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트로이어-84화 (85/158)
  • 3. 살아가는 이유 …… (13)

    로빈과 에이드가 세이어 등이 있는 방에 도착한 것은 그로부터 약 5분 가량이 지

    난 후였다.

    로빈과 에이드는 방 안에서 느껴지는 심상치 않은 마나를 감지하고는 굳은 얼굴로

    서로 한차례 고개를 끄덕였고, 이윽고 방 안으로 뛰어들어가며 외쳤다.

    "감히 사이아스 왕성에 침입하다니, 누구냐!"

    …그런 그들을 반긴 것은 린과 세실, 그리고 아룬의 얼떨떨한 표정, 그리고 네이

    시와 시린의 재미있다는 표정, 마지막으로 세이어의 무표정이었다. ―순간 에이드

    는 비명과도 같은 신음과 함께 뒤로 두어 발짝 물러섰다.

    "세라린!?…"

    세라린(?)이 피식 조소했다. 비웃음 띤 얼굴로 그가 말했다.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저는…,"

    "세이어라고 했었지."

    로빈이 답했고, 세이어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침착하시군요."

    "난 세라린은 본 적이 없거든."

    로빈은 슬쩍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 때, 옆에서 스릉 하는 소리와 함께 에이드가

    범을 뽑아들고 외쳤다.

    "세라린이건, 세이어건, 제 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직도 입니까."

    세이어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은…!"

    에이드가 그렇게 외치며 돌진하려던 순간, 로빈이 에이드를 붙잡았다. 에이드가

    당황하며 외쳤다.

    "왜 이러십니까, 로빈 님?!"

    "흥분하지 마, 에이드."

    로빈이 조용히 말했다. 그는 가볍게 세이어를 눈짓하며 말했다.

    "보아하니, 싸우러 온 것 같지는 않아. 그리고, 저번에 저 자는 널 단지 기절시키

    기만 했어. 아디즈도 마찬가지고. 죽이지 않았단 말이야. 일단 저 자의 말을 좀

    들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러나…!!"

    "네 기분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에이드."

    로빈은 재빨리 말했다.

    "세이어, 당신은 우리의 적입니까?"

    로빈의 말에 세이어는 피식 웃었다. 가볍게 미소지으며 그가 말했다.

    "말했을 겁니다. 그것은 당신들에게 달려 있다고."

    "…들었지, 에이드?"

    로빈이 말했다. 에이드는 가볍게 입술을 깨물더니, 내키지 않는다는 태도로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로빈은 잘했다는 듯 가볍게 에이드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리고, 그 때였다.

    "감히 사이아스 왕성 내로 워프를 해오다니!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겁도 없

    는 사람들이네!"

    라는 소리와 함께 니리아가 뛰어들어온 것은.

    방 안에 있던 일단의 사람들은 황당한 얼굴로 니리아를 쳐다보았고, 니리아는 이

    의외의 반응에 의아해했다. 니리아는 방 안의 사람들 중에 로빈과 에이드가 있는

    것을 발견했고, 니리아는 이상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에이드는 쓴웃음을 지으며 세이어를 눈짓했고, 그 행동에 니리아는 고개를 돌려

    세이어를 쳐다보았다. 동시에, 니리아의 얼굴색이 크게 변했다.

    "세, 세라린!?"

    에이드, 넷샤, 니리아, 아디즈. '마왕' 세라린의 부활을 직접 본 네 사람이다. 세

    라린의 힘을 바로 눈 앞에서 본 니리아였다. 순간, 니리아의 머릿속에 당시의 그

    끔찍한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니리아는 움찔 뒤로 물러서며 외쳤다.

    "그… 그런 바보같은, 세라린이 어째서 여기에…!"

    "…전 세라린이 아닙니다."

    세이어는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에이드와 로빈이 시도아 시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난 후에야 니리아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그리고…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에이드와 로빈, 니리아를 제외하고는 워프의 기

    운을 눈치챈 사람이 없는 듯 했다. 하긴, 어쩌면 그것은 당연했다. 워프란 것이 비

    록 공간을 뒤트는 것이라고는 해도 그 힘은 실로 미약한 것, 어지간한 수준이 아니

    고서야 알아채기는 어려운 것이다.

    대강 사정을 설명하고 난 후, 그들은 서로를 소개했다. ―사실 에이드로서는 소개

    같은 것을 할 생각이 없었다. 빨리 세이어가 온 이유부터 듣고 싶었지만, 니리아가

    극구 주장해서 결국은 서로 소개부터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니리아라는 이 엘프

    아가씨는 조금 막무가내 기질이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이쪽은 네이시… 응?"

    신나게 말하던 시린은, 옆에 네이시가 없는 것을 깨닫고 말을 멈췄다. 시린은 눈

    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이 녀석, 그새 어딜 간 거지?"

    "네이시라는 분이 어딜 가셨어요?"

    "아…예. 이 녀석 아까까진 분명히 여기 있었는데… 어딜 간 거지?"

    니리아의 물음에 시린은 가볍게 얼굴을 붉히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시린의 얼굴이 붉어진 이유, 그것은 사실 간단한 것이었다. 니리아는 '진짜' 엘

    프였던 것이다. 청순한 외모. 약간 마른 듯한 몸매― 가냘프다는 생각이 드는 모습

    이었다. 그녀는 부드러운 색의 금발을 지니고 있었는데, 거의 엉덩이까지 길게 기

    르고 있었다. 확실히,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물론, 외모가 아름답다는 것은 네이시

    도 마찬가지이지만… 니리아는 결정적으로 네이시와 다른 것이 두 가지 있었다. 첫

    번째로, 네이시와 같은 '변태짓'을 하지 않았고, 둘째로, 여성이었다.

    니리아는 자신의 녹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호기심을 표했다.

    "네이시라고요?"

    "아, 예…. 그 녀석도 엘프인데, 만나 보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시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지나가는 말 같이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 말에 니리아는

    의외로 놀란 듯, 약간 큰 소리를 내며 물었다.

    "엘프라고요?"

    "그렇습니다만, 왜 그러시죠?"

    자신의 의도와 달리 니리아가 상당히 놀란 듯 하자 시린은 내심 이상하게 생각하

    며 물었다. 그러나 니리아는 그 말엔 대답하지 않고 대신 네이시에 대해 물어왔다.

    "네이시라는 그 분, 어떻게 생겼어요?"

    "예? 아…."

    시린은 네이시의 생김새를 간단히 설명했다. 희한하게도, 니리아는 그 설명을 들

    으면서 점점 얼굴이 굳어갔다. 니리아가 중얼거렸다.

    "설마…?"

    "그리고 또 한 가지 말씀드리면, 네이시의 성격은 상당히 특이한 편입니다."

    시린은 이어 네이시의 성격에 관해 말했다. ―특히 네이시의 '변태짓'에 대해서.

    그 이야기를 듣던 니리아의 얼굴이 다시 변했다. 약간은 실망이라는 듯한 얼굴로.

    그녀가 중얼거렸다.

    "…아닌 것 같네."

    "―놀랐잖아."

    정원. 네이시는 벽에 기대앉은 채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고개를 들어 왕성 벽

    의 창문을 바라보며 네이시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대체 여기에 왜 니리아가 있는 거지?"

    아까, 니리아가 방에 들어왔을 때 네이시는 깜짝 놀라다 못해 경악했다. 순간적으

    로, 네이시는 니리아가 자신을 알아보면 결론을 내렸고, 네이시는 이어 떠오른 생

    각을 즉각 행동으로 옮겼다. 즉,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다만 네이시가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면, 그 방은 지상에서 10예즈 높이였다

    는 것이다. 네이시가 엘프였기에 망정이지, 만약 보통의 인간이었다면 어디가 부러

    져도 단단히 부러졌을 것이다.

    네이시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몸을 손으로 툭툭 털었다. 이어 가볍게 볼을 긁적

    이며 그가 말했다.

    "그나저나, 곤란한데. 세이어 씨 말대로라면 여기 한참동안 있을 것 같던데. 무슨

    수로 안 들키고 지낸다지…."

    네이시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아, 앞길이 막막하다.

    "…에이, 할 수 없네."

    네이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방 안에 처박혀서 가만히 있으면 되겠지."

    …그 때였다.

    "이봐, 네이시! 그 아래서 뭐 하는 거냐?"

    라는 시린의 외침이 들려왔고, 네이시는 화들짝 놀라며 위를 쳐다보았다. 창문으

    로 머리를 내민 시린이 이상하다는 듯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 네이시라고요…?"

    라는 니리아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네이시의 얼굴이 일순 긴장으로 굳었다.

    "어머, 어딜 간 거죠?"

    아래를 내다본 니리아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자 약간 실망하며 그렇게 말했고, 시

    린은 짐작도 가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쪽으로 막 뛰어가던데요…. 뭐, 급한 일이라도 있는 모양입니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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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후…. 드디어 에이드 패거리(?)의 등극입니다. 왠지 어수선한 면이 없지않아

    있군요…. (…없지않아 있다기보다, 넘치지 않을까.) 니리아가 나타난 이상, 네

    이시의 변태짓도 이제 끝!! 입니다. 오옷~홋홋홋홋홋홋∼!

    그리고… 시린은 나름대로는 참 시리어스한 녀석입니다. 왠지 요즘 바보가 되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만…. 어쨌든 나름대로는 시리어스합니다. 음음.

    Neissy였습니다.

    번 호 : 8384 / 21149 등록일 : 2000년 07월 19일 01:13

    등록자 : NEISSY 조 회 : 209 건

    제 목 : [연재] ◈ 데스트로이아 ◈ # 84

    데스트로이아 DestroiA

    Fa-las de sy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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