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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로드-402화 (402/468)
  • 402/468 회

    < --혼돈-- >

    팬텀이 일리엘에게 프로포즈 하려는 일은 멀고도 험했다.

    도망가는 일리엘을 잡기 위해 최대한 빨리 일직선으로 가도 다른 사람들이 막는다.

    애초에 일리엘이 거짓말을 할리 없으니까. 일리엘은 그저 속아서 말하는 것 뿐이니 어떻게 ?

    든 만나는 사람 족족 일리엘을 도우려고 한다.

    어떻게 말해서는 여유롭다고 하는거고 어떻게 보자면 잉여롭게 할일이 없어서 시간 때우기를 하는거나 다름없다.

    하지만 적어도 팬텀의 앞길을 막는데는 충분하다.

    "시엔느 보디블로!"

    "푸헹!"

    피할 수 없는 시엔느의 보디 블로가 팬텀의 복부에 작렬한다.

    시엔느의 능력은 아직도 정체불명. 덕분에 스스로 거의 무의식에 가깝게 사용하지만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마왕 클래스에 다다른다.

    팬텀도 직격으로 공격을 받으면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 빠르게 회복되지만 충격을 받는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일리엘 언니한테서, 아니 이제는 엄마인가? 아무튼 들었어! 아빠가 엄마한테 이상한짓 하려고 한다며!"

    "이상한짓?"

    "에....... 레이드가 그러는데 남녀가 밤바다 하는 레슬링이라고 하던데. 그게 뭐야 아빠?"

    레이드 이놈, 애한테 뭘 가르친거냐.

    일이 끝나면 레이드를 패줄 생각을 한 팬텀은 일단 시엔느에게 집중했다.

    제일 까다롭다.

    딸이라서 팰수도 없고 어디 생채기 하나 낼 수 없다. 능력 자체도 제일 귀찮다.

    혈연이라는건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우리 시엔느는 때릴수가 없어!"

    "일리엘 엄마에게 이상한짓 하려는 아빠는 때찌해 줄꺼야!"

    "아니, 시엔느. 지금은 안할거지만 만약 그렇게 되면 일단은 네 동생이 생기거든?"

    "........ 에? 동생?"

    시엔느가 눈을 반짝인다.

    그녀는 외동딸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그녀의 또래와 같이 노는것도 좋아하는데 그녀보다 어린 아이는 본적이 없다. 기껏해야 나이상 적은 마계에 있을 나이우에밖에 없다.

    "아빠 힘내!"

    "오냐 우리딸! 몇년 내에 동생 만들어줄께! 루이넬이든 아니면 일리엘이든. 아니면 둘 다든!"

    시엔느는 간단히 격파했다.

    팬텀은 다시 일리엘을 찾아 이동한다. 하지만....... 아직도 갈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여자를 괴롭히다니 짧게 말해서 남자로서 부끄럽지도 않냐?"

    "아니라고 젠장! 일리엘은 도대체 어떻게 말하고 다니는거야?"

    "지금 내가 보이는 녀석들 대부분에게 말해주고 있지! 아무튼 여자에게 못된 짓을 하려는 녀석은 용서 못한다!"

    "아니라고! 전혀 아냐! 지금 난........"

    "문답무용!"

    이야기를 듣지 않고 로르덴이 채찍을 휘둘러 팬텀의 머리를 노린다. 아무리 팬텀이라도 머리를 치면 뇌진탕이 일어나기는 한다.

    다만 그정도로 움직임에 지장이 생기지는 않는다. 뇌진탕과 움직임은 별개.

    팬텀의 의지는 이미 육체를 초월했기에 육체는 그저 현실에 반영하기 위해 있는 존재에 불과하다. 본인은 물론 육체는 더 선호하지만 적어도 육체가 망가진다고 해서 움직이지 못한다거나 하지 않는다.

    설령 머리가 뜯겨나가도 일어나 춤출 수 있는게 바로 로드의 의지.

    "아, 여기 있었군, 여자의 적"

    "슬레이오오오오오오오오온!!!"

    공간진동이 울리는 대검을 들고 휘둘러온다. 스치면 팬텀이라도 육체가 회복하지 못한다.

    시그너스보다 더한 숙련도의 공간 진동은 이미 물리적인 것을 넘어서 영적인 것도 벨 수 있다.

    마음이 담긴 기술은 그것 만으로도 의지가 담겨서 로드에게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마왕중에서 몇 안되는 팬텀에게 실질적인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사람중 하나.

    평소에 니트처럼 행동했다 뿐이지 사실 마왕중에서도 강자가 마룡왕이다.

    아마 정식으로 꼽으면 적어도 세손가락 안에 든다.

    "너라면 이미 그게 사실이 아니란 것 정도는 눈치 챘잖아!"

    "무슨 말을 하는건가? 나는 그저 여자의 적을 해치우는것 뿐이지"

    "사실 속으로 재미있겠다! 하고 생각하고 덤벼드는거에 불과하면서!!"

    정답이다. 사실 슬레이온은 팬텀이 일리엘에게 이상한 짓을 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무슨 오해가 있다면 모를까.

    팬텀이 일리엘을 강제로 덮치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건 팬텀을 꽤나 오래 봐온 그녀의 안목으로 판단한 결과다.

    애초에 예전에 반년동안 동거하면서 그 사이에 마룡왕과 팬텀이 아무 일도 없었던 만큼 그것은 확실한 반증이 된다.

    "오랜만에 실력을 볼 수 있어서 좋지 않은가?"

    "야, 그렇게 보자면 지금 다크 로드 캐슬의 강한 마족은 전부 덤벼올것 같은데"

    "응? 그건 당연한 소리지 않나? 중간계에서 힘 쓸 일 별로 없다가 죽을 걱정없이 마구 써도 될 상황인데"

    마족은 기본적으로 호전적이다. 아무리 평범한 마족이라도 마력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사용하는 이상 파괴 본능이 조금이나마 일반적인 인간보다는 클 수밖에 없다.

    다만 평균적으로 그런 마족들이 많기에, 그리고 그 이상의 마족들도 많기에 자제하는 것 뿐. 강한 정신력이 있으니 충분히 견딘다.

    하지만 강한 무력을 지닌 고위 마족들은?

    "이야기는 전부 들었소이다"

    "히히히, 신혼 중인데 말이야. 재미있는 장난질의 냄새가 나잖아"

    "야 이 젖같은 대마왕 새끼가. 마계에서 한창 물자 보낼 우리들은 생각 안하냐!"

    "솔직히 나는 이제 대공이라 일 안해도 되지만. 아, 역시 계급 오르니까 좋네!"

    "익숙한 목소리들! 아니, 그런데 어떻게 온거야?"

    마검의 공작, 아니 이제는 대공이 된 마검의 대공 시그너스.

    거짓의 대공 아스타로트.

    빙하의 공작 가르잔.

    홍염의 대공 라미네스.

    "차원간 무역을 위해 게이트 열리잖아? 이번에 열리는거 타고 왔지"

    "서류들은?"

    "데이레스가 처리중"

    데르헤논의 마왕성에서 또 다른 공작인 데이레스가 서류를 처리중이다. 라시드와 비슷하면서 서류 처리에는 특출난 마족이니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지금 문제는 그들 말고도 바글바글, 여러 마족들이 그 뒤에 밀집해 있다는 것이다.

    "여기 오면 대마왕님이랑 싸울 수 있데!"

    "오! 정말?"

    "죽지 않게 힘조절 해주신다니까 괜찮아!"

    "굉장해! 그거 좋잖아! 다 함께 가자!"

    이 무슨 한낮의 퍼레이드.

    혼자서도 중간계의 성 하나는 단신으로 가뿐하게 공략해버릴 수많은 마족들이 바글거리면서 모여들도 작은 축제가 벌어진다.

    대참사.

    일리엘이 도움을 청하면서 도망치던 중 팬텀이 싸우나 난 여파를 보고 한 고위 마족이 일리엘을 돕자, 라고 생각해서 그 소문이 변질되다 퍼져 이렇게 된 상황이다.

    그것이 차원간 무역을 위한 게이트에서 일하던 마족에게까지 흘러들어가서 마계까지 닿았고. 대부분 데르헤논에 모여있던 고위 마족들이 몰려든다.

    "대축제다! 예이! 오랜만에 출현하시는 이몸! 노르디아노!"

    "이런 뭣같은 마족 놈들. 전부 자살해, 유서에 내 이름쓰고"

    글러먹은 마수 노르디아노와 흑마법사 드레이크까지!

    마족 대향연. 실질적으로 고위 마족은 대부분 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대군이다.

    "......... 아, 진짜"

    큰일이다. 지금껏 적당히 조절하고 있었던 팬텀이.

    드디어 시동이 걸렸다.

    간단히 말해서 욱하는 성격이 나왔다.

    "오늘 이렇게 좋은 날이 될지도 모르는데 이따구로 방해해서 좋냐 이 갯강구 똥덩어리도 못한 자식들아아아아아아아!!!"

    죽이지는 않을테니 멸룡을 자제.

    적당히 강한 힘으로 뭉친 마력만 둔기처럼 휘둘러 쳐낸다.

    일리엘에게 고백하러 가는 길에 마계의 전력 대부분을 상대해야 하다니.

    고생이 많다.

    팬텀이 이중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적은 당연 시그너스와 마룡왕.

    이 두사람은 같은 기술을 쓰는 만큼 그 힘은 톱 클래스. 특히 시그너스는 마왕의 직위를 받아도 딱히 뭐라 그럴 사람이 없을 정도의 강자다. 이전의 싸움에서도 팬텀은 그림자의 마왕 보다는 시그너스를 더욱 꺼렸다.

    그리고 최종오의. 자신의 마음을 현실에 반영해 그 색을 드러내는 공명검은 그야말로 직격으로 맞으면 로드도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

    아마 로드가 아닌 초월자 중에서 그걸 막을만한 초월자는 팬텀이 알기로 '신을 거역하는 최강의 마법사'인 데니스 세이블랜 밖에 없다.

    "두놈은 벨런스 붕괴니까 빨랑 빠져!"

    사방에서 덤벼오는 적들. 다행인 점이 있다면 급조된 상황이기에 연계나 연합 공격이 되어있지 않다. 군대가 아니라 오합지졸과 같기에 개개인의 무력은 강하더라도 규율이 잡혀있지가 않다.

    만약 비슷한 수에 조금 약한 군대와 붙는다면 확실히 패배할 조건.

    하지만 지금은 그저 공성전이나 군대가 맞붙는 전장이 아니라 일대 다수의 싸움이다.

    팬텀의 체력은 무한!

    그의 의지에서 나오는 무한 출력은 로드중에서 유일하게 끊임없이 발생하는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여타 다른 로드처럼 종족적 한계를 버리고 이루어낸 결과가 아니라 스스로 가지고 오른 유일무이의 경지다.

    인간의 마음을 가진 인외.

    훗날 팬텀 이외에도 그런 힘을 가진 다른 자가 나올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팬텀 하나다.

    설령 로드의 힘을 잃어버렸다고 한들, 팬텀은 적어도 중간계와 마계 통틀어서 신을 포함하더라도 최강자다.

    "덤벼어어어어어!!"

    이미 모인 마족의 수는 세자리수를 넘었다. 네자리수에 다다른 마족들은 즉석해서 일어난 축제처럼 덤벼든다.

    일격필살. 아니 죽이지는 않지만 팬텀의 일격에 어지간한 마족들은 전부 나가 떨어진다.

    웃자고 한 일이 죽자고 커진 상황이다.

    기물 파손에 의한 복구 비용이나 처리 서류는 전부 생각을 접어두기로 하고 팬텀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싸운다.

    키이이이잉!!!

    시그너스의 검과 마룡왕의 대검이 기묘한 울림 소리를 내며 진동한다.

    등 뒤에서는 가르잔이 날린 한기를 뿌리는 얼음 덩어리들이, 머리 위에서는 화염을 뿌려대는 라미네스가.

    "받아보시오! 우리들의 필살기이외다!"

    "우리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클라이맥스라고!"

    수많은 마족들 앞에선 팬텀도 상당히 기가 질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수를 줄인다.

    일격에 저 많은 수의 마족들을 어느정도 걸러내서 좀 더 편하게 싸운다.

    그의 의지가 움직인다. 완전한 로드. 몸을 어둠으로 변환시키기 위해서는 심연과의 링크가 필요하다. 아무리 개인이 담을 수 있는 어둠에도 한계가 있고 그 상태는 심연 그 자체가 되기 때문이다. 연결이 단절되어 있으면 하지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팬텀이 누군가를 구원하면서 받은 어둠들은 그의 마음에, 정신 세계에 남아있다.

    그 어둠들을 꺼내 '변환'으로 물질화시킨다!

    검은색의 거대한 금속질의 망치가 된 그것을 팬텀이 양손으로 잡고 거칠게 휘두른다.

    금속질이긴 하지만 따로 적절한 설정을 겸비해서 실질적으로 주는 충격을 줄였다. 어느정도 일정한 의지가 없다면 맞는 순간 기절하도록.

    "빛이되어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콰가가가가가가가가!!!

    거대한 망치로 휘둘러지는 힘에서 발생하는 풍압과 그 위력은 단숨에 네자리수의 마족들을 대부분 쓸어버리고 남은 마족들은 기껏해야 이제 간신히 백정도.

    그리고 다시 한번 휘두르자 이제는 정말 정예밖에 남지 않았다.

    최소 후작위 이상의 마족들.

    "덤벼, 각오는 되어있으니까"

    팬텀은 생각하고 깨달았다.

    이게 일리엘에게 만나 고백하는데 필요한 시련이라면.

    기꺼히 받아 이겨내주겠다.

    "와라"

    간결한 말과 함께 남은 마족 전원이 덤볐다.

    그리고 팬텀은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인간과 사랑, 그리고 프로포즈의 승리다.

    이제 방해꾼이 될 사람은 전부 쓰러트렸다. 남은건 일리엘 뿐.

    아, 이러면 일리엘이 최종보스같은 느낌이 든다.

    "일리에에에에에에에에엘!!!"

    "죄송해요오! 흐에에에엥! 죄송해요오오오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일리엘은 여전히 팬텀이 화난줄 알고 도망간다. 하지만 방해자가 없는 이상 팬텀은 손쉽게 일리엘을 잡을 수 있다.

    어느새 거리를 좁힌 팬텀은 일리엘을 잡아챘다.

    그리고 공주님 안기 식으로 들었다.

    상당히 로맨틱한 장면이지만 팬텀은 지금 옷이 너덜너덜해져 있고 일리엘은 울먹거리면서 울고 있기에 미녀와 야수같다.

    남은것은 고백 뿐.

    만약 평소대로의 마음이였다면 팬텀은 긴장해서 말을 더듬고 제대로 마음을 전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투로 인해 머리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흥분된 상태이기에 남아있는 긴장정돈 느끼지 못할 상황이다.

    "일리엘"

    "자, 잘못했어요오........."

    "화내려는거 아니니까. 진지하게 들어줘"

    팬텀이 드문 진지하게 말하는 목소리다.

    그제서야 팬텀이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일리엘은 울음을 그치고 팬텀을 올려다본다.

    맑은 흑색의 눈동자가 일리엘을 직시하며 고백한다.

    그의 솔직한 마음을.

    그가 바라고 있었던 것을.

    "일리엘, 나랑 결혼해줄래?"

    "아.........."

    결혼 반지도 이벤트도 없는 그저 간단한 말.

    하지만 그것은 일리엘의 심금을 울리기엔 충분했다.

    일리엘의 눈에서 이번에는 다른 의미의 눈물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두려움이나 공포에서 나오는게 아닌, 전혀 다른 의미의 눈물.

    기쁨에 의해서 나오는 눈물.

    "네, 얼마든지요"

    눈물은 흘렸지만 일리엘은 입만은 웃으면서 기꺼히 대답했다.

    ============================ 작품 후기 ============================

    결과적으로 훈훈.

    작가는 본래 가리는 장르는 없습니다. 로맨스도 좋고, 게임도 좋고, 패러디도 좋고, 퓨전도 좋고, 종류 다 봅니다.

    수위만 낮고 재미만 있다면 bl물도 봅니다.

    그리고 제 세계관은 픽션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회라던가 그런건 현실적인 면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초월자도 있죠.

    게다가 쇼타.

    YOOOOOOOOOOO왔더 뻑.

    중학교때 친구놈이 PSP에다가 보쿠노피코를 다운받아와서 보여줬었죠. 아마 그때가 계기인가 싶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짝사랑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상대가 로드면 모를까, 두사람 다 엇비슷한 수준의 초월자라서 방심하면 당합니다.

    불쌍하다 데니스 세이블랜, 힘내라 작가가 응원한다.

    응딩이 조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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