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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410화 (410/468)
  • 410/468 회

    < --혼돈-- >

    찜찜함이 하늘을 뚫어서 은하를 넘어서 저 옆에 우리 은하 제일 가까이에 있다는 안드로메다 은하에 도달할것 같다.

    아니, 여긴 그쪽 세계가 아니잖아. 잘은 모르지만 차원 하나가 우주 하나. 대충 그런거라고 알고 있다.

    정령계라던가 그런건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운명의 절대자 쌍년.

    지금 내 힘으론 한대 팰수도 없는게 한이다. 로드의 힘을 회복하거 나거든 너 한번 보자.

    숨어 있어도 나오게 만들어서 팰거다. 아니, 디멘션 로드 결정전에서 우승하면 절대자랑 싸울 수 있다고 하는데. 나가볼까.

    아, 형이 있지. 제기랄.

    아무튼 생각은 접고 일단 일리엘의 일이 급선무다.

    어떻게 해야하지?

    일리엘을 천계로 보내야 하나?

    어쩐지 감이 안좋다. 하지만 일리엘이 원하는 일이다. 평소에 단 한번도 싫은 소리 한적 없는 일리엘이 부탁한 말인데 그거 하나 들어주지 못하면 남자로서 책임이 안선다.

    일단 천계에는 보내주고 싶다.

    천계에서 딱 내가 옆에 붙어있을까..... 생각했지만 나는 날개가 없어서 가자마자 천족이 아니란건 눈에 띌거다.

    그리고 몸속에 마력도 있겠다 걸리는 순간 딱 신마전쟁 발발이다.

    이전에 일루전 로드가 천계로 처들어간건 어디까지나 학살이지 전쟁이 아니였지만 로드의 힘이 없는 나와 마계, 그리고 천계라면 이기긴 이겨도 전쟁난다.

    게다가 천족인 일리엘의 고향을 망가트리고 싶지 않다.

    나는 고심했다.

    일리엘을 천계에 보내줘야 하나.

    아니면 말아야 하나.

    전자를 선택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 이전이라면 그냥 아무 생각도 없이 보내주겠는데 지금은 운명의 절대자가 방문한 뒤다.

    후자를 선택하기엔 내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한다.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값싸질 수 있는 내 자존심이지만 이럴 때는 굽히기 싫다. 내가 약속해서 내가 보내주겠다는데 약속을 어기긴 싫다.

    약속을 미룬다? 그래서 언제?

    운명의 절대자가 말한 일은 근시일 내에 온다. 그렇다고 해서 그때까지 전전긍긍 하고 있을 겨를은 없다.

    어떻게든 대비해야 한다.

    "약속이냐, 불확실한 위기냐"

    무시하기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어떻게 해야하나.

    나는 일단 당사자인 일리엘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팬텀님이 하고 싶으신 쪽으로 선택해 주세요"

    "어? 그래도 괜찮아?"

    일리엘은 방긋 웃으며 시원하게 대답했다.

    아니, 그거 네 일이야.

    자기 일이라고, 그렇게 간단하게 결정해도 되는거냐? 고향 가고 싶다며?

    "아무리 고향에 가고 싶다고 해도 괜히 팬텀님에게 폐를 끼칠수는 없잖아요. 팬텀님이 편하신 대로 해주세요"

    일리엘이 너무 착해서 버틸수가 없다.

    사람이 이렇게 착해도 되는건가? 일리엘 진짜 천사, 천사지만.

    이런 착한 애가 불편하게 할수는 없지.

    일리엘과 내가 둘중 누군가가 짐을 짊어져야 한다면 설령 지구를 들쳐매는 한이 있더라도 일리엘에게는 손가락 까딱하나 하지 않게 해주겠어.

    부잣집 마나님처럼 살게 해줄테다. 온갖 호사는 다 누리게 해줘야징.

    ......... 순간 섬뜩한 생각이 떠오른다.

    요즘 들어 너무 일리엘만 챙겨주는것 같은데.

    루이넬은?

    어쩐지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는 루이넬이 생각난다.

    더불어서 바가지를 긁고 있는 루이넬과 바가지 긁히고 있는 내 모습의 환상이 보이는것만 같다.

    생각해보니까 루이넬에게 요즘 못해줬어!

    일단 일리엘은 천계로 보내준다.

    애가 고향가고 싶다는데. 평범한 인간으로 치자면 아내가 친가에 가고 싶다는데 차라도 끌고와서 태워다 줘야지 남자가 되서 가만히 있으면 쓰나.

    후딱 갔다가 오면 될거다. 그래, 5일. 길면 일주일.

    운명의 절대자가 말한 일이 일리엘에 대한 일이 아니라면 그 일이 일어나고 나중에 천계에 다시 가면 된다.

    그때쯤이면 여유가 날테니까 천계도 교류를 시작하자.

    보아하니 깊은 골은 어떻게 무마하는데는 시간이 걸릴것 같다.

    여기가 중간계, 내 고향이지만 그래도 썩은 면을 아는지라 거길 처리하려면 잘라낼 수밖에 없어서 좀 강압적인 방법도 몇개 있었다.

    하지만 거긴 천계다. 무엇보다 무력적으로 마족도 위협할 존재들이 많다. 아무리 전에 일루전 로드가 깽판을 쳐놨어도 복구는 어느정도 되어 있을테고 그중에서 천왕이란 녀석은 아마 마계로 치면 대마왕정도다.

    물론 무력이 아니라 직위가.

    다시 강조하는데 우리 마계 대마왕 평균은 나랑 일루전 로드가 다 해먹었다. 내가 '대마왕급'이라고 한다면 그건 로드급이다.

    대마왕이란 마계를 다스리는 일인군주. 천계를 다스리는 일인군주라면 천왕이겠지.

    "아무튼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 천계 가게 해줄테니까 일단 짐 싸고 있어"

    "아..... 저는 짐 없는데요"

    "그러고 보니 그랬었지 참"

    일리엘은 가진게 없으니까.

    ..... 어쩐지 대마왕 부인인데 개인적으로 가진게 없다는 것이 낮설다.

    이번에는 루이넬을 만나 일리엘에 대해 말했다.

    그녀가 천계에 가고 싶어한다는 점. 그리고 보내줄거라는 것.

    "천계에 간다라..... 조금 위험할지도 모르겠는걸"

    루이넬이 살짝 이마를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운명의 절대자의 이야기를 뺐다.

    괜히 말해서 걱정시키가 할수는 없는 일이니까. 그리고....... 운명의 절대자가

    '일리엘인줄 알았습니까? 루이넬이였습니다!'

    하고 통수를 날릴지도 모른다.

    그러니 루이넬과 일리엘, 두사람만은 어떻게 지켜야 한다.

    시엔느?

    아, 시엔느도 있긴 한데 솔직히 시엔느는 어디가서 죽을거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폐위된 마왕의 딸이면서 몇백년동안 잘 살았고, 공작위 마족도 가뿐하게 이기면서 마왕중에서도 상대하기 까다로운 능력까지.

    만약 모든걸 배제하고 힘만 따져봤을 때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게 시엔느가 아닐까?

    애초에 능력이 뭔지 파악도 안되는데 약점같은걸 찾아서 공략할수도 없잖아.

    마룡왕이나 대공이긴 하지만 시그너스, 그 외에 다른 마왕들이야 기본적으로 근접전 타입이니까 비교적 쉽게 상대할 수 있다.

    루이넬은 마법쓰고 근접전도 가능한 올라운더지만 반대로 말해서 둘 다 동시에 쓰려면 어느 쪽이든 반쪽이 되어버린다. 평균만도 못하게 떨어진다는거지. 두개를 쓰는 폐해다.

    그런고로 시엔느는 배제........ 아니, 또 통수를 칠지도 몰라.

    블러디어?

    그래, 블러디어인가?

    그녀석들은 분명 개성을 얻으면 강해진다고 했어. 그러니 개성을 얻으려고 할테고.

    개성이란건 상대의 피를 매개로 능력과 성격을 얻는다........ 그렇다면 녀석들이 제일 노리는건 아마도 나일거다. 로드이면서 능력도 '감각'이나 '변환' 둘중 아무거나 얻어도 대박이다.

    나를 노린다. 하지만 나를 바로 잡으려면 킹 블러디어란 놈이나 제 1군단장이란 녀석이 와야 할텐데, 아니 그것도 내가 로드의 힘을 가지고 있을 때 이야기지만.

    아무튼 내 피를 얻으러오면 녀석들은 정공법이 아니라 우회법을 쓸지도 모른다.

    인질을 잡는거지.

    일리엘이 가장 위험한데. 가진 무력이 없으니까.

    아마도 이 위기를 말하는건가?

    모르겠다. 내 감은 아니라고 하는건지 맞다고 하는건지.

    미묘한 느낌...... 어째서 이런 기분인지는 모르겠다. 일어날 일인건지 아니면 그 반대인건지. 아, 혹시 운명의 절대자가 수작을 부린건가?

    "천족과 마족은 사이가 안좋아. 예전에도 그랬지만 일단 차원이 다르니까 그리 큰 분쟁은 없었는데. 이전에 대마왕이 한 일로 인해서 사이가 엄청 틀어져 버렸지"

    "일루전 로드 개객기, 쓸데없는 짓을 해서는"

    "아마 지금쯤이면 어느정도 부서진 것이나 인구는 그럭저럭 복구가 ?

    을꺼야. 천계는 신성력의 밀도로 인해서 자연적으로 태어나니까 죽은 천족들의 신성력만큼 다시 새 천족이 태어날테고....... 마족이라면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하지만 천족은 인구 복구가 쉬운 편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요상한 종족일세"

    일리엘이 천족이라서 딱히 욕은 안한다면 종족 자체가 이상하다.

    자연적으로 태어나는데 어째서 생식기 같은게 있는건데? 일리엘도 보면 생리는 안하더라. 피냄새 난적도 없고.

    그런데도 아기는 낳을 수 있다. 그것도 다른 종족하고만.

    ....... 뭔가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고.

    애매함이 가득한 종족인걸.

    "일리엘은 팬텀 네가 결혼하겠다고 마음 먹은 후로는 엄밀히 말해서 천계에 속한게 아니라 마계에 속하게 되는거야. 마족들을 천족인 일리엘에게 고개를 숙이고 존중하겠지. 그런 사람을 적지 한가운데나 다름없는 곳에 보낸다고?"

    "하지만 일리엘이 가고 싶어하는데?"

    "그럼 내가 가고 싶어하면 친정에 보내줄꺼야?"

    "아니, 너 친정 없잖......."

    아뿔싸.

    나는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지금 너무 당연하게 나왔지만 내가 지금 뭐라고 지껄인거지?

    루이넬의 고운 이미가 찡그려지면서 나를 노려본다. 평소에 바가지 긁을 때의 가벼운 화가 아니라 진심으로 화가 난거다.

    등 뒤로 식은 땀이 줄줄 흐르다 못해 폭포가 되어 내리는것 같다.

    지금 결혼식 때 같이 입장할 가족 한명도 없어서 혼자 들어와야 할지도 모르는 루이넬에게, 가뜩이나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투로 친정이 없다고 말했다.

    대놓고 고아한테 너 부모 없지? 하고 물어본거다 다름없다.

    게임에서 상대방을 욕할때 물어보는 부모님 안부같은게 아니라 진짜 없어서 말은 맞는데 충격은 두배.

    "...... 우리, 당분간 따로 자도록 하자"

    아니, 잠깐만 루이넬. 내가 미안하니까...... 앗, 뭐라 말할 시간도 없이 루이넬이 차갑게 고개를 돌리고 나를 스쳐지나간다.

    큰일났다.

    더럽게 큰일났다.

    내 몸은 기본적으로 몸에 항상 미약한 마력에 흐르고 그 적은 마력에 반응해서 몸은 항상 최적의 상태로, 그리고 어느정도 강하게 활성화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몸의 장기중 어느것도 일반인의 것을 넘은지 오래. 만약 내 심장을 따로 잘라내서 누군가에게 이식하고 그 거부 반응을 견딜 수 있다면 아마 육체능력만으로도 공작위 마족은 가뿐히 될꺼다.

    어디까지나 수련을 안할경우, 그 이상으로 노력한다면 마왕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그런 내 몸의 장기중에서 간은 어떤 독이든 분해해 버린다. 그 전에 독을 먹으면 위장에서 소화해버리기 때문에 간까지 갈일은 없지만.

    위장의 기능과 간의 기능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만들면 나도 술에 취할 수 있다.

    대신 그렇게 줄여도 내 간이 알콜을 분해하는 속도 이상으로 술을 마셔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나는 내가 살아온 삶에 있어서 몇번 취한 적 없다. 있다고 하면 예전에 축제 때 술을 퍼마시던 마룡왕과 마신 정도?

    그때 이전이나 이후나 딱히 술에 심하게 취할 정도로 마신적은 없다.

    오늘 기록을 세워보자.

    "흐끄루으나으루이넬을후너루미안으라해"

    ".......... 이녀석 뭐라는거냐?"

    "루이넬이랑, 미안이란 단어는 해석이 되는데. 그 이상은 통역 불가야"

    "술이 사람을 바꿀수도 있다는 말이 있는데 너무 격변하는것 아닙니까?"

    "닥쳐 요노무들아! 아, 씨 젠장 혀꼬인다아. 늬들이 마누라한테 심한 말한 고통을 아냐!"

    "아니, 보통은 말을 들은 쪽이 더 아프지"

    "아무렴"

    으허어어엉, 루이넬한테 내가 무슨 말을 한거야.

    시간 회귀! 아니, 나 시간을 돌릴수도 있었지!

    시간을 거스르는자!

    아니, 기본적으로 마왕의 힘과 로드의 의지는 별개다. 어떻게 쓸 수 있어도 능력 자체에는 한계가 있다.

    으아아아아! 제기랄! 젠장! 빌어먹을! 염병할!

    "엉엉엉어엉!! 내가 가족 한명 없는 루이넬에게 무슨 소릴 한거야! 혈연 한명도 없고 그나마 한명 남아있던 놈은 내가 쳐죽였는데!"

    "저녀석 빨리 데려다가 침대에 뉘어야 하는거 아닌가? 지금 상황만 봐도 어지간한 땡깡은 다 부를것 같다만"

    "마룡왕 넌 닥쳐! 남편도 없는 주제에!"

    "....... 지금 솔로라고 나 욕하는것 맞겠지? 좋아, 오늘 대마왕의 대를 바꿔주마"

    "야, 말려. 말려!"

    으르렁거리면서 마룡왕 녀석이 덤벼오는걸 루카크가 막는다.

    아니, 오게 둬도 딱히 상관없는데.

    "사나이는 평생 세번 운다고 하지이. 거기를 차였을 때 한번, 여자한테 차였을 때, 마누라에게 심한 소리 했을떼에에엑"

    "야! 저새끼 토한다! 봉투! 봉투 어딨냐!"

    "난 죽어도 싸에에에엑! 루이넬에게 무슨 말을 한거냐에에에에엑!!"

    "이젠 말하면서 토하네! 별걸 다 한다"

    머릿속이 엉망진창이다. 술에 취하지 않으면 이 상념을 어떻게 할 수 없다.

    으으으, 루이넬 내가 미안해. 내가 무슨 말을 한거지.

    나는 내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면서 바닥을 굴렀다.

    아, 진짜 죽고 싶다.

    ============================ 작품 후기 ============================

    일리엘이 팬텀 엄마 환생이라고 추측하신 분들이 있는데요. 시간차가 전혀 안맞습니다.

    천계와 중간계의 시간 차이는 대략 두배. 중간계에서 하루는 천계에서 이틀입니다. 그걸 따져봤을 때 팬텀 외할아버지가 태어났을 때조차 일리엘은 천계에서 최소 200살은 먹고 있었습니다. 전혀 안맞죠.

    그리고 생각치도 못하게 루이넬에게 패드립친 팬텀. 넌 좆됨.

    요즘 뭐 조아라 어워드 어쩌고 하는데. 다른건 몰라도 솔직히 성실 연재상은 탐나네요. 존나 성실하게 연재하고 거의 꼬박꼬박 이틀에 한번 연재하고 컴퓨터 고장났을 때도 도서관가서 연재했는데.

    뭐, 내 작품 내가 투표했지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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