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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식왕 클리어러-84화 (84/245)

# 84

독식왕 : 클리어러 084화

상점에 온 김에 나는 고급 스킬 강화석 열 개를 샀다. 그리고 그것으로 오늘 새로 얻은 스킬들을 강화했다.

늘 그렇듯 강화 전에는 로또를 사용했다. 당첨된 등수는 4등.

[강화에 성공했습니다!]

[스킬 ‘라이트’의 등급이 B가 되었습니다.]

강화석 열 개를 전부 소모하기 전에 세 개의 스킬을 모두 B등급으로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하나는 대성공을 했다.

[축하합니다! 강화에 ‘대성공’했습니다! ‘파이어’의 등급이 한 단계 올라 B등급이 되었습니다.]

[대성공의 효과로 스킬이 진화했습니다. ‘파이어’가 ‘파이어+’가 됩니다.]

[원소의 효과가 20퍼센트 증가했습니다.]

상점을 나서는데 트레앙이 쪼르르 따라와 내 손을 덥석 잡았다.

“헤헤.”

평소에는 이렇게까지 달라붙지 않는데, 아마 혼자 남겨졌던 시간이 그녀를 이렇게 만든 듯했다.

‘설마 딸처럼 보이지는 않겠지?’

나는 그런 걱정을 하며 던전의 비밀 통로로 걸어갔다.

4

PHASE 2 메인 퀘스트를 모두 완수했다.

이미 한 번 경험을 했기 때문에 차원문의 열쇠를 사용하면 어디로 가게 될지 알고 있었다.

“후우~”

첫 번째 군주전은 엉겁결에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상대가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로 상대하게 될 군주는 어떨지 알 수 없다.

일단은 ‘군주’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만큼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나는 티코이네 집 소파에 앉아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메인 퀘스트를 달성하며 얻었던 보상은 고스란히 인벤토리 안에 담겨 있었다.

이왕이면 한꺼번에 모아두고 결과를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게이머의 입장에서 보상은 언제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나는 보상을 확인하기 전에 먼저 행운을 불러오는 스킬을 사용했다.

‘로또!’

스으윽.

대기가 느려졌다.

일곱 개의 공이 떠오르고, 어느 새인가 손에 쥐어진 쪽지.

[축하합니다! 로또 4등에 당첨되었습니다.]

[1분간 모든 스탯이 40퍼센트 상향됩니다.]

내가 먼저 꺼낸 것은 ‘부’ 퀘스트의 보상으로 얻은 랜덤 보상 상자였다. 이것을 열면 유니크급 장비를 얻을 수 있다.

지난번에는 히루도의 창이라는 대단한 무기를 얻었더랬지.

‘자, 오늘은 뭐가 나오나 볼까?’

나는 망설이지 않고 상자를 열었다.

펑!

[‘바키움’을 얻었습니다.]

[바키움]

등급 : 유니크

효과 : 근력 +30, 민첩 +25, 행운 +30, 활을 이용한 스킬 사용 시 마나 증폭 +70%, 관통력 ×300%, 시위를 당겼을 때 시력 ×300%

부가 효과 : 크리티컬 확률 +20%, 즉사 확률 +20%

비고 : 궁신이라는 칭호를 획득한 몇 안 되는 궁사인 아르바난은 이름난 장인을 찾아가 자신의 실력을 백 퍼센트 발휘하게 해줄 무기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재료 공수와 제작 기간만 3년이 넘게 걸린 끝에 드디어 그녀는 자신의 바람에 맞는 무기를 손에 넣었다.

“오오!”

나는 아이템을 확인하자마자 탄성을 내질렀다. 어떻게 이렇게 짜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시의적절한 아이템이 나오는 걸까.

바키움은 바자야와 똑같이 아르바난이라는 전설상의 궁사가 사용했다는 활로 동급, 동종의 무기 중에서 첫 손에 꼽힐 만큼 대단한 무기이다.

히루도의 창과 비교해서 바자야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감이 있어 불편했는데, 이렇게 약속이나 한 것처럼 꼭 갖고 싶은 아이템이 나왔다.

나는 이것이 단순한 우연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S급 스킬은 정보창에 다 드러나지 않는 부가 효과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내 생각에 로또의 효과는 단순히 행운만 올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내 바람을 들어주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지난번 보상이 나올 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결과에 절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좋아.”

나는 첫 번째 결과에 만족하며 두 번째 보상 확인으로 넘어갔다.

이번에는 ‘명예’ 퀘스트를 달성하고 얻은 랜덤 보상 상자이다.

여기에 들어 있는 것은 넘버링 아티팩트.

어떤 의미에서 가장 궁금하고 복불복의 뽑기라고도 할 수 있는 보상이었다.

물론 모든 넘버링 아티팩트가 특별하고 좋은 물건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지만 나중에 나와도 좋은 아이템과 빨리 나올수록 좋은 아이템은 있다.

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상자를 열었다.

[아티팩트 ‘파괴신의 룬’을 얻었습니다.]

‘오!’

메시지를 본 순간 나는 경직이 되었다.

파괴신의 룬. 이것은 내가 가상현실 게임을 50회 차 이상 클리어를 하고 나서 얻었던 아티팩트다. 그만큼 구하기 어렵고 막강한 위력을 지니고 있는 아티팩트였다.

[파괴신의 룬]

넘버 : 13

효과 : 파괴신이라 불리며 막강한 능력을 자랑했던 프리메돈. 그가 죽으면서 남긴 물건들은 지금까지도 전설의 아이템으로 회자되고 있다.

프리메돈이 죽을 때 흘러나온 마나가 고체화되며 고대 문자가 새겨진 룬이 만들어졌는데, 이 룬에는 공격력을 극도로 끌어낼 수 있는 주문이 담겨 있다고 알려졌다.

사용법 : 무기와 룬을 합성한다. 일반적으로 한 번 합성하면 분리할 수 없다고 하지만, 실력 좋은 대장장이라면 혹시 가능할지도 모른다.

나는 열거된 정보 중에 ‘실력 있는 대장장이’라는 부분에 주목했다. 내가 이 룬을 얻었을 때는 전용 무기와 방어구를 어느 정도 완성했을 때다.

그때 사용하던 검에 이 룬을 박아 넣었고, 그 뒤로 더 좋은 무기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분리시킬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유니크급 무기가 둘이나 생겼지만, 당연히 앞으로 더 좋은 무기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유니크 등급 위에는 에픽 등급과 전설 등급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룬을 분리해야 할 일이 생길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창에서 말한 실력 있는 대장장이가 필요할 것이다.

정보창에는 단순히 ‘실력 있는’이라고 표현돼 있지만 파괴신의 룬을 분리할 정보면 그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음…….”

고민하던 내 눈에 저쪽 테이블에서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는 티코이가 들어왔다.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대장장이’냐 하는 것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하는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티코이는 그저 실력 있는 수준의 대장장이가 아니다.

적어도 ‘훌륭한’ 대장장이 정도는 될 것이다. 이대로 쭉 가면 ‘전설의’ 대장장이가 될지도.

처음에 파티에 넣어야 하나 고민했던 사실을 떠올려 보면 지금은 티코이에 대한 신뢰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진 상태였다.

현실은 확실히 가상현실 게임과는 다르므로 단순히 전투력만 높여서 주먹구구식으로 헤쳐 나갈 수는 없다. 앞으로도 그의 도움이 필연적일 것이다.

상자가 사라진 자리에는 조그만 보석이 남았다. 언뜻 결정석을 닮았지만 그보다 작고 빛깔도 검은색을 띠고 있다.

이것을 불빛에 비춰보면 안에 무수히 많은 문자가 적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능력이 초기화되면서 룬 문자 해독 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그 내용을 번역할 수는 없었다.

“좋아.”

나는 마음을 굳히고 테이블 위에 히루도의 창을 꺼내놓았다. 바키움도 훌륭한 선택지이기 때문에 그저 둘 중에 하나를 고른 것에 불과하다.

룬을 창 위에 겹쳐두고 메뉴를 활성화시켜 합성에 들어갔다.

BGM이 시작되었는데 전보다 훨씬 차분하고 안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손재주’ 패시브의 영향으로 합성의 숙련도가 올랐기 때문이다.

‘실패할 일은 없겠군.’

정보창에는 그저 합성만 하면 된다고 사용법이 심플하게 적혀 있지만 대단한 아티팩트를 합성하는 것인 만큼 실패율도 높았다.

이렇게 귀한 물건을 합성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잃어버리게 되면 그야말로 피를 토하는 심정이 될 것이다.

한 번 나왔다는 이유로 아마 다시는 같은 아티팩트를 구할 수 없겠지.

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합성을 시작했다.

고오오-

고도의 집중 상태에서 타이밍을 가늠한다. 룬과 무기가 하나가 되는 단 한 순간.

BGM이 멈추었다.

[합성에 성공했습니다!]

[‘히루도의 창+(쌍검 변용 가능, 파괴신의 룬 장착)’을 얻었습니다.]

“오케이!”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새 무기를 만들었으니 성능을 확인했다.

[히루도의 창+(쌍검 변용 가능, 파괴신의 룬 장착)]

등급 : 유니크

효과 : 근력 +33, 체력+27, 민첩+29, 창을 이용한 스킬 사용 시 마나 증폭 +100%, 검을 이용한 스킬 사용 시 마나 증폭 +80%, 찌르기 효과 ×350%, 베기 효과 ×300%

부가 효과 : 원소 저항 +70%, 크리티컬 확률 +20%, 경직 +10%, 공포 +20%

‘파괴신의 룬’은 그 무기가 가진 잠재력을 극한으로 발현시킨다.

그 말은 결국 무기의 잠재력이 낮으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다는 뜻인데, 이 정도면 대단히 큰 효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전에 없던 ‘경직’과 ‘공포’ 효과까지 붙었다.

나는 이 시점에 로또 스킬을 또 한 번 사용했다. 이전에 사용했던 효과는 시간이 모두 경과되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직 확인해야 할 보상이 두 개 남았다.

[축하합니다! 로또 4등에…….]

‘이번엔…….’

세 번째로 인벤토리에서 꺼낸 것은 ‘지위’ 퀘스트를 달성하고 얻은 보상이었다.

랜덤 보상 상자 세 번째, 세트 아이템 전용.

한 번의 개봉으로 네 개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후우…….”

앞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가 연이어 나왔기 때문에 이번까지 그러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 터. 하지만 당연히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덜컹.

밝은 빛이 터지고, 메시지가 쏟아졌다.

[소달루스의 건틀릿을 얻었습니다.]

[소달루스의 부츠를 얻었습니다.]

[소달루스의 갑옷을 얻었습니다.]

[소달루스의 바지를 얻었습니다.]

[소달루스 세트를 완성했습니다!]

[세트 효과가 발동합니다!]

[체술, 무기술 사용 시 마나 소모량이 25퍼센트 감소합니다.]

[체술, 무기술의 위력이 20퍼센트 증가합니다.]

[체술, 무기술 관련 직업 숙련도 증가 속도가 30퍼센트 빨라집니다.]

[소달루스의 건틀릿]

등급 : 레어

효과 : 근력 +10, 체력 +10, 체술, 무기 스킬 사용 시 마나 증폭 +30%, 연속 공격에 의한 효과 ×150%

비고 : 소달루스는 강직하고 올곧은 성품의 전사였다. 특별한 재능은 없었지만 오로지 노력과 근성만으로 최고 수준의 전사가 되었다.

이렇다 할 특기는 없었지만 부족한 재능을 노력으로 메꾸었으므로 그에겐 반대로 약점도 없었다. 그가 애용하는 방어구는 체술, 무기술 양쪽에 두루 쓰일 수 있는 내구력 강하고 심플한 장비였다.

[소달루스의 부츠]

등급 : 레어

효과 : 근력 +8, 민첩 +8, 체술, 무기술 스킬 사용 시 마나 증폭 +30%, 회피율 ×200%

[소달루스의 갑옷]

등급 : 레어

효과 : 근력 +15, 체력 +15, 체술, 무기술 스킬 사용 시 마나 증폭 +40%, 크리티컬 효과 +15%

[소달루스의 바지]

등급 : 레어

효과 : 체력 +8, 민첩 +8, 체술, 무기술 스킬 사용 시 마나 증폭 +35%, 튕겨내기 효과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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