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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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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마왕인 이상 아래에서 상소가 올라오곤 한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왕에게 먹으로 글을 써서 상소를 올리는 것 처럼 대마왕도 어느정도는 올라온다. 그래봐야 다 예의 갖춰서 올라온다.
하지만 나도 폭군은 아니니까 애들 상소는 다 읽는 편이다. 내가 신도 아니고....... 아니 신보다 더한 로드지만.
아무튼 나도 사람인 이상 어떻게 빈틈이나 불합리한 일이 발생할수도 있고, 그렇기에 올라오는 이야기는 대부분 읽는다.
[발신자: 시이나 오션]
"응? 시이나?"
어디서 들어본 이름이더라....... 아, 예전에 시그너스가 일리엘을 납치하러 가기 전에, 그리고 피의 마왕과 첫 일전을 벌인 후에 바다에 떠밀려가 용오름의 바다에서 만난 바다의 일족.
그리고 그 바다의 일족의 로드의 동생이 시이나다.
꽤나 4차원 적인 여성이였지...... 어쩐지 노르디아노랑 죽이 잘맞을것 같다.
그런 시이나가 왜 보낸거지?
우리가 하는 일이 하는 일인 이상 바다에 영향을 끼칠 일은 거의 없다. 마계에서 산업화가 일어난것도 아닌데 바다가 오염될 일은 없다.
설령 있다고 해도 양은 적어서 바다의 자정 작용이라면 충분히 해소 가능하다.
그런데 왜 그러지?
나는 편지를 뜯어 읽기 시작했다. 은근히 편지지에 소금기 냄새가 가득하다.
[안녕, 육지 마족. 아, 지금은 대마왕이구나. 아무튼 간에 오랜만이야.
다른게 아니고 요즘 이상한 일이 있어서 그래. 일반적인 마족 수준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라서.
바다에서 생명을 얻고 살아가는 바다의 일족으로서 거짓말 안하고 맹세하건데. 요즘 바다가 이상해
아직은 괜찮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계 전체에 그 영향이 끼칠꺼야.
바다는 민감해, 마치 결혼 첫날밤의 처녀처럼.......]
"아니, 색드립같은걸 써놓으면 민망하잖아"
[.... 말이야. 그러니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고 해결해줘.
이 일은 무언가 큰 일이 일어난다는 징조야. 엄청난 일이 일어날꺼야. 마계 전체가 위험해질테니까.
벌써부터 물고기들은 숨어 지내고 해저 화산들이 분출해서 또 다시 우리들은 심해에서 올라오게 ?
어. 그냥 그러려니 하지 말고 조사해봐줘
진심으로 부탁할께]
이런 내용이다.
바다의 일족인 그녀가 보내준거니까 내용의 신빙성은 높다. 바다가 이상하다라.
무슨 일이 일어나는거지?
이번에는 진짜 중요한 일이니까 마왕들으 소집했다. 갑자기 양치기 소년이 생각나는데, 그래도 나는 모일 때 아예 거짓말이 아니라 무언가 할일이 있어서 부르는거니까.
"바다가 이상하다고?"
"그렇다는데, 혹시 의심가는거 있는사람?"
"바다라...... 나는 생각해보면 바다에 간적이 없는데. 바다 위를 날아간다면 모를까"
하기야 내륙에서만 지낸 로르덴이라면 바다랑은 인연이 없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과학이 발달한 지구에서도 바다에 대한 것은 아직 완전이 밝혀내지 못할 정도. 오히려 심해를 자유자제로 들락날락거리는 바다의 일족이 있는 마계도 바다에 대해서는 완전히 파악 못했다.
"바다는 자연에 민감한 곳이긴 하다. 대체적으로 바다에서 이상이 생긴다면 그 반동으로 육지에도 영향이 끼치지. 하지만 이상하군, 내가 마계에 있던 동안에도 지진한번 일어난적 없는 마계인데"
"그래?"
"지진은 지층을 이루는 판과 판의 충돌로 일어나지. 하지만 마계의 지층은 대체적으로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매우 적다. 아마 마신 덕분이겠지"
"마신이 뭘 했길래 그래?"
"아마 지들 혼자서도 치고박고 잘 싸워서 죽는데, 자연재해로 또 죽으면 언젠가 멸종할테니 자연 재해의 발생 빈도를 줄이지 않았을까?"
그런건가? 나야 신이라면 주신 레기아 밖에 모르니까.
모습도, 권능도 드러내지 않고 이름만 있는 신따위는 엿이나 먹으라지. 헌금 내고 기도해도 아무것도 안해주는 주제에.
신성력이 있니 뭐가 있니. 실제로 있는지도 모르겠다.
"당분간 마계에 가봐야 할것 같은데.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좀 해보고 어떻게 해봐야겠어"
"마계로 가신다면 남은 서류들은 어쩌실겁니까?"
"마계쪽으로 보내줘, 이번에도 튀려고 한건 아니거든"
내가 없는 동안 팬텀이 하고 있었다지만 그래도 라시드와 루이넬이 한 양도 있다.
팬텀 요놈은 꼭 필요할 때 빼고는 꺼내주기 싫으니까 집어넣고 지내야지.
당분간 마계에서 지내야겠다. 어....... 생각해보니 마계의 시간은 중간계보다 두배쯤 많잖아?
시간을 버는건가? 이틀에 겨우 하루치 서류를 결제하는거야!
"그러니 제 몫까지 보내드리겠습니다"
아니, 라시드 이새끼가?
마계로 온 순간 나는 그때부터 시이나가 말하려던게 무엇인지 알것 같았다.
미묘하게 무언가 다르다.
어떤것이지? 공기? 땅? 중력? 어....... 중력?
중력이 좀 다른가?
마계의 중력은 중간계보다는 강하다. 그렇게 많이 차이나진 않더라도 이런 환경에서 마력이 담긴 공기를 숨쉬며 자라는 마족들은 강인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루이넬, 알것 같아?"
"...... 글쎄, 아직은 모르겠어. 중력이 다르다는건 알겠는데 이것도 약간의 오차인건지 아니면 진짜 그런건지 계측해봐야 알것 같은데"
"되도록이면 빨리 알아봐줘"
마계 전체가 이런거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중력이란건 행성의 인력, 즉 잡아당기는 힘이다.
이 중력 덕분에 공기가 행성에 붙어있는것이지. 만약 중력이 없었으면 대기는 그냥 우주로 훨훨 날아가 버릴 것이다.
미묘한 차이라 다른 마족들도 '아, 요즘 몸이 가볍네'라고 느낄 수준이고 만약 이게 천천히 이뤄졌다면 고위 마족도 눈치를 채지 못했겠지.
바다에 있는 시이나나 바다의 일족들도 모를것이다. 그들은 바다속에서 살지 육지에서 사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젠장! 계속 중간계에 있는 바람에 마계에 신경쓰지 못했다.
아니 누가 마계 자체에 이상이 생기는줄 예측이나 할 수 있었을까. 자연 재해? 알고 있었다고 해도 두었을 것이다.
자연 재해는 행성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그 피해로 인해 누군가 죽을지언정 그걸 막아 나중에 혹시나 더 큰 일이 벌어지는것을 막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평소에 조금씩 깍아먹는것과 한번에 크게 터트리는것의 차이다.
초월자로서 한발자국 관전하게 ?
다고 해야하나, 조금 여유가 생긴듯한 그런 자세다.
잡설은 잠깐 접어두고 이 이상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중력, 중력이라...... 내가 머리가 그리 좋은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걸 분석할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미묘한 중력의 어긋남. 행성 자체에 무슨 영향이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거기에 찜찜함.
마계에 온 후 계속해서 어쩐지 모를 찜찜함이 마음을 가득 채운다.
나는 하늘을 보았다.
마계에도 태양은 있다. 다만 마계엔 대기중에 마력이 섞여있어서 조금 우중충한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작물이 자라고 성장하는데는 충분한 햇빛이다.
태양의 이상 활동?
그쪽일까? 내가 잘은 모르는데 뭔가 태양의 불꽃이 폭발해 치솟아 오르면 지구에도 여러가지 영향을 끼친다는것을 알고 있다.
게다가 내 찜찜함은 하늘에서 무언가 일어난다고 재촉하고 있다.
하늘에서 오는 중력에 영향을 끼칠만한 일이라.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든다.
내가 옛날에 기르던........ 이라고 해야할까. 엄밀하게 말해서 내가 이 마계에 와서 관계를 가진, 제기랄, 이러면 표현이 묘하잖아.
아무튼 인연을 맺은 존재는 이렌이다.
...... 출현이 없어서 모른다면 그 왜 아다만티움 가시를 가지고 있는 잉여 고슴도치 있잖아.
소닉처럼 음속으로 달리진 못한다만 그래도 방어력이 공격력인 녀석이다. 마수치곤 소형주제에 강하기도 하고.
지금이라면 수억마리가 있어도 일격에 박살낼 자신 있지만 옛날에는 이렌도 버거울 정도로 약했었지. 지금은 진짜 추억이다.
아무튼 이렌이 요즘 나타나지 않았던 이유는 하나. 내가 있던 곳은 다크 로드 캐슬이고, 이렌이 있던 곳은 마계 데르헤논의 마왕성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어디있나 찾아봤더니.
마왕성 정원에 굴을 파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깊게, 파놓은 흙이 내 키의 두배는 될 정도다.
그 작은 몸으로, 아무리 마수라서 일반적인 고슴도치보다 신체능력이 몇십배는 높다고 하지만 이정도로 굴을 파려면 엄청나게 고생해야 한다.
"야, 이렌. 지금 뭐해?"
"시싯, 시시싯(지하 벙커 만드는중)"
"피난처?"
이렌의 말은 이제 대충 감으로 알수는 있지만 단어는 엇비슷한걸로 치환되곤 한다. 그래도 대화를 나누는데는 지장이 없다.
아마 뭔가 위협을 대비해서 핵방공호 같은 것을 만드는가 싶은데...... 애초에 흙좀 깊이 팠다고 피할수 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재해다.
생각해보니 동물들의 직감은 인간보다 뛰어나서 무슨일이 일어날지 대충 알수 있다고 하지?
지진인가, 아니면 배의 침몰이라던가,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쥐떼들이 단체로 피난가는 이야기가 없는것도 아니고.
"왜 만드는데?"
"시싯! 시시싯(마계가 멸망할테니까)"
".......... 야"
아직 거기까지 수준은 아니야. 물론 마계가 위험하긴 하겠지만 마계가 멸망할 수준이라면 뭔가 스케일이 커진다.
마계가 멸망한다.
마족도 아니고, 마수도 아니고, 마계가.
즉, 이 세계가 날아간단 소리다.
행성을 날려먹는 일을 할 수 있는 초월자는 그리 많지 않다. 내 동생들만 해도 로드인데 행성 날려먹는 일은 부담스럽다.
요컨데 로드라도 대인전이냐, 아니면 광범위한 공격을 날릴 수 있느냐, 그런 차이가 있다.
나나 형이야 만능형. 대인전도 뛰어나고 힘을 쓰면 행성은 물론 은하계도 하나 날릴 수 있다.
별거 없고 그냥 은하계를 찌그러트릴만한 의지를 뿜어내면 그걸로 끝. 보통 우주에는 빛이 없어서 어둡다. 칠흑같은 검은색이기에 인간의 공포와 절망을 자아내기 쉽다.
다시 논점으로 돌아와서.
행성을 날려먹을만큼 위력을 가진 힘은, 특정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조건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한개만 충족되도 가능한게 몇가지 있다.
우선 첫째로 물리력. 아주 강한 물리력만 있다면 행성을 멸망시키는것도 일도 아니다.
공룡을 멸종시켰다는 멸종에 관련된 이야기중 운석이 그 예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지층.
마룡왕의 말론 마계의 지층이 안정되어 있다고 하니까 지진이 일어나도 그리 큰 피해는 없겠지만. 지진이 아주 크게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하면 큰일난다.
다음으론 빙하기.
그런데 빙하기가 와도 마족이 그렇게 쉽게 죽을것 같진 않는데. 빙하의 일족도 있고, 저 위에 추운데서 사는 마수나 마족도 많고.
설마 운석이 날아올리가 없지. 있다면 박살내면 그만이고 그렇게 큰 운석이 갑자기 떨어질리 없으니까.
도대체 어떤 것일까.
"우으으으으으으으"
"....... 노르디아노. 넌 지금 뭐하고 있냐"
"죽을꺼야, 죽을꺼야죽을꺼야죽을꺼야죽을꺼야죽을꺼야. 마계가 날아갈꺼야. 말할꺼야. 우아아아아아아아!!!!"
정원 한구석에, 벽에 얼굴을 돌리고 웅크려 한껏 덜덜 떨고 있는 노르디아노가 있었다.
워낙 존재감 없이 찌그러져 있어서 인식하곤 있었지만 이제서야 말을 건다. 그런데 중얼거리는게 꼭 지구 종말론을 믿는 사람의 말이다.
"야, 왜 그러는데? 마계가 뭣 때문에 망하는줄 알고?"
"몰라, 하지만....... 이건 거의 확정되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수준으로 멸망한다고 속삭이고 있어! 이건 본능이야!"
"그럼 마수다운 본능에 따라 이렌처럼 피난처라도 만들던가"
"그래! 마수단운 본능에 따라 파워 교미다! 종족번식을 해서 자손을 남기겠어!"
야, 어떻게 그런 결론이 나오냐. 아...... 그러고 보면 동물들의 본능중에 그런 본능도 있긴 하지만.
노르디아노는 쌩, 하고 일어나 달려갔다. 그녀에게 걸리는 마족, 혹은 마수에게 행운을 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져가고, 하늘에는 별과 함께 달이 떠오른다.
마계의 하늘은 보통 밤에 빛을 낼 도구들이 적으니까 대체적으로 별이 반짝이는게 많다.
거기에 보통은 달이 하나지만, 마계의 달은 붉은 달과 푸른달이 각각 하나씩. 총 두개가.......
"어라?"
두개의 달중에서.
붉은색의 달의 위치가 미묘하게 가깝다.
============================ 작품 후기 ============================
오늘의 요점.
노르디아노의 파워 교미...... 는 아니고 마계의 붉은 달이죠.
근데 저 지금 이번 파트 끝내고 마지막 파트 쓰고 있음. 올ㅋ.
그래서 나이트로드에 집중을 하는중, 나이트로드도 1부 거의 가까히 다 써감.
근데 패러디쪽은 몇번 안건들고 있어. 이런 젠장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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