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444화 (444/468)

444/468 회

< --블러디어-- >

내 어둠으로 이루어진 몸이 순간 절반이 뜯겨나가는 일격.

사실 말하자면 타격은 그리 크지 않다. 나는 무한하게 뿜어져나오는 의지가 있고, 그걸로 어둠은 얼마든지 끌어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 내 몸이 뜯겨나가 복구하기 전까지 만큼은 틈이 생긴다.

그때가 디스페어가 노린 것.

단숨에 시엔느를 낚아채간다.

"하하하하하!! 뭐야, 다크니스 로드, 내 원본의 후배라면 겨우 그걸론 안되지? 적어도 나보다 더 벨런스 패치가 엉망이 될 정도로 힘을 보여야 하는게 정상 아닌가?"

".........."

머리가 차게 식었다.

나는 극도로 화나면 오히려 차게 식는다.

분노가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 분노를 일으킨 대상을 어떻게 하면 쳐죽일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우선 분노에 휘둘리는걸 막아야지....... 하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그런것이다.

"테이큰 같지만 한가지 말하지. 조용히, 시엔느에게 아무런 해 끼치지 않고 지금 넘겨준다면, 나도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고 곤히 보내주겠어"

"아니면?"

"너랑 나랑 전력으로 싸우면 누가 이길지 알지? 설령 중간계가 박살나도 넌 죽여다가, 아니 죽이는거 말고 아예 사지를 찢은 다음에 박제로 만들어서 돼지 우리에다 처넣어주마. 도망쳐? 도망치면 찾아낼거다, 그리고 찾아내서 죽일거야"

"협박성 하난 제대론데? 보통 말로 하는 협박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지만....... 네 협박은 뭐라고 할까, 진심이 담겨 있어서 말만으로도 오싹오싹하다고 할까? 일반인이라면 듣는걸로 죽었어"

디스페어는 시엔느를 데리고 있다. 게다가 빡치는게 시엔느의 목을 잡아서 들고 있다는 것. 시엔느의 근력이 그녀의 무게를 들 수 있을 정도가 아니였다면 질식했을 것이다.

시엔느는 간신히 디스페어의 손목을 잡아 몸을 지탱하고 있고 벗어나기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무리였다.

기습으론 몰라도 어이 없게도 신체적인 차이에서 오는 거리....... 요컨데 시엔느가 어린애라 신체 리치가 짧다. 디스페어가 그녀의 목을 잡고 쭉 뻗으면 시엔느는 전혀 그녀의 몸에 손이 닿지 않는다. 설령 발이라도 마찬가지.

"근데 난 협박에 굴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가볍게 말하며.

디스페어가 시엔느의 목을 물었다.

"꺄, 악........ 아파아!!!"

"물리적인 것이라면 통하지 않는 모양인데. 적어도 비속성 적인 것이라면 통하겠지. 예를 들어 어둠이라던가?"

시엔느에게는 내 어둠이라면 통한다. 아마 정신적인 것들...... 설령 전기라도 형의 전기가 아닌건 통하지 않겠지만 내 어둠은 막을길이 없으니 통한다.

디스페어는 자신의 이빨을 어둠으로 바꿔 시엔느의 목을 물어서 피를 낸다. 가볍게 문건지 조금 깊이 들어간것 뿐이다.

치명상은 피한것 같다. 나오는 피의 양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

"대충 인자도 저장했고....... 이제 어떻게 한다?"

"........ 예수님이 말하셨지. 오른쪽 뺨을 맞거든 상대에겐 연속 뺨치기를 날려라. 우리 딸의 목을 물었으니까 넌 목을 뜯어주마"

"인질이 있는데, 할수나 있고?"

그래, 아직 디스페어의 손엔 시엔느가 있다.

제기랄!

인질이 있는 상대는 몇번 싸운적 있지만 그놈들은 대개 인질을 그저 끌어들이는 용도로 사용했다. 본격적으로 인질을 사용해 협박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 이제 질렸어. 인자도 얻었으니까 이 꼬맹이는 볼일 없다고"

"그럼......"

"죽여야지"

희망을 바란게 헛된거였냐 개년!

나는 시엔느의 목을 조르는 디스페어의 앞으로 이동하려고 했다.

반드시 막는다.

하지만 그 순간, 차원이 찢기면서 무언가가 디스페어의 손목을 붙잡았다.

투박하지만 마치 괴물.... 그것도 파충류처럼 비늘이 나 있는 두꺼운 손. 아니 팔꿈치까지 그러니 건틀릿을 낀것 같다.

"거기까지"

"...... 셋째야?"

차원을 찢고 나타난 녀석을 보고 나는 순간 화색이 들었다.

설마 딱 이 타이밍에 셋째 녀석이 도와주러 온건가?

하지만 나는 이내 그 마음이 나락으로 떨어져버렸다.

녀석의 머리가 붉은 색이다.

블러디어는 공통적으로 붉은 머리를 가진 모양이다. 불과 같은 적발도 아니고, 루이넬과 같은 맑은 적발도 아니며, 마치 찐득찐득하고 무거운 피색의 적발이다.

"적당히 하는것이 좋다. 일반인은 건들지 않는다가 규칙이였을텐데?"

"이 꼬맹이가 일반인으로 보이는거냐? 이능도 가지고 있고 능력도 가지고 있고, 종족도 인간이 아닌데?"

"관계가 없다면 일반인이다. 본인이 끼어들기 싫다면 끼어넣지 않는다"

".......... 칫"

디스페어가 시엔느를 놓았다. 중력에 의해 수면 위로 떨어지는걸 쉐도우 드라이브로 옮겨 다크 로드 캐슬로 보냈다.

누구지?

그러고 보니 블러디어, 그것도 군단장중에 셋째랑 닮았을걸로 생각되는 녀석이 있었다.

셋째의 인자를 얻어 개성을 얻었지만 행성은 먹어치우지 못해 힘은 부족하나 노력파.

"제 2 군단장. 드래그니티?"

그의 시선이 나에게 향한다.

디스페어의 손목을 놓자, 나는 그녀의 손목을 보고 놀랐다. 일반적으로 보다 늘어나 있고, 달랑달랑거리는걸 보면 손목이 부러진것 같다.

저 괴물같은 녀석의 손목을 부러트렸다고?

악력만으로? 얼마나 악력이 강한거야?

"애초에 교섭 역할로 디스페어를 보내는것은 실수였다. 같은 심연에 속한 자들로서 공통점이 있기에 좋은 결과를 낼줄 알았는데"

"저런 개판 성격이 교섭 역할이면 그 조직 말아먹을껄?"

고요하다.

드래그니티는 디스페어와 달리 아무런 기세도 풍기지 않고 압축해 놓은듯 조용하다.

바로 옆에 있어도 블러디어란걸 모를 정도다.

"사과하지, 멋대로 나타나 시비는 건점, 그리고 일반인을 건든점을. 진심으로 사과하마"

"뭐야......."

디스페어같은 녀석을 보고 난 후 블러디어란 종족에게 호감은 커녕 마이너스로 치솟고 있었는데.

이런 녀석을 보니까 갑자기 약간은 호감이 들었다.

셋째의 인자 덕분인가? 아니면 바른 성격 때문에?

종족 치고는 성격이 좋다. 어떻게 보면 고집있다고 하겠지만 적어도 지조 없는것보단 좋다.

"돌아간다 디스페어. 그리고 당분간 자중하는게 좋다"

"쳇, 알았어. 무뚝뚝한 목석같은 녀석이"

투덜거리면서 디스페어는 차원을 찢고 사라진다.

눈앞에서 시엔느를 해한 녀석이 없어졌것만 추격할 생각을 할 수 없다.

아직 드래그니티는 가지 않았으니까.

"몇가지 알려줄게 있다"

"....... 들어는 보겠어"

"우리 블러디어들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그레이의 목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종족적이고 피와 태생에서부터 주어진 의무와 같은 것. 숨을 쉬고 살아가는 것과 같이 당연한 숙명이자 목적이다"

그건 들어서 알고 있다.

전생에 원수 졌냐.

"하지만 반대로 말해서 그 이외에 다른 것은 없다. 침묵을 유지하겠다면 피해가 가지 않게 할 것이다"

"형이 죽는걸 두고 보는 동생이 어디있냐? 그건 이미 디스페어에게 말했어"

다른 두 동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막내는 이미 블러디어랑 싸우고 있다는것 같던데.

"라이칼리온과, 그리고 네이쳐 로드와 같은 말을 하는군. 역시 형제의 피는 못속인다는 것인가?"

"왜 셋째는 이름으로 부르는건데?"

디스페어는 나를 다크니스 로드라 불렀고, 이녀석은 막내를 네이쳐 로드라 부르는걸 보면 로드인 녀석들은 그 로드의 이름으로서 부르는것 같다.

그런데 왜 셋째는?

"일생 일대의 정적이니까. 태어날 때부터 그와 나는 누군가 하나쯤은 죽어야 할 적이자, 어쩌면 친구니까"

"싸우면서 친해진다?"

"그런 느낌이다"

하기야 시그너스 처럼 치고박고 하다 친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셋째라고 없을리가 없다.

이녀석은..... 기척을 죽여서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모르겠다. 제발 군단장 뽑는 순서가 무력 순이였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악력만으로 디스페어의 손목을 부러트리는걸 보면 육체능력은 그녀보다 위일 것이다.

"지금 싸우겠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원한다면 장소도 옮겨주지"

"......?

어. 너같은 사람이랑은 싸우고 싶지 않다 야"

"내가 라이칼리온과 닮아서?"

"그렇다고 말하면 너 화낼것 같은데? 그리고 그게 아니라 성격 때문이야. 사과받은 마당에 본인도 아닌 녀석을 팰리가 없잖아"

나는 원흉만 팬다.

디스페어라면 몰라도 사과까지 한 드래그니티를 공격할 마음은 없다.

블러디어중에 이런 녀석도 있구나...... 각자의 개성이 따른건가?

"아무튼..... 두번째로. 우리 블러디어들은 이제 뭉치기 시작했다"

"뭉친다고?"

"각 차원에 흩어져 의념 대화로 소식만 전하던 시절은 이미 끝났다. 우리들은 그레이를 죽이기 위해 뭉치겠지. 각 차원에 흩어져 점으로 활동하던 것이 모여 산을 이룰 것이다"

"미친!"

딱 봐도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보이는 종족이 모인다고?

"킹 블러디어, 조율자이자 현재 초대 블러디어를 제외하고 최강의 블러디어인 그가 있으니까"

구심점이 있다면 모일 수 있다. 몽골 부족도 다 부족으로 나뉘는 녀석들이였지만 징기즈칸이라는 우두머리에 의해 그 세력을 유래없을 정도로 확장했을 정도니까.

중간에 끼어 완충시킬 존재가 있다면........

"....... 아니, 이제는 초대 블러디어를 뛰어넘을 정도의, 역대 최강의 블러디어가 되는건가?"

"뭐라고?"

"잠시 실언이다"

무언가 섬뜩한 소리를 들은것 같은데.

그리고 실언이라면 차리리 하지마.

"그런데 블러디어의 규칙이라니, 그게 뭐야?"

"일반인은 건들지 않는다. 힘을 기른다면 전쟁에 참가한다.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그레이를 죽인다....... 대체적으로 이 3가지. 뭐, 지키는 녀석도 있고 안지키는 녀석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지키는 편이다. 예를 들어서 디스페어, 그녀의 성격에 불구하고도 적어도 진짜 일반인. 한줌의 이능도 없는 인간은 건들지 않는다"

그런 규칙이 있었어?

의외로 착한 면도 있는건가. 아까 그 디스페어도 일반인은 건들지 않는다면.... 아니 근데 내 주변 인물들은 전부 인외에 일반인이 아니잖아.

이거 디스페어에게 노려질 가능성도 있는건가. 평소에도 어느정도 긴장하고 있어야지.

"뭐, 나는 그중에서 '기회가 있으면 그레이를 죽인다'쪽을 지키지 않는 편이지만"

"어? 진짜?"

형을 노리지 않는 블러디어라면 적대할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블러디어가 형을 죽이기 위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니까.

그런데 그거 종특 같은거라고 하지 않았나?

저정도쯤 되면 어느정도는 무시할 수 있겠지만......

"대신 라이칼리온을 노리지"

"원점이잖아?"

이런 빌어먹을 놈.

킹 블러디어란 놈이나 좀 착해보이는 이놈이나 다를게 없다.

날 노리는 녀석이 없어서 다행이다. 있었다면 밤에 잠 안올것 같으니까. 언제 쳐들어올줄 알고.

어차피 이제는 잠같은거 안자도 되지만 말이야.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블러디어들은 모여든다. 그때가 우리들인 세계에 직접적으로 나설 때. 세계는 다시 한번 격동할 것이다"

"뭐 임마, 시대라도 열려고? 킹 블러디어란 놈 보면 형이랑 삐까뜨는것 같은데. 그러면 절대자에 근접했다는 소리일테고........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상 절대자에 오를 수 있겠지"

최악이다.

형은 반 절대자. 그리고 앞으로도 반 절대자다. 물론 그 영향력은 전 차원과 세계이 끼쳐 '심판의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만약 블러디어중에 절대자가 나온다면....... 어쩌면 혼돈의 절대자랑 맞먹을지도 모른다.

시대라는 것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미묘하고도 또 진보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형의 심판의 시대 덕분에 이 세상엔 한결 악이라 불릴 만한 것들은 처벌을 받는다.

그래서 어둠이 좀 약해졌지.

"아니, 우리 블러디어들은 말하자면 마이너스다. 그레이가 플러스라면 우리들은 마이너스. 합쳐서 제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절대자가 되어도 시대따윈 열리지 않아"

"그런데 뭘?"

"우리는 끝내는거다. 득세하는 시대를, 먹어치우고 또 먹어치워서. 최후에는 운명조차 먹어버리는 거지"

이놈들, 잡식에도 정도가 있지.

이정도면 미친놈이긴 한데, 대화가 통하니 기분이 묘하다. 사실 디스페어란 녀석도 괴물이라곤 하지만 말은 통하고, 그렇다면 어떻게 설득이 된다고 할 수 있겠는데.

"우리들은 포식자다. 동족 이외에는 전부 먹이로 밖에 보이지 않는 먹이사슬의 정점"

"베어그릴스?"

아니, 이 무슨 병신 새끼인가 하는 눈은 그만둬. 솔직히 그사람 생각 나지 않아?

그래도 녀석이 포식자라는건 달라지지 않는다. 점잖고 셋째의 인자 덕분에 조용하고 우직한 성격이여도 이녀석은 인간의 팔한짝 주면 뜯어 먹을 녀석이다.

"넌 포식파, 아니면 학살파?"

"포식파다"

먹어치우는 쪽이 특기인가.

입은...... 잘 모르겠지만 쓰긴 쓰겠는데 오히려 체술 쪽이 더 강한것 같다.

"아무튼 킹 블러디어란 놈에게 전해. 나는 형을 죽이려고 들면 나설꺼고. 디스페어는 내가 쳐죽인다. 개년, 쌍년, 우리 시엔느의 목을 물었겠다"

"그런가"

드래그니티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대로 가기엔 조금 밋밋한것 같군"

"너도 싸우려고? 젠장, 블러디어들은 다 전투광 속성이 붙어있냐?"

"먹으려면 우선 싸워야 하니까"

약육강식인가.

빌어먹을 녀석들, 외형은 인간인 주제에 포식자 하지 말라고, 이상하잖아.

"일격 교환. 각자 일격만 쓰고 가는게 어떻겠나, 깔끔하고 좋을텐데"

"한대 치고 조용히 가는거다?"

"먼저 와라"

호오? 자신 만만 하셔?

블러디어지만 로드의 힘을 쓰고 치는건 어쩐지 치사한것 같다. 그러니 육체만으로.

하지만 육체적으로 전력을 다한다. 능력은 쓰지 않지만 피를 가속하고 근육의 힘을 리미터를 푼 채로, 본능적으로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움직임으로 녀석의 얼굴을 정확히 가격한다.

그리고 주먹에서 마치 단단한 금속을 친듯한 느낌이 들었다.

풍압 만으로 다크 로드 캐슬을 들썩일듯한 해일이 일어나는데도, 드래그니티는 단 한발자국도 물러나지 않았다.

"주먹이 가볍군....... 아니, 육체파 로드도 아닌 비속성계 로드가 동화 없이 맨몸으로 내는 주먹이라도 이정도가 한계인가?"

"당연한 말이라서 화가 안나오는데"

셋째는 육체파 로드다. 나처럼 속성 동화는 쓰지 못하지만 맨몸으로 인외에 오르고 정신 세계 하나를 만든 강자.

거기에 종족계 로드의 이름을 부여받으면 그 종족 최강자란 소리다. 요컨데..... 셋째는 드래곤 최강이다.

맨몸으로 싸우면 나는 셋째에게 당연히 진다. 그러니 일격이라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그럼 내 차례군. 가겠다"

"알려주기까지, 신사적인데?"

처음에 맞아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지금 피할순 없다.

녀석의 움직임을 느끼는데도 그냥 맞아준다.

일격........ 이 아니다.

순간 시야가 반전?

다.

퍼득 주변을 감지하니, 바닥은 어느새 이상한 붉은 무언가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바닥을 향해 자비없이 내려 찍어지는 내 얼굴.

이내 형편없이 내 육체는 상반신이 단숨에 고깃덩이가 되고 하반신마저 뜯겨져 나갔다.

이걸로 나는 생각했다.

블러디어를 상대로는, 대마왕의 힘으론 턱도 없다고.

육체가 수천번 죽는다 한들, 나는 죽지 않는다. 나를 죽이려면 적어도 로드와 같은 의지가 담긴 공격이 아닌 이상 무리.

초월자가 된다면 그 공격 자체에도 의지가 깃들어 강한 의지라면 나도 죽일 수 있을테지만. 로드인 나를 위협하기엔 위력이 한참 부족하다.

금방 육체가 재생된다. 내 몸은 뇌가 부서져도 금방 복구되는 수준이니까 로드의 힘이 없어도 순수하게 재생력으로 원상태로 돌아온다.

"뭐야, 너. 셋째는 체술..... 그러니까 말하자면 태권도 같은건데, 너는......"

"내 이름이 드래곤이란 단어의 변형어인것도 있지만, 잡아 끌다라는 의미도 있지"

드래그니티(Dragnity).

처음에 드래그라는 부분에서 셋째의 인자니까 드래곤을 변형시킨 단어인가, 생각했는데. 드래그에는 마우스 커서를 어쩌구 할때 쓰는 용어처럼 잡아 끌다라는 의미도 있다.

그리고 이녀석은 스트라이커보단 그래플러쪽이다.

붙잡고, 비틀고, 던지는 류의 싸움 방식...... 하지만 그중에서 바닥에 내려 찍는 방식은 바닥이 단단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유도할때 바닥이 푹신한 매트인 경우가 그런것.

하지만 지금 이 바닥은..... 기분나쁜 붉은색의 무언가.

"블러디어 특유의 혈석(血石)이다. 마치 물에 녹인 녹말처럼 강한 충격만큼 강한 내구성을 보이지. 다른게 있다면 녹말과 달리 고체이고 탄성과 연성도 뛰어나다"

"어떻게 만들었데?"

"음...... 기억에 있는 지식중에서. 이럴때 설명하라면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해처리'나 '대군주'를 말하면 된다더군"

아니, 그럼 이게 크립같은거라고?

영역 표시하고 넓히는데 쓰는 그런거?

아무튼 이녀석 강하다. 타격기가 주된 나에게 이녀석과 육체적으로 싸운다면 잡히는 순간 끝장. 로드의 힘을 쓰지 않는다면 육체로는 단순하게 재생 되는 시간동안 재생과 동시에 무한하게 기술을 맞고 고깃덩이가 될 뿐이다.

거기까지 생각하니 결론에 도달했다.

"아, 블러디어란 놈들이랑 싸우기 싫다"

"우리랑 싸워본 자들은, 공통적이게 그렇게 말하더군"

로드도 아닌데 저런 비상식적으로 강하고, 비상식적인 힘과 재능도 있고, 거기에 그게 아예 세력까지 있다면.

그야말로 적대하고 싶지 않은 녀석들이다.

"볼일이 끝났으니 나는 이만 물러나겠다....... 하지만 보아하니 근시일 내에 일이 나겠지. 아, 실언이다"

실언이면 하지 말라고.

============================ 작품 후기 ============================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블러디어인 드래그니티.

이녀석 이름은 원래 드래곤에서 뭔가 폼나는 단어 없을까 생각하다가 드래곤, 드레키, 드라군, 드래이그, 그 외 기타등등을 찾아보던중 딱 드래그란 단어가 생각났고 여기서 니티를 붙여서 드래그니티 탄생.

어쩐지 어감이 좋아서 맘에 들죠. 무력은 더 쩔지만.

디스페어랑 드래그니티랑 싸우면 대충 비깁니다. 물리 공격은 드래그니티가 쩔지만 마법 공격은 디스페어가 쩌니까요.

그래봐야 킹 블러디어가 더 쌔지만.

그래봐야 파괴의 절대자가 더더 쌔지만.

그래봐야 구...... 아 이거 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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