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450화 (450/468)
  • 450/468 회

    < --블러디어-- >

    루인 더 디스트로이어.

    파괴의 절대자. 그리고 현 최강의 절대자.

    더불어서 우리 형의 어머니. 나하고는 피 한방울 섞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어머니쯤 된다.

    ...... 설마 이제 저분도 어머니라고 불러야 하는건 아니겠지.

    "그런데 왜 알몸이야?!"

    "음? 아아, 자기 전에는 옷 입고 있었던것 같은데 다 오래되서 바스라진것 같네"

    나는 어둠으로 변환을 이용해 급히 옷 한벌을 만든다.

    여성용 옷같은건 내가 드레스나 그런것만 봐서 스커트나 그런거는 잘 모르겠으니까 입기 쉬운 원피스나 만들자.

    내가 검은색 원피스를 만들어 건내자. 그녀는 순순히 갈아 입는다. 아니 표현이 이상해.

    "파괴의 절대자....."

    "응? 뭐야, 일어나 보니까 어쩐지 익숙한 사람이 두명이나 있네. 분명 처음보는 얼굴이긴 한데"

    아니 난 지금 어둠으로 변환한 상태인데 얼굴이야기 꺼내는건 아니지 않나.

    얼굴은 어딜보나 인간이 아닌데.

    "쳇, 아깝게. 아직 완전히 흡수는 못했는데"

    "뭘 흡수하긴...... 어? 힘이 조금 줄은것 같은데. 대충 만분의 일 정도인가?"

    ".... 그게 만분의 일이라고?"

    "내가 좀 쌔. 세상에 파괴 행위가 얼마나 있을것 같아? 우리 그이도 쌘데 내가 약하면 말이 안되지"

    으아아아, 아버지 이야기 나온다.

    창조와 파괴.

    서로 상반되지만 상생하는 관계다. 창조가 있어야 파괴도 있고, 파괴도 있어야 창조도 있는 법이니까.

    "그래서? 너희들은 누구야?"

    "참 일찍도 물어보시네"

    반응이 한발 늦어. 성격은 유쾌하고 시원스러운것 같은데.

    그녀가 손을 뻗어 내 얼굴을 잡는다. 보통은 잡을 수 없는데? 내가 의식하지 않으면 내 몸은 모 해적 만화의 자연계 능력자처럼 안잡힌다.

    이리저리 만져보면서 잡고 입을 벌리거나 쓰다듬어본다.

    "음, 이쪽은 어쩐지 기분 좋은 익숙함인걸. 저쪽은 조금 싫은 느낌이지만 미워할수는 없는 느낌이고. 그래서, 넌 누구야?"

    "둘째 아들인데요"

    절로 존댓말이 나온다.

    내가 여태껏 살아오면서 존댓말한 사람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기껏해야 열댓명도 안될거다.

    그중에서 내가 자의로 한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이쪽은...... 무의식적으로 나온다.

    생존 본능 아니면 내가 자동적으로 어머니라고 생각해서 그러는걸까?

    자연의 절대자는 분명 어머니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건 타의적인 것에 가깝다. 무엇보다 내가 부담된다. 나는 어둠속에 있는 녀석이니까.

    하지만 이 사람은...... 그냥 공평하다. 상대가 누구던 무엇이 ?

    던 그냥 부수는듯한 공평한 현상. 그게 파괴다.

    "둘째..... 라고? 그러고 보면 우리 아들 태어나고 딸도 태어난 후에 또 누구 하나 들여와서 두집 살림 차렸었는데...... 그집 애야?"

    갑자기 무서워진다. 말만 들어보면 마치 불륜으로 인해 태어난 남편 자식을 보는 본처의 대사다.

    한대 맞으면 골로갈것 같다. 게다가 상대는 풀파워의 절대자.

    "그럼 아들이구나?"

    슥슥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나를 껴안는다.

    어? 반응이 좋네?

    "저기, 화는 안내시는겁니까?"

    "화를 왜 내? 옛날에 다 냈는데. 나는 뒤끝은 없는 성격이라서 한번 풀면 신경 안써"

    ....... 아버지가 불쌍해진다. 예전에 한번 화냈다는 소리잖아.

    "그리고 죄는 그이한테 있지 너한테 있는건 아니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아버지가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아무튼 아들이라니 일단은 맘에 들..... 핫?!"

    그 순간 그녀의 옆구리를 노리며 킹 블러디어가 기습했다.

    전장에서 방심하는건 독이지만, 그런 전장에서 방심하게, 아니 전장의 분위기를 바뀌게 만들었기에 잠깐 잊고 있었다.

    지금 나와 킹 블러디어는 싸우고 있었다.

    그 사이에 파괴의 절대자가 끼어든 것이고.

    말하자면 어린애 두명이 싸우고 있는데 어른이 끼어든 것이란 소리다.

    그리고 그 어린애중 한명은 화를 참지 못하고 어른에게 덤벼든 것이고.

    불의의 기습이라면 어린애라도 어른에게 한두대 정돈 때릴 수 있다. 다만 그 한두대가 약하긴 하지만..... 그게 킹 블러디어라면 아무리 못해도 파괴의 절대자에게 상처 하나쯤은 낼 수 있다.

    원피스를 찢고 그의 손이 그녀의 옆구리에 상처를 냈다.

    "따갑잖아!"

    그리고 자비없는 발차기, 그것도 정확히 그녀의 발바닥이 킹 블러디어의 안면에 처박혔다. 그리고 강한 힘과 함께 그의 몸이 형편없이 벽에 부딪혔다.

    가벼운 발차기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도 킹 블러디어의 코가 부러진것 같다.

    "얼굴은 그이랑 닮았는데 날 덮칠 생각이면 번지수 잘못 찾았거든? 자꾸 그러면 때린다?"

    "하, 하하하! 하하하하핫!!"

    킹 블러디어의 코는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웃었다.

    잠깐만.

    나는 파괴의 절대자의 옆구리를 보았다. 그녀의 옆구리에...... 실선 정도지만 상처에서 피가 몽글몽글 솟아오르고 있다.

    블러디어에게 피는 생명, 경험, 기억, 모든것을 상징하면서 주어진다.

    그리고..... 그런 킹 블러디어의 손에는 기껏해야 두세방울 정도지만 파괴의 절대자의 피가 있다.

    "저 새끼가!!"

    "이번엔 내가 말해주지. 이미 늦었어"

    그녀석이 피를 마셨다.

    다시 한번 강한 기파가 퍼지며 사방을 울린다. 이건..... 파괴의 절대자와 같은 느낌이다.

    "봉인된 상태에서 흡수하는건 안전하지만 효율은 좋지 않아..... 하지만 깨운다면 위험도는 아예 수작부리지 못할 정도로 올라가지만 된다면 확실하게 힘을 얻을 수 있지..... 기회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다크니스 로드"

    빌어먹을 자식! 기척 놓치고 있는게 아니였는데!

    "저녀석 왜 저래? 이상한데?"

    "각성이다. 내 몸을 붕괴시키던 창조의 절대자의 힘과, 파괴의 절대자의 힘이 조화를 이뤄 드디어 완성?

    지"

    짙은 혈무가 뿜어져 나온다.

    창조와 파괴.

    유래 없는 두가지 힘을 얻은 괴물이 탄생했다.

    혈무는 뭉쳐지면서 그의 망토가 되어 펄럭인다, 그리고 일부는 모양을 갖추어가며 작은 왕관이 된다.

    의식이나 무언가 행사에서 쓸법한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 모양과 멋, 그리고 형태는 하나의 왕관이다.

    섬뜩함이 든다.

    막으려고 했던 킹 블러디어의 각성. 하지만..... 막지 못했다.

    전체적인 무력의 증가는 분명 있지만 그리 차이가 나진 않는다.

    그러나 창조의 힘은 그의 몸을 갉아 먹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니 그게 없어진다면 부담이 사라지고 오히려 새로운 힘도 얻는다.

    더욱더 강해진 녀석, 이제 그는.......

    "나는 이제 진정한 킹 블러디어다"

    "이녀석 기분 나빠. 궁극의 잡탕이야?"

    "잡탕? 물론 그렇게 불릴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이제 완벽해졌어. 아직 익숙해지려면 멀었겠지만..... 적어도 절대자도 먹어치울 수 있겠지"

    "그래서 너, 우리 아들이나 그이랑 무슨 관계야?"

    "그쪽 아들이랑은 누구 하나 죽어야 할 원수지"

    "그렇구나"

    파괴의 절대자가 허공을 후려쳐 가뿐하게 공간을 부숴내고 안에 손을 넣는다.

    마룡왕이나 쓸법한 대검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것에서는 마치 형의 뇌룡이나 데스 로드의 데스사이즈 더 엑시큐션의 느낌이 난다.

    절대자의 신기인가?

    "선택해. 여기서 죽을래, 우리 아들 포기할래?"

    "둘다 싫어"

    "..... 어쩐지 우리 아들 닮았네"

    그녀가 대검의 옆면으로 나를 뒤로 밀었다.

    "물러나 있어 아들. 피해가 갈꺼야"

    "어지간한건 괜찮을텐데요"

    "어지간하지 않을껄?"

    그녀가 검을 휘둘렀다.

    한손으로 거칠게, 그리고.... 능력을 사용해서.

    절대자의 능력은 3개. 그중에서 두개까지는 사용하지만 나머지 한개는 어지간해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열어야할 관문이면서..... 절대자의 상징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는 세번째 능력이 아니라 그저 제일 처음의 능력을 사용하는것 같다.

    "내 능력중 하나는 '파괴'야"

    너무 간단해서 어떻게 쓸지 알것 같다.

    그녀의 일검이 킹 블러드 캐슬이 두동강났다.

    ........ 묘사가 간단하지만, 그거 이외엔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녀가 휘두른 검에서 나오는 의지와 검풍, 그것들이 하나하나가 전부 파괴의 힘을 담아 블러디어의 혈석을 두부처럼 잘라내 버렸다.

    아주 가볍게. 이게...... 바로 절대자다.

    맘만 먹는는다면 로드보다도 간단하게 차원도 부숴낼 수 있는 절대자. 그리고 그 절대자 중에서도 최강.

    킹 블러디어는 간신히 한발 차이로 공격을 피했지만 그에 계속해서 파괴의 절대자는 검을 휘두른다.

    무식하게, 아무런 기교도 없이 그저 휘두르는 것 만으로도 상대를 확실하게 부술 수 있는 힘이 담긴 검.

    일직선상에 있다면 이 거리에선 반드시 맞는다.

    킹 블러디어조차 분주하게 피하면서 맞지 않기 위해 움직인다.

    "내가 아들 일에는 어지간해서 신경 안쓰는 편인데 그래도 아들 목숨 위협하려는 녀석은 해치워야 된다고 생각해!"

    "목숨의 위협? 하하하하! 개소리! 내가 하려는것은, 우리가 하려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오래전부터 이어진 우리 블러디어들의 사명!"

    "뭐래? 난 자세한 사정같은거 몰라"

    하기야 방금 일어난 사람이 뭘 할까 싶다.

    킹 블러디어는 다시 한번 피로 대검을 만든다. 이번에는 이전보다 더 축소한, 파괴의 절대자와 엇비슷한 대검 크기다.

    그걸 맞받아쳐서 막는다.

    "깨어난지 얼마 안되서 틈이 보이는군. 그렇지 않았다면 애초에 기습같은게 통하지 않았을테니까"

    "응? 누가 그래?"

    "그럼 아닌가?"

    "응, 아닌데. 이건 잠깐 몸풀기. 잠이 아직 덜깼어"

    "...... 그게 덜깬 수준이라고?"

    그녀는 웃으면서 내검을 양손으로 잡았다.

    그러고 보니 그랬지. 검은 한손으로 잡는것보다 두손으로 잡는게 더 힘을 줄 수 있다고.

    "조금 진심으로 해볼께"

    그녀가 검을 휘둘렀다.

    아까와는 달리, 검이 보이지 않는다.

    본능처럼 느껴지는 내 감각이 위험함을 알리고, 그에 따라 나는 다가오는 기척들 사이에서 회피할 장소를 찾는다.

    ...... 피할곳이 없다.

    순간 이동을 하기엔 이미 여파는 코앞에 닥쳤다. 그렇다면......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단숨에 의지를 강화하고 정면에서 힘을 맞부딪힌다.

    격렬한 폭발과 함께 킹 블러드 캐슬이 터져나갔다.

    다행인 점이 하나 있다면, 킹 블러드 캐슬과 전쟁을 하더라도 주로 땅은 자신들의 땅...... 그러니까 접근은 했지만 성과 성끼리 근접해 붙어서 자기 땅에서 서로 치고박고 싸웠다.

    킹 블러드 캐슬 자체만으로도 힘을 흡수하니까 상대의 영역에서 싸우는건 바보 같은 일. 그러니 그 경계에서 싸우는게 현명하다. 진격할때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시간을 때우는게 중요하니까.

    그 덕분에 피해는 얼마 없는건 같지만..... 박살난 킹 블러드 캐슬이 아예 조각조각 나 버렸다.

    크면 집 한채 크기 정도지만 원채 성과 그걸 이루는 땅 자체가 크니까 그것만으로도 무수히 많은 파편들이 생겨난다.

    그나저나 저거......

    "세번째 능력?"

    "조금 몸풀기로 써봤지. 너무 안쓰면 실력이 녹슬것 같으니까"

    저거 분명 세번째 능력이다. 어떻게 아냐고 한다면 수준이 다르다고 할까..... 위력과 숙련도? 대충 그런것에서 차이가 난다.

    일단 능력은 뒤로 갈수록 그 힘이 강해진다. 처음 깨달은것과 후에 더 자각하고 깨달은 것의 차이.

    첫번째 능력은 어떻게든 한다면 습득할 수 있지만 두번째 부터는 운이나 재능의 산물이다.

    그리고 세번째는...... 이 세상의 법칙과 개념을 가벼운 마음으로도 다룰 수 있다.

    어떤 능력인지는 몰라도 일검에 성을 아예 조각조각내버려 부숴낸다면...... 저건 세번째 능력이겠지.

    "카,악..... 빌어먹을. 염병할 치트 캐릭터 같으니라고"

    "응, 그이도 나보고 치트래"

    그렇게 간단하게 수긍하면 상대 기분이 엄청 나쁠것 같은데.

    파괴의 절대자는 쓰러진 킹 블러디어의 명치를 발로 밟고 목에 검끝을 겨누고 있었다.

    킹 블러디어가 약한게 아니다. 파괴의 절대자가 지금의 나조차 비상식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강한 것이다.

    "죽기전에 남길 말은?"

    "...... 아니, 너는 날 죽일 수 없어. 정확하게 말해서, 너는 나를 죽이지 않아"

    "죽일건데?"

    입가에서 블러디어치곤 특이하게 피가 새어나옴에도 불구하고 킹 블러디어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죽여봐, 그럼 그레이는 평생 후회할테니까"

    "..... 뭐라고?"

    "우리 블러디어들은, 그레이의 일부. 반쪽. 또 하나의 자신. 블러디어가 죽는다 한들 그레이는 죽지 않지만, 그레이가 죽는다면 설령 절대자에 다다른 나라도 죽는다"

    잠깐만. 그렇다면 블러디어들이 형을 죽이려고 하는 행동은...... 그냥 자살이잖아?

    간접적인 자살. 그저 한강에 몸을 던지고 이후의 일은 맡기는 것 뿐인 그런 자살이다.

    "그런 우리가, 왜 그레이를 죽이려고 하는줄 알아? 스스로의 존재도 말소해가려는 각오를 하면서?"

    "...... 증오구나"

    "맞아, 우리들은 자기 목숨 이상으로 그레이를 증오해. 초대 블러디어로부터 내려온 이 감정은 모든 블러디어들이 공감하지. 그리고 지금의 우리가 있는거야"

    블러디어.

    형에게서 태어난 최강이자 최흉의 종족.

    자신의 동족 이외에는 모든걸 그저 먹잇감으로 밖에 보지 않고 설령 절대자라도 힘의 일부정돈 먹어치울 수 있는 녀석들.

    그렇지만 그건 겉모습이나 다름 없는 것이고 자세한 내면은 모른다.

    "그레이는, 이미 한번 우리를 거부했어. 자신의 추악한 이면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멍청이의 자기 자신이나 다름없는 것을 역겹다 여기는데서 나오는 배신감. 그게 증오가 되었지"

    형은..... 도대체 뭘 한거지?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지만, 형은 실수를 했다.

    일생일대에, 자신의 평생의 오점이 되어버릴 최악의 실수를.

    "그거 알아? 그렇게 되면 우리가 그레이를 죽이는건 우리에게도 자살이지만. 그레이에게도 자살이라는거"

    "그런 궤변이 될리가 없잖아!"

    "우리들도 그레이의 일부야"

    파괴의 절대자의 검끝이 떨린다.

    꿈틀거리는 그녀의 눈썹. 고작해야 말 몇마디로 절대자를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

    "그러니, 배아파서 낳은 자식은 아니겠지만. 우리 블러디어들은 당신의 자식이나 마찬가지야. 저쪽의 다크니스 로드처럼 이복 자식도 아니야. 네 배로 낳아서 나온 자식의 일부가 우리들이라고"

    "야 이 새끼야, 우리 어머니 멘탈은 의외로 유리멘탈이라고. 어디서 개수작질이야?"

    텅! 하고 그 순간 킹 블러디어의 몸이 허공을 날았다.

    주변에 튀기는 익숙한 전격.

    그리고 얼굴에서 느껴지는 또 익숙한 격통.

    어둠으로 이루어진 내 몸도 킹 블러디어처럼 하늘을 날았다.

    "아니, 난 왜 때려?!"

    "그걸 보고도 안말리고 있었어?"

    솔직히 그걸 물어보면 내가 할말은 없다. 워낙 어이없는 힘을 본뒤라 생각을 그만둘것 같아서.

    그래도 킹 블러디어의 독사같은 말에 넘어가려던 형네 어머니를 말리긴 말렸어야 했다.

    "그, 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어? 우리 아들이다"

    "두쪽 다 반겨줘서 기분 좋은데, 다만 감정은 정반대같지만"

    형의 등장으로 미묘했던 벨런스가 맞춰졌다.

    킹 블러디어와, 그와는 이 자리 한정쯤으로 전투 불능이 된 파괴의 절대자는 내버려 두더라도 나와 형.

    대충 이길수 있긴 한 전력이다. 피해를 각오하긴 해야겠지만.

    "힘 흡수 하라는거 막으랬더니 실패해서 왔냐?"

    "지는 처박혀서 아무것도 안한 주제에"

    "너 나중에 좀 맞자"

    솔직히 이제와놓고 뭐라 변면할 말은 없어서 그런거잖아.

    "야, 어떻게 할거냐? 이대로 싸운다면 말리지는 않겠는데"

    "...... 여전히 여유 만만인데? 이 자리에서 나를 죽여도 모자를 판에"

    "너희 한정으로 비선공이 되어주마. 예전부터 그랬고"

    "나는 맘 같아선 싸우고 싶은데..... 정작 유리 멘탈이라도 눈앞에서 진짜 배아파 낳은 자식이 죽는꼴을 보면 끼어들것 같으니까. 다음 기회를 노려보도록 하지"

    그걸로 전쟁을 일단락 ?

    다.

    여러가지 의문을 남겨둔 채.

    전쟁이 끝나면 일단 모인다. 죽은 녀석들, 그 외에 다른 녀석들의 일도 있고 일단 지휘 체계에 속한 사람들은 그 다음 상황이나 정리를 위해 일단 모인다.

    참고로 여기 지휘 체계의 제일 위는 말할 필요도 없이 바로 형, 그리고 그 다음이 막내 정도다.

    나나 셋째는 단일 무력, 다른 로드들도 마찬가지다.

    "성이 부서지는 바람에 결판은 못냈다냥"

    "저희도 마찬가지라고요. 그런데 누가 부순거예요? 큰형네 어머니?"

    "응"

    한창 싸울 때 절대적인 무력이 끼어들어서 전쟁을 끝내버렸다. 무시무시한 위력.

    전략 병기 수준이 아니라 미국이랑 러시아랑 싸우는데 반물질 폭탄으로 지구를 날려버린듯하다.

    한마디로 어이없게 끝났다.

    무력적으로는 사기에 가까운 치트로 끝내버리는 힘..... 나 앞으로 형네 어머니한테는 개기지 못할것 같다. 기어 오르면 죽진 않겠지만 죽기 전까지 처맞을듯하다.

    "어라? 두명은 알겠는데. 다른 두명은 누구?"

    "아, 처음 뵙겠습니다. 류진이라고 해요. 일단은..... 막내예요. 쌍둥이 여동생으로 시아가 있어요"

    "..... 셋째, 류백입니다"

    "아아, 둘 다 아들들이구나! 아들 풍년이네!"

    파괴의 절대자...... 아니 계속 이런 호칭으로 부르면 너무 딱딱하다.

    루인? 일단 어머니 뻘인데 이름 부를리가. 그렇다면 그냥 형네 어머니나 어머니로 퉁치자.

    그녀는 셋째와 막내를 껴안았다. 그것도 아주 강하게. 일단 지금 상태에서 육체를 가지고 있다면 충분한 데미지를 받을 수 있는 조르기가 두사람을 덮친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악?!?!?"

    "큭......."

    일단 관계상 어머니니까 뭐라 말하지는 못하지만 엄청 아픈것 같다.

    베어 허그. 실제로 곰이 하는것 이상이겠지만 얼마나 아픈거야.

    "어머니랑 너희들도 일단 거기까지 하고. 손님이야"

    "손님?"

    "딴에는 자기 아내가 구출?.... 아니, 구출은 아닌가. 아무튼 깨어났다는데 그때는 와야지. 안오면 진짜 그건 지성체 실격이지"

    "말이 너무하잖아. 아버지한테"

    "웃기시네. 아버지면 아버지 다운 뭔가를 보여줘봐. 빌빌거려서 요양이나 하고 있는 주제에"

    순간 형이 쌍둥이였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닮은 사람이 들어왔다.

    하지만 형과 확연하게 구별된다. 왜냐하면 형은 무표정이 기본이니까.

    항상 미소를 짓고 다니면서 금발에 발목까지 내려오는 장발의 남자는 내가 알기론 딱 한명 밖에 없다.

    이걸로 두번째? 아니 세번째인가?

    첫번째는 확실하지만 두번째인지, 아니면 세번째인지는 구별되지 않는다. 그게 일루전 로드의 환상이 만들어낸 가짜이지만 내 아버지이기도 했고...... 하여간 본인을 직접 만나는거면 내가 아버지가 아버지인걸 알고 사적인 일로 만나는건 이게 첫번째라고 할 수 있다.

    "...... 아, 셋째랑 막내 눈이 달라졌다"

    "...... 형도 같은 생각인것 같군"

    "...... 저도요"

    "아, 난 빠질래. 예전에 몇번 때려서 괜찮아. 지금 아니면 자기 공간에 틀어박혀서 안나오니까 딱 적기야"

    "어쩐지 불안해지는데 도망가도돼?"

    당연이 안되지. 옆에 제일 변수가 있지만....

    우리들이 고개를 돌려 형네 어머니를 보니까 윙크를 하면서 엄지 손가락을 지켜들어 올린다.

    "괜찮아, 허락할께"

    "두고두고두고두고두고있던 원한으으으으을!!!"

    "세상에 아프다곤 하지만 아들들을 찾을 생각 없이 내버려두는 아버지가 어디 있단 말인가!"

    "어머니가 엄청 마음 고생이 심하셨다고요! 우리 시아도!"

    나와 셋째, 그리고 막내가 달려들었다.

    솔직히 악감정이 없는것도 아니다.

    아버지가 내가 한창 자랄 시기엔 제 1차 차원 전쟁에 참가했다고는 해도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시게 두는건 너무하지 않은가.

    다른 녀석들도 마찬가지다.

    최소한 패륜을 저지를 생각은 없지만 몇대 때려줘야 속이 풀릴것 같다. 아니, 아버지를 때리는 것 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패륜 수준인것 같지만.

    땅에다 굴리고 그대로 힘차게 밟는다. 육체적인 힘만으로 구타하는 거지만 약해진 아버지의 몸을 생각해도 심해야 타박상 조금 입겠지.

    요컨데 많이 때릴 수 있다는 소리다.

    "거기는 진짜 양심 적으로 밟지마! 너희들도 남자면서!"

    "하하하! 자식중에 아들이 넷이나 있고 딸이 하나씩이나 있는데 더 이상 자식은 필요없지 않아?"

    "동생 필요하지 않니!"

    "필요 없어!"

    지금 있는 가족만으로도 충분하다. 물론 더 늘어나도 축하할 일이긴 하지만.

    한동안 계속해서 아버지를 걷어찬 우리는 매타작 시간을 끝냈다.

    여태껏 우리들을 방치한 아버지에게 쌓인 원한을 어느정도 해소했다.

    그런데 막내는 계속 찬다.

    "마, 막내야. 이게 뭐하는 짓이냐?!"

    "그런 말을 하면 강인이가 이렇게 말하라고 했어요"

    강인이라면, 최강인. 내 친구 녀석을 말하는거다.

    죽어서 막내랑 같이 여행 다니고 초월자가 ?

    다고 했지.

    요컨데 나처럼 지구식 개드립을 알고 있다는 소리다.

    "절대자직을 계승 중이예요 아버지"

    "히이이이이이익!!!"

    ......... 아니, 그건 아니지.

    ============================ 작품 후기 ============================

    이겼다! 전쟁 끝!

    파괴의 절대자는 존나 쌘데 다만 한가지 흠이 있다면 멘탈이 은근히 유리 멘탈이라는 점이죠. 일단 살짝 고민할 꺼리를 쥐어주면 그 사이에 튈 수 있음.

    다만 다음에 만나면 본인도 알아서 결론을 내린터라 얄짤없지만.

    그나저나 어지간한 로드도 쌈싸먹는 킹 블러디어를 쌈싸먹는 기는놈 위에 나는놈이 있다는걸 톡톡히 보여주는 최강의 절대자의 위엄.

    그리고 전 최강의 절대자였던 놈은 자식놈에게 절대자직을 계승받게 되는 찌질한 모습뿐이죠. 당연한 결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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