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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454화 (45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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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식-- >

    결혼식 준비를 위해 여러가지가 필요하다. 그중에서 중요한것중 하나는 역시 청첩장이지.

    문제가 있다면 쓰는 내내 울적하다.

    왜냐고?

    루이넬은 한장도 안쓰거든. 아니, 한장만 쓰면 된다.

    마계에 있을 그녀를 돌봐줬던 마수의 숲의 마족들에게 보내면 되니까. 한곳에 있으니 따로 할게 있나. 한장이면 충분하지.

    나야 가족들도 있고 안면 있는 녀석들도 초대할거다.

    어차피 몇장 안되고 수고도 별로 안드니까 자필로 쓰자. 휘황찬란하게 금박입히면 좋겠지만 그건 편지 앞에만 하자.

    형이랑, 셋째랑, 막내랑. 부모님은 오실테고. 그 외에도 더 있고...... 그런데 행방을 모르니 형에게 다 보내서 전해달라고 해야겠다.

    "결혼식 날짜는 언제가 좋을까?"

    "글쎄, 보통이라면 좋은날로 잡겠는데. 그 좋은날 기준을 모르겠네. 나야 워낙 살아온 문명이 짬뽕되서"

    동양에서는 보통 사주팔자 어쩌구 하면서 딱 맞는 길일같은 날 결혼한다.

    그런데 중간계나 마계에서는 그냥 맞는날 한다.

    "그럼 두달 후의 24일은 어때?"

    "그날은 왜? 별 아무런 날도 아닌데?"

    "읏..... 사실 그날 위험한 날이야"

    굳잡.

    나는 조용히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어올렸다. 루이넬이 부끄러워 하면서 얼굴을 붉히며 투탁투탁 장난으로 치는것마냥 내 등을 두드린다.

    정말 멋진걸. 이게 바로 허니문 베이비인가?

    "이번 만큼은 꼭 하고 말꺼야"

    "....... 음, 나는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검은 점박이에 노란 바탕을 가진 고양이과 동물이 생각나는걸까? 선글라스 쓰고"

    체스터? 추억 돋네.

    옛날에는 치토스도 자주 먹었는데.

    한껏 추억에 잠겨있던 나는 무의식중에 청첩장을 다 ?

    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 무의식 만세.

    "형한테 보내면 어지간한 녀석은 다 오겠지. 근데 문제가 있다면......"

    다들 한가락 해서 결혼식을 망치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래도 개념은 있으니까 깽판치진 않겠지?

    "결혼식 망치면 집 나가버릴꺼야 팬텀"

    "........"

    순간 예전처럼 '친정 없잖아'하고 패드립이 나올뻔 했다. 빌어먹을 입. 생각좀 거치고 말이 나와야지.

    빌어먹을 몸뚱아리. 로드가 되서도 무의식을 조절 못하냐.

    "셋째야, 나 결혼식 반지 필요한데"

    "..... 결혼하나?"

    "응, 그런데 너. 내 아내 될 사람 본적 없지? 나야 지난번에 한번 만난적 있으니까 모르겠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대장장이로서 실력이 더 뛰어난 쪽은 셋째다. 라인시고에게 미안해진다.

    하지만 기왕이면 잘만드는 사람에게 부탁하는게 좋잖아.

    지금의 우리 형제들에겐 각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예를 들어 형에게는 형수님인 이얀이랑, 나한테는 루이넬, 셋째에게는 렌이라는 니트 엘프, 막내는...... 있나? 있긴 있는데 안면이 없었던것 같은데.

    "결혼 반지 만들어줘"

    "그래서, 재료는 뭐가 필요하지?"

    "딱히 가리는건 없는데. 기왕이면 배우자가 마족이니까 적당히 지장 없는걸로. 전에 내가 반지 준건 있는데 그건 그냥 선물용이라서 이번에는 적당한게 필요해"

    결혼 반지는 그리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아니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

    장신구는 특별한 때나 스스로 원할때 차고 다녀서 아름다움이나 멋을 뽐내는데 쓰지만 결혼 반지는 평소에도 끼고 다닌다.

    지금도 내가 준 반지를 평소에 좀 끼고 다니다 일할때는 끼지 않는걸 보면 역시 결혼 반지는 수수하면서도 평소에 끼고 다닐 수 있는걸로 써야 좋겠지.

    "결혼 반지라....... 다이아몬드라도 깍는게 좋을까?"

    "으아, 너무 사치스러우면 부담스러울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형은 비교적 소박했지. 뭐, 그렇다면 금반지라도 만드는 수밖에. 보석은 바라는것이라도 있나?"

    "딱히 없는데"

    "아예 생각없이 온 모양이군"

    그래 나 평소에 생각 없다.

    그래도 결혼한다는데 바뻐져서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지.

    "재료는 소박하지만 정성을 들이면 되겠군. 보석은..... 음, 무난하게 다이아몬드? 아니, 결혼 상대의 특징을 참고하는게 좋으려나"

    "우리 루이넬 특징?"

    그야 일단 보면 생각나는건 붉은색이다. 머리카락도 그렇고, 그녀가 흡혈귀이기에 상징하는 색도 붉은색이고 사용하는 마법도 화염계열. 불은 붉은색이 많다.

    그 외에도 색기있고예쁘고귀엽고무지막지하게사랑스러운데다가착하고또여성스럽기까지하면서.........

    "아내 자랑은 거기까지 하면 좋겠는데"

    "너는 안그러냐?"

    "우리 렌은 착하고예쁘고귀엽고여유로운면이강하면서........."

    "팔불출에 애처가에 공처가는 아무래도 우리집안 핏줄인 모양인데"

    아버지로부터 내려온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를 특징이다.

    뭐, 나야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내를 때리는 폭력을 일삼는 그런 가장이 되느니 차라리 공처가인쪽이 훨씬 좋지.

    "금반지를 만들어주지. 보석은..... 보아하니 루비쪽같은 붉은색 계열이 좋겠군. 반지에 새길 문구 같은건 생각해둔게 있나?"

    "음..... 그냥 적당히 써줘"

    "사랑의 시같은거라도 새기면 좋겠군"

    야, 그건 너무 오글거리잖아.

    그러고 보니 신혼 여행은 어디로 가야하지?

    젠장, 아무리 생각해도 결혼식은 너무 뭐가 많다. 준비해야 하는것은 물론 기타 설비랑 여러가지 문제들까지.

    "딱히 난 아무데라도 상관 없는데"

    "지구.... 는 안되겠다. 내 두번째 고향이나 마찬가지이긴 한데 솔직히 가면 여러뭐로 귀찮아지거든"

    특히 루이넬의 외모라던가.

    마족도 심약한자는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유혹시킬 수 있는 루이넬의 외모인데 평범한 사람은 오죽할까. 길가를 간다면 때를 지어 사람들이 덮치려고 들겠지.

    본인이 적당히 조절하면 모르겠지만 그래도 원판이 어디 가는건 아니니까.

    어디 무인 행성, 아무도 없는데 자연 환경이 좋은데를 가면 안되나.

    네이쳐 가든? 거기 간지 얼마 안?

    잖아. 한번 간데를 또 가라고? 그게 데이트 코스로 밥먹고 영화보고 커피마시고 하는거랑 뭐가 달라?

    "랜덤 찍을까?"

    "무슨 소리야?"

    "돌아다니다가 아무곳이나 맘내키는 차원에 들러서 돌아다니는거야. 그런거 어때?"

    "음..... 괜찮기도 하고. 하지만 꽝이 걸리면?"

    "그럼 그거대로 즐기지 뭐. 정 아니다 싶으면 다른 곳으로 튀던가"

    일단 계획은 이렇다.

    결혼식을 올리고 첫날밤은 다크 로드 캐슬에서 머문 다음에 신혼 여행을 간다.

    왜 첫날밤이 먼저냐 하면 우리가 가는 곳이 설비가 어떨지 모르겠는데 그런 곳에서 첫날밤을 맞이할 순 없잖아.

    그러니까 기왕이면 다크 로드 캐슬에서 첫날밤을 보냈다가 가는거다.

    레알 이번에 방해하는 새끼는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반 죽음으로 만들어줄 용의가 있다.

    지금도 주변에 단단히 경고해두고 있으니까 이번에는 문제 없겠지.

    "그런데 조금 무섭네"

    "뭐가?"

    "아니, 형이 그러는데 흡혈귀인 이상 피나.... 그 내 입으로 말하기 뭐한 남자의 정 뭐시기에 민감하다던데. 잘못하면 내가 빨린다고"

    "설마 그럴리가?"

    "우리 루이넬은 그럴리 없겠지? 뭐, 그래봐야 난 스테미나 무한이니까"

    루이넬은 대답이 없었지만 본능은 숨길 수 없었나보다.

    얼굴을 붉게 물들였지만 부끄러움으로 인해 나는 홍조가 아니라 기쁨이나 그런 류로 인해 발생하는 홍조였다.

    큰일이다. 빨아먹힐것 같다.

    흡혈귀 아내를 둔게 애초에 큰일이였어.

    결혼식 준비는 이제 거의 다 준비가 되었다.

    이미 소문도 다 나고 주변에서 만날 때 마다 축하한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아, 일리엘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근데 내가 결혼이라니.

    아니 내가 결혼이라니. 인생의 무덤이라는 결혼이라니.

    어디서 들은 말인데 보통 결혼할 남녀는 결혼이 다가오면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중에서 심한 경우는 자괴감을 가지고 결혼식을 아예 그만 두는 경우도 있다고.

    무언가 어른이 된것 같아서 기분이 묘해진다.

    결혼이라.

    인생의 중대사지, 아무렴. 근시일 내로 어머니 묘소에라도 한번 들러야겠다. 돌아가셨지만 적어도 결혼한다고는 말은 해뒤야 마음이 편할테니까.

    "결혼식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기에 비해 적군요"

    "낭비는 하지 않는 성격이니까. 쓸땐 팍팍 쓰지만 내가 있던 곳에서는 분수에 맞지 않은 결혼식 비용을 써서 여러뭐로 말이 많았거든"

    "하지만 대마왕이시 않습니까? 드래곤 레어 분량의 금을 써도 모자랄 판인데"

    "너 지금 중간계 경재 벨런스 무너지는 소리한거 알고 있냐 라시드?"

    "말이 그렇다는 소립니다. 만약 진짜 드래곤 레어 하나 분량의 금이라면 금값이 쇳조각만도 못해지겠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어디까지나 분수에 맞지 않은 결혼식이란거잖아.

    근데 난 마계를 일통한 대마왕이고, 그렇다면 돈 펑펑 써서 결혼식 올려도 상관 없지 않나?

    "...... 예산에다가 팍팍 쓰라 그래. 이제라도 더 써야지"

    "어차피 거의 다 마무리가 되어갑니다"

    "괜찮아. 결혼식 초대 손님들에게 줄 선물을 좀 비싼걸로 바꾸거나. 요리 재료도 비싼걸로 팍팍 사거나. 적당한 사치는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니까 조금은 괜찮을꺼야"

    애초에 드래곤 레어 하나 분량이 제국의 1년치 예산의 몇배다.

    "시간 참 빠르군요. 레이디 루이넬을 만날 때만 해도 어제같이 느껴지는데"

    "아, 생각해보니까 나. 너랑 루이넬이랑 만났을 때 봤다?"

    "네? 아, 전대 대마왕을 죽이러 과거에 가셨을때 말입니까?"

    "응, 그때 루이넬 참 귀여웠지......."

    "성인식 치르기 전보다 더 어릴때였는데 말입니까? 마력 봉인용 은팔찌를 차야하지 않겠습니까?"

    "야, 그정도는 아냐. 그냥 순수하게 귀여워하는것 뿐이지"

    "다들 변명은 같습니다"

    요놈이 자꾸. 어린 루이넬은 좋아하지만 소아성애자는 아니라고.

    납작가슴도 좋아하지만 소아성애자는 아니라고. 가슴이 작으면 그만큼 끌어안았을 때 서로 심장이 맞닿는 거리가 짧으니까 그러는것 뿐이지.

    가슴이 크면 사이에 뭐가 낀것 같아서 답답하거든.

    "비겁한 변명입니다"

    "...... 그래, 나 로리콘이다. 소아성애자다. 그런 소아성애자의 주먹을 받아라!"

    "크억!"

    빌어먹을 라시드놈.

    ============================ 작품 후기 ============================

    팬텀의 본래 여성 취향은 착하고 현명한 아내죠. 일리엘이 이상형임. 그런데 죽었잖아.

    아무튼 루이넬이랑 같이 다니면서 취향이 자기도 모르게 개조당함. 지금은 오히려 쭉쭉빵빵해진 루이넬도 '좋다'라고 생각할 뿐이죠. 로리 루이넬은 '아주 좋음'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녀석은 후천적 진성 로리콘입니다. 물론 나도.

    현재 패러디쪽 빼곤 순조롭게 글 쓰는중. 전 쥐어 짜면 나오는 편이라 앉혀놓으면 쓰긴 하지만 스토리가 없으면 좀더뎌집니다. 그런데 나이트로드는 아주 팍팍 써지지. 하루에 2펴는 쓰고 있어!

    슬금슬금 제 세계관 2부격도 어째선지 생각하고 있음. 예를 들어서 흑막같은 녀석이라고 할까. 존나 지금도 쓸거 많은 판에 뭔짓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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