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405화 (405/468)

405/468 회

< --혼돈-- >

만한전석이란 중국의 황제가 먹었다는 음식으로 말 그대로 만한전석(滿漢全席)이라고 쓰이며 만민족과 한민족....... 아 여기서 한민족이란 한국인을 뜻하는게 아니다. 그 한(韓)이 아니라 한(漢)이다.

아무튼 그런 문화가 합쳐짐과 함께 만들어진 중국 요리중에서 가장 호화롭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요리로 그 수는 물론 재료까지도 진짜 귀하다.

날짐승으로서 진귀한 여덟가지는 붉은 제비, 백조, 들꿩, 메추라기 등이 들어가고, 해산물로서 진귀한 여덟가지는 제비집, 상어지느러미, 검은 해삼, 물고기 부레, 전복 등이 들어가며, 들짐승으로서 진귀한 여덟가지는 낙타 혹, 곰발바닥, 원숭이골, 성성이 입술, 표범의 태반, 코뿔소 꼬리, 사슴 힘줄 등이들어간다. 또한 야채류로서 진귀한 여덟가지에는 원숭이머리버섯, 흰참나무버섯, 죽순, 그물주름버섯, 표고버섯 등이 들어가는 진짜진짜 비싼 요리들.

그런것들을 먹은 중국 황제는 부럽긴 하다. 나야 만드는게 더 좋지만.

옛날에는 꿈도 못꿨는데 지금은 재료만 구해진다면 만들 수 있는게 신기하다. 와, 나 진짜 부자구나.

이런데서 부자인걸 자각하는 나도 천생 요리사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보통 만한전석은 사흘에 걸쳐서 100개가 넘는 요리가 나온다.

물론 이건 소수. 그러니까 황제랑 많아도 열을 넘지 않는 사람이 지 배 부르자고 처먹으니까 사흘이지, 사실상 먹는 사람이 많으면 한끼로 충분하다.

요컨데 애들 다 모이게 해서 먹여도 충분하다는거지.

....... 아, 일리엘이랑 루이넬한테 맛있는거 먹여줄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일이 커진담.

차가가가가각!!!

"...... 너 어디 중국에서 비룡한테 요리 과외 수업이라도 받고 왔냐? 무로 용을 조각하는거 처음 봤는데"

"사실 드래곤 조각하고 싶은데 내가 드래곤은 소름 돋을 만큼 싫어서 말이야. 용으로 만족해"

"아니, 와이번도 만들 수 있냐?"

"아, 와이번은 괜찮겠다. 드레이크도"

기본적으로 머릿속에 이미지 한 대로 조각만 하면 그만. 요리의 장식도 어디까지나 조각일 뿐. 힘조절이나 조각하는 속도는 이 육체능력으로 충분히 만들어진다.

세세하게 비늘과 함께 가느다란 수염, 그리고 꼬리와 여의주까지 완벽한 용.

"두부로도 만들 수 있냐?"

"야, 만들수는 있지만 여기 두부가 없다"

"빌어먹을 판타지 세계. 차라리 무림이라도 갈걸 그랬어. 거기라면 적어도 사천 요리는 입맛에 맞을테니까"

"매운 음식좀 해주랴?"

"김치 있냐? 난 김장 할 때 바로 무쳐서 손으로 쭉쭉 찢어먹는 김치가 제일 맛있던데. 익은 김치보다 겉절이 비스무리하게 무친게 제일 좋아"

"아, 나도 그래"

"취향이 같네...... 아, 침 넘어온다"

김치, 김치가 필요해.

그러고 보니 김치 먹은지 오래?

다. 거의 10년 가까히 ?

으니 그리울만도 하지.

고춧가루라던가 그런게 없어서 조금 만들기는 어렵지만.......

"뭐야, 김치 필요하냐?"

"어라, 형? 김치 있어?"

"대충은, 아공간에 보관해둔거 있어. 내가 한국은 별로 안좋아해도 김치는 그럭저럭 맛있어서 좋아해"

"아니, 그레이씨, 왜 한국은 싫어하는건데?"

"예전에 잠깐 마실나갔다가 누가 사진좀 찍어도 되냐고 해서 그냥 수락했더니 그 뒤로 잔뜩 몰려오더라. 씨발, 사람들이 기본적인 매너도 없어요. 사람 갈길 막고서 민폐짓이란 민폐짓은 다 하고"

"...... 한국인을 대표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할께"

"누가 한국인 대표야?"

"일단 순수하게 그쪽 지구 출신으로 내가 더 강하거든? 아....... 우리집안 중에 나보다 더 강해질 녀석은 있지만. 뭐, 이능이랑 연관될 가능성이 거의 없으니 괜찮겠지"

형이 아공간에서 김치를 꺼냈다. 아, 익은 김치네.

적당히 잘 익었다. 아마 형이 시간 동결이라던가 그런걸로 조절해서 김치가 쉬지는 않은듯 하다.

하나 쭉 찢어서 입에 넣는다.

"아, 좋다"

"야, 나도 하나만"

"여기"

다시 하나 쭉 찢어서 촤깅인에게 먹여준다. 아, 젠장 마치 김장철의 아줌마가 된 듯한 느낌이다.

"오, 맛있다? 할머니가 해준것 같아"

"마법사로서의 머리는 어디다 두고 쓸거냐? 숙성 시간에서 미생물 번식 속도를 계산해 최적의 타이밍에 시간 동결을 걸어서 만든 김치지"

"아니, 그건 쓸데없이 대단한거야"

솔직히 나도 요리사지만 요리에 그렇게 정성을 다하지는....... 아, 하는구나.

"맛있어!"

"....... 잘 먹겠습니다"

"형수님 두분은 아직 안오시네. 소식이 늦나봐"

"뭐, 다른거 만들고 있으면 오겠지만. 그나저나 레이드, 넌 어때?"

"맛있어. 마왕성 음식도 충분히 맛있었지만 형이 만든것같이 맛있는건 처음 먹어봐"

요리로 로드에 오를뻔한 나의 요리란다.

언젠가 다른 녀석이 요리로 로드에 오를지도 모르겠지만. 그놈이 아니고서야 나를 요리로 따라올 사람은 거의 없을거다.

"그런데 너도 친척 있었냐?"

"응? 난 친척 없는 줄 아냐. 너처럼 가족이 다른 차원에 있는거 아니였다고. 게다가 상당히 명문이지"

"최씨라면 역시 '나이트로드'의 가문이지. 본인은 후손들에게 평범하게 살라고 몇가지 빼고는 그리 준비하지 않은 모양이지만 그래도 로드의 핏줄이니까. 게다가 더럽게 강하기도 하고"

"아는 사람?"

"이야기만 들었어. 예전에 일루전 로드가 한번 싸웠다가 '다시는 싸우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기도 했다지?"

"....... 그놈이 그럴 정도라고?"

만약에 다시 싸워도 능글맞게 웃으면서 덤벼들 녀석이겠지.

그러고 보니 멸세흉왕이라고 했던가. 내가 싸웠던 괴수.

나이트로드랑 일루전 로드, 그리고 멸세흉왕이 있다던 환계. 여러가지로 얽혀 있을지도 모른다.

"나중에는 어떻게 그럭저럭 협력해서 무슨 일을 한 모양이지만. 아마 대륙 전체 최면정도일까"

"마계의 마신을 지운것 처럼?"

"하지만 거기엔 나이트로드가 있어서 다른 차원으로 간거겠지. 사실상 로드가 버티고 있는 차원은 안건드리는게 예의야"

"........ 아니, 그러면 나는?"

"너야 안했으면 마계도 쫑나고 중간계도 쫑났을테니까 괜찮아"

일루전 로드 녀석, 또 다른 차원에서 이상한 짓을 한건가.

대놓고 했을까? 아니, 그건 맞을거다. 일단은 대놓고 했어도 존재 자체를 잊고 시간조차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게다가 환계라는 차원. 거기는 로드라도 상당히 까다롭거든. 강한 놈들이 많아"

"환계라, 그러고 보면 멸세흉왕이란 놈도 환계에서 나왔다지"

"셋째네 어머니 고향이기도 하고"

"그래, 셋째 어머니 고향........ 어? 진짜?"

"응, 가출하는 느낌으로 튀어나왔다가 아버지를 만나고 덮쳤지만"

아니, 아버지. 남자주제에 덮쳐지지 말라고. 쪽팔리잖아.

"나중에 관심 있거든 환계로 가봐. 너네들 지구랑 제일 가까운 차원이니까"

"시간 나면 나중에 지구 가는 김에 가보지 뭐"

물론 시간이 나면. 지금 혼돈의 절대자의 혼돈부터 어떻게 해결하고 나서 해야지.

이거 시한폭탄을 들고다니는 기분이다.

"아, 그러고 보니까 강인아. 너보다 더 강해질 수 있는 애라니, 누굴 말하는거야?"

"그녀석? 내 사촌 동생인데 일단 그놈 천재야. 예전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천재라서"

"어느쪽 면으로?"

"정보가 주어지면 일단 머릿속에 입력해서 이미지 트레이닝이나 가상을 넘어서 시뮬레이션 느낌으로 물리 엔진을 만들어. 한마디로 처음부터 로드로서의 기초인 정신 세계를 작게나마 만들어놓고 있다는 소리지. 다른건 몰라도 그놈은 이능 하나 쥐어주고 시간만 지나면 확실히 로드 된다"

"마법사로 키우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재능인데 그거"

"솔직히 내버려두고 싶긴 해. 나도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무척 힘들고 고생 많았으니까. 차라리 평범하게 살지언정 이능없이 그냥 그렇게 사는게 좋아"

나도 평범함과 소박함의 좋은점을 안다. 하지만 이루진 못했다.

평범함을 가지고 있다면 그 평범한을 유지하는게 좋다.

"그래도 뭐, 일단 우리 집안 사람들 중에서 죽은걸로 처리된 나를 빼고는 최씨 성을 가진 유일한 녀석이야. 게다가 천재성만 본다면 유일하게 나이트로드에 다가갈지 모르는 녀석이기도 하고....... 인연이 닿으면 되겠지"

"인연은 무슨, 운명의 절대자가 고도의 연산력으로 유추한 일정 분기의 루트를 조금씩 나아가면서 이루어지는 결과를 말하는거겠지"

"딱딱하게 말하지 마.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말하면 너무 슬프잖아,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마법사'?"

"그러니까 네가 아직 7대 마법사중에서 말석이란거다 '미쳐버린 자연의 군림자'"

"둘다 닥치고 밥이나 처먹어"

나는 막 쪄진 만두를 두사람의 입에다 쑤셔 넣었다.

밥상 앞에서 시비 걸지 마라. 어딜 신성한 밥상 앞에서.

일리엘이랑 루이넬이 왔다.

".......... 오늘 무슨 날이야? 내 생일은 지났는데"

"와아, 진수성찬이네요"

"만한전석이야! 실컷 만들었으니까 많이 먹어줘!"

"이렇게 많이는 솔직히 무린데?"

"괜찮아, 다른 애들도 부를테니까"

설마 만한전석급의 요리들을 고작 몇명이서 먹으라고? 나라면 충분히 먹겠지만.

하지만 그건 먹는게 아니다. 먹는다는 것은 요리를 섭취하고 영양을 얻는 것. 나는 그저 '변환'으로 의지에 보충해버릴 뿐 정작 영양은 마력으로도 보충 할 수 있으니 쓸데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먹는것은 영양을 보충하고 맛을 느끼기 위한 것. 되도록이면 '변환'을 써서 흡수하고 싶지 않다.

어디까지나 요리는 영양을 얻고 맛이 중요하다. 아, 제일 중요한건 물론 영양, 그 다음은 맛이다. 어디까지나 맛은 영양이 받쳐줄 때 여유가 있으면 들어가는 요소니까.

"원하는 음식으로 골라잡고 먹어. 필요하던 더 만들어줄께"

"........ 오늘이 팬텀 생일이였던가? 아니, 보통 자기 생일에는 선물 받고 오히려 다른 사람이 만든 요리를 먹는거 아냐?"

"아니라니까, 그냥 평소에 내가 잘 챙겨주지 못하니까 미안해서 해주는거야"

루이넬 생일 때는 겨우 반지 좀 챙겨주고 말았지.

그러니까 준비를....... 어라?

잠깐만, 지금 뭔가 빠진게 하나 있다.

"일리엘? 너 생일 언제야?"

"제 생일 말인가요? 천계랑 마계랑, 중간계랑 날짜가 달라서 조금 계산하는게 복잡하지만.........."

"그럼 나한테 말해봐. 계산해줄께"

일리엘은 루이넬에게 천계의 계절 및 시간 계산과 자신의 생일을 말한다. 그걸 바로 중간계의 시간대에 대입해 계산한다.

어느정도 미묘한 차이는 있는 법이다. 예를 들어서 지구에서도 윤년. 4년마다 하루씩 더하는 날이 있는 것을 보면 여기 시간이나 천계 시간도 각각 다르다.

"그러니까...... 어?"

"왜? 생일이 가까워?"

"아니, 이미 지났는데, 한달 반 정도"

벌써?

가만히 있어봐, 지금 이벤트 해준것도 없는데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 생일이 지나가 버렸다고? 너무하잖아.

루이넬도 막 신나게 뭐좀 열고 해야하는데 일리엘은 정작 지났다고?

엉엉, 내가 더 미안해 일리엘.

"그런데 팬텀. 팬텀 생일은 언제야?"

"......... 응?"

"생각해보면 팬텀 생일은 축하한적이 한번도 없는데?"

그러고 보니까 그렇네, 고아원에서 몇번 한 이후로 생일을 축하한 기억이 없다.

"오늘이 며칠이야?"

"여기 대륙 년도를 따져서? 아니면 지구 년도로?"

"아, 형도 마법사였지. 아무거나 말해줘"

"오늘이 지구 날짜로 10월 16일인데"

어, 진짜? 타이밍 한번 죽이네.

"내일이 내 생일이네"

"......... 진짜?"

"응, 내 생일이 10월 17일이야"

딱 하루 남았었네. 와 신기하다. 예전부터 생일은 그리 안챙기는 주의가 ?

지만 그래도 내일이 내가 태어난 날이라니 상당히 감회스럽다.

그러고 보면 내가 몇살이지?

아직 30살은 안된것 같은데.

어디보자, 잠깐 계산을 해볼까....... 내가 마계에 떨어졌을 때가 아마 고3때. 그러니까 18살이라고 치고 몇년을 라인하르트 아저씨랑 보냈으니까 그걸 3년이라고 치면 21살. 루이넬을 만난게 딱 그때 쯤이다.

그리고 여행을 하고......... 그 이욍의 시간들은 마룡왕과 지낸 시간이랑 심연의 협곡을 합치면 1년 정도.

그럼 22살에 평소에 보내던 시간이 있으니까 그걸 5년이라고 친다면........27살이네.

뭐야, 아직도 20대 후반밖에 안?

나? 아무리 30살이 안?

더라도 적어도 29살 정도는 될줄 알았는데.

"와, 생각보다 나 아직 젊구나"

"어린거지 멍청아. 50대쯤 되더라도 로드에 비하면 갓난아기나 다름없을텐데 무슨"

"그 말 들으니까, 생각해보면 지금 내가 50대쯤 되면 어떤 괴물이 될지 상상이 안가"

30대 전에도 이 수준, 그렇다면 50대는?

조금은 절대자에 근접하게 될지도 모른다.

일단은 혼돈의 절대자의 혼돈부터 처리하고 해야 할 일이겠지만. 그때까지 살아있을려나 모르겠다.

........ 아, 이 이야긴 애들한테 하지 말자. 걱정한다.

"아무튼 내일이 내 생일이네"

"생일 선물이라던가 생일 파티라던가 할 시간도 없는걸"

"어차피 안해도 상관없어. 몇년째 깜빡하고 있는데 뭘"

딱히 안해도 감흥이 없다, 생일이란거 그냥 알고 넘어가기면 하면 충분하다. 예전에는 여유가 없어서 안했고 지금은 알고 있어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니까.

게다가 지금 내 생일이라고 터트려서 애들 급하게 부려먹는 것 보다 지금 조용히 있는게 더 편하다. 나도 편하고 애들도 편하고.

"생일이야 다음에 챙기면 되지 뭐"

"그럼 1년이나 더 기다려야 하잖아! 안돼!"

"아니, 마족에게 1년은 짧잖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짧다는 거지, 인간이나 마족이나 느끼는 1년은 같아 바보야!"

루이넬이 어째선지 화를 낸다.

영문은 모르겠어.

"저도 루이넬씨랑 동감이예요"

아니, 일리엘 너마저!

============================ 작품 후기 ============================

팬텀 생일은 10월 17일 입니다. 지구 시간으로요.

별건 아니고 저희 집 고양이 생일임.

아, 나이트로드도 써야하는데. 팬텀은 존나 쌔져서 지금은 안구르지만 길현이는 존나 굴릴건데.

굴려줄 캐릭터와 악역들 짱많은데. 짱쌘놈들도 많은데.

진도 팍팍 나가서 하루라도 빨리 굴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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