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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식왕 클리어러-120화 (120/245)

# 120

독식왕 : 클리어러 120화

“우와!”

나는 감탄사를 터뜨렸다. 넘버링 아티팩트라는 것이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지만, 이 아티팩트는 정말이지 꼭 갖고 싶었던 아이템이다.

[부활의 심장]

넘버 : 24

효과 : 생명력이 다할수록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알려진 전설의 나무 크루스타. 천년에 한 번 열린다는 과실은 꺼져 가는 심장에 부활의 힘을 불어넣는다.

사용법 : 과일을 모두 섭취한다. 과즙까지 포함해 95퍼센트 이상 섭취해야 효력을 발휘.

‘부활의 심장’은 새빨간 사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사과와 달리 껍질 안까지 시뻘건 색을 띠고 있다.

씹을 때마다 핏물 같은 과즙이 쭉쭉 흘러나온다.

나는 이것을 섭취했을 때의 감각이 생각나 잠시 망설여졌다.

그때는 맛을 느끼지 못했기에 상관이 없었지만 지금은 조금 걱정이 되었다.

‘진짜 피 맛이 나는 것은 아니겠지?’

마나의 정수를 마실 때가 생각났다. 그때도 맛이 어떨지 몰라 걱정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너무 맛이 좋아서 놀랐다.

나는 걱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맛이 없다고 먹지 않을 것도 아니니까.

부활의 심장을 손에 들고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콰작.

“윽!”

곧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진짜 피 맛이라니!’

과즙처럼 흘러나온 시뻘건 액체가 입가로 흘렀다. 누가 지금 내 모습을 보면 흡혈귀 같다고 여기겠지.

나는 마음을 강하게 먹고 입가를 타고 흐르는 과즙까지 모두 빨아먹었다.

우적우적. 쭙쭙.

‘젠장. 고역이네!’

일반 사과 크기의 아티팩트는 95퍼센트 이상 먹지 않으면 효력을 기대할 수 없다.

꾸역꾸역 삼키고 나자 목구멍 안에서 비릿한 냄새가 올라왔다.

‘으윽......’

[패시브 스킬 ‘부활의 심장’을 얻었습니다.]

‘좋아.’

일부 아티팩트의 효과는 스킬의 형태로 나타난다.

패시브 스킬 ‘부활의 심장’을 얻었다는 것은 문제없이 섭취가 인정되었다는 뜻.

[부활의 심장]

타입 : 패시브

등급 : B

레벨 : 30/30(Max)

효과 : 생명력이 50퍼센트 이하일 때, 추가 10퍼센트 감소할 때마다 모든 스탯이 10퍼센트 상승한다.

‘부활의 심장’의 효과는 생명력을 잃을수록 더욱 강한 능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것이다. 심지어 현재 등급이 B라는 것은 지금 보이는 효과보다 더욱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나는 이번에 ‘코리우스의 검’의 정보창을 열어보았다.

[코리우스의 검]

등급 : 유니크

효과 : 근력 +28, 체력 +30, 민첩 +28, 검을 이용한 스킬 사용 시 마나 증폭 +60%, 찌르기 효과 ×400%, 베기 효과 ×400%

부가 효과 : 크리티컬 확률 +35%, 즉사 확률 +20%, 출혈 +50%

비고 : 후에 달인의 명성을 얻게 된 검사 코리우스는 어렸을 적 자신의 재능이 남들보다 못하다고 여겨 좌절을 겪었다. 후에 스승을 만나 자신은 남들과 검을 쓰는 방식이 다를 뿐, 재능이 부족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스승은 그를 위해 직선형의 검을 제작해 주었고, 코리우스는 그 검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하여 그만의 독특한 검술을 완성하게 되었다.

이 검의 특징은 베고, 찌르는 방식에 특화되었다는 것이다.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기술이 필요하다. 물론 웨펀 마스터인 내 입장에서는 걱정할 부분이 아니지만.

나는 잠시 고민을 했다.

히루도의 창에 장착된 파괴신의 룬을 떼 내어 코리우스의 검에 붙일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둘 것인지.

고민한 결과 굳이 그럴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두 개의 무기가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히루도의 창은 쌍검으로 변용이 가능해서 코리우스의 검보다 범용성이 높으니까.

나는 새로 얻은 검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클래스 ‘웨펀마스터’의 효과로 검술 스킬 세 가지를 획득합니다.]

[액티브 스킬 ‘삼단 베기’를 얻었습니다.]

[스킬의 기억이 활성화되어 레벨이 Max가 되었습니다.]

[액티브 스킬 ‘승월참’을 얻었습니다.]

[스킬의 기억이 활성화되어 레벨이 Max가 되었습니다.]

[액티브 스킬 ‘섀도 커터’를 얻었습니다.]

[스킬의 기억이 활성화되어 레벨이 Max가 되었습니다.]

[3단 베기]

타입 : 액티브

등급 : C

레벨 : 20/20(Max)

효과 : 상단, 중단, 하단을 빠르게 베는 검술의 기본 스킬.

[승월참]

타입 : 액티브

등급 : B

레벨 : 30/30(Max)

효과 : 달을 베는 일념으로 힘껏 올려친다.

[섀도 커터]

타입 : 액티브

등급 : A

레벨 : 50/50(Max)

효과 : 순간적으로 시야에서 사라져 적의 급소를 노린다.

웨펀마스터가 되고 나서 커다란 장점은 새로운 종류의 무기를 얻게 되면 이렇게 랜덤 스킬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준 별로 주어지기 때문에 세 가지 모두 등급이 낮다거나, 모두 등급이 높다거나 하는 경우는 없었다.

나는 랜덤으로 얻은 검술들이 비교적 괜찮은 것이라는 사실에 만족했다.

같은 검이라도 특별한 종류의 무기를 얻게 되면 스킬이 추가로 생기는 경우가 있다.

검술에 관한 한 이 세 가지 스킬만 계속 사용하게 될 거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나는 잠깐 숨을 돌리고 나서, 로또 스킬을 또 한 번 사용했다.

[축하합니다! 로또 3등에 당첨되었습니다.]

[1분간 모든 스탯이 150퍼센트 상향됩니다.]

‘오! 3등!’

2등 이상은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3등이라면 기대할 수 있는 최고 등수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세 번째 보상을 꺼냈다.

‘지위’ 퀘스트를 달성하고 받은 랜덤 보상 상자(세트 아이템 전용).

네 개의 아이템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보상이기도 하다.

상자를 열자 빛이 분사되었다.

화악-

[‘점퍼의 가죽옷’을 얻었습니다.]

[‘점퍼의 신발’을 얻…….]

…….

[‘점퍼 세트’를 완성했습니다!]

[세트 효과가 발동합니다!]

[점프 시 도약력이 20퍼센트 상승합니다.]

[점프 시 공격 회피율이 30퍼센트 증가합니다.]

[점프 공격의 성공률이 50퍼센트 상승합니다.]

[점퍼의 가죽옷]

등급 : 유니크

효과 : 근력 +12, 체력 +15, 점프의 높이 +30%, 점프 시간 1.5배

비고 : 높이, 그리고 멀리 뛸 수 있다는 것은 전투를 수행할 때 큰 메리트로 작용한다. 누구보다 이 사실을 명확히 인지한 한 장인은 오로지 점프를 잘하기 위한 전용 방어구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패시브 스킬 [점프]와 함께 사용하면 금상첨화.

[점퍼의 신발]

등급 : 유니크

효과 : 근력 +10 민첩 +10, 점프의 속도 +30%

[점퍼의 날개]

등급 : 유니크

효과 : 체력 +12, 행운 +20, 점프의 높이 +25%, 추락할 때의 속도 –50%

[점퍼의 바지]

등급 : 유니크

효과 : 체력 +11, 민첩 +12, 연속 점프 대기 시간 –50%

‘뭐야, 이게?’

나는 어이없는 결과에 당황했다.

‘점퍼 세트?’

이런 방어구가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

내가 가지고 있는 히든 클래스 중 하나인 ‘점프의 달인’과 관련된 세트 아이템이 나온 것 같은데, 이것 역시 로또 3등의 위력인 듯했다.

많고 많은 방어구 중에 내가 가진 히든 클래스와 관련된 방어구가 나오다니.

이 옷을 입으면 점프를 더욱 높이, 그리고 오래 할 수 있다는 것 말고 그 이상의 메리트는 없는 듯했다.

등급은 유니크지만 방어구 자체가 희귀해서 그런 것이지, 실질적인 성능은 유니크급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내게는 그리 나쁜 보상이 아니었다. 명령어만으로 의상을 바꿀 수 있으니까.

점프를 해야 할 순간에 의상을 바꾸어 사용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이제 마지막.’

나는 하나 남은 보상 아이템인 스킬 에그(A급 이상 보장)를 꺼냈다.

쩌적-

금이 간 뒤에.

퍼엉-!

꽃가루가 날린다.

[액티브 스킬 ‘이글 아이’를 얻었습니다.]

‘이글 아이.’

3서클 마법 중 하나이다. 일정 시간 동안 시력을 돋구어 먼 곳을 보거나 특정한 대상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스킬.

최선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

‘자, 이제…….’

수보타의 말을 들었기 때문에 69위 군주를 두려워하는 마음은 없었다. 코리우스의 검이나 점퍼 세트를 업그레이드한 뒤에 갈 수도 있겠지만,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오늘 바로 결투의 탑으로 가기로 했다.

4

“준비됐지?”

나는 파티원들을 돌아보고 물었다. 하나 같이 방어구를 착용하고 결의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문득 지난번에 로치온을 상대했을 때 당한 수모가 생각났다. 동맹을 만난다고 너무 쉽게 생각하고 나갔다가 그야말로 큰코다쳤다.

물론 로치온의 행동도 지나친 감이 있지만 그 일은 내게 확실한 교훈이 되었다.

모든 싸움에 임할 때 절대 긴장감을 늦추지 말 것.

만에 하나라도 변수를 생각해서 최선의 상태로 결투에 임해야 한다.

어느 정도 정형화된 던전 공략과는 달리 이계의 군주들은 지능을 가진 존재들이니까.

[차원문의 열쇠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응.”

[이차원의 공간에 들어가면 최소 몇 시간은 돌아올 수 없습니다. 입장하기 전에 준비를 갖출 것을 권유합니다. 정말 지금 사용하시겠습니까?]

“그래.”

거실에 하얀빛이 들어차고, 커다란 문이 나타났다. 차원문의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결투의 탑에 오면 늘 황량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원래 있던 세상의 시간과 관계없이 이곳의 하늘은 항상 어두컴컴하다.

1층으로 들어가서 귀환서를 이용해 결투가 벌어질 층으로 이동했다.

[결투의 탑 4층에 입장했습니다.]

[메인 퀘스트 PHASE 4의 클리어 포인트를 정산합니다.]

[부 : S, 명예 : A, 지위 : S, 영토 : A, 동료 : A]

[16,000BP를 얻었습니다.]

[배틀 포인트로는 소유한 던전의 몬스터를 불러낼 수 있습니다.]

층이 높아졌기 때문에 정산되는 포인트의 단위가 올라갔다.

PHASE 4에는 특수 퀘스트가 없었기 때문에 피오리오를 파티에 포함시킬 수가 없었다.

퀘스트 클리어 보상 포인트로 나는 이번에 공략한 C급 던전의 토누크 궁병 다섯 마리를 소환했다.

번쩍! 번쩍!

굵은 빛줄기가 떨어진 뒤, 오크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날렵한 이미지를 가진 몬스터 다섯 마리가 나타났다.

“키익?”

“키익!”

저네들끼리 알아서 현재 상황을 파악한다.

내가 토누크들을 소환한 것은 놈들에게 어느 정도의 지능이 있고, 전술적 행동을 할 줄 안다는 점 때문이었다.

어차피 근거리에서 싸울 수 있는 파티원은 많이 있으니, 원거리에서 포지션을 잡고 화살만 계속 쏘아준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 시간이 끝나고, 싸움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전투가 개시됩니다.]

꽈광-!

우르르릉!

여러 줄기의 번개가 어지럽게 떨어졌다. 잠시 뒤 어리둥절한 표정의 군주 일행이 나타났다.

가운데 서 있는 코뿔소를 닮은 이계인.

그가 바로 제락스라는 사실을 나는 금방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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