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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407화 (407/468)

407/468 회

< --혼돈-- >

내일엔 내일의 태양이 뜬다.

다시 말해서 태양이 폭발해서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거나 행성이 날아가기 전까지는 언제고 내일의 태양이 뜨는걸 볼 수 있다는 소리다.

큰일이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내일이 되었다.

요컨데 내 생일.

20하고도 몇년전에 내가 태어난 날이다.

아버지는 아들 생일도 기억하고 있으려나...... 아니 지금 요양중이라니까 바라는건 없지만.

'창조의 절대자'인 아버지라면 진짜 다이아몬드로만 이루어진 행성이라던가 그런걸 만들 수 있을것 같다. 생일 선물로 그런거 받으면 꽤나 재미있을것 같다. 금력적 의미가 아니라 뭐라고 해야할까....... 로드의 힘으로 거대화하면 그 행성을 짱돌 대신으로 쓸 수 있을것 같아서 말이다.

아니, 지금의 나라도 가능하잖아 그거.

'변환'의 능력에 내 의지만 받쳐준다면 행성만한 다이아몬드도 만들 수 있다. 로드로서의 의지는 건재하니까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음, 나 사실 엄청 부자였구나. 로드중에서도 가장 부자일지도 몰라.

엘릭서라던가 그런거는 일단 내 피속에 흐르고 있으니까....... 견본도 있겠다 좀 더 강해지고 완숙해진다면 만들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유사한 것 정도는 만들 수 있을것 같은데.

그건 내버려두고.

아무튼 내일이 밝았다, 내 생일이다.

"....... 큰일이다. 루이넬이랑 일리엘 얼굴을 못볼것 같아"

일리엘은 그렇다 치자.

그래, 겨우 키스다. 연인끼리 하고, 미국에서는 그냥 인사 대신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는 키스.

아, 그쪽은 혀가 섞이는 프렌치 키스가 아니라 그냥 볼에 하는 가벼운 키스라는 것이 좀 다를 뿐이지만 그래도 같은 키스다.

일리엘에 나에게 하려는 키스가 그냥 입술만 맞닿는 것인지, 아니면 혀가 들어가는건지는 몰라도 아무튼 연인끼리의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그런 일이란 소리다.

"루이넬이랑 처음 키스 했을 때가 언제였더라"

기억도 안난다, 꽤나 전이였던것 같은데 요새도 자주 하곤 하니까 너무 당연시 여겨져서 이제는 위화감이 안든다.

시간이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기적이지. 시간이 지나면 안될것 같던 일도 될 수 있으니까.

다시 논점으로 돌아와서.

"죽어버릴까"

내가 취한거나 미친것도 아니고 어제 뭘 지껄인거지.

루이넬에게서는 차마 내 입으로는 말 못한 여자의 그렇고 그런거....... 아니, 나도 동정이니까 그거 등가교환이잖아. 가치는 하늘과 땅차이지만.

일리엘에게서는 키스를 받는다.

큰일이다. 도망쳐야 해.

내 생일이든 뭐든 알바 아냐.

"아, 팬텀님. 오늘 생일이라고 들었습니다. 급하게 준비하느라 조금 부실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라시드 땡큐, 그치만 루이넬 보면 나 못봤다고 그래라. 안그러면 큰일난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루이넬이 오늘 처녀 줄 기세, 비유도 아니고 진짜로"

"............ 여러가지 의미로 큰일이군요"

사실 순수하게 남자로서 보면 좋은 일이다. 다른것도 아니고 루이넬이 오늘 만리장성을 쌓자는 건데.

하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다고, 정작 일을 만든건 나지만 준비가 덜되서 지금 덜덜덜덜 떨린다.

일리엘은 괜찮아도 루이넬은 피한다.

나는 라시드가 준 생일 선물을 그림자 속에 넣었다. 로드의 힘을 잃어서 무한에 가까운 심연과의 링크를 통한 공간은 쓸 수 없어도 그림자의 마왕의 하트를 먹고 얻은 능력은 쓸 수 있다.

아마 이 안쪽은 내 역량에 따라 달라지니까........ 적어도 나라 한개는 가뿐히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난 먼저 도망갈께, 루이넬이 뭐라 그러거든 차라리 아무 방향이나 알려주고 너도 튀어"

"고생이 많으시겠군요"

"너도 결혼 할 사람 생기면 그렇겠지. 아, 시엔느는 못준다 요놈"

"........ 나이는 비슷해도 시엔느양에게 이상한 생각 같은건 없습니다. 아니, 있으면 큰일나는것 아닙니까?"

라시드는 꽤나 귀족적이고 성숙한 어른의 사고를 가지고 있다. 즉 정상적이라는 소리.

최강인처럼 미녀라면 어린애도 좋아하거나 그런게 아니다. 하기야 라시드인데 괜찮겠지.

나는 그와 헤어지고 복도를 거닐면서 루이넬을 피해다닌다.

내 감각을 활성화! 루이넬만 피해다닐 수 있도록 레이더를 펼쳐 돌아다닌다!

"아, 마침 잘 만났군. 생일이라고 들었다"

"뭐야, 마룡왕 너도 선물 주게?"

"뭐, 드래곤은 몰라도 인간은 매년 생일을 챙긴다고 하지 않나. 네 나이가 세자리수가 될 때 까지는 생일 챙겨줄 생각이다만?"

드래곤은 나이도 존나게 많이 처먹어서 생일 안챙기겠지. 평생 생일을 수천번 단위로 열테니까.

인간이야 많아야 100번 여니까.

"그런데 선물은 뭐야?"

"흐음, 남자들은 여성의 속옷을 좋아한다고 해서 특별히 준비했다"

"좋아, 버린다"

"농담이다 농담. 내가 아무리 털털해서 애인도 아닌 남자에게 속옷을 선물 해줄 만큼 대담하진 않다"

너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것 같은데.

"예전에 중간계에서 쓰던 내 레어에서 쓸만한 마법서를 들고 왔다. 상당히 좋은 마도서에 내가 연구하던것도 있으니까 마법사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겠지"

"아니, 그런거 줘봤자 난 이해 못하는데?"

"루이넬은 할 수 있지 않은가?"

어라? 그럼 그걸 루이넬에게 선물하라는 이야기인가?

"여자에게 점수따는 방법중 하나는 선물을 하는거지. 맘에 드는 선물을 한다면 나중에 그녀가 화를 낸 뒤라도 조금은 풀릴테니까"

마룡왕 고맙다.

나중에 루이넬이 화내거든 줘야지. 아....... 어쩐지 금방 쓸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지나가다 자꾸 애들이 선물을 안겨준다. 다행히도 그림자 안쪽에 보관을 하니까 망가지거나 들고 다닐 염려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 기분이 묘하다.

옛날에는 집안에서만 살아서 어머니만 생일을 축하해줬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생일을 챙긴적 없다.

바슈탈 공작가에 끌려간 이후는 물론 고아원에서도 그저 그 달에 생일인 사람끼리 모여서 한번에 생일 축하 파티를 해서 딱히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이 내 생일을 축하해준다.

여태껏 단 한번도 받아본적 없는 다수의 호의에 어쩐지 쑥쓰러운 기분이 든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거니까 살아있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옛날에 바슈탈 공작가에서 부려먹어질때 자살했으면 지금의 내가 없었겠지.

살길 잘했다.

점점 내 그림자 속에 선물들이 가득 들어차지고 슬슬 루이넬을 피해 도망치는게 한계가 다다른다.

루이넬도 나를 피해다닐 줄 알았는데 오히려 찾아다니고 있다. 으으으, 이거 큰일이다.

"앗! 아빠 발견!"

"어이구 우리딸!"

시엔느다, 귀엽고착하고예쁘고부비부비해주고 싶은 우리 딸 시엔느다.

내가 딱히 물욕이 강한건 아니지만 우리 딸이 주는 선물은 무엇일지 궁금하긴 하다.

"이거! 아빠 생일 선물!"

작은 조각상? 아니 도자기인가?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

대상은 역시 나인듯, 레기온을 들고 있고 등에 날개가 달려있는 딱 마왕으로서 싸울 때의 내 모습이다. 다만 날개는 붙이는게 어려웠는지 3쌍밖에 안달려있다. 원래는 여덞쌍인데.

아무튼 그래도 잘 만들어졌다. 어린애가 만든것 치고는 무난한 수준.

"좀 더 잘 만들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했어"

"이런거 말리려면 상당히 시간이 더 걸릴텐데?"

"최강인 오빠한테 말해서 도와달라고 해서 만든거야!"

그녀석은 안되는데.

시엔느한테 도와줬던 명목으로 무슨 이상한 짓을 할지 몰라.

나는 시엔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식이 부모 생일 챙겨주는건 기쁜 일이다. 아...... 나야 아버지 생신이 언젠지도 모르지만. 그 전에 절대자도 생일이 있던가?

아무튼 나는 시엔느가 만든 내 모습의 조형물을 그림자 안쪽에다 넣었다. 나중에 방안에 장식용으로 써야지.

"아, 혹시 최강인 녀석이 이상한 짓 하거든 아빠한테 말해, 몸에 손을 댄다거나 가슴을 만진다거나 팬티를 달라거나 하면 당장 얼굴을 후려치고 도망치렴. 그 뒤는 아빠가 해결해줄께"

"강인이 오빠는 시엔느가 얼굴 때려도 안죽어?"

"응, 안죽어. 내가 멸룡 써도 안죽을것 같더라"

몸은 죽겠지만 데스 로드가 육체만 복구해주면 그만인것 같다. 영적인 연결이라서 멸룡을 진심으로 써서 영혼까지 타격을 입혀도 안죽는다.

시엔느의 물리적 공격 쯤이야 맞아도 안죽겠지.

"응! 알았어!"

"아이고, 착하다 우리딸"

내가 이맛에 딸 키우지.

시엔느가 귀여워서 참을수가 없구나! 아, 성적인 의미가 아니라 귀여운 의미로.

시엔느는 팬텀에게 생일 선물을 전해준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최강인과 조우했다.

다시 말하지만 최강인은 변태다. 그와 맞먹는 위즈덤 로드도 변태지만 적어도 어린아이는 건들지 않는 어느정도의 상식은 박힌 변태. 하지만 최강인은 상대가 미녀라면 나이는 가리지 않는다.

평범한 인간 나이로 8살부터 커버가 되는 궁극의 변태.

"아, 강인이 오빠. 아빠한테 선물 전해줬어. 만드는거 도와줘서 고마워"

"여자아이의 부탁은 들어주는게 남자지. 게다가 귀찮은것 빼면 딱히 힘들진 않거든"

점토로 만들 흙부터 하루 내로 말리지만 갈라지는 부분 없이, 거기에 유약까지 즉석해서 만들어서 고열로 구워 만들어내는 작업. 능숙하고 장비가 있어도 힘든 일이다.

하지만 최강인은 속성 마법의 새 개척지를 연 마법사. 그정도는 쉽다. 귀찮은 수준에 들어가는 일이다.

문제가 있다면 그 대가를 최강인이 받아내고 싶어한다는 거지만.

"시엔느를 도와줬으니까 시엔느가 해줄 수 있는거 이상한거 빼고 들어줄께. 오빠는 뭐하고 싶어?"

"허벅지 핥게 해줘!"

"........."

"그게 싫으면 배꼽 핥게 해줘!"

아니, 이상한거 안된다고 했잖아.

시엔느의 말에도 불구하고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최강인의 글러먹은 말은 웃고 있던 그녀의 얼굴을 굳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팬티, 팬티를 주세요!"

이제는 드래곤볼에게 빌었던 소원까지 나온다.

시엔느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그녀는 어디까지나 어린애의 몸에 고정되어 있으니 그 몸에 맞춰서 행동하고 있을 뿐이다. 예전이라면 친인척간의 하트 섭취 부작용으로 인해 정신과 기억 마저도 딱 그 나이대에 묶여 있었지만 시엔느는 충격에 의해서 다시 기억을 되찾았다.

어딘가의 초등학생 탐정처럼 몸은 어리지만 머리는 그대로란 소리.

순수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도 반은 무의식적이지만 반은 그저 '하는 척'일 뿐이다.

변태를 눈앞에 둔 여성은 싸늘하게 행동 할 수밖에 없다.

"그것도 안되면 수준을 꽤 많이 낮춰서! 오빠 볼에 뽀뽀해줘!"

"아, 그거라면......."

그정도는 애교로 가능하다.

하지만 시엔느에게는 최강인에게 뽀뽀따위 해줄 생각이 없다.

루이넬도 아니고 팬텀도 아니고, 아는 마왕들도 아닌데 변태에게 줄것은 은팔찌 뿐이다.

최강인이 뽀뽀를 받기 위해 허리를 숙여 시엔느의 키에 맞춰주자. 그녀는 웃으면서 까치발을 들어 최강인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갔다.

하지만 그녀의 입술이 다가간 곳은 볼이 아니라 귓가다.

조용히, 하지만 확실한 경멸어린 목소리로 시엔느는 최강인에게 중얼거렸다.

"이게 어디서 개 좆만도 못한 수작을 부리고 있어"

"......... 어?"

"변태는 나가 죽어. 나같은 어린애의 몸에 욕정하니까 좋아? 오빠가 도움이 되는건 그냥 나가서 자살해서 산소를 아껴주는게 가장 이로운것 같은데?"

"어어? 어어어?!"

시엔느의 예상못한 독설에 최강인은 얼빠진 얼굴을 하고 공황 상태에 빠졌다.

어떻게 저런 순수한 어린애의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올 수 있는거지?

시엔느는 그대로 제자리에서 가볍게 점프하고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켜 발차기를 날린다. 강렬한 옆차기와 함께 그의 몸이 허공을 날다 벽에 부딪혀서 충격에 이기지 못하고 벽에 금이 간다.

그렇게 변태를 처리한 시엔느는 흥! 하고 콧웃음을 치며 망설임없이 등을 돌렸다.

남은 최강인만 남아서 땅을 기며 얼얼한 느낌의 맞은 옆구리를 감싸면서 중얼거린다.

"하아하아........ 이, 이상한 취향에 눈뜰것 같아........."

변태는 불치병인 모양이다.

============================ 작품 후기 ============================

내가 살다 살다 제 소설에 출간 제의가 올줄 몰랐네요. 와이엠북스라는데. 전자책 내라고 쪽지옴.

뭐 내라고 한다면 못할것도 없지만 좀 알아보니까 소규모 출판사는 여러뭐로 그렇더라고요. 저작권도 그쪽으로 넘어가 버리고.

그래도 출간 제의가 오다니 기분은 좋다. 흐히히히히, 그만큼 어느정도 인정받는 거잖아요.

그런 고로 오늘 하나 올림.

전자책 출간 때문에 소설 삭제하는 작가분들도 있어서, 전 그게 싫어서 안함요. 뭐, 나중에 제가 내고 싶은건 공모전 같은데다 한번 투고 해서 해볼지도 모르지만.

저는 독자님들은 사랑합니다, 아니 게이는 아님요.

그거 하면 이렇게 공짜로, 맘대로 못보잖아요. 그래서 제 소설은 전부 일반 소설이고 노블도 텍본으로 만들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뿌리는데.

아무튼 다시 말하지만 기분은 좋네요. 사람이 인정 받고 산다는게 이런건가.

이제 앞으로 또 열심히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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