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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러디어-- >
"설마..... 그럴리가!"
"아, 네가 생각하고 있는게 아냐. 전혀 다른거지. 나는 나의 분신을 만들어두고 공간 자체에서 '차단'시켰어. 그 결과 외부적인 충격과 데미지는 아예 받지 않은것으로 ?
지. 치명적인건 한계가 있지만 말이야"
"그런 바보같은!"
"로드는 원래 바보같거든. 그리고 어쩐일인지 이 몸에서는 ~냥하는 말버릇이 안나와서 빨리 끝내고 싶어. 그거 내 정체성이나 마찬가지라서"
체셔는 냐낭! 하는 어쩐지 귀여운 기합 소리와 함께 팽의 얼굴에 주먹을 먹였다.
그에 팽도 양팔을 들어 체셔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마음껏 난사했다.
하지만 그 순간 체셔의 몸이 사라졌고 총탄은 벽면만 두드려 바닥으로 탄환이 우수수 떨어진다.
"내 전투 스타일은 암살형이다"
체셔의 능력은 '차단'과 '은폐'다.
'차단'으로 몸의 데미지를 무효화하고, '은폐'로 숨어 기회를 노린다.
그야말로 언제나 암살을 할 수 있는 암살자. 아니 사냥꾼이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노릴 수 있게 데미지를 차단하면 된다.
"아무리 블러디어라도 최고라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로드인 나와 너는 완전히 상하관계에 놓여있다!"
"아니, 그 드립은 다르지!"
팽의 팔에 있던 총구가 들어가고 팔을 다시 원래대로 만든다.
그리고 통째로 왼쪽 어께를 뽑는다.
우득! 하고 뽑힌 팔은 상당히 고어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피가 한방울도 나지 않아 생동감이 부족한 흑백영화를 보는것 같다.
그의 팔이 다시 재생하고, 팽은 뜯어낸 왼팔을 마구잡이로 잡아 압축하고 조형물을 만드는 것 처럼 이리저리 뭉치고 질량을 무시하며 크기를 키운다.
"..... 데미지를 무시한다고 해도. 어느정도 충격은 받는 모양이지? 그렇지 않다면 너는 나한테 충격을 줄 수 없어. 그러니...... 유효한 트랩을 쓰는 수밖에!"
기이하게도 그가 왼팔을 뜯어 만든 것은 주사기였다.
병원에서 쓸법한 날카로운 바늘에 반뼘도 되지 않는 작은 원통안에 든 내용물.
"'데미지'를 무시해도 그 내부에 독을 주입해주지. 우리 블러디어들의 피는 초월자에게도 아주 유효한 독이니까"
"나는 사람이 아니라서 간호사 페티쉬같은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데"
대답 대신 팽이 주사기를 던졌다.
날아간 주사기는 암기 이상으로 쏘아져 체셔의 머리와 몸 곳곳을 노린다.
이번에는 그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맞는다면 블러디어의 피가 몸안으로 들어온다.
블러디어의 피는 한방물만 해도 상상못할 정도의 많은 생물들을 쥐어짜야 나올 피가 압축되어 있다.
다른 생물과 블러디어의 공통점이 있다면 피가 없다면 살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심장이나 다름없는 혈옥(血玉)이 박살나면 죽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팽도 피를 한번에 많이 소모할 순 없다. 다만 조금 희석시켜서. 한방울의 피를 조금만 압축을 풀어 대량으로 만들어두고 주사기에 내용물로 삼는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그건 후에 회수할수도 있다.
"주사기도 내가 먹는다면 몸속에서 복제가 가능하지이!!!"
팽은 누군가 본다면 비명을 지를 정도로 주사기를 통째로 입안에 넣어 삼켰다. 블러디어란 종족은 포식을 위한 종족.
비상식적인 신체는 물론 모든 가능성을 지녔다.
"할수 없네, 이럴때 계속 피하면 그대로 끝날것 같은데"
"이제 죽어라 고양이!"
동시에 날아오는 주사기들, 사방에서 빼곡하게 쏘아져오기 때문에 이번에는 쳐내는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체셔는 주먹을 들었다.
"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
기묘한 기합소리와 함께 계속해서 팽이 날려보내는 주사기를 쳐낸다! 그리고 잠깐의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늦었다 고양이이이!!"
쩌억!
보통이라면 입이 크게 벌려지는 소리겠지만, 팽은 다르다. 허리가 덜렁거릴것만 같은 크기의 송곳니가 다닥다닥 붙은 큰 입이 그의 복부에서 벌어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격발과 함께 이전과는 다른 큰 주사기가 쏘아졌다.
이전에 쏘았던 총탄과 달리, 그가 준비하고 직접 손을 써 쏘아낸 일격이다. 그 속도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고 그저 하나의 붉은 선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
그리고 그 거대한 주사기는 체셔의 복부에 박히고도 모자라 벽에 박혀 마치 곤충 박제처럼 그의 몸을 고정시켰다.
"캬하하하핫! 내 승리다 빌어먹을 고양이 새끼! 뒈져버리라지! 이겼다! 전쟁 끝!"
"호오? 그럼 누가 이 체셔를 대신하지?"
"뭐.....?!"
체셔는 죽지 않았다.
멀쩡히 모습을 드러내 팽의 등 뒤에 서 있었다.
체셔가 공격을 피한것인가? 아니다. 체셔의 공격을 받은 육체는 진짜다.
"기억해둬라, 고양이의 목숨은 아홉개라고. 그래서 육체도 아홉개나 만들어서 언제나 숨겨두고 다니지"
"이, 고양이 새끼가아아아아아아아아!!!!"
팽이 소리치며 다시 한번 공격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체셔는 팽의 몸을 걷어차 떠올리게 만든 후 그대로 연속해서 주먹으로 후려팬다.
"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고양!!! 안녕이다!"
연속된 공격에 얻어 터진 팽은 그대로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치명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당분간 움직이기 힘들 정도는 될 것이다.
"정말이지, 처음에 드립 때문에 맞춰주느라 내가 싸우던 형식으로 싸우지 못했다냥"
"킥, 킥킥...... 병신. 너희들은 실패해"
팽은 고양이의 몸으로 돌아온 체셔를 보면서 웃는다.
"왜?"
"아아, 어차피 다크니스 로드도 벌써 올라가서 대면하고 있을테니까 알려줄까? 위층에는 군단장이 두명 더 있어"
"두명...... 이라고?"
한명은 트리키 트릭이라고 한다면 다른 한명은 누구일까?
"제 7군단장. 루루. 이번에 새로 태어난 군단장이지"
"...... 그래도 조용한거 보면 어떻게 넘어간 모양인것 같다냥"
"하지만 그 위층은 다를껄?"
"아무리 트리키 트릭이라도......."
"아냐"
팽은 낄낄 거리며 웃었다.
가소롭다는 듯이, 그리고 비웃음을 섞어서.
"누가 위층에 트리키 트릭이 있다고 했어?"
"트릭 오어 트릿! 장난이냐, 아니면 디스페어냐"
블리자드 로드와 대치하고 있던 디스페어의 모습이 바뀌었다.
장난기 가득한 붉은 머리카락의 남성의 모습으로.
"트리키 트릭?!"
"디스페어인줄 알았어? 유감! 트리키 트릭이였지롱!"
장난스러움이 묻어나는 그의 표정은 웃겨서 어쩔줄 모른다는 정도였다.
단숨에 전장의 분위기를 바꾼다.
장난의 가벼움도 아니고, 전장의 무거움도 아닌 미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일순간 이루어지고 있던 균형을 제로로 만들어버린다.
"바로 이거지, 도를 넘은 장난! 어이없는 반전! 딱딱한 분위기! 이게 바로 내가 바라던 결과지!"
"어, 떻게. 그렇다면 디스페어는?"
트리키 트릭의 입가에 미소가 기이하게 지어졌다.
진짜 소설의 체셔 캣 처럼 입꼬리가 귀에 걸릴 정도로.
"당연히 성안에 있지. 어때? 괜찮은 반전이지 않아? 이래서 내가 조커를 좋아한다니까. 비장의 패라고 불리니까"
최전선에 나온 디스페어는 사실 트리키 트릭이였다.
그렇다면 도출되는 결과.
디스페어는 성 안에 있다.
사실상 무력으로 따지자면 킹 블러디어를 제외한다면 드래그니티와 함께 손꼽히는게 디스페어다. 그래서 그녀의 움직임에 민감했던 것이다.
하지만 속았다. 트리키 트릭의 장난으로 인해.
"평소에 전쟁이 나도 나오지 않았던건......"
"전장에 항상 나가면 그저 그렇구나 하지만. 나갔다, 안나갔다 변덕스럽게 군다면 사람들은 또 하나의 가능성을 믿고 그걸 의지하지. 설령 그 류진이더라도 예상 못했을껄?"
한쪽에서 류인과 싸우며 그를 향해 이를 갈고 있는 류진이 보인다.
다들 싸우는데 집중해있지만 트리키 트릭에게 시선이 일부 가 있다.
"인정해, 나 최고의 장난꾼 트리키 트릭이, 너희들은 속였다고!"
거짓말쟁이.
트리키 트릭을 부르는데는 그 호칭 하나면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네녀석은 분명 디스페어의 능력을 사용했는데......."
"내 능력 덕분이지. 내 능력은 '연극'이야. 상황이 맞춰지고 무대가 완성된다면, 나는 그 어떤 배역이든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지"
까다롭긴 하지만 쓴다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이게 트리키 트릭이 조커라고 불리는 이유다.
"트릭 오어 트릿, 장난이냐, 아니면 킹 블러디어의 각성이냐"
그가 유쾌하게 웃으며 이 자리에 있는 모두를 비웃었다.
"....... 네가 왜 여기 있는거야"
"글쎄? 누군가가 내 대신 변장해서 나갔다면 내가 여기있는것도 이해가 되지 않아?"
디스페어.
트리키 트릭이라는 놈이 있어야할 상층에 디스페어가 씨익 웃으며 반겨준다.
솔직히 미녀긴 한데 이년은 맘에 안들어.
"자, 싸워보자고. 이 위로 올라가면 바로 최종 보스다. 킹 블러디어가 있는 알현실이다"
"순순히 비켜줄 생각 없지?"
"제 7군단장 루루가 시간을 생각보다 많이 못벌어줘서 말이야. 그만큼은 벌어주고 가야겠는데?"
"...... 젠장"
디스페어는 강해서 한방에 끝내니 빨리 끝내니 그런거 못한다.
단기전은 무리. 시간을 들여서 틈을 만들어내 일격을 먹여야 그나마 빠르게 될거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그럴 시간이 없다.
그렇다면....... 움직이지 못하게 할까?
녀석을 봉인하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좋은 생각이 났다!"
"전투중에 잡생각을 하면 패망의 지름길인거 모르는거냐 멍청이!!"
디스페어가 내 얼굴을 향해 무릎차기를 먹여온다. 흡사 무에타이의 카오 로이같은 모습.
나는 순간 어둠으로 신체를 변환. 빠르게 고개를 꺽어 피한 후에 한손으로 그녀의 무릎을 막고 잡아 그대로 내던진다.
벽에 처막혔지만 반대로 벽이 부서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충격은 고스란히 그녀에게 전해질거다.
"그럴리가? 혈석에서 일어나는 피해는 블러디어에게 전혀 주지않아"
"....... 야, 어째 너네 종족들은 보면 볼수록 사기적이냐"
웃으면서 일어나는 디스페어. 하지만 틈을 주진 않는다.
순간 이동처럼 이동해 그녀의 앞으로 가고 양손목을 잡아 위로 올린 다음에 마찬가지로 그녀의 발목도 잡는다.
어둠으로 변환시킨 내 몸에서 형태만 보고 신체 부위를 판별하면 안된다. 맘만 먹으면 내 말은 마치 침팬지의 발처럼 움켜쥘 수 있게 만들수도 있다.
그런 형식으로 그녀의 양발과 손을 봉인한다.
그리고 힘좀 크게 써서 혈석으로 이루어진 벽에 손발을 쑤셔 넣는다!
내 어둠을 일부 떼어, 그것을 다른 것으로 변환해 물질적인 것을 부여하여 절그럭거리는 수갑과 쇠사슬을 만든다.
수갑은 경찰서에서 쓰는 그런 은팔찌가 아니라 아예 손목 전체를 씌우는 형태로 크게 두른 모양으로.
쇠사슬만 벽안에 박아넣어 고정시킨다.
자동적으로 수복되는 혈석으로 이루어진 벽. 그리고 디스페어는 양팔과 다리가 벽에 고정되어 봉인되었다.
"...... 능욕이라도 할 생각이냐?"
"안해! 루이넬하고도 안했는데 할것 같냐!"
자세가 묘하긴 하지만.
...... 소, 솔직히 야릇하긴 하다. 고의는 아니라고!
아무튼 움직이는건 봉인했다. 부분 변환을 할 수 있어도 탈출은 무리지.
"이런것 따위 어둠으로 그 부분을 변환하면 통과할 수....??!"
"안될껄, 그거 어둠과 상반된 빛으로 바꿔서 물질적인 것을 부여해서 만든거거든"
어둠과 동전의 이면이나 다름없는 빛, 그리고 나는 잘은 다루지 못하지만 아주 소량이라면 변환으로 그 빛을 다룰 수 있다.
힘은 팍팍 써야 하지만. 대충 내가 어둠을 쓰는데 다크니스 로드로서 다른 녀석이 10의 힘을 쓴다면 나는 1도 안들어간다.
하지만 다크니스 로드인 내가 빛을 다루기 위해선 다른 사람은 10의 힘을 쓸 때 나는 1000의 힘을 써야하는 부조리한 일이 일어난다.
아무튼 빛은 어둠과 상반된 힘이고, 그걸 수갑으로 만들어서 쇠사슬로 벽에 고정시키면?
"너 이새끼 설마....."
"설마는 사실 연쇄살인범이라지. 튄다!"
나는 그대로 상층으로 올라갔다.
뒤에서 디스페어가 욕하는게 들린다...... 무시하자.
============================ 작품 후기 ============================
그런데 사실 트리키 트릭은 기껏해야 환계에서 구르고 있을 길현이가 상대해야 할 인물중 마이너 카피에 불과하죠.
아니, 무력은 아닌데 언변이나 성격이.
존나 길현이가 구르다 못해 부서지는 소리가 시간대를 넘어서 여기까지 들리는듯.
아무튼 블러디어 파트 끝나면 좀 쉬어야지. 요즘들어 소설이 안써짐.
원래 이 파트가 다크니스 로드의 끝인데 중간에 파트 하나를 또 넣어서 억지로 쓰는중. 계획이 없으면 역시 힘드네.
아무튼 힘내서 완결 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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