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트로이어-115화 (116/158)

4. 선택 …… (12)

그 날 밤, 늦게서야 돌아온 세실을 린은 모른 체 했다. 그것은 일종의 원망이었다

. 자신은 괴로워하고 있는데 혼자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고 말이다. 그녀는 세

실에게서 약간의 배신감마저 느꼈다.

하지만, 그것은 세실도 마찬가지였다. 대체 왜 아룬이 린을 껴안고 있었던 걸까?

물론 아룬은 옛날부터 잘 알아 왔던 '옆집 오빠'다. 어릴 때는 그런 행동도 자주

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옛날과는 달리 나이를 먹었고, 그런 것에 있어서는 조심

스러워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언니는 세이어 씨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그녀는 강한 의문을 느꼈다.

서로 할 말도 많았고… 또 물어 보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린과 세실은 침묵을 지

켰다. 린은 세실을 모르는 체 했고, 세실도 린을 모르는 체 했다. 세실은 묵묵히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두운 밤하늘에는 시커먼 먹구름이 짙게 끼어 있었다. 캄캄한 밤이었다. 세실은

가만히 미간을 찌푸렸다.

'마음에 들지 않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린의 태도였다. 대체 언니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

확실하게 대시하던지, 아니면 차라리 포기하던지. 이도 저도 아닌 저 어정쩡한 태

도는 대체 뭐지. 아룬 오빠와는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거고. 그녀는 한쪽 눈을 찡그

린 채 불만스럽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한참이나 침묵이 이어졌다. 할 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앞서 말

했듯, 서로에 대한 배신감으로 인해 말을 하고 싶지 않은 것 뿐이었다.

린도 린 나름대로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자정이 다 되어서야 돌아온 그녀의 동생

. 물론 세이어가 여성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린도 잘 알고 있었

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남녀가 밤늦게까지 단둘이 있었다― 린은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를 잘 알고 있었다.―린은 세실이 지금까지 계속 세이어와 함께 있었다

고 생각했다―

'역시, 오해가 아니었던 거야.'

예전부터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다. 세실이 세이어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정

말로 자신을 위해서인 것일까. 아닐 것이다. 아니다. 린은 그렇게 단정지었다. 세

이어와 함께 있을 때의 세실의 그 즐거운 표정. 그건 지어낸 표정이 아니었다. 정

말로 즐거워하는 것이 아닌 이상 그런 표정은 나오지 않는다.

간단한 오해였다, 린과 세실의 오해는. 물론 전혀 근거가 없는 오해는 아니었다.

하지만 서로간에 감정의 골을 깊게 파고 서로를 상처 입힐 만한 것은 아니었다. 그

저 서로간에 약간 엇갈린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둘 중 누구도 그 오해를 풀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긴 그것이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른다. 둘 모두 자신이 오해를 받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둘 모두 상대편이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그래서 결국 둘

은 서로 아무런 대화도 나눌 수가 없었다.

'……흥.'

세실은 코웃음치며 침대에 누웠다. 그렇게 나올 테면 마음대로 하라지. 나도 언니

하고는 말하기 싫으니까. 혼자 알아서 잘 해봐.

'…이젠 나와 말도 하지 않겠다는 거야, 세실?'

린은 한차례 세실을 쏘아보고는 램프의 불을 껐다. 순식간에 방 안은 어둠에 잠겼

다. 저 편에서 들려오는 세실의 숨소리를 들으며 린은 자신의 침대에 누웠다. 냉랭

한 분위기였다.

린도 세실도, 자리에는 누웠지만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저 자리에 누운

채 상념에 잠겨 가끔 서로에게 언짢은 시선을 보낼 뿐이었다.

"……."

그리고 그 시각, 옆 방에서는―

"…후우."

아룬은 한숨을 내쉬었다. 잠이 오지 않았다. 한참을 자리에서 뒤척거리던 아룬은

결국 잠을 자는 것을 포기하고 몸을 일으켰다.

"……."

아룬은 침대 옆 책상에 높인 두건을 집어 눈에 둘렀다.

그가 눈을 두건으로 가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흉한 모습을 가리기 위해서였

다. 그의 눈은 화상으로 인해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어릴 때 샐러맨더를 불러내

다가 실수로 폭주시켜 버린 탓이었다. 반쯤 녹아 내린 피부, 그 모습은 분명히 말

해 보기 좋은 것은 못 되었다.

사실 눈이 전혀 소용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빛의 강약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

― 그다지 도움이 되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눈을 두건으로 가렸다. 흉칙

한 모습을 가리려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도움이 되지 않는 눈을 아예 가리

고 대신 다른 감각을 키우자는 의도가 더 컸다.

지금, 그의 민감한 감각 중 하나― 촉각이 그에게 특별한 감각을 전해 주고 있었

다. 아룬은 그 느낌에 약간 당황해하고 있었다.

'부드럽고… 연약했다.'

린…. 그녀의 느낌이었다. 아룬은 얼굴이 후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여태껏 그녀에게서 이런 느낌을 느껴 본 적은 없었다. 그녀는 그저 '귀여운 동생'

이었을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 아룬도 린도 성숙해졌지만 그 느낌은 변하지 않고

있었다. 한데…….

'연민… 그것뿐일까.'

잘 모르겠다. 아까 그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애처로웠고, 그래서 위로를 해 주고

싶었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그런데 그녀를 안는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전신

이 뜨거워졌다.

"…후으."

신음과도 같은 한숨이 그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그는 거칠게 고개를 저었다.

"이제 와서 어떻게 바뀔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의 입가에 씁쓰레한 미소가 감돌았다. 왠지 모를 답답한 기분에 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인가 묵직한 것이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캄캄한 밤이었다.

따뜻한 햇살이 눈을 간질였다. 온몸을 간질이는 부드러운 느낌에 린은 이윽고 눈

을 떴다. 직사각형의 창문을 통해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린은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이미 시간은 정오가 다 되어 있었다. 식탁에는 린 몫의 아침이 남겨져 있었고, 종

이 쪽지 하나가 놓여 있었다. 린은 몸을 일으켜 쪽지를 집어들었다.

'세이어 씨에게 간다. 기다리지 마.'

세실의 필체였다. 린은 눈썹을 조금 찡그렸다. 기다리지 마… 무슨 의미일까. 하

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든, 린에게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

린은 쪽지를 구겨버렸다. 거칠게 방 한 구석에 쪽지를 던져버리고 나서 그녀는 평

상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녀는 흘끗 식탁 위를 쳐다보았다. 이미 완전히 식어버린

음식이 놓여져 있었다. …배는 고프지 않았다. 린은 식탁을 지나쳐 방문 앞으로 걸

어갔다.

어디로 갈까…. 린은 생각했다. 세이어가 있는 곳에 가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세

이어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지금 거기에는 세실도 있을 것이었다. 적어도 지금은 그녀의 얼굴 따위 보

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 안에 있을 생각도 없었다. 그럼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

까…. 다음으로 떠오른 사람은 아룬이었다.

'…그래.'

어제 아룬의 위로를 받고 린은 약간이나마 힘을 얻었었다. 그 후 세실 덕분에 기

분이 가라앉아 버리기는 했지만.

아룬은 린에게 편안함을 주었다. 친숙함일까, 린은 그와 함께 있으면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힘이 그에게는 있었다. 린은 아룬

에게 가기로 결정했다.

"…잘났군."

아룬의 방으로 들어가는 린을 보며 세실은 씹어뱉듯이 말했다. 아룬의 방 문이 닫

히고 나서도 그녀는 한참이나 찡그린 눈으로 그곳을 바라보았다.

세실이 린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공교로운 우연의 일치라고 할

까, 그녀는 방으로 다시 돌아오는 중이었던 것이었다.

"좋아. 그게 언니 마음이란 거겠지?"

아침 일찍 그녀는 방을 나섰다. 그 때 그녀는 아직 화가 풀려 있지 않은 상태였었

고, 실제로 그 날은 다시 방에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세이어와 대화하

던 도중에 그녀의 생각이 바뀌었다. 생각해 보니, 린은 자신이 한 번 돌아왔었다가

다시 나간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 것이었다. 그러니 약간은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

고, 아무래도 대화를 좀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그녀는 다시 방에 돌아

오는 중이었다.

한데 공교롭게도 그녀가 이 곳 복도로 들어서자마자 보게 된 것이 린이 아룬의 방

으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던 것이었다. 이것이 세실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는 빤한 일

이었다.

많은 경우 오해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비롯된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고 해도, 그

것을 조속히 해결하지 않으면 그것은 점점 커져간다. 마치 나무가 뿌리를 내리듯이

. 처음에는 그것을 뽑기 쉬울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중에는 단단히 뿌리를 박아

결코 간단히 뽑아낼 수 없다.

세실은 몸을 돌렸다. 그리고 밖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계단을 지나고, 다시 복

도를 지나, 그녀는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세실은 아룬의 방이 있으리라 생각되는 지점을 올려보았다. 어제의 광경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세실의 눈썹이 움찔했다. 고개를 거칠게 도리질 치며 그녀는 나

직하게 중얼거렸다.

"…될 대로 되라지."

화가 났다.

린에게 화가 났다. 세이어에게만 매달려도 모자랄 판에 대체 아룬과 뭘 하고 있었

던 거지.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불쾌감이 스멀스멀 솟아올랐다.

그리고 동시에, 세실, 그녀 자신에게 화가 났다. 어째서 린의 그런 모습을 보고

안도감이 들었던 걸까. 순간적으로 느낀 '안심'이라는 감정은 대체 무엇 때문이었

을까.

―세실은 그 이유를 모를 만큼 어리석진 않았다.

하지만, 세실은 다시 한 번 거칠게 고개를 흔들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적어도 지금은.

"그래도 언니는 언닌데."

세실은 스스로에게 되뇌였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 어떤 행동을 하든, 린은 그녀의 언니다. 예의 사건으로

인해 어머니와 아버지가 모두 죽어 버린 지금, 남아 있는 가족은 린 하나 뿐이다.

"전혀 언니 같진 않지만."

세실은 눈썹을 조금 찡그렸다. 확실히 요즘 들어 린은 언니다운 면모를 거의 보여

주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면, 차라리 친구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아악."

세실은 머리를 쥐어뜯었다.

"몰라, 몰라몰라몰라몰라몰라몰라!"

머리가 복잡하다. 여러 가지 감정들이 뒤섞인다. 세이어, 린, 아룬. 그리고 린,

아룬, 세이어, 그리고 아룬, 세이어, 린, 또 세이어, 린, 아룬, 린, 아룬, 세이어,

세실, 애정, 호감, 증오, 경멸, 연민, 안도, 사랑, …….

세실은 몸을 부르르 떨며 진저리를 쳤다.

"아으, 신경질 나!"

세실은 자신이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무엇 때문에 린과 세이어를 맺어 주

려고 하는 걸까? 그래 보아야 린은 조금도 고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아니, 지금 같아서는 감사는 고사하고 욕이나 먹지 않으면 차라리 다행일 것 같았

다.

그녀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내가 뭣 때문에 이러고 있을까."

세실은 고개를 한차례 내젓고 나서 다시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갈 곳

은 뻔했다. 어차피 그녀가 갈 만한 곳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일단은 정원으로

갈 생각이었다. 세실은 빠르게 발걸음을 놀렸다.

로제레트는 자신의 눈 앞에 서 있는 남자를 조용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잘 손질된

금발에 부드러운 색상의 푸른 눈. 대체적으로 온화한 인상을 주는 그는, 케일프로

이 샴 디스튼훼이아 2세― 제국의 황태자였다.

로제레트는 약간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오른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책상

에 내려 놓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가 말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황태자 전하?"

"아…."

"일단 앉으시지요."

로제레트는 서재 한 켠의 소파를 향해 손을 들어 보였다. "아아." 황태자는 고개

를 한 번 끄덕이고 나서 소파에 앉았다. "로제레트 님도 자리에 앉으시지요." 그가

손짓했다. "예." 로제레트는 의자를 끌어당겨 황태자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웬 일로…. 굳이 직접 오시지 않으셔도, 부르기만 하시면 제가 전하께

나갔을 텐데요."

"아아, 로제레트 님은 바쁘지 않습니까?"

황태자는 투명한 눈으로 로제레트를 응시했다. 로제레트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감돌았다. "…알고 오신 모양이군요."

"모르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까?"

황태자는 조용히 미소지었다.

"군비 확장…. 조금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정도더군요. 전쟁이라도 일으킬 생각

인 겁니까."

"그것은…."

"프리네리아 왕국에서는 이에 대해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모양입니다. 하

긴 당연한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황태자는 목소리를 낮췄다. 진지한 표정으로 그가 이어 말했다.

"그리고 그것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무리한 군비 확장에서 무엇을 얻으려

고 하는 겁니까? 전쟁이 일어나서 좋을 일은 없습니다. 나라는 피폐해지고, 국민

들은 고통받게 됩니다."

"……."

로제레트는 입을 다문 채 황태자를 바라보았다. 곤란한 일이다…. 황태자는 미래

를 보는 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당장 눈앞의 평화만을 중요시 여길 뿐이다. 평

화주의자라는 족속들이 다 그렇듯이.

그러나 로제레트는 그다지 당황하지는 않았다. 황태자가 이렇게 나올 것이라는 것

은 이미 예상했던 바였다. 그의 이런 행동은 오히려 약간 늦은 감이 있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적당히 시의 적절하다.'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아……. 로제레트는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확인하고 싶습니다. 로제레트 님, 정말로 전쟁을 일으킬 생각입니까? 전

결코 전쟁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전쟁을 인정할 수 없다…. 로제레트는 알고 있었다. 그가 아무리 제국의 총리대신

― 제국의 실세라고는 해도, 모든 것을 그 혼자만의 생각으로 결정 내릴 수는 없다

. 특히나 전쟁 같은 중대사를 처리할 때에는 반드시 왕족, 그리고 귀족들의 동의가

필요했다.

귀족들의 동의는 이미 받아 두었다. 다만 여태껏 황태자에게만은 전쟁에 관한 것

을 숨겨 왔었다. 사실 이것은 문제가 있는 행동이지만―, 로제레트가 이렇게 행동

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로제레트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전하, 저도 전쟁을 일으킬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 군비 확장은 대체 무엇 때문인 것입니까?"

"―그건 몬스터들 때문입니다."

로제레트는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황태자는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

다.

"몬스터들이라니, 무슨 말입니까?"

"최근 들어 몬스터들의 활동이 활발해졌습니다. 물론 알고 계시겠지요?"

"활발해졌다 하면…."

"도시에는 아직 피해가 없습니다만, 작은 마을 같은 곳은 피해가 심각하다고 합니

다."

"그렇다면…?"

"예, 그렇습니다."

로제레트가 진지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마을마다 군을 어느 정도씩 주둔시켜 몬스터들의 습격을 막아낼 계획입니다. 지

금의 군비 확장은 어디까지나 그것을 위한 일, 평화를 깨뜨릴 생각은 전혀 없습

니다."

"그렇습니까…!"

황태자가 탄성을 터뜨렸다. 한시름 놓았다는 얼굴로 그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괜히 걱정했군요."

"아니요, 미리 말씀 드리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둘은 서로를 마주보고 미소를 지었다. 잠시 담소가 오가고 난 후, 황태자는 약간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그런데… 프리네리아 왕국에는 어떻게 말해야 좋겠습니까? 그들은 우리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만 생각할 텐데요."

"사실대로 말하면 그들도 납득해 줄 것입니다."

"그럴까요…. 그러나 사신을 보내야 할 텐데……,"

"전하께서 직접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예?" 황태자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로제레트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덧붙였다.

"제국의 황태자가 직접 와서 해명을 한다면 그들도 쉽게 납득해 줄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제국의 평화를 위해서는 이럴 때 타국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두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 To be continued... -

===========================================================================

당연히 눈치채셨겠지만, 요즘 데스트의 분량이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이걸 나눠

서 올리면 아마 매일연재가 될 것 같군요. (…쿨럭, 그럼 이게 매일연재와 무슨

차이가 있는 거지? -_-;)

즐거운 시간 되시길! 궜뀄괆껏꿸꿸∼∼! (……웃음 소리 입니다 ^^;)

Neissy였습니다.

번 호 : 10406 / 21128 등록일 : 2000년 09월 13일 16:59

등록자 : NEISSY 조 회 : 159 건

제 목 : [연재] ◈ 데스트로이아 ◈ # 113

데스트로이아 DestroiA

Fa-las de sy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