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트로이어-118화 (119/158)
  • 4. 선택 …… (15)

    "…뭐, 특별히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야 괜찮겠지만."

    한차례 어깨를 으쓱하고 나서 네이시는 다시 세이어의 방을 향해 걸었다.

    그의 방 앞에 도착하고 나서, 네이시는 가볍게 문을 노크했다.

    "계세요, 세이어 씨?"

    "―무슨 일이십니까."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네이시는 다시 한 번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물론 세이어가 그 모습을 볼 수 있을 리는 없지

    만―

    "어, 할 말이 조금 있어서요. 들어가도 되겠죠?"

    "들어오십시오."

    방문이 열렸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의 세이어를 향해 네이시는 생긋 웃

    어 보였―지만, 세이어는 네이시의 행동을 보지 않은 채 그대로 등을 돌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 무안해진 네이시는 볼을 긁적이며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간 네이시는 자신이 간과한 것을 깨달았다. 세이어가 있을 것

    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또 다른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랬다. 바로, 세실이 안에 있었던 것이었다.

    이 약간은 의외랄 수 있는 상황에 네이시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세실

    씨? 왜 여기 있어요?"

    "왜 여기 있냐뇨? 있고 싶으니까 있는 거죠."

    세실이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헤에?…" 네이시는 신기하다는 듯 세

    이어와 세실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이내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혹시 제가 방해한 건가요? 그런 거라면…."

    "방해가 되었다면 들어오라고 하지 않았겠지요."

    세이어가 조용히 말했다. "하긴 그러네요." 네이시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이어는 소파에 앉아 있는 세실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잠시만 나가 있어 주시겠습니까?"

    "그러죠. 얼마나요?"

    세실은 선선히 대답했다. 세이어가 가볍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방에 계시면 제가 부르러 가겠습니다."

    "그러세요."

    방을 나가며 세실은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고, 세이어는 부드럽게 웃었다

    . 퍽이나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많이 변했군요, 세이어 씨?"

    세실이 나가고 난 뒤 네이시가 입을 열었다. 세이어는 잠시 이상하다는

    듯이 네이시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그렇습니까?"

    "변했어요. 그것도 엄청."

    네이시는 놀랍다는 듯 귀를 쫑긋거렸다.

    "처음 만났을 때의 세이어 씬 말 그대로 쿨∼한 포커 페이스 얼음남자였

    는데, 그러니까, 린 씨와 함께 있을 때의 세이어 씬 꽤 무서웠거든요."

    "린 씨…."

    "응? 왜 그러시죠?"

    굳어진 안색의 세이어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네이시가 물었다. 세이어는

    잠시 무언가 중얼거리더니, 이내 피식 조소하며 말했다.

    "아무 것도 아닙니다."

    "?…"

    "그보다 하실 말이라던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제가 변했다는 것에 대해

    말씀하시려고 오신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

    어느새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온 세이어가 말했다. 네이시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머리를 긁었다. "예, 그렇죠…."

    "웬일이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텐데요."

    "아……," 네이시는 머뭇거렸다. 세이어가 소파를 가리켰다. "앉으십시오

    . 일이 분 내로 끝날 이야기는 아닐 것 같으니."

    "예."

    둘은 소파에 마주 보고 앉았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이윽고 네이시는 천

    천히 서두를 꺼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말하죠. 제가 처음에 세이어 씨를 만났을 때의 일,

    기억하고 계시겠죠?"

    "물론입니다."

    "그 때 제가 조금 억지를 부렸었죠. 흥미가 있다고 했었던가요…."

    겸연쩍게 웃으며 네이시가 말을 이었다.

    "사실은 저도 의외였어요. 세이어 씨께서 제 말을 그렇게 간단하게 받아

    들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그런 경우는 두 가지 뿐이죠. 바

    보여서 남의 말을 간단히 받아들이던가… 아니면 자신도 무언가 생각이

    있는 것이던가."

    "그래서,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무언가 생각이 있었던 것이겠죠. 설마하니 세이어 씨가 바보일 거

    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겠는데요."

    네이시는 빙그레 웃었다. 세이어는 그런 네이시를 무심한 눈길로 바라보

    며 말했다.

    "그렇다면 제가 무엇을 생각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에, 너무 그렇게 비약하지 말아 주세요."

    네이시는 자세를 고쳐 바르게 앉았다. 정색을 하며 그가 말했다.

    "할파스라는 이름을 알고 계셨죠, 세이어 씨는. 하지만 적어도 제가 알기

    로는 그 이름이 바깥으로 흘러나간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아, 그런

    얼굴을 하진 말아 주세요. 별로 따지자는 건 아니니까요. 그런 것보다,

    사실 전 궁금한 거예요. 어째서 세이어 씨가 할파스라는 이름을 알고 있

    는 건가가 말이죠. 게다가, 일전에 레이아다 시에서 감옥에 갇혔을 때

    세이어 씨는 분명 그런 말을 했었어요. '생면부지인 자를 간단히 동료로

    받아들이는 식의 경솔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라고요. 그건 세이어 씨가

    예전에 절 본 적이 있다는 뜻이겠죠."

    세이어는 흥미롭다는 눈을 했다. '됐구나.' 생각하며 네이시는 눈을 빛냈

    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건 최근에서야 생각난 건데, 세이어 씨는 '할파스'라는 이름을

    언급할 때 다음과 같은 말도 했었어요. '정령이 거부하는 엘프' 라고요.

    하지만 그건 틀려요. '할파스'는 '정령을 다스리는 엘프'에요. 물론 제

    가 '저주'를 받게 된 이후 정령에게서 거부당하게 된 건 사실이죠. 하지

    만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전 제 이름을 '네이시'로 바꾸었죠. 다시 말해

    , '할파스'이면서 정령에게 거부당하던 때는 그리 길지 않았다는 거예요

    . 그런데 세이어 씨께서 그런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즉 세이어 씨가

    그 시기에 저를 알았다는 뜻이겠지요."

    말을 멈춘 네이시가 세이어의 기색을 살폈다. 세이어는 여전히 흥미롭다

    는 듯한 눈을 하고 있었다. 세이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좋은 추리군요…. 하지만 이 시점에서 그것이 그리 중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게까지 중요한 건 아니죠. 이건 단지 세이어 씨가 절 간단히

    '동료' 로 받아준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해 본 것에 불과해요."

    "그렇습니까."

    "하지만 이것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한 것 같네요. 설마하니 세이어 씨에게

    서 동료애 같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그래서 조금 물어

    보고 싶은데요. 왜 절 동료로 받아들인 걸까요?"

    "…질문입니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요."

    네이시는 빙긋 웃었다. 세이어는 조용히 네이시를 응시했다. 그러나 탐색

    한다든가 하는 식의 기분 나쁜 시선은 아니었다. 네이시는 미소지으며 그

    를 향해 시선을 마주해 주었다. "……후우." 이윽고 세이어가 한숨을 내쉬

    었다.

    "네이시 씨에게서 마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 마음에 걸렸을 뿐입니다."

    "헤에."

    "처음엔 몰랐습니다만, 그 때 식사를 할 때 알게 되었습니다. 네이시 씨

    에게서는 마왕 헤이라스의 기운이 느껴지더군요."

    "마왕 헤이라스?"

    네이시가 눈을 크게 떴다. 모르고 있었던 사실인 모양이었다.

    "그거 확실한 거예요? 어떻게 그렇게 간단하게 말할 수가 있는 거죠?"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습니다만, 확

    실하다는 것만은 보증할 수 있습니다."

    그 기운이 누구의 것인지 알아내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세

    이어는 바로 마왕 세라린의 복제. 그의 기억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있는

    그가 그에 대해서 모른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알 리 없는 네이시는 세이어가 마냥 신기해 보이는

    모양이었다.

    "과연, 세이어 씨는 아는 것이 많네요. 제 기대대로 말예요."

    "그다지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세이어는 그런 것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그의 기억, 그의 능력과 거의 모든 기술은 그의 것이 아니다. 모두 세라린

    에게서 얻은 것들인 것이다. 다시 말해, 그의 어디에도 '그'는 없었던 것

    이었다.

    "아뇨, 충분히 대단해요. 그럼… 역시 아실 지도 모르겠네요. 제게 남겨

    져 있는 이 잔존 마나를 떨쳐낼 수 있는 방법을 아세요?"

    "아니오, 알지 못합니다." 세이어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하지만 그것이

    마왕 헤이라스의 것이라는 점에 미루어 볼 때, 지독할 것이라는 것은 짐작

    할 수 있겠군요."

    "…지독하죠, 아주."

    네이시는 쓴웃음을 지었다. 세이어가 말을 이었다.

    "그가 존재하고 있는 한 그의 마나는 계속 네이시 씨의 몸 안에 잔존할

    수 있을 겁니다. 그가 소멸한다면 더 이상 그 마나는 그의 의지 아래 존

    재하지 못할 테니 떨쳐낼 수 있게 되겠지요. 하긴 이것은 거의 모든 종

    류의 '저주'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만."

    "역시 그렇군요…."

    네이시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귀가 아래로 숙여져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거의 방법이 없다는 뜻이겠네요."

    "그렇습니다."

    세이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이시는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이내 몸을

    일으켜서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좋아요…. 확실해져서 잘됐네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시간을 뺏어서

    미안하네요."

    "아, 잠깐―," 방을 나가려는 그를 세이어가 불러 세웠다.

    "?…"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섣불리 정령을 부르려 하지 마십시오. 아

    마 지금도 상당한 고통에 시달리시는 것 같습니다만."

    세이어는 조용히 말했다.

    "네이시 씨의 몸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

    나 말씀드렸다시피 아직은 회복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억지로

    정령을 부르신다면―아마 한 번은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는 이

    제 회복이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몸은 한층 더 악화될 것이고, 잔존

    마나는 네이시 씨의 몸을 확실하게 잠식해 들어갈 것입니다."

    "…왜 그런 말을 하시는 거죠?"

    "글쎄요,"

    세이어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이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로, 네이시는

    잠시 경악의 눈으로 세이어를 바라보았다―

    "왠지 네이시 씨가 무언가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오늘

    갑자기 찾아오신 것도 조금은 의외였고…, 또 네이시 씨는 아직 제게 필

    요가 있습니다. 섣불리 행동하시면 곤란합니다."

    네이시는 피식 웃어버렸다. 이건 세이어 씨 식의 걱정인 건가? 확실히,

    변했어. 네이시는 빙긋 미소지으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걱정 마세요."

    린과 세실의 방. 언제부터인가 이곳에는 싸늘한 냉기류가 감돌고 있었다.

    서로 그보다 더할 나위 없이 친했던 자매였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약간'

    의 오해와 질투로 인해 어느 사인가 갈라져 버린 린과 세실은 서로를 무시

    한 채―그러나 한편으론 의식하면서― 의자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요즘 린은 답답한 심정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거의 심화에 이르러 있었

    다. 어떻게 된 일인지 세실과 세이어가 상당히 친해져 버렸던 것이었다.

    물론 둘이 연인관계로 보인다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세이어가 세실에게만

    은 마음을 여는 것 같아 보였고, 세실도 세이어에게만은 살갑게 굴었던 것

    이었다.

    '어째서….'

    린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에게는 그토록 마음을 열지 않는 세이어가

    세실에게는 그렇게 간단히 마음을 연 것일까. 대체 자신에게 뭐가 부족하

    기에….

    '여우 같은 계집애.'

    이제 린은 세실을 거의 증오하고 있었다. 도와 주겠다고? 다 거짓말이었

    어. 차라리 세실이 없었다면, 세실이 없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어. 연인이

    은 아니었더라도, 최소한 세이어 씨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나였단 말이야!

    그리고 그녀의 이런 생각은 세이어가 세실을 찾아옴으로써 한층 더해지게

    되었다.

    "세실 씨."

    똑똑.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났고, 세실은 활짝 웃으며 자리에서 몸을 일

    으켰다. 그리고 세실의 그 모양을 보는 순간, 린은 분노가 치밂을 느꼈다.

    린은 벌떡 일어나 세실의 팔을 잡아챘다.

    세실의 눈이 찡그려졌다. "…뭐야?"

    "이야기 좀 해."

    세실이 코웃음쳤다.

    "언니와 할 이야기 따윈 없는데?"

    "뭐야?"

    린의 눈이 이글거렸다. 세실은 잠시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윽고 한

    숨을 내쉬고는 문 쪽을 향해 외쳤다. "세이어 씨, 먼저 가 계세요! 곧 갈

    테니깐!"

    린의 눈이 가늘어졌다.

    "꽤 친해졌나 보구나… 세실?"

    "뭐야? 뭐가 불만이야? 그리고 이 손 치워, 내 팔이야."

    "못 치우겠다면?"

    "치우게 해 주지." 말이 끝나자마자 세실은 붙잡히지 않은 쪽의 손으로

    린의 팔을 후려쳤다. 불의의 기습을 받은 린의 손이 풀렸고, 그 틈을 타

    세실은 손을 틀어 린의 손을 뿌리쳤다.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팔짱을 끼

    며 그녀가 말했다.

    "좋아, 상대해 주지. 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너… 왜 세이어 씨에게 접근하는 거지?"

    "접근? 하," 세실이 코웃음쳤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

    지? 세이어 씨가 언니 거라도 돼?"

    "너… 너!"

    "뭐냐고, 언닌 세이어 씨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잖아?"

    "뭐라고?"

    린의 눈이 찌푸려졌다. 그러나 세실은 개의치 않고 말을 계속했다.

    "그렇잖아? 그렇지 않으면 왜 아룬 오빠하고 히히덕거린 건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난 다 봤어. 그런 주제에 잘도 세이어 씨를 좋아

    한다 어쩐다… 웃기지 마."

    "보긴 뭘 봤다는 거야!?"

    "흥……. 나 참, 웃기지도 않아서."

    세실은 경멸의 감정이 담긴 눈초리로 린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린으로서

    는 세실의 그런 눈빛이 이해되지 않았고, 때문에 그녀는 짜증 섞인 눈으로

    세실을 노려보았다.

    "너, 지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래? 모르겠다는 거야? 그래, 좋아. 그렇게 나오겠다면 나도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분명히 말해두겠는데, 다시는 멋대로 세이어 씨를 좋아하

    네 어쩌네 지껄이지 마."

    "뭐? 지껄여?"

    "그럼 내 말이 틀렸어? 그래, 우리 한 번 솔직히 말해 볼까? 세이어 씨가

    언닐 좋아한다고 생각해? 말해 줄까? 세이어 씨가 전에 분명히 그랬지,

    언니에게서 연애 감정을 느낀 적은 없대,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

    을 거래. 아하하, 들었어? 앞으로도 없을 거라고!"

    "너…, 너!"

    "하지만 난 언니와 다르지. 그래, 언니도 알고 있을 거야. 우선 자격부터

    가 다르지 않을까? 병신같이 임신 같은 걸 한 언니와는…"

    짝.

    세실의 얼굴이 옆으로 휙 돌아갔다. 그녀의 뺨이 발갛게 부어 올랐다. 린

    이 어깨를 떨며 발악하듯 외쳤다.

    "네가! 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어떻게 그런 말을…"

    ====================

    잘 나가는 집안의 화목한 모습, 어떠신지? (……^_^;;)

    Neissy였습니다.

    번 호 : 10597 / 21128 등록일 : 2000년 09월 20일 00:04

    등록자 : NEISSY 조 회 : 151 건

    제 목 : [연재] ◈ 데스트로이아 ◈ # 116

    데스트로이아 DestroiA

    Fa-las de sy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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