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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419화 (419/468)
  • 419/468 회

    < --천계-- >

    날아서 도망치려는 금발의 여성 천족을 잡았다.

    기껏해야 마을에서 수십미터 날아가다가 내가 날아가서 잡아 끌고왔다.

    본보기. 비록 일리엘이 산 이 마을을 부술 생각은 없지만 그럴 위협을 보여주기 위해 나는 언제든지 네놈들을 죽일 수 있다는 무력과 공포심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름"

    "으.... 네?"

    뚜둑!!!

    "꺄아아아아악!!"

    "반문하면 손가락 부러트린다. 발가락도. 앞으로 19개는 더 있으니 좋네"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천족이 날개 빼고는 인간이랑 비슷해서 기본적인 구조는 같다.

    그래, 팔다리나 손가락 발가락 개수는 물론 치아 구조도 거의 같다.

    "다시 한번 묻지. 이름"

    "네, 네리, 엘......."

    네리엘, 보면 일리엘도 그렇고 천사는 원래 끝에 '엘'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건가?

    미카엘이라던가 라파엘이라던가. 생각해보면 어지간한 천사에게는 다 엘자가 붙는다.

    상념을 접어두고 심문에 들어가자.

    "왜 도망치려고 했지?"

    "무, 무서워서요......."

    "거짓말 해도 분질른다"

    뚜둑!!

    "꺄아아아악!!!"

    아까는 검지를, 이번에는 중지를 부러트렸다.

    내 감각은 거짓말도 파악이 가능하다.

    사실 아까 네리엘이 말한 '무서워서'라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였다.

    다만 목적성이 다르다.

    만약에 평범한 천족에게 물었으면 진실로 나왔겠지만 이년이 한 무서움은 대마왕이나 마족에 대한 공포에서 나오는 것 외에도 다른 감정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일리엘, 알고 있지?"

    "흐, 흐윽...... 네..."

    "잘 들어, 이미 두개 부러트렸지만 앞으로 18개는 더 남아있어. 조용히 묻는 말에 잘 대답하면 넘어가지. 하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손가락 발가락 전부 부러트리고 옥수수 강냉이를 털어준 다음에 날개를 부러트릴거다.

    그 다음에 팔다리를 뜯어내고 마계의 평야 한복판에 던져주마.

    "....... 내가 여태껏 물리적으로 심하게 대한 여성은 단 한명. 유혹의 마왕 뿐이지. 네가 그 두번째를 장식하게 해주마"

    진심이다.

    나는 어지간해서 여성은 건들지 않는다. 언젠가 아이의 어머니가 되며 그 성장을 지켜보니까.

    애를 낳지 않는다고 한 유혹의 마왕은 마음 단단히 먹고 죽였다.

    하지만 이년은 천족이라 천족 이외의 종족이 아닌 이상 임신할수도 없다.

    천계에서만 사는 천족이 다른 종족을 알리 없을 노릇. 그런 고로 자기 배 불러서 하는 임신은 할수 없다.

    "불어, 일리엘이 천왕의 군대에게 잡혀간건 분명 네가 관련 있어. 하나도 빼놓지 말고 말해"

    "아, 알겠어요. 그러니가 제발......."

    네리엘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질투심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천족은 성기능만 없다 뿐이지 생식 기관 자체는 존재한다. 다만 그것은 천족에게는 딱히 기능이 사용되지 않는다.

    요컨데 콘돔 없이 해도 언제나 불임. 천족들에게 성관계는 어디까지나 쾌락을 위한 것이다.

    천족이란 것들이 상당히 발랑 까졌다. 일리엘을 보고 든 천족의 관념이 부서질 지경이다.

    아무튼 그렇다는 소리는 천족이라도 애인은 가지고 싶은 법이다. 그것도 예쁜 애인을.

    일리엘은 성장했을 때도 예뻤다. 현모양처 보정을 빼면 조금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루이넬보다 조금 떨어지는 수준이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루이넬은 뱀파이어 로드다. 그것도 진조. 그 외모는 남성이랑 성별을 가지고 있으면 그 누구도 유혹할 수 있을 수준. 그런 루이넬과 비교해서 조금 떨어진다면 천족중에서도 고위 천족에게서나 볼 수 있을 외모다.

    그러니 성장 전에도 충분히 예뻤다.

    그래, 같은 천족 여성 중에서도 그 톱을 달릴 정도로.

    네리엘도 일리엘과 같은 마을에 사는 천족 여성으로서, 남성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본인은 그걸 인지하지 못하는 일리엘을 못마땅했다.

    그래서.

    "예, 예전에..... 차원의 균열에 놀러갔을 때. 이, 일리엘을 그, 그 차원의 균열에 밀었는데..... 살아돌아와서........"

    그래, 그것도 네가 한 짓이였냐.

    아무리 흡입력이 강하다 한들. 차원의 균열에 가까히 다가가는 것에는 주의할 것이고 일리엘은 날 수 있다.

    실수로 빠지기엔 무언가 헛점이 많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캐물었더니....... 대마왕이랑 결혼한다고.... 흐윽....."

    "그런데?"

    "이, 일리엘이 짜증나서..... 눈에 거슬려서.... 부러워서. 그애만 없다면 내가 가장 인기가 있을텐데....... 다시 돌아온데다 대마왕과 결혼까지 한다고 그러고, 그래서........"

    "천왕의 군대에게. 고자질 했다고?"

    ".........."

    일리엘의 성격상, 물어봤다면 다 이야기 해줬을 거다.

    나랑 만난것도, 격은 일도,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일리엘은 착하다. 현모양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바보는 아니다. 어느정도 생각이 깊은 면도 있다.

    하지만 자기 고향에 와서 어릴적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이 묻는다면 말해줬겠지. 아마 일리엘은 이년이 자기를 차원의 균열에 떠민 사람이라고 의심도 안했을 것이다.

    그저 자기가 실수로 떨어졌다고 생각했겠지.

    천왕이 일리엘을 데려갔다는건, 명백히 나와 적대할거라는 소리다.

    ...... 아니, 가능성은 조금 남아있다. 대마왕이 바뀌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일리엘은 예전에 천계를 난장판으로 만든 대마왕, 일루전 로드의 신부라고 생각하고 있을테니까.

    "일리엘이 부럽냐? 외모는 태생적이니까 그렇다고 쳐. 그런데 대마왕이랑 만나서 결혼하고, 천계로 치자면 천왕이랑 결혼하는거랑 같아서 부럽고 그래서 질투했냐?"

    나도 인간이다 질투란 감정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게 도를 넘지는 않는다.

    드라마에서 치정 싸움이 일어나고 이년처럼 같이 자란 친구도 죽일 정도로 도를 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은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 정도로 병신같다고 생각한다.

    "주, 죽이지 말아주세요. 잘못했어요, 이, 일리엘한테 사과할께. 그러니까........."

    "이미 늦었어"

    일리엘이 뭐라고 하더라도.

    이년만큼은 내가 용서 못한다.

    "네가 그렇게 일리엘이 부럽다면"

    카드드드드득!!!

    차원을 가른다. 차원의 균열은 여기서 머니까 즉석해서 하나 만든다.

    갈라진 차원의 틈새. 안쪽에는 강한 압력만이 존재하고 아무것도 없다.

    "일리엘처럼 여기에 떨어지다 운좋게 마왕 하나 잡아 채보던가"

    그럴 확률은 진짜 0에 가깝다.

    나는 네리엘을 차원의 틈새 안으로 밀어넣었다.

    "꺄, 꺄아아아악! 살려줘! 제발 살려줘........ 켁!!"

    이내 공기조자 없어서 목소리가 전해지지 않아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다만 차원의 경계 사이의 압력이 간섭해오면서 몸을 조인다.

    우주에 맨몸으로 내팽겨쳐지더라도 몇초간은 버틸 수 있다. 아니 한 30초? 훈련받은 우주 비행사는 그정도 버텼다고 한다.

    우주 공간이란게 사실 기압 차이 때문에 몸이 터져나가네 뭐네 하는데. 우리가 사는 곳은 1기압이고 우주는 0기압이다.

    겨우 1기압 차이로 망가질 만큼 인간의 몸이 허약하지는 않다. 다만 얼어 죽을 뿐이지.

    천족의 몸이라 하더라도 약한 천족. 거기에 차원의 경계의 압력이라면........5초도 많으려나.

    우득우득우득!

    귤을 보면 그 신맛이 느껴지는것 같아서 침이 고인다고 하는데. 그것처럼 영상을 보면 그와 같은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듯 하다.

    날개도, 뼈도, 지방도, 살도, 머리카락도.

    꽤나 예쁘장했지만 그런 외모도 껍데기 뿐. 압력 때문에 한주먹의 고깃덩이가 되어 압축된다.

    그래, 그저 그뿐이다.

    사람의 감정 중에서 살의나 분노가 아니더라도 사람을 죽일거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

    고작해야 질투.

    약하다면 기껏 '부럽다'라고 말할 감정.

    로또 복권 당첨된 사람, 부자인 사람, 크고 넓은 집에 사는 사람, 성공한 사람........

    그런 사람들을 보고 부럽다고 생각하지 질투를 느끼고 죽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

    있으면 언덕 위의 하얀집에 보내서 평생 감금해야 한다.

    천왕이 일리엘을 데려갔다.

    그렇다면 그녀를 구출하면서 천왕을 쳐죽인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내 몸안의 분노를 방출해낼듯 큰 소리와 감정을 담아 소리친다.

    로드에 이른 내 외침에 감정이 담기면 그것 만으로 대기를 쩌렁쩌렁 울리고 이 일대의 신성력들이 움찔거리면서 동결된다.

    분노가 폭발한다.

    천족 자체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일리엘도 싫어하게 되니까.

    하지만 이따위 짓을 벌인 녀석들은 싫어한다.

    이전에는 일리엘이 납치된적 있지만 마족에게 납치란 그저 수단의 한 방법일 뿐이지 그걸 제대로 이용하지는 않는다.

    정보전에 능하고 음흉한 그림자의 마왕조차 일리엘을 납치해서 감금해두기만 했지 그 이상으로 쓰려고 한적은 없다.

    천왕 개자식!

    팔다리를 찢어서 죽여버릴테다아아!!

    "....... 컥?!"

    순간 나는 가슴이 턱, 하고 막히는 느낌과 함께 피를 토했다.

    잊고 있었다.

    내 정신 세계는 혼돈의 절대자의 혼돈이 침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깊은 분노에 사로잡혀 잠시 잊고 있어서 오히려 침식을 크게 만드는 것밖에 하지 못했다.

    혼돈의 절대자........ 이럴 때 방해하는거냐.

    아무리 진정한다고 한들 이미 분노했고 아직 제대로 가라앉지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혼돈은 내 정신 세계를 빠른 속도로 침식한다.

    절반.

    숫자로 말하자면 50퍼센트. 주식과 같다. 나는 사실 주식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많이 가진 쪽이 유리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회사의 지분 같은거니까.

    내 정신 세계도 마찬가지. 내가 51퍼센트를 가지고 있고 혼돈이 49퍼센트까지 침식했다면 그래도 난 아직 멀쩡하다. 하지만 그 이상 침식당한다면.......

    50퍼센트만 해도 대등. 51퍼센트로 혼돈이 침식한 순간 나는 무서울 정도로 남은 정신 세계마저도 먹혀 버릴 것이다.

    이런 몸으로, 이제는 로드의 의지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몸으로 일리엘을 구하는건 무리다.

    "좋아, 빌어먹을 천왕 자식아"

    너는 영혼조차 가루로 만들어주마.

    일리엘을 구한다.

    "천계와 마계의 전쟁을 선포한다!"

    ============================ 작품 후기 ============================

    사실 천왕이 나쁜게 아니라 존나 일루전 로드가 나쁜거죠. 더 올라가면 혼돈의 절대자가 만악의 근원이고.

    천왕 입장에서는 팬텀이나 일루전 로드나 둘 다 똑같은 대마왕입니다. 언제 천계 쳐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요.

    그래도 일리엘을 납치한건 용서해줄 수 없구나.

    제기랄, 작가도 쓰기 싫다.

    어, 보니까 구출은 구축이라 썼었네. 고의 아닙니다 이거.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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