    등장하면 판이 다 깨져버린다. 신에 필적할 만한 힘을 가진 놈이니 말

    은 다 한 셈이다.

    그러나, 이런 세라린에게도 고민은 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들에 관한

    것, 그리고 신들에 관한 것이다. 원래 천사장이었던 그. 사실 그가 인

    간을 증오한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어폐가 있는 말이다. 차라리 애증이

    라고 하면 맞으려나.

    그리고 현재 그는 자신의 창조주인 사라딘에게서 무엇인가 미심쩍은

    구석을 찾아냈고, 자신에게 숨기는 신들의 계획에 대해 파헤치는 중이

    다. 현재 그가 하는 일은 바로 이것이다.

    그냥 본다면 단지 조금 거만한 녀석일 뿐이지만, 녀석의 속은 상당히

    복잡하다. 인간에 대한 사랑.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자신으로 인해

    튕겨나간 또 하나의 자신, 세이어. 그는 별개의 인격체가 되어버린 그

    마음을 결국 다시 합치지 못하고 있다. 사실 그도 크세이데레이드에서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한 것이다.

    앞으로의 그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물론, 작가는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말 못 해준다. (당연하잖아 -_-;) 모든 것은 2부

    에 가서야 밝혀지게 될 것이다.

    번 호 : 15204 / 21187 등록일 : 2001년 03월 05일 22:35

    등록자 : NEISSY 조 회 : 114 건

    제 목 : [연재] ◈ 데스트로이아 ◈ # 137

    데스트로이아 DestroiA

    Fa-las de syent

    세이어는 말했다.

    "이제는 거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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