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니스 로드-404화 (404/468)
  • 404/468 회

    < --혼돈-- >

    요즘들어 일리엘이 뭔가 말하려는 듯 우물쭈물 거린다.

    "저기, 팬텀님........"

    "응? 무슨 일 있어 일리엘? 어디 불편한 거라고? 아니면 먹고 싶은 요리라도 있는거야?"

    "아, 아뇨..... 역시 괜찮아요"

    뭔가 바라는게 있는 모양이다.

    일리엘은 기본적으로 무욕. 아니, 평소에 대부분의 의식주는 해결해주니까 필요하게 없는거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갖추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이상을 바라지 않는걸 보면 욕심은 있지만 무욕 레벨은 아니지.

    진짜 무욕하려면 석가모니처럼 왕족으로서의 모든것을 버리고 수행에 들어가서 해탈하는게 진짜 무욕이다.

    욕심이 적다. 일리엘은 그쯤 되겠지.

    보통 사람은 만족을 모른다. 어느정도 쥐어줘도 더 바라는것. 설령 99를 가지고 있더라도 남은 1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탐욕스럽게 바란다.

    나야 예전부터 소시민적인 삶을 바라고 있었고 지금은 대마왕이 되어 분에 넘치는걸 가지고 있어서 더는 욕심이 들지 않을 뿐.

    일리엘도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욕심만 있을 뿐 그 이상은 없다. 아니....... 현실을 순응하는 쪽에 욕심이 쏠려 있을 뿐인가? 지금보다 상황이 나빠져도 별 말 없을것 같은데.

    아무튼 요즘 일리엘이 무언가 바라는게 있어 보이는것 같다.

    루이넬에게 상담을 해보자.

    "일리엘이 뭔가 바라는게 있어보인다고? 그 일리엘이?"

    "응,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는 그런 애인데 요즘 그러니까 말이야. 뭔가 짐작 가는거라도 있어?"

    "글쎄..... 워낙 내색하지 않는 애라서. 조금 생각해봐야 할것 같아"

    일리엘은 기본적으로 조금 괴롭히기 좋은 성격 이외에는 다른 일에는 별로 내색하지 않는 편이다. 아마 맛없는걸 먹어도 웃으면서 맛있다고 할 애니까 그렇겠지.

    그냥 직접 물어보는 편이 좋을까?

    아니, 본인이 말하지 않는데 물어본다고 해서 가르쳐 줄것 같지 않다.

    어떻게 찾아서 해줘봐야 하나.

    "그런데 팬텀"

    "응, 왜 루이넬?"

    "왜 일리엘만 편애하고 있어?"

    웃고 있지만 섬뜩하게 웃는 루이넬을 보고 나는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결혼도 아직 안했는데 바가지 긁히고 있다.

    일리엘이 바라는 것이라.

    ......... 생각해보면 지금 바라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걸 찾아봐도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라던가, 좋아하는 취미라던가, 그런것들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난 사실 일리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가족관계는 애초부터 천족은 친혈육이 없으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다른 것들, 개인적인 것 하나 모른다.

    부부 사이라도 어느정도는 구별이 있다곤 하지만 적어도 이정도는 아니다. 일리엘이 착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괴롭혀주고 싶은 애라는건 알지만 그 이상은 모르고 있다.

    "여태까지 무슨 헛짓을 한거야 나는........"

    자기 애인이, 그리고 결혼할 사람이 좋아하는것 하나 모르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어이가 없어도 너무 없다. 보통은 알고 있어야 정상이지. 나중에 100일이라던가 이벤트 할 때 선물을 뭘 줄지 참고해야 하니까.

    ".....100일 이벤트?"

    그러고 보면 나는 그런 작은 이벤트 하나 안했는데?

    일리엘은 물론 루이넬한테도.

    "나는 쓰레기구나!"

    큰일이다. 나는 여태껏 내 여자한테 신경써주지 못한 쓰레기야.

    복에 겨워도 너무 겨웠지 젠장할, 누구는 한명만 있어도 평생 모시고 살 애인이 두명씩이나 있는데 감사하다 못해 절정돈 하지 못할망정 작은 이벤트 하나 못열어준다고?

    "하하하! 나는 똥이야 똥! 오줌 발사!"

    "저 형 지금 왜 저래?"

    "........ 기분나쁜 모습. 이상해"

    "몰라, 아마 맛이 간게 아닐까 싶은데"

    어느새 레이지와 레이트, 그리고 레이드 세명이 다가와 바닥을 구르고 있는 나를 보면서 중얼거린다.

    시엔느는 어디갔니?

    "시엔느는 지금 목욕중. 여자의 목욕은 시간이 오래걸린다고 하잖아"

    "하긴 그렇지....... 아니, 잠깐만. 거기 레이트라는 애도 여자앤데?"

    "........ 나는 단발, 그래서 머리 감는데는 빨라"

    아, 그러고 보면 시엔느는 장발이였지. 그것도 생머리. 내가 능력 덕분에 평소에 잘 말리고다녀서 인식하지는 못하는데 머리 말리는것도 일이다.

    그 긴 머리를 수건으로 비벼서 물기를 닦아내고 말리고........ 헤어 드라이기 없으면 꽤나 귀찮다.

    일단 시엔느도 마왕이다 머리 말리는 아티펙트는 방에 비치되어 있다. 잃어버리면 몇개는 더 주고도 남지. 아무튼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소 수십분은 시간이 걸린다.

    시엔느는 머리카락이라도 자를 수 있지. 나는 못자른다. 재생력이 기본적으로 지금 이 상태에 고정되어 있어서 잘라도 다시 불쑥불쑥 자라난다.

    기본적으로 내 몸에 흐르는 미약한 마력으로도 대머리로 박박 깍는다 한들 2일이면 복구되겠지.

    차라리 안깍고 말지, 이 몸에 여성 호르몬이 상당해서 털도 잘 안나.

    "야, 레이드. 여자는 뭐 좋아하냐?"

    "기본적으로 남자가 별로 관심 없는거, 옷이나 향수. 꽃. 보석. 그 외 기타등등"

    "맛있는거 좋아하려나?"

    "세상에 맛있는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있어?"

    "좋았어, 그럼 일단 오늘은 내가 손수 요리해 볼까"

    어디가서 맘대로 먹지 못하는 내가 직접 만드는 요리들이다. 돈을 싸가지고 와서 만들어달라고 해봐라. 싸대기나 맞지 않는게 다행이지.

    애들용으로 따로 맛을 조절해서 만들어두기도 할까.

    "야, 너희들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있어? 만들어주마"

    "와아! 형이 만들어준데! 난 햄버그 스테이크!"

    "........ 크림 파스타"

    "난 고기면 다 좋아"

    한놈은 어린애고 한녀석은 벌써 폼을 아는 여성이고, 다른 한명은 그냥 잡식이냐.

    "난 동물이 아냐! 잡식이라고 하지마!"

    그럼 육식 동물.

    기본적으로 난 어린애를 좋아하는 편이다. 아니, 그렇게 개조당했나? 청소년기를 보육원에서 보냈으니까 그런거겠지.

    시간이 지나면서 나보다 어린애들도 들어오고 그런 애들을 봐주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어린애는 자동으로 좋아졌다.

    보통은 싫어하겠지? 말도 안듣고 이야기도 제대로 안통하고 억지만 부리고. 그런 아이들을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을거다.

    하지만 전부 가족이였다.

    같은 고아원 가족.

    기본적으로 고아원은 부대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그런 공간에서 살아간다면 아무리 감정없는 사람이라도 알고 지낼 수밖에 없다.

    그게 내가 어린애를 좋아하게 된 이유다....... 그런데 이상한 의미로 어린애를 좋아하는 녀석도 있다.

    "........ 레이드, 지금 문 뒤에서 레이트 보고 헉헉거리는 새끼 거시기좀 차고와"

    "저 형 강하잖아"

    "걱정마, 반항하면 내가 때려줄께"

    지금 싸워도 내가 더 쌔.

    보니까 저녀석은 아마 일대 다수를 상대하는데 특화된 마법사다. 단신으로 전쟁은 일으켜도 전투는 무리다. 대인전에는 본래의 힘보다 약하다.

    "그리고 너도 사실 어린 여자애를 보고 성욕을 품는 쓰레기는 죽여야 된다고 생각하잖아?"

    "그건 그래"

    레이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최강인에게 다가가 그의 거기를 찼다.

    아무리 강해도 남자인 이상 거기를 까이면 아프다. 나도 아프지....... 근성으로 참는거지만.

    "악! 내 거시기!"

    "....... 저 오빠는 왜 그래?"

    "레이트, 세상에는 변태가 참 많고도 많단다. 말을 보고 성욕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어린애를 보고 성욕을 느끼는 변태도 있지. 저놈도 그중 한 부류야. 평생 상종하지 말아라"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마법사'에게서 들었다! 너도 할말은 아냐!"

    "뭐가? 아....... 루이넬이 어렸을 때를 말하는거구나!"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마법사'라면 분명 형이다. 7대 마법사중에 한명이라고 하니까 틀림없지.

    형이 말할 만한 말중에 내가 할말 없을 말이라면 역시 루이넬이 어렸을 때. 성인식을 치르기 전이라 기껏해야 중학생 정도의 애였을 때 이야기다.

    "그런 꼬맹이를 좋아하더니, 너 이자식........!"

    "아니, 너도 욕하는 거냐?"

    "부럽잖아!"

    순간 동족 혐오같은 감정을 표현하려던가 생각한 내가 병신 곱배기였지.

    "로리 미소녀는 대표적인 남자들의 로망!"

    "아니, 내가 생각하기로 남자들의 대표적인 로망은 합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 로리 미소녀와의 합체!"

    "야 이 개새끼야! 애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냐!"

    참다 참다 터져서 이놈을 갱생시켜야겠다.

    이거 진짜 내버려 두면 큰일날지 모른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이놈에게 아직 착한 본성이 남아있다는 것.

    만약에 이녀석이 진짜 마음만 먹었다면 어린아이 한둘 강간하고 흔적 없에는건 일도 아니다. 아...... 이건 진짜 생각만 해도 소름 돋는데.

    "야, 아무리 나라도 최후의 도리는 지켜. 어디까지나 비합법적인게 아니라 합법적인 순애를 중시하는 나라고"

    "애초에 어린애랑 이상한 짓을 하는 것 부터가 비합법적인데?"

    "초월자는 초법적인 존재지"

    아, 그걸 잊고 있었구나.

    내가 지금 당장 나가서 물건을 훔친다 한들 그 어느 누구도 나에게 절도죄를 물을 수 없다. 힘의 차이가 있으니까.

    참으로 기분이 나쁜게 법이란게 다 그런거다. 힘이 있으니 걸려도 안걸린게 되고 힘이 없으니까.

    세상에 필요한건 불평등한 정의가 아냐.

    "무슨 만화 캐릭터 같은 대사를 하고 있어? '세상에 필요한건 불평등한 정의가 아니라 절대 평등한 악이다'라고"

    "........ 어라? 딱 맞는데?"

    "전에 잘보던 만화에서 나온 대사야. 솔직히 감명깊게 남아서 소름돋았지만"

    죽을 만한 놈들은 죽어야 하고 벌을 받을 만한 놈들은 벌을 받아야 하며 죄를 받지 말하야 할 사람들은 죄를 받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게 역으로 돌아가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꽤나 짜증나지.

    "나중에 시간 되면, 지구에 돌아갈 생각 있어?"

    "같이 가볼래? 로드 한명이랑 같이 가면 든든하겠는걸. 지구에 절대 평등한 악을 보여줘"

    "깽판은 적당히 하는 체질이지만 뭐. 해보는것도 나쁘진 않겠지"

    일단 나중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생각은 이쯤 해둘까.

    마왕성 주방. 그것도 이제는 내가 요리하는 개인 주방까지 있다. 온갖 재료와 함께 향식료는 물론 조리 도구까지 전부 갖추어져 있다.

    몇몇 없는것은 내가 따로 만든다. 아무리 로드의 힘이 없는 지금이라도 '변환'으로 내 의지를 금속으로 바꾸는게 가능하다.

    형태만 이미지 하고 만들면 그만.

    "어디보자, 햄버그 스테이크, 크림 소스 파스타, 다른 한녀석은 고기 넣은거 아무거나 좋아한다고 했고....... 루이넬은 레어로 익힌 스테이크. 일리엘은 뭘 좋아하는지 모르니까 일단 아는 요리 다 해볼까"

    "몇개나 되는데?"

    "오늘 만한전석이 뭔지 보여주마"

    딱히 중국 요리는 아니지만 말이야.

    요리실력 풀 기동이다!

    가자! 아스라다!

    ============================ 작품 후기 ============================

    요즘 너무 질질 끄는 느낌 같아서 죄송함만 가득합니다.

    저도 빨리 진도를 나가고 싶은데 마음이 아프네요.

    진짜로 저도 일리엘은 죽이기 싫은데. 스토리상 어쩔수가 없네요.

    브로리마냥 숨만 쉬어도 강해지는 팬텀이기 때문에 지어해서 급정지 시킬게 필요하거든요. 솔직히 현 로드 최강인 그레이도 팬텀 때문에 위기감을 느껴서 자주 단련중. 팬텀의 소문이 퍼져서 로드중에서 디멘션 로드 결정전에 참가하는 녀석들은 전부 힘을 비축중입니다.

    이제 명실상부 최강이 될 일만 남았는데 그때까지 내가 쓸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