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트로이어-59화 (60/158)
  • 2. 아무도 믿을 수 없다면 …… (19)

    "……."

    피식. 세이어가 냉소했다. 헤인샤이는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한 번 세이어를 호되

    게 후려쳤다.

    "이게…!"

    "……."

    마치 헤인샤이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세이어가 다시 군중들에게로 고개를 돌렸

    다. 헤인샤이의 얼굴이 일그러졌으나, 더 이상 세이어를 치지는 않았다. 세이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한 가지 묻겠습니다… 여러분."

    "…무슨 소리를 지껄이겠다는 거냐!?"

    "건방진 소리를 하고 있구만, 집어치우고 사람들 어떻게 됐는지나 말해!!"

    "…저는,"

    온갖 욕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세이어가 흔들림없는 태도로 말했다.

    "'용의자'입니까… '범죄자'입니까?…"

    "…무슨 헛소리냐!"

    "닥쳐라!"

    "헛소린 집어치우라고 했잖아, 이 새꺄!"

    예상했던 대로의 반응. 세이어가 차갑게 웃었다.

    "멋대로 단정짓는다면… 그것이 진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아냐… 틀려…."

    시끄러운 사람들 속에서 린이 말했다.

    "틀리단 말이야!…"

    린이 세실을 붙들었다. 세실은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

    "…왜 이래?"

    "틀려… 세실, 세이어 님은 아니야… 아니라고."

    "아니긴 대체 뭐가 아니란 거야?"

    "이건 틀려…. 사람들도, 사람들도 모두 이상해!…"

    "이상한 건 언니야."

    세실은 린의 손을 떼어냈다. 린이 외쳤다.

    "지금… 이건 회의가 아니야. 왜들 세이어 님을 이렇게 몰아붙이는 거지? 그분이

    그런 일을 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잖아!"

    "죄가 있으니까 잡혔겠지."

    한심하다는 듯이 린을 바라보며 세실이 말했다.

    "잠자코 있어 봐, 언니. 제발 생각 좀 해 보라구. 저 사람이 죄인이란 증거가 없

    다고 해도, 죄인이 아니란 증거도 없잖아."

    "그렇다고 해서 세이어 님이 죄인이란 거야?"

    "유일한 용의자야. 용의자가 단 하나뿐이라고."

    세실은 슬쩍 어깨를 들썩해 보였다. 린이 입술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세실, 왜 너까지 그러는 거야!? 저분은, 저분은…."

    "이 사건의 용의자야. 뭐, 이젠 확정된 거나 마찬가지지."

    세실이 말했다.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세이어가 말했다.

    "저는 이 사건의 범행자가 아닙니다. 착각하지 말아 주십시오."

    "…무슨 헛소리냐!!…"

    "…착각? 이 뻔뻔스런!"

    곧이어 온갖 욕설이 세이어에게 쏟아졌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욕설이 쏟아졌다고 생각한 영주가 슬쩍 손을 들어 사람들을 조용히 시켰다.

    "흐음… 세이어. 그렇다면 그대는 죄가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인가?"

    "……."

    세이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 …그럼, 증인을 부르도록 하지."

    영주는 큰 소리로 외쳤다.

    "―세실 세이라, 단상으로 나와 주게!!…"

    "…예!"

    세실이 그렇게 외치고 뛰어왔다.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달려와 그녀는 단상 위로

    걸어올라갔다. 한차례 고개 숙여 모두에게 인사한 후 세실이 말했다.

    "증인, 세실 세이라입니다."

    "…세실 세이라, 다하난의 이름에 걸고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서약하는가?"

    영주가 말했고, 세실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그럼, 그대가 본 것을 말해 주게."

    "예."

    세실은 입을 열어 자신이 본 것들을 이야기했다. 바인을 세이어가 데려갔고, 그

    후 바인이 행방불명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게이즌, 그녀의 아버지가 세이어를 찾겠

    다며 나갔다가 행방불명되었다는 사실을.

    세실의 '증언'이 끝나자 사람들은 한층 분노했다. 당장이라도 세이어를 없애자고

    외쳤다. 영주는 세이어를 바라보며 말했다.

    "해명할 수 있겠나, 세이어?"

    "……."

    세이어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영주가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그럼, 해 보게."

    "…그 '바인'이란 존재를 처치한 것은 사실입니다."

    세이어가 말했고, 그런 그의 말에 사람들은 한층 분노했다. '처치'라니. 사람을

    대체 무엇으로 아는 것인가.

    "그러나, 그는 세실 씨가 알고 있는 '바인 씨'는 아닙니다."

    세이어가 그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그게 무슨 헛소리냐며 소리 높여 세이어를 비

    방했다. 이젠 무슨 궤변을 늘어놓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세이어의 말은 계속되

    었다.

    "그 때에 세실 씨가 본 것은 거짓된 바인 씨의 모습…. 원래 있어야 할 모습이 아

    닌, 인간의 모습을 훔치는 존재… 도플갱어였습니다."

    ―도플갱어.

    인간을 죽이고, 그 인간의 모습을 훔치는 몬스터. 세이어는 자신이 죽인 것은 그

    도플갱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때에 세실이 본 것은 도플갱어였다고.

    …그러나, 그런 그의 말을 믿어줄 사람은 없었다.

    단지, 바인을 처치했다는 세이어의 말만은 믿는 모양이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조

    금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어느 말은 믿으면서 그에 이어진 다른 말은 믿지 않

    는다는 것은.

    그러나, 이미 결정은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세이어의 방금 발

    언으로 더욱 확실해졌다.

    "…분위기, 험악한데."

    시린이 말했다.

    "그러게. 아무래도 우리, 무사하기 힘들 것 같아."

    네이시가 맞장구쳤다. 세이어를 바라보며 네이시가 말했다.

    "…이봐요, 세이어 씨. 어떻게 할 생각인 거예요? 일이 점점 더 어렵게 되어 가고

    있잖아요."

    "… 단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세이어가 대답했다. 네이시가 슬쩍 미간을 오므리며 말했다.

    "그거 어제도 말했던 거잖아요. …아, 그렇군요. 지금쯤이면 말해 줘도 괜찮지 않

    을까요? 대체 무엇을 확인하고 싶었던 건데요?"

    "믿음…이랄까요?"

    세이어가 말했고, 네이시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에?"

    "무엇을 믿는가… 어떻게 믿는가… 그런 것들을. …약간의 확인일 뿐입니다."

    "…태평하군요. 당신이란 사람은."

    "그렇습니까?…"

    세이어가 차갑게 웃었다. 험악한 얼굴로 이런저런 소리들을 외쳐대고 있는 사람들

    을 단상 위에서 내려다보며 시린이 말했다.

    "저 인간들… 눈이 맛이 갔어. …제길. 누명 쓰고 죽는 건 딱 질색인데."

    "맞는 말이야, 시린."

    네이시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린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제길. 따지고 보면 이거 네이시 네 탓이잖아. 괜히 동료니 뭐니 해 가지고선…."

    "뭐야. 이제 와서 그런 소리 해 봐야 소용 없잖아?"

    "…맞는 말이다만. …그 사실이 더더욱 싫단 말얏, 젠장할!!…"

    "…슬슬, 결정이 난 것 같습니다."

    단상으로 다시 올라오고 있는 영주를 바라보며 세이어가 말했다. 네이시가 계단으

    로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

    "어어… 정말이네. 어이 시린, 결정이 난 것 같은데?"

    "…결정은 애초부터 나 있던 것 아니었어?"

    시린이 쏘아붙였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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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전 어쩔 수 없는 3류 허접작가입니다. 대체 저 난무하는 오타들은 뭐란

    말인가…. 퇴고가 부족했다는 말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군요…. '헤인햐이'

    라니……. 아아….

    세라린의 외전을 쓰는 중입니다. 현재상황 진척도 70%. 다음 주 쯤에 공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이야기의 연계상황을 봐서 천천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제발 부탁이니, 기대해 '주세요'!)

    Neissy였습니다.

    번 호 : 7518 / 21064 등록일 : 2000년 06월 11일 23:13

    등록자 : NEISSY 조 회 : 246 건

    제 목 : [연재] ◈ 데스트로이아 ◈ # 59

    데스트로이아 DestroiA

    Fa-las de sy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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