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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466화 (466/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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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혼 여행-- >

    이런저런 이야기, 특히나 내가 도움 많이 되는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쯤 머무르다 가라고 했는데. 거절했다.

    "신혼인 부부의 집에 오래 머무는건 그리 좋은 행동이 아니지. 옛날 생각이 나는군"

    "뭘 했길래?"

    "신혼 부부의 집에 오래 있다가는 눈쌀은 물론 돌까지 맞겠지"

    "거기까지 할 생각은 없는데"

    "행성 레벨로 돌팔매질을 하는 사람을 알고 있는지라"

    ...... 형네 어머니구나. 그분 성격이라면 아무렴.

    로드도 일단 항성 가지고 치고 박고 해도 박살나는데 얼마 안걸리는데 하물며 절대자 쯤에야 행성 한두개쯤은 그냥 날아가겠지. 그것도 약한 편일거다.

    "돌잔치 소식을 기대하지"

    "...... 아, 미안. 아직 한적도 없고 기약이 없는지라"

    "신혼인데 밥이 익기는 커녕 쌀조차도 씻기지 않은건가?!"

    "누가 보는 앞에서 하는 취미가 없거든. 난 노출증 환자가 아냐. 루이넬도 마찬가지고"

    본인은 딱히 상관 없다고 몇번 말하긴 하는데 내가 부끄럽다고.

    으으, 빨리 절대자가 되서 동정 뗄테다.

    "그쪽은 앞으로 뭘 할 생각이야?"

    "글쎄, 우선 이 지구부터 초기화 시킬까, 생각하는 중이다"

    "........ 아니, 씨발. 지금 뭐라고?"

    어딜 뭘 해? 지구가 컴퓨터도 아니고 초기화한다고?

    이 녀석은 무슨 마계의 마신 마냥 뭘 하려고 드는거야?

    "그만둬. 뭘 하려는거야? 내 이야기 아까 안들었어? 마계를 멸망시키려고 드는 마신 족친거? 왜 그걸 듣고도 그모양인데? 기껏 있는 호감 다 떨어져나간다고"

    "그쪽과는 다르지. 그 마신이 하려고 했던것은 파괴로서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고. 내가 하려는건 되돌리는 것이다"

    시간 회귀? 아니, 조금 다른건가?

    아무튼 세계 하나를 되돌리려면 여러가지가 필요하다. 지금 이순간만 하더라도 죽는 사람과 태어나는 사람의 영혼, 그리고 인과와 여러가지를 처리하려면 절대자의 역량으로도 할 수 있을까 말까하다. 아무리 전성기라도 그건 무리다.

    "당신에게 이 세계를 초기화 시킬 권리 따윈 없어"

    "물론, 나에게는 없지.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공평한 기회를 분배해 주는것 뿐"

    "하려고 한다면. 내가 막아주지"

    역량을 단숨에 끓어올려보자. 이번에는 저항해야 한다. 다시 한번 더 내 힘을 되돌려서 무력한 상태로 바꿔버린다고 해도 영혼은 존재한다.

    영혼 자체에도 힘이 있으니 설령 죽어도 십몇초가 지나면 다시 힘이 돌아올터, 아무리 절대자라도 나정도 되는 초월자를 계속해서 되돌린다면 한계가 올거다.

    "그래, 다크니스 로드. 그대가 싸우는건 지금 이 행성에 있을 살아가는 존재들을 위해 싸우려는건가?"

    "그렇다면?"

    "나는 사고로 인해 죽어간 자들에게 기회를 분배하기 위해 싸워주지"

    나는 순간 흠칫했다.

    마신의 때와 전제 조건이 다르다.

    마신은 그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지 않는 세계적인 오류로 인해서 다시 한번 세상을 리셋하려고 했을 뿐이다.

    그걸로 낳는건 없다. 멀쩡히 살던 사람만 죽어나갈 뿐.

    "방식과 의미가 다르다. 나는 시작과 기원의 절대자. 누구에게나 시작은 있고 나는 그 시작을 부여한다. 전부 날려버린다거나 하는 그런 극단적인 것이 아니라 지금 살아가는 사람 모두, 그리고 이 행성에서 일어난 사고로 인해 죽은 사람과 피해를 입은 사람들 모두에게 다시한번 재기의 기회를 분배하는것이지"

    "........ 난 바보라서 설득에 약한데"

    "이 세계의 인구는 현재 대충 20억이 조금 넘는 상태. 내가 보기엔 그 전엔 훨씬 더 많았을텐데?"

    그야 21세기의 지구에는 60억을 넘어서 70억의 인구를 자랑했다. 그야말로 바글바글한 숫자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서는 기껏해야 20억대.

    최소 마이너스 40억, 최대 50억.

    "그리고 잘 산다고 하더라도 이 시대에서 불행한 삶을 사는 자들도 있겠지"

    그렇다면 20억 중에서도 절반은 너무하니 절반의 절반해서 대충 5억.

    총합 최대 55억.

    "불공평한게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다시금 기회를 가지고 싶어하지. 자네도 되돌려보고 싶은 기회가 하나쯤은 있을텐데?"

    일리엘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비록 지금은 죽었지만 만약에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다는 다시 돌아가는 쪽을 선택할거다.

    반박할수도, 거부할수도 없다.

    "약 55억의 사람들에게 다시금 기회를 분배한다. 그뿐만 아니라 잘 살아가는 15억의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내 힘에는 그 누구도 죽지 않는다. 전원이 제로로 돌아가 다시 쌓아 올라갈 수 있어"

    "....... 젠장할"

    어딜 봐도 반박할 꺼리가 없다.

    누구나 후회를 한다. 후회가 있는 이상 그 누구도 그의 의견에 반박할 수 없다. 거스를수도 없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세상에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사람이 있다면 진짜 행복하게 살아온거다.

    "결론이 난 모양이군"

    아쉽게 ?

    지만.

    나와 루이넬과의 이 세계에서 신혼 여행은 이걸로 끝인것 같았다.

    나와 루이넬은 우주로 나왔다. 루이넬은 처음에 내 말을 듣고 안색을 굳히며 놀랐지만 이후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니 이해 해줬다.

    예전에 러시아에서 일어난 대참사로 러시아 인구는 물론 영토 대부분이 날아가고. ADC가 출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을까.

    그런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부여한다.

    "조금 힘좀 쓰겠군. 그래봐야 머리가 아픈 쪽이려나"

    "장관이네. 저기 러시아쪽의 뻥 뚫린 곳은 여전히 신경 쓰이지만"

    "그것도 수복할 생각이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될테지"

    "어떤 방법으로 되돌릴건데? 이미 환생해서 태어난 사람들을 이쪽으로 강제로 되돌려오려면 그에 얽힌 인과가 장난 아닐텐데? 한두사람이라면 또 몰라도 50억쯤 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얽힌 미래라면 아무리 절대자라도 무린데"

    "그건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시간은 언제나 가능성을 불러일으키니까"

    그가 지구를 향해 손을 내뻗는다. 원근감으로 인해서 마치 지구는 농구공의 두세배만한 크기로 눈앞에 있다.

    조용히 자전하면서, 인간은 바쁘게 살아가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제네시스 오브 제네시스(Genesis of Genesis)"

    그 순간 아주 약간이지만 지구가 멈칫거렸다. 그 커다란 커체에서는 그리 느껴지지 않겠지만 내 감각이라면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어난다. 돌아가고, 돌아가고. 처음에는 조금 줄어들었다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다.

    "우선 전부 회귀시킨다. 어른은 아기로, 역행하고, 또 다시 역행하고. 행성 레벨로 역행시켜서 강제적으로 당시 시대로 만들어버리지"

    "잠깐만, 그때 당시의 사람들은 이미 죽어서 윤회 들어갔을텐데. 어쩌려고?"

    "걱정하지 마라. 20억의 인류와 그 외의 다른 생명체들의 영혼을 당시 시대로 회귀하여 영혼이 없는 몸에 집어넣는다. 숫자는 얼추 들어맞는군. 의외로 영혼쪽이 조금 남지만 일부분 다시금 회귀하여 번영했을 시기로 바꾼다면 영혼을 넣을 생명체의 수는 충분해진다"

    "...... 그게 과연 공평한 기회가 되어줄까?"

    "믿어라, 나는 허언은 하지 않는다. 설령 부자였던 자가 거지의 몸에 들어갈지라도 그 앞날은 그만큼의 업이 남아 생긴다"

    "업이라고 한다면..... 회귀하기 전에 있던 인과가 엮인다는거야?"

    "그렇지. 예를 들어서 복권에 당첨된다던가, 그런 식으로 다시금 부자가 되겠지.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생명체들은 다른 차원에서 원래 이 차원의 사고로 죽은 50억의 인류는 물론 다른 생명체들의 영혼이 현재 격고 있는 삶을 끝낸 후에 이곳에서 윤회를 할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공평하고 공정하게 모두에게 다시금 기회가 주어진다는거다.

    시대가 다르고 시간도 다르고 사회도 다를지라도 삶을 살아가다 불공평하게 앗아가버린 기회를 준다.

    새로운 시작이다.

    아버지의 창조와, 그리고 어머니의 파괴와는 다른 방향으로서의 시작.

    "기억같은건 어떻게 되는건데?"

    "영혼에도 간섭하는데 하물며 기억이야. 되돌아 올라가다 보면 그때의 기억을 가진 존재도 있겠지. 그러면 끝이다, 아주 조금이라면 가지고 있다면 그 자를 대상으로 하여 약간의 회귀와 힘을 더해서 기억을 각각의 영혼에 분배하지. 인과의 엮임은 감수하면 그대로 끝이다"

    러시아의 뚫려진 영토가 수복된다.

    시대상으로 본다면 대충 21세기 후반.....2080년이나 대충 그정도쯤 되겠지.

    "나는 공평하다. 법칙과 규율의 절대자와 마찬가지로 약간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아. 한명 한명 동등한 기회를 주지"

    "..... 절대자도 참 못할만한 짓이구나"

    "그대도 절대자에 오른다면 이런 의무와 약간의 신념은 가지겠지. 아니...... 그때라면 충고도 못해주겠지만"

    "응? 왜?"

    "글쎄, 이쪽은 말해줄 수 없지"

    그가 작게 웃는다. 어쩐지 기분 나쁜 웃음이라서 싫은 느낌이 든다.

    지구가 다시 돌아가고. 자전을 아무일 없다는 듯이 계속한다.

    아마 태양계에서 지구가 이렇게 자전하던 있던 위치 그대로의 시대와 시간대로 회귀시켰겠지.

    거참 쓸데 없이 꼼꼼하다. 보아하니 내 감으로도 위화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세계는 다시 돌아갈거다. 공평한 기회를 가지고 무엇 하나 빠짐없이. 인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얽히고 나아가겠지"

    나는 약간 씁쓸한 표정으로 지구를 보았다.

    과연 이게 옳은 일일까?

    또 다시 후회가 생긴다. 그게 제네시스의 근원이기도 한것인것을 부정할 수 없으면서도 말이다.

    사람은 언제나 후회를 할거다. 과거도, 지금도, 미래도.

    그리고 나도.

    신혼 여행이 갑작스레 끝나버렸다.

    아무 의미도 없이, 아니 의미는 남았지만 그래도 우리들은 남아서 좀 뻘쭘하다. 갑자기 지나가던 크툴루마냥 나와서 그러자면 우린 어떻게 하라는건지.

    한순간에 집을 잃어버렸어. 거기에 신분도.

    "아, 그러고 보니 그 까마귀도 깜빡했네"

    "이젠 되돌릴수도 없는데..... 작별 인사도 안하고 나왔네"

    "어차피 보지도 못할껄. 길이 달라져서"

    내가 말한 길은 그거다. 러시아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서 이 지구는 원래 내가 살던 지구와 같은 루트가 아니라 다른 루트를 밟게 되었다.

    요컨데 내가 살던 지구가 가는 루트는 A루트, 이 지구가 가는 길은 B루트.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B루트로 강제 직행가려던 것을 다시 세이브, 로드 하여 다시 A루트로 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시작과 기원의 절대자는 현실도 게임마냥 할 수 있는건가.....!!

    "어쩐지, '무의미하다, 의미가 없다'라는 중2병 가득한 말을 하더라니"

    "하긴, 그런 능력이라면 삶이 무감각해지겠네"

    세상에는 되돌아오지 않아서 아깝고 가치있는것도 있을것이다.

    나야 잘은 모르지. 일리엘을 잃은건 다시 구하고 싶은거니까 뺀다 쳐도.... 뭐, 내 과거는 전부 그러려나? 과거가 있으니 지금의 내가 있을테니까.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나는 좀 더 루이넬이랑 신혼 여행 하고 싶은데 딱히 갈곳도 없고.

    일단 다크 로드 캐슬로 돌아갈까나? 거기서도 루이넬이랑 달달하게 보내고, 어차피 우리 둘만 있는 시간도 있으니까.

    ...... 갑자기 최길현 녀석이 생각나는데. 빨리 찾아가야지 안그러면 누가 채갈것 같다.

    내 우선 계획들은 이렇다.

    절대자가 된다.

    루이넬이랑 신혼 생활을 보낸다.

    최길현을 제자로 들이고 키운다.

    참고로 이건 중요도 순이다. 제일 중요한게 절대자가 되는것, 이건 일리엘을 찾는것과 직결되어 있으니까 중요도가 올라갔다.

    겨우 조금 차이로 신혼 생활쪽이 2위. 말하면 루이넬이 조금 싫어할지도 모르겠는걸.

    "그럼 일단 선물이라도 사가지고 갈겸 해서 형이랑 동생 녀석들의 성을 들러보자. 가서 쇼핑하면 재미있겠네"

    "아, 그것도 좋겠다"

    루이넬은 내 팔에 팔짱을 꼈다.

    지금은 행복하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길이 아직도 멀다.

    언젠가는 되겠지. 좀 더 노력하자.

    이 행복을 잃고 싶지 않아. 마치 일리엘처럼.

    강해진다.

    나는 다시 한번 다짐하며 차원을 찢었다.

    시작과 기원의 절대자, 제네시스 더 제네시스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약간의 기척, 보통 사람은 느끼지도 못하고 지나칠듯한 미미한 기척이 그의 등 뒤에 나타난다. 이곳은 아무것도 없는 우주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오래간만이군"

    "정말 오래간만이야. 나야 그동안 바빠서 그리 오래?

    는지는 실감이 안나지만"

    운명의 절대자, 페이트 더 데스티니.

    팬텀은 물론 다른 초월자중 일부와 악연이 깊은 자. 속된말로 국민 쌍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욕을 먹는 그녀에게 죽이고 싶다는 물론 최소가 한방 먹였으면 좋겠다고 분을 삭히고 있다.

    "어떤 계획을 짜고, 네 목적이 무엇이고, 미래가 어떻게 되려는건지는 대강 유추하고 있다"

    그는 이미 행성 하나를 회귀시키고 과거로 되돌렸다. 비록 영혼은 돌아오지 않아도 이미 있던 영혼으로 그것을 매꾸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실행한 그 결과는 단순하게 감으로 한다고 해서 되는것이 아니다. 그에 상응한 두뇌가 있어야만 하는 일. 제네시스의 두뇌도 절대자 중에선 좋은 축에 속한다.

    물론 그의 앞에 있는 여자가 절대자 중에서 가장 두뇌가 발달한 사람이지만.

    "그렇다면, 내 뜻대로 움직여주겠네?"

    "그게 네가 바라는 것이라면"

    "..... 당신은 바보야. 그런다고 내가 돌아봐줄것 같아?"

    "이미 알고 있다. 그대의 마음은 이미 한사람만으로 가득 차 버렸다는 것을. 뭐, 이것도 악순환의 연속중 하나인건가? 참으로 미묘하군"

    그가 허탈하게 웃었다.

    "바보같은 여자"

    "판도라, 마녀, 악의에 몸을 판 창녀, 쌍년, 그 외 기타등등. 더 많은 날 부르는 별명이 있는데. 들어보겠어?"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더니. 그 옛날과 달리 독기를 품었군"

    운명의 절대자는 옛날에는 이런 성격이 아니였다. 능글맞고, 뱃속에 칼을 숨기기 보다는 잘 웃고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 그녀가 바뀌게 된 계기는...... 역시 예전에 있었던 그 일이다.

    "그나저나, 두명으로 그렇게 하려는건 꽤나 빡빡한 계획이였을텐데. 하나부터 옆까지 빽빽하게 계획을 짰겠군. 고된 작업이였겠어"

    "당연하지. 아무리 나라도 본인의 의지를 하나부터 열까지 파악하는건 힘든 일이니까. 그리고 겨우 몇개 없던 찬스중 하나는 못쓰게 되어버렸어"

    심판의 절대자 그레이.

    그는 절대자가 아니라 반 절대자다, 그렇지만 그 힘과 시대를 여는 것은 충분히 힘이 있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그는 실패했다. 완전히 절대자에 오르지도 못하고 힘도 부족하다.

    "남은 찬스는 그와 최길현이란 자. 그렇게 둘인가? 하지만 특이점은 그만큼 계산하기도 힘들텐데?"

    "운이 좋게도, 재능은 평범한 축이지만 다른 특이점을 하나 찾을 수 있었어. 덕분에 예시가 있어서 어느정도 계산할 수 있었지"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악독한짓을 했었군"

    "결말은 본인도 만족할테니까 괜찮을껄?"

    그녀가 키득키득 웃는다.

    웃는것 자체는 미녀이기 때문에 보기는 좋지만 섬뜩하고 기분이 나빠진다. 악의가 가득차 있는 웃음이다.

    "뭐, 좋다. 내가 해야하는건 역시 가로막는것인가"

    "아직은 때가 아니야. 좀 더. 좀 더 기다려야 해. 지금은 쌀이 익기는 커녕 아예 모종이 싹조차 트지도 않았어"

    "그만큼이나 멀었다는건가. 한참이나 남았군"

    "그럼, 그때까지 나와 어울려주겠어?"

    "물론, 기꺼이"

    운명의 절대자가 기품있게 한손을 내밀자, 시작과 기원의 절대자는 그녀의 손을 가볍게 받아 살짝 허리를 굽힌다.

    마치 춤을 신청하는 영애와 귀족 자제같은 모습.

    "결과를 본다면. 그대는 그대가 쌓은 악의 때문에 죽겠지. 절대자 네명분의 힘은 설령 전성기인 나더라도 막을 수 없으니까"

    "어차피 사는것 따윈 미련 없어. 절대자는 어차피 죽지도 않고"

    죽는다면 그건 그거대로 큰일이지만.

    운명의 절대자는 조용히 걸었다.

    그녀가 바라는 미래는...... 앞으로 금방이다.

    ============================ 작품 후기 ============================

    시작과 기원의 절대자는 다시 말해서 게임의 신입니다. 세이브와 로드의 절대자임. 쩐다.

    제네시스가 세상을 초기화 한다고 해도 팬텀을 막을수도 있고 막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이번엔 안막은것 뿐.

    팬텀에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자들은 대변할수는 있어도 죽어간 자들은 대변할 수 없죠.

    그나저나 행성 하나를 세이브, 로드하는 전성기 절대자 패기 보소.

    참고로 이번 화가 다크니스 로드 최종화. 다음이 에필로그 남았습니다.

    지젼, 언제 여기까지 썼지. 엔딩이 소드마스터 야마토같다고 생각하시면 정답입니다.

    팬텀이 여태까지 저 지구에서 격고 쌓은 인연을 전부 무의미하고 부질없지만 처음부터 다시 쌓을 수 있게 제로로 만든것.

    어쩐지 허전하고 허망한 느낌이 드는건 제가 노린겁니다. 제네시스의 특성이 그러니까요.

    다음은 에필로그. 약간의 디멘션 로드 결정전 시작 파트를 썼지요. 그래봐야 전투신은 안나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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