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스트로이어-20화 (21/158)
  • 1. 운명을 거역하는 것이기에 …… (20)

    "시도아 시입니다. 이제 곧 도달하겠군요."

    세이어가 말했다.

    "예……."

    린이 기운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결국… 말하지 못했어….'

    린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시도아 시를 바라보았다.

    숲을 빠져나온 후, 계속된 들판.

    이제 시도아 시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났다.

    영주의 성. 그리고, 그 성 주위로 세워진 여러 건물들.―시도아 시에는 외성이 없

    었다― 상당히… 큰 도시다. 도시의 크기가 약 30 제곱킬로예즈정도 되는 듯 하다.

    붉은색― 하얀색― 초록색― 여러 가지 색의 지붕들이 보인다. 조금씩 가까이 다

    가감에 따라 시도아 시는 그 모습을 더욱 확실히 드러낸다. 아름다운 도시다.

    "…하아…."

    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거리는 비교적 한산했다.

    너비 약 3예즈 정도의 길 양쪽에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그런

    상점 안에서 물건 가격을 놓고 이러니저러니 흥정하고 있었고, 그런 거리를 세이어

    와 린은 걷고 있었다.

    세이어는 예의 그 약간 비웃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린은 무언가 불안해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회색의 편평한 돌로 깔린 길바닥을 바라보며 린은 입을 열었다.

    "저…. 지금 어디로 가는 거지요…?"

    "영주의 성입니다."

    세이어는 간결하게 대답했다. 린이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물었다.

    "꼭 지금 갈 필요가… 있나요?…"

    "…그럼 언제 갈 생각이셨던 것입니까?"

    세이어는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린은 머뭇거리더니, 불안한 기색으로 세이어를

    바라보며 말했다.

    "조… 조금 더 있다가 가도 괜찮지 않나요?"

    "조금 더 있다가?…"

    세이어는 피식 비웃음의 표정을 지었다.

    "무의미합니다."

    "하… 하지만…"

    린은 무언가 말하려 했으나, 세이어는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린의 말을 끊었

    다.

    "시간의 낭비일 뿐입니다."

    "하… 지만…"

    "갑시다."

    짤막한 한마디와 함께 세이어는 발걸음을 빠르게 옮기기 시작했고, 린은 착잡한

    표정으로 그 뒤를 따랐다.

    "무슨 일이십니까?"

    경비병이 앞을 막아섰다. 린은 세이어를 돌아보았다. 세이어는 조소를 띤 채 자신

    을 바라보고 있었다. 린 스스로가 해결해야 하는 일이란 것일까. 린은 가볍게 입술

    을 깨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경비병이 재차 물어왔다. 가볍게 한숨을 내쉰 후, 린은 경비병을 바라보며 말했다

    .

    "디간… 데이빈 영주님을 뵈러 왔습니다. 린이 왔다고 하면… 아실 겁니다."

    "…아, 린 님이십니까?"

    경비병이 반색을 했다.

    "영주님으로부터 언질이 있었습니다. ……아. 그런데 저희 성에서 사람들이 갔었

    을 텐데… 왜 홀로…?"

    "사정이 있었습니다. 도중에 도적들을 만나서…."

    "아, 그렇습니까? 그럼 어떻게?"

    경비병이 물었고, 린은 눈짓으로 세이어를 가리켰다.

    "…이분께서 도와주셨습니다."

    "그렇습니까?…… 으음."

    경비병은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십시오."

    경비병은 옆으로 비켜섰다. 린은 눈을 들어 성문을 바라보았다. 육중해 보이는 철

    문이 도르래에 의해 들려올려져 있었다.

    '이 안부터… 디간…의 성….'

    린은 발걸음을 옮겼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세이어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뒤

    를 따라오고 있었다. 린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성 안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정원. 잔디가 깔려 있는 정원 가운데에는 분수가 있었고, 여기저기에 나무가 심겨

    져 있었다. 그리고 그 정원을 가로지르는 길이 곧장 안쪽의 성채로 뻗어 있었다.

    안쪽의 성채― 디간이 있는 곳.

    "후우……."

    린은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흐음… 그래서, 그 녀석들은 다 죽었다, 그건가?"

    디간은 냉기가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흐음, 그런가?"

    디간은 기분나쁘게 미소지으며 세이어를 살펴보았다.

    "……."

    세이어는 무표정한 얼굴로 디간을 마주보았다.

    디간…. 각진 턱과 눈가의 미세한 주름이 이 남자를 상당히 신경질적으로 보이게

    했다. 나이는 그다지 많지 않은 듯 싶었으나, 오만한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듯 했

    다. 꽉 조이는 조끼에 하늘거리는 흰 웃도리, 그리고 검은색의 가죽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꽤 고급으로 보였다.

    별로 좋은 인상의 남자는 아니었다.

    "흠…, 뭐, 린을 무사히 데려와 준 것에는 감사를 표하지."

    디간은 그렇게 말했다.

    "그래, 얼마를 원하지?…"

    "… 얼마?"

    세이어가 가볍게 눈쌀을 찌푸렸다. 디간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뭐…, 뭔가 원하는 게 있으니까 린을 여기까지 데려와 준 것 아닌가?

    얼마나 받으면 만족하겠나?"

    "대가…말씀이십니까?"

    세이어는 피식 웃었다.

    "그런 것은 필요없습니다."

    "호오?"

    디간은 히죽 웃으며 세이어를 바라보았다.

    "그럼 뭘 원하지? 돈이 아니라면?"

    "글쎄요…."

    말꼬리를 늘이며 세이어는 살짝 고개를 돌려 린을 바라보았다. 린은 안절부절못하

    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이어의 입가에 문득 조소가 떠올랐다.

    "린 씨에게 한 가지만 묻고 싶군요."

    "흠? 바라는 게 그건가?"

    디간이 웃었다.

    "웃기는군. 굳이 여기까지 들어와서 원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묻겠습니다."

    디간을 무시한 채 세이어는 린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린이 가볍게 몸을 떠는 것이

    보였다. 세이어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결국 린 씨의 선택은 이것입니까?…"

    "……?"

    린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거렸으나…, 다시 입을 닫았다. 단지, 애절

    한 눈으로 세이어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나 세이어는 냉소하며 말을 이었다.

    "좋습니다. 이것이 린 씨의 선택이라면."

    세이어는 몸을 돌렸다.

    "이것으로 제 용무는 끝입니다.

    그럼 이만."

    세이어는 망설임없이 응접실의 문을 열고 걸어나갔다.

    덜컥.

    문이 닫혔고, 린은 멍하니 문을 바라보았다.

    <…냉정하네, 세이어.>

    "냉정할 것 없습니다."

    이니아의 말에 세이어는 고개를 저었다. 이니아는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말했

    다.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너도 알 거 아냐?>

    "생각이라…. 글쎄요. 생각만일 뿐입니다."

    세이어는 조소했다.

    "결국은 무의미한 것입니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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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이거…. 힘들군요.(어이, 소설 쓴다는 게 쉬울 리가 없잖아) 우우…, 슬럼

    프에 빠져드는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훌쩍)

    다른 사람들은 팬메일도 받고 한다는데… 왜 난 없지… 투덜투덜.(네 소설에 팬

    같은 게 있을 리 없잖앗!!!) 크아아앗∼∼! 힘들어, 힘들어, 힘들어어어어∼!

    ……이상 바보 작가의 절규였습니다. 가볍게 씹어주세요……. -_-;;;

    Neissy였습니다.

    번 호 : 6500 / 21139 등록일 : 2000년 04월 21일 23:59

    등록자 : NEISSY 조 회 : 332 건

    제 목 : [연재] ◈ 데스트로이아 ◈ # 21

    데스트로이아 DestroiA

    Fa-las de sy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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