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409화 (409/468)

409/468 회

< --혼돈-- >

새삼 말하지만 일리엘의 고향은 천계다.

천족의 고향 천계, 그곳에서 일리엘은 태어나고 자랐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일리엘은 마치 지구나 마계에 떨어졌던 나와 같은 상황이다. 고향이 아닌 다른 차원에 낮선 곳에 떨어져 있는거니까.

어디까지나 중간계나 마계는 일리엘에게 있어서 이차원이다.

고향도 아니고, 공기조차 낮선 곳에서 살아가는 일리엘의 마음을 왜 헤아려주지 못한걸까.

빌어먹을 내 머리, 내가 중간계에 가고 싶어하는 것 처럼 일리엘도 천계에 가고 싶어하겠지.

그런데 왜 나는 그걸 생각못하고 그냥 가만히 일리엘이 말해줄 때까지 이러고 있던거지?

빨랑 일리엘을 근시일 내에 천계로 보내줘야겠다.

나야 중간계로 가면 원래가 고향이고 애들 데리고 반쯤 이주하듯 가면 되지만 일리엘은 간다고 하더라도 아직 천계와 마계 사이에 갈등은 남아있다.

마족이야 별로 생각 안하는데 천족은 심하게 열받았겠지. 듣자하니 일루전 로드가 대마왕질 해먹을 때 천계의 인구가 팍팍 줄었다지?

아무리 봐도 갈등이 너무 짙다. 가서 내가 일리엘이랑 결혼한다고 해서 친하게 지내자고 한들 엿이나 먹으라고 할지도 모른다.

힘으로 누를수도 있겠지만..... 일리엘이 천족이고 그런 같은 천족인 이상 그러고 싶지 않다.

어떻게 한다.

일단 가는건 쉽다. 차원을 찢고 일루전 로드가 이전에 찢어놓은 균열을 찾으면 딱히 좌표따윈 없어도 충분하다.

"형도 혼돈의 절대자의 혼돈을 처리할 방법을 찾는답시고 가버렸고...... 다행이네"

당분간 형 얼굴은 못볼것 같다.

문제가 있다면 일리엘의 마음일까, 일리엘이 천계로 돌아가고 다시 안돌아오고 싶어하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았다.

큰일이다. 일리엘이 없는 삶은 생각할수가 없어.

누가 루이넬에게 바가지 긁힌 나를 위로해주지? 시엔느? 아, 시엔느가 있구나.

뭐, 일리엘이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 감이지만, 아니 감이라서 더욱 믿을만 한거지만 일리엘은 고향보다는 내가 있는 곳을 선택할거다. 아이고 현모양처.

어머니 제가 드디어 현모양처 애인을 얻었습니다. 결혼하는것만 남았네요.

정붙이면 거기가 고향이라고 하지. 내가 할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리엘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설령 그 선택이 내 생각과 다를지라도 존중해줄거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건 가는 것 뿐.

근시일 내에 천계로 간다.

아침에 일어나서 신선한 공기 들이 마시고 일찍부터 서류 좀 결제 한 후에 한숨 돌릴겸 해가 막 떠오르는걸 보면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신다.

그래, 여기까진 다 좋은데.

"너만 좀 없었으면 좋겠는데?"

"이번에 두번째 대면인데 커피 한잔 못주지언정 너무 각박하지 않아? 적어도 난 네 아버지랑 같은 뻘이라고?"

"뭐 존중 받을만한 짓을 한게 있어야 대우해주지"

운명의 절대자.

흑발 흑안에, 얼핏 보면 나랑 구별 안갈 정도의 외모에다가 입은 드레스는 취향이 독특한지 고스 로리풍의 검은 드레스.

물론 충분히 미녀다. 눈이 호강한다. 솔직히 루이넬 이상의 미녀는 드물지.

일리엘은 현모양처 보정 받은거고. 객관적인 미모를 비교해보면 일리엘이 루이넬에 비해 약간 떨어진다. 루이넬은 내가 본 여자 중에서 가장 예쁘지....... 막둥이인 류시아는 여자지만 어디까지나 '여자'라고 말하는건 사귀거나 결혼하고 싶은 여성을 말한다. 여동생은 여자가 아니라 그냥 여동생일 뿐이지.

그런 고로 내가 본 여자중에서 가장 예쁜 사람은 루이넬, 그 다음이 일리엘, 그 다음이 아마 어머니나 카르덴, 혹은 마룡왕 정도?

시엔느는 딸이니까 뺐다.

아무튼 루이넬 이상의 미모를 가진 사람은 내가 진짜 거의 본적 없다. 기껏해야 남자주제에 루이넬보다 예쁜 형 정도지.

"페이트 더 데스티니. 내 이름이야"

"이름 외울 생각 없어. 난 너 싫거든"

"아버지 뻘인 사람에게도 반말이야?"

"아까 말했잖아. 존중 받을 짓을 한게 있어야 대우해주지"

운명의 절대자는 이전에 한번. 다크 로드 캐슬의 강하 전에 만난적 있었다.

그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려주지 않았지. 그녀가 왔다는건 무슨 큰일이 있을 징조 비슷한것 같지만 그래도 알고 있으면 가르쳐주는게 어디 덧나냐?

"너무 낙관적인 생각 아냐? 아무리 내가 운명의 절대자라도 몇명의 편의를 봐줄것 같아?"

"친구 아들같은 정으로 생각하면?"

"미안한데, 다른 절대자와는 달리 내 일은 정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서 말이야"

일국을 뒤집어 놓을 수 있는, 경국지색의 미녀. 지금 이곳이 다크 로드 캐슬이라서 주변에 인간 남성이 없다는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아, 레이드나 레이지놈이 있지만 아직 자고 있을테지.

아마 그녀가 살짝 짓는 미소만 보고도 자신도 모르게 매혹당하지 않을까.

하지만 저 미소 뒤에 무슨 악의가 숨어있을지는......

"악의라니, 너무한걸? 나는 어디까지나 정해진 길. '운명'대로 만들어낼 뿐이야. 그 과정과 결과에서 누군가 죽고, 살고, 행복하고, 절망하고. 그런 것이 있을 뿐이지"

"그게 나쁘다는 거야. 너는 내가 막지 못했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알아?"

"응, 알아"

너무 직설적이고 즉답적인 대답에 오히려 내가 말을 잃었다.

"정확히 다크 로드 캐슬의 추락으로 인해서 죽는 사람은 삼십팔만 육천구백칠십오명. 부상자는 죽은 사람이 많아서 오히려 한참 적은 사만 삼천육백삼십명이야"

".......... 그걸 딱딱 한자리수로 계산이 나온다고?"

"절대자를 너무 과소평가 하는거 아냐? 나는 마계나 중간계, 그리고 천계 뿐만 아니라 네가 살았던 지구는 물론 전 차원의 모든 것을 예측하고 계산해서 '운명'이란 하나의 루트로 측정하고 있어. 겨우 숫자 세는것 정도야 가볍지"

순간 형의 델타 캐슬에 있던 성능을 측정 할 수 없던 컴퓨터. 인공정령의 분할 계산 어쩌구 하면서 완벽에 가까운 계산을 한다는 레아라는 이름의 컴퓨터가 생각났다.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몸으로 그 이상의 계산이 가능하다는건가? 진짜로?

그정도면 루이넬의 『작열의 여름』조차 초당 수십발 씩 난사 할 수 있을정도로 연산 할 수 있을거다.

"그런데 왜?"

어째서 운명의 절대자, 당신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무력은 물론 지식과 미래에 대한 사실까지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지 않는거지?

내 말에 그녀는 풋, 하고 웃는다.

어린애지만, 그래 시엔느 또래의 어린애로 보이지만 그녀가 웃으면서 나에게 보내는 미소는 마치 갓난 아기를 보는 어른의, 그것도 할아버지의 자애스러운 미소같다.

"넌 너무 어려, 다크니스 로드"

지금 내가 20대라고 무시하는거지 지금?

"다른 로드들은 적어도 수백년, 혹은 수천년, 혹은 수만년을 살아오면서 얻은 정신과 마음, 그리고 의지로 로드에 올랐어. 그 시간동안 얻은 지식과 깨달음. 하지만 너에게는 최소한의 그런 지식이 없지. 너는 야매로 로드가 된것 뿐이야"

"나도 내가 야매라는건 알고 있어"

"아니, 넌 몰라. 만약 네 스스로 진심으로 야매라는걸 알았다면 더욱 정진했겠지. 너는 로드라는 이름과 직위에 걸맞지 않아"

신랄한 비판이다. 반박할수도 없다.

솔직히 난 로드는 그냥 존나 쌘 초월자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빛을 구하는 어둠'이라는 내 의지와 정신 세계가 맞춰져서 로드에 올랐지. 뭔가 많이 부족한건 사실이니까.

"네가 진짜 완벽한 로드........ 그러니까 일반적인 출력을 넘어서 절대자에 닿는 제일 첫번째 단계인 '오버 로드'에 닿으려면 여러가지를 더 배워야 할꺼야"

"오버 로드? 뭐야 대군주?"

"아니야, 어느 로드든 로드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재능이 보장된거니까 시간만 있다면 오를 수 있지만 그것조차 드문 경지. 출력은 물론 깨달음까지 있어야만 가능한 경지지. 요컨데 절대자 다음에 오버 로드, 그 다음에 로드가 있다고 할까?"

"아니, 기껏 로드에 올랐는데 그 위가 또 있어?"

"왜? 올라가고 싶어?"

글쎄올시다, 딱히 올라갈 이유도 목표도 없는데.

내가 로드에 오른건 오로지 힘이 필요해서. 일루전 로드를 이겨낼 힘이 필요해서 올라간것 뿐이다.

설마 절대자가 적이 된다면 모를까. 딱히 그럴 일은 없다. 한 차원에 짱박혀서 살거니까.

"많은걸 배워. 20대에 로드에 오른 그 재능이라면 네 미래는 그저 일개 나라나 행성을 넘어, 전 차원적인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겠지. 위즈덤 로드가 신나서 자서전을 써내려 갈꺼야"

"필요 없어. 난 기본적으로 소박함을 좋아하니까"

"글쎄, 네가 그냥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아니, 그런식으로 의문형으로 묻지 마. 기분 나빠지니까.

뭔가를 알고서도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건 누구나 싫다. 차라리 아예 안말하는게 더 좋지.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그런 힘이랑 미래도 알고 있는데 어째서 바꾸지 않는거야?"

"그럼 다크니스 로드. 넌 운명이 뭐라고 생각하는데?"

"형이 말하길 초정밀 연산으로 맞추어진 하나의 절대적인 루트라고 하던데?"

"맞아, 운명이란 그런거야. 그러면 그런 운명 자체가 왜 존재하다고 생각하는건데?"

운명의 존재 이유?

그러고 보니 그렇다. 어째서 운명이란것이 존재하지?

"사람들이 운명하면서 말하는것은. 그저 현실에 못이겨서 좌절하고 핑계를 떠넘기기 위해서 '운명일 뿐이야'하고 도피하는것에 불과해. 진짜 운명의 존재 의의는 대비야.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 그게 운명이지"

"....... 어째 이해가 안가는데"

"뭐, 머리는 로드중에서 가장 안좋은 네가 이해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나 머리 나쁘다고 말하지마. 적어도 시험 보면 100점 맞을 자신있다고.

객관식 문제 한정이지만.

"전쟁이 일어나, 그걸 예측했어. 그러면 그 다음엔?"

"전쟁을 막아야지?"

"그게 아니야, 전쟁이 일어난걸 예측했다면. 반대로 전쟁이 끝나는것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애초에 막을 필요성이 없단는건가?

모든 일에는 인과응보가 있기 마련이다.

사건이 있으면 그 끝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나를 악녀라고, 마녀라고, 최악이라고 욕해도 상관없어. 나는 신경쓰지 않으니까. 나는 그저 운명을 관측하고 관전할 뿐. 약간의 끼어듬은 오차 범위지"

"지금 이렇게 대화하는것도 오차범위야?"

"어머, 난 아직 아무 일도 이야기 안했는데? 애초에 값은 0이야"

그러고 보면 그녀가 지금 어째서 내 앞에 나타난건지 의문이 들었다.

그녀를 처음 만난건 다크 로드 캐슬 추락 사건 전.

그렇다는건 또 다시 무언가 큰일이 발생할거란 소린가?

"글쎄, 과연 어떨까?"

"....... 말해, 이번에도 또 수십만명이 죽어나가는거냐! 마계? 중간계? 어디야! 무슨 일이 일어나는건데!"

"걱정마, 이번엔 죽는 사람은 조금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한명이면 충분하니까"

한명....... 이라고?

순간 섬뜩한 가정이 떠올랐다.

내 주변 사람들중 한명이 죽는거라면?

"...... 누가 죽는거야?"

"그건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결국엔 죽는다는건가.

하지만 막을거다. 반드시 막는다. 확신도 있다.

다크 로드 캐슬의 추락도 우린 막았다. 누군가 죽는것 하나쯤이야 막을 수 있다.

어디까지나 운명은 최적의 루트일 뿐이다. 길은 길일 뿐, 중간에 샛길로 빠지는것도 가능하다. 내가 한 일은 정해져 있던 길. 다크 로드 캐슬의 추락으로 인한 참사에서 그것을 막는걸로 샛길로 빠진것 뿐이다.

막을 수 있다.

운명은 분명 막을 수 있다.

"운명을 바꿀 수 있다기엔, 성향이 많이 다르지 않을까?"

운명의 절대자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미소지었다.

운명의 절대자와의 대화는 어느새 점점 험악하게 치닿고 있었다.

내가 그렇게 분위기를 막는거지만.

"잘 들어 다크니스 로드. 너는 아직 약해, 조금 자랐다 뿐이지 아직도 배울것은 많아. 너는 로드 평균 나이를 크게 줄이기도 했지만, 로드의 평균적인 두뇌도 깍아먹었어. 모르는건 죄가 아니지만 배우지 않는건 죄지. 너의 무지는 뼈가 아플꺼야"

"왜?"

"글쎄, 한가지 이야기를 해볼까. 심장병에 걸린 남자가 있었어. 그 남자는 시간이 지나면 정기적으로 약을 먹어야 하지"

아, 그런 사람들이 있다. 병 때문에 정기적으로 약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 혹은 천식에 걸려서 호흡이 불안정해질 때마다 숨을 골라쉬어야 하는 사람들.

"그런데 말이야, 어느날 그 남자가 약을 먹지 못하고 죽었어. 왜인줄 알아?"

"...... 약이 떨어졌다거나?"

"설마, 자신의 목숨이 걸린 일이라면 어떤 생물이든 중요히 여기지. 오히려 약은 집 안에도, 그가 다니는 직장이나 어느 곳에도 있었어"

남자는 왜 죽었을까.

생각해봐도 이유를 모르겠다.

"정답은 하나. 남자가 먹는 약의 병이, 새로 개발되어 나와서 어린아이가 멋대로 먹지 못하도록 힘을 줘서 누른 다음에 돌려 여는 방식이였기 때문이야"

"고작 그런 이유로 병을 못열고 죽었다고?"

"남자는, 글을 몰랐으니까"

아, 하고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가끔 그런 물건들은 여는 방법 자체가 함부로 할 수 없게 설계되어서 나온다. 예전에 내가 쓴적 있던 순간 접착제도 효과가 강해서 그런 방식으로 열었었다.

그런 식의 물건들은 분명히 써져 있다, 누른 다음에 돌려서 열라고.

하지만 글을 읽지 못한다면.......

"무지란 그런거야, 모르면 모를수록 불편해지고 끝내 자신의 목숨도 위협하지"

"하지만 그런걸로......."

"독에 중독?

는데 바로 옆에 해독초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몰라서 죽은 사람, 총에 맞았지만 급소가 아니라 지혈만 하면 되는데 그것도 모르고 울다가 죽은 사람, 대량의 산소와 불이 만나면 폭발을 일으키는데 그것도 모르고 실험을 하다 죽은 마법사, 그래. 이것 외에도 내가 알고 있는 어이없는 죽음들 몇가지를 더 알려줄까?"

할말이 없다.

세상 살다 보면 기이한 일도 많이 일어나니까 그런 일들이 없을거라는 생각이 안든다.

요컨데 스케일의 차이다. 이 중간계에서 나를 이길만한 사람이 나올거라고 생각 안하지만 그 범위가 마계나 내가 알고 있는 지구. 혹은 더 넓은 다른 차원까지 넓어지면 나도 생각을 달리 할수밖에 없다.

무지에서 나오는 불편함과 죽음.

"그게 네 발목을 잡을꺼야, 전능에 가까워진 로드도. 절망으로 빠트리겠지"

"나한테는 '변환'이 있어. 꽤나 사기적인 능력이지. 대부분의 물질은 만들 수 있어"

"그것만으론 부족하지 않을까? 어디까지나 네 말은 '대부분'이잖아? '전부'도 아닌주제에 잘난척 말하는건 부끄럽지 않아?"

솔직히 그렇긴 하다.

아버지의 엘릭서도 만들 수 없는 판에 전능을 논하기엔 조금 무리다. 아니, 그래도 로드로서의 의지가 있으니 시간만 된다면 천지창조로 흉내낼 수 있다. 행성 단위지만 적어도 신으로 군림할수는 있으니까.

"더 강해져야 해. 절대적인 힘을 가져, 그 어느 누구에게고 고개 숙이지 못할 힘을 가지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욱 많은 시간과 경험, 그리고 지식이 필요하겠지"

"그러면 결국엔 뭐가 되는데?"

"네가 원하는걸 할 수 있겠지?"

내가 원하는거?

지금 내가 원하는게 있나? 원하는건 충분히 있는데.

"글쎄, 미래엔 네가 원하는게 있을지도 모르겠는걸......"

소름이 돋는다. 내 감각이 어쩐지 경보를 울리면서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운명의 절대자의 곁에서 물러날 정도로.

무엇이 내 감을 이렇게 울리는거지?

"........ 윤회에 빠진 소중한 사람을 찾는거라던가?"

운명의 절대자의 미소가 마치 새카만 밤에 뜬 초승달처럼 조용히 떠오른다.

============================ 작품 후기 ============================

팬텀은 아직 로드라기엔 많이 부족하죠. 원래는 경험과 세월에서 오는 연륜으로 기초가 탄탄해야 하는데 야매로 오른 덕분에 전투능력에만 치중됨.

감으로 어떻게든 때울 수 있지만 아주세세한 힘을 발휘해야 하는건 무립니다. 그건 머리를 써야하는데 팬텀은 바보라서요.

예를 들어서 일반적으로 로드는 죽은 사람도 강제로 되살릴수 있지만. 그게 전공인 데스로드와는 반대로 '어떻게'사람을 살리는지는 모르는거랄까.

아니, 뭐 그렇다고요.

그나저나 운명의 절대자 하라구로 카와이. 흑막은 흑막흑막하고 우는데 만년로리라서 좋죠.

그리고 이번 파트를 쓰다 보니까 조금씩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아니, 이제 체념 영역에 들어서버렸엉.

그래도 제 세계관은 윤회 설정이 들어가 있어서 죽는게 끝이 아니라 다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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