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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돈-- >
".......... 혼돈의 절대자의 혼돈이라. 대상을 침식해가서 결국에는 숙주를 먹어치우지"
"치료 방법은?"
"글쎄다, 일단은 절대자가 개입하면 나도 어쩔수가 없어. 내 상성 차이로도 완전하게 사라지게 한다고는 못해"
형에게 방법이 없다는 말이 나왔다.
빌어먹을 일루전 로드.
비록 그녀석은 이미 내 속에서 존재 자체가 사라졌다. 내가 인식하고 완전히 변환으로 사라지게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문제는 그녀석이 남기고간 혼돈의 절대자의 혼돈.
지금도 조금씩 내 정신 세계를 침식해먹는다.
"기다려봐. 잠깐만 정신 집중해보고"
"뭘?"
형은 내 정수리 위에 손을 올려놓는다.
찌릿찌릿한 전격이 튀기면서 짜릿한 느낌이 몸을 감는다.
"너, 마음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해?"
"갑자기 그건 왜?"
"원래 로드쯤 되면 마음의 존재를 어느정도 확립해두거든. 솔직히 평범한 사람은 마음이 어디있는지 확실하지가 않아. 야매 비스무리하게 속성으로 로드가 된 너라도 마음이 어디 있는지는 대강 파악 될껄?"
내 마음이라.
내가 보통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는 장소는........ 역시 심장이지.
내 마음에 가장 많이 반응하니까.
"역시 심장이구나. 그러니 네가 다혈질이지"
"그럼 형은?"
"머리, 정확히 말해서 뇌. 대체적으로 심장에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면 다혈질에 무투파. 머리에 있다고 생각하면 마법사나 냉철한 생각. 단전쪽에 있다고 생각하면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성격이고, 그 외의 장소는 수가 적어서 나도 몰라"
그럼 나는 다혈질에 무투파구나.
와, 딱 맞는걸. 생각하기에 따른 차이인가. 심장은 뭐라고 해야하나...... 몸에서 중요하기도 하고 피를 돌리는 중요 부위니까.
"윽?!"
"가만히 있어. 네 심장에 내 전격을 좀 넣어줄께. 반쪽뿐이긴 하지만 나는 절대자니까. 속성의 차이도 있으니 어느정도 효과가 있겠지"
심장이 저릿하다.
받아본적은 없지만 마치 의료 드라마나 그런 쪽에서 나오는 심장 충격기였나. 정지된 심장을 전기충격으로 다시 뛰게 만드는 그걸 받는 느낌이다.
시간이 지나니 어느정도 괜찮아진다. 아무리 로드라지만 형의 전격을. 그것도 내 마음이 있을 부위에 흘려넣으니까 꽤나 아프다.
"대충 응급처치는 ?
어. 하지만 문제는 네 마음 자체지"
"뭐 부작용이라던가 그런게 있는거야?"
"그건 아니지만........ 혼돈의 절대자가 침식하는건 어디까지나 네 정신 세계야. 너는 감정이 불안정해. 인간다워서 좋지만 분명 그 불안정한 정신에서 급격한 출력과 함께 정신 세계의 균형도 살짝 틀어지지"
그 틀어짐이 혼돈의 절대자의 힘을 키운다는건가.
"그리고 분노도. 혼돈의 절대자는 최후에는 네 7대 죄악중 분노를 담당하는 녀석도 비교가 힘들만큼 강한 분노를 품었어. 네 분노는 혼돈의 절대자를 깨울테니까 되도록이면 화내지 마"
"............. 아니, 그거 무린데"
나보고 화를 내지 말라고?
차라리 죽는게 훨씬 쉬울것 같은데?
"우리 집안 욱하는 성격만 빼면 어떻게 좋을것 같은데 말이야. 어째 성격 좋은 막내도 그러더냐. 유일한 돌연변이나 막둥이고"
"하긴, 걔는 화는 커녕 예수님처럼 왼쪽 뺨 때리면 오른쪽 뺨 내밀어줄것 같더라"
"그 전에 뺨 때릴 사람이 있을까 몰라"
애초에 때리기 직전에 마음의 가책이 사전에 일을 먼저 막는건가.
아, 이야기가 엇나갔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오자.
"내가 분노하면 혼돈의 절대자의 부활이 빨라진다라.......... 큰일인데. 어떻게 화를 참는담"
"솔직히 할 수 있을리라곤 생각 안해. 내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볼께. 여차하면 절대자들에게서 도움일 받아서라도 해봐야지. 가장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공간의 절대자인가. 이쪽은 성격은 괜찮아도 찾기가 엄청 힘든데"
"왜?"
"방랑벽이 심하거든. 한곳에 10년 이상 있질 못해. 이 세상 시작부터 있어서 영원이란 것을 실현하고 있는 절대자에게 10년은 커녕 1000년도 인간의 10분이나 다름없을텐데. 한곳에 10년 이상 있지 못한다는건 진짜 심하지"
아무튼 그사람이 가장 가능성이 있다면 찾아봐야지.
나같아도 같이 찾고 싶지만....... 오히려 찾다가 일나면 빡쳐서 증상이 도질까봐 무섭다.
"이번에 혼돈의 절대자가 나온다면....... 그건 진짜 막지 못해"
"아버지가 다시 한번 나선다면?"
"무리야, 빌어먹을 아버지는 현재 요양중. 힘도 전성기에 비하면 한참이나 적지.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게 내 어머니인데......... 아버지가 전쟁 이후에 어머니보고 힘 회복하라고 엘리서 들이 부어서 어디다 가수면시킨 다음에 내팽게쳐서 말이야. 솔직히 어디있는지 몰라.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고"
"아버지가 무리라면....... 막을 사람이 없는건가"
정작 눈앞에 있는 형마저도 크게 느껴지는데.
절대자라는 이름에 붙은 '절대'라는 단어를 통감하게 하는 힘.
그걸 지니고도 이기지 못한다니.
"이번에 혼돈의 절대자가 부활한다면. 그거야말로 진짜 인간 멸종이 될꺼야. 예전과 달리 로드도 100명 안팍이고. 전체적인 절대자들의 힘의 총량도 감수하고 빌어먹을 아버지는 요양중, 어머니마저 어디있는지 행방불명. 그에 비해 최강이라 불릴수 있었던 몇 절대자중에서 최악인 혼돈의 절대자는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로드의 정신을 집어삼키고 부활. 전체적인 힘의 총량은 절대자에 비하면 모자라겠지만 성장시키는건 시간문제고 절대자의 유일한 약점인 의지의 회복도 해결되서 강림하겠지"
"절대자의 약점이 의지의 회복이라고?"
"절대자는 그저 힘의 총량이 무한대에 가깝게 많을 뿐이지 무한대는 아냐. 소모시키다 보면 언젠가는 한계가 와. 하지만 너처럼 무한 출력의 심볼이나 다름없는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로드를 집어삼킨다면......... 차라리 여기서 재앙을 막기 위해 죽이는게 나을지도"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로드의 힘을 쓸 수 없는 지금의 나로선 형과 싸우면 100퍼센트 진다. 얄짤없이.
아니, 방법은 있겠지. 내 투기가 혼돈의 절대자의 혼돈을 몰아내 다시 심연과의 링크를 활성화시켜 로드가 되어서 힘을 되찾는다면 말이야.
근데 그 방법의 확률이 몇퍼센트인데? 영점 하고 소수점 몇조대분의 일?
"농담이야, 나는 무슨일이 있더라도. 핏줄의 피를 손에 묻히지 않아. 핏줄의 죽음은 한번이면 충분해"
"그렇구나........ 그런데 한번이면 충분하다니"
이미 한번은 있었단 소리잖아.
...... 설마 예전에 들었던. 형의 동생이자 내 위에 있는. 태어난 순서로 보자면 형 출생 이후 내 출생 이전의 사람.
내 누나를 말하는건가.
"그러고 보면, 너도 그 이야기를 들어야 하겠지"
형이 예전 이야기를 시작한다.
"예전에 차원 전쟁이 시작하기 약간 전 무렵인가. 그때는 아마 빌어먹을 아버지가 나와 내 동생 류연이를 방치하고 너랑 네 어머니에게 가 있었을 시기야"
"어..... 진짜?"
"아마 아버지가 네 곁을 떠난게 차원 전쟁에 참가하기 위해서. 그리고 너에게 차원의 존재와 충분히 강하게 가르쳐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가르쳐준 이유는 일부러 전쟁에 참가하지 말고 누군가에게 들키지 말라는 뜻도 있었겠지. 뭐, 외딴 차원이기도 했고. 그 덕분에 네가 그 많은 '침식의 군세'에게 들키지 않고 큰거야"
수를 샐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최악의 군세. 침식의 군세.
혼돈의 절대자의 능력으로 종속된 그 군대는....... 상상이 안된다.
"아무튼 나랑 내 동생 류연이는 그래도 잘 살고 있었어. 마을 사람들도 네 마을처럼 착했고 부족함도 딱히 없었고. 내가 벌어오는 돈도 있었고.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었지"
"그때는 외모가 그렇지 않았나봐? 만약 그때도 그 얼굴이였다면 사고 많이 났을텐데"
"물론, 네 외모가 마력을 받아들여서 머리카락이 흑발이 된것처럼. 내 이전 얼굴도 그냥 그저 그랬어. 좀 곱상하다정도? 다만 머리카락 색은 어머니를 닮아서 은발...... 아니 탁해서 회색이였지. 그래서 내 이름이 그레이인거고"
"류천이란 이름은?"
"언어가 서구권인 사람들이 잘도 발음하겠다. 류는 그렇다 쳐도 천은 어떻게 해? 그걸 듣느니 차라리 그레이라고 불러달라고 했지"
나는 류한. 비교적 발음하기 쉬워서 이름이 그대로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도 조금 이상한 이름이긴 해도 불러주고 그랬지.
"아무튼 예전에 난 능력 하나를 각성한 상태였고........ 전쟁이 나서 마을이 침략받고 약탈받았지. 그때 류연이 죽어서 충격으로 폭주해버려서 말이야"
"폭주했다니?"
"이성을 잃고 날뛰면서 마구잡이로 살아있는 것들을 죽였어. 수는 이십오억 육천육백칠십사만 오천삼백사십육명정도"
"아니, 뭘 한거야?"
25억?
지구에서 그 많은 인간들의 숫자도 60억 정도다. 그 절반 조금 안되는 수를 혼자서 썰었다고?
아무리 나라도 여태껏 죽인 사람의 숫자는 기껏해야 만단위. 억단위에 들어가려면 진짜로 무지막지한 수다.
인간이 1초에 숫자 2개를 센다고 치면 1분에 120개. 1시간에 7200까지 샐 수 있고, 하루에는 172800까지......
한달을 꼬박 잠도 안자고 세어도 500만까지. 1년을 쉬지안고 세야 겨우 천만단위에 들어선다.
그만큼 억대란 숫자는 많다. 괜히 억대 자산가란 말이 있는게 아니지.
"인간이든 아니든 가릴거 없이 전부 찢어죽이고........ 내버려 뒀으면 단신으로 2차 차원 전쟁도 일으킬뻔 했지"
"우리 집안 사람 다 가지가지하네"
"뭐 임마, 가지로 처맞고 싶냐?"
"가지 맛있어. 먹을거 가지고 장난치면 못쓰지"
음식의 소중함을 모르는 형이 불쌍해.
기본적으로 난 부직업이 요리사니까, 본직은 물론 대마왕.
"아무튼 그때 내가 학살극을 벌이면서 태어난게 '블러디어'. 명실살부 전 차원 최강이자 최흉의 종족이지"
"아, 저번에 말했던 그 종족인가....... 얼마나 강한데?"
"일단 기본적으로 알에서 태어나는 것 처럼 작은 조각에서 태어나. 다만 사념의 영향을 받아야만 태어나지. 부정적인 사념....... 특히 증오를 받으면 빠르게 깨어나거든. 아무튼 태어나면서 부터는 이성이 없는데 일단 나오면 막기 전에는 행성 하나 날아간다고 보면 돼"
"행성 하나가? 그거 로드급 아냐?"
"능력 특성 덕분에 그런것 뿐이야. 실제로도 초월자들 중에서 준 로드급은 대부분 행성 부술 수 있어. 각자 특기가 있기 때문에 하지 않고 못할 뿐이지"
나야 파괴에 특화?
으니까. 싸워야 해서 힘을 키워야 했기에. 그 힘의 가장 기본적인 근원이 상대는 부수거나 상처입히는 것이니까.
........ 회복 스킬같은거 없는 전형적인 올스탯 힘으로 넣은 힘캐.
"블러디어는 행성 하나를 먹어치움으로서 본격적으로 힘을 얻어. 그것도 아니라면 개성을 얻으면 끝장나지"
"개성?"
"행성을 먹어서 힘을 얻진 못했지만 셋째의 피를 먹고 녀석의 개성을 얻은 블러디어가 있어. 그놈 근성으로 군단장 클래스로 성장해서 말이야. 블러디어 주제에 노력파지"
블러디어라........
인간을 벗어난 형이 스스로 최강이자 최흉종이라 불리는 종족.
태어나자 마자 초월자. 이 무슨 드래곤도 뛰어넘는 미친 벨런스인가.
"너도 조심해, 내 동생인거 알면 어느 한놈쯤 덤벼와서 인자 가져갈지도 몰라"
"인자라면....... 내 피나 그런거?"
"인자만 있다면 그 인자의 주인과 닮은 블러디어가 나와. 물론 능력도. 블러디어는 기본적으로 똑같은 한개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두번째 능력은 개성을 얻으면서 얻을 수 있어. 만약 네 인자를 가져간다면.........."
'감각'이나 '변환'.
둘중 어떤 능력을 가져간다 하더라도 상당히 고전하게 될것임이 분명하다.
쓰는 나조차 둘 다 유용성은 물론 어떨때는 사기라고 느껴지는데 말이야.
"적어도 다른 블러디어는 몰라도 딱 2명만 조심해"
"2명이라....... 블러디어의 수는 그리 많지 않은가봐?"
"주의 해야 할 블러디어는 그래. 아무튼 그중 한명은 나랑 똑같이 생겼는데 색만 빨간놈 있어. 뭐, 이놈은 비교적 다른 사람에게는 온순한 편이니까 걱정 없지만........."
문제는 다른 한쪽이라는 건가?
"주의해야 할건 마찬가지로 나랑 똑같이 생긴 외모에 성별은 여자인, 네 스승인 '다크니스 더 디스페어'의 파편을 먹어치우고 개성을 얻은 제 1 군단장. 디스페어야"
위험해, 이거 위험해.
로드가 되서 '하하하! 깽판이다! 아무도 나를 막을수 없으셈'같은 생각을 안한것도 아니다. 솔직히 로드중에서 나를 막을만한 녀석이 몇이나 되는데.
형이랑, 데스 로드랑....... 절대자는 논외로 치고. 아무튼 로드 중에서도 그 두명 빼고는 이길 자신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뭐야.
로드의 힘은 잃어버렸고, 로드도 씹어먹을 것 같은 종족의 유래도 들었다.
하, 난 존나 먼치킨이고 싶은데 왜 그럴 수가 없어!
"그나저나, 왜 왔어?"
"이미 눈치 채고 있었습니까?"
"솔직히 신이 기척을 숨긴다고 한들 내가 감지 못할리가 없잖아"
어디까지나 잃어버린건 로드로서의 힘. 내 능력은 아직까지 충분히 건재하다.
내 감각에 걸려든 익숙하지만 살짝 거리를 두고 싶은 기척.
주신 레기아.
"소문 듣자하니 레기아 교단에서 요리사랑 요리 재료 유통하느라 더럽게 고생한다고 하던데, 미식가로 전직이라도 하시게?"
"중간계 음식은 맛있....... 핫?! 이게 아닙니다. 아무튼 잠깐 인사라도 하려고 들렀습니다"
아, 흐트러진 모습 봤다.
신이란건 뭐라고 해야하나...... 본적은 딱 한명밖에 없는데 기계적인 면모가 보인다.
만들어진 신, 존재하는 신.
주신 레기아는 전자. 다수의 인간의 소망이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모여서 신앙심이 되어 탄생한 신.
"조금 늦었지만, 대마왕을 물리쳐 오라버니를 돌아 올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만큼은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별거 아냐, 어차피 죽여야 할 놈이였으니까"
지금은 이해 할 수 있다. 어째서 주신 레기아가 우리 마족들에게 호감을 표하는지.
정확히 말해서 우리가 아니라 '나'다.
일루전 로드에 의해 마신은 이름을 잃고 ?
겨났다. 그로 인해서 힘을 잃고 집이나 다름없던 세계마저도 빼앗겼다.
하지만 내가 일루전 로드를 죽임으로서 어느정도 불완전하게나마 인식을 되찾은 마족들에 의해서 마신은 조금씩 이 세계로 돌아올 것이다.
"그런데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중간계의 주신이랑 마계의 마신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도 괜찮은거야?"
"그렇고 그런사이라니! 오라버니랑은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좋아하는거 아닙니다! 연모하고 있는거 아닙니다! 신은 기본적으로 무성이지만 오라버니께서 남성을 고수하고 계시기에 일부러 여성형을 택하고 있는거 아닙니다!"
"............... 우리 중간계 주신님은 왜 거짓말을 못하는 걸까"
사회 경험이 적어서 그런걸지도 모른다.
신들이 교류가 있어봐야 같은 신들끼리 좀 있겠지. 게다가 기계같으면 마치 인공지능을 어린 아이부터 키우는 것 같을텐데.
그런 사회 경험이 적인 어린아이 같은 성격이기에 거짓말을 못하는것 같다.
어린애가 거짓말하면 한눈에 딱 알아차릴 수 있는거랑 같은 이치지.
그런데 솔직히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마신이랑 주신이랑 부부가 된다면.......
신화가 붕괴되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 내가 마족의 이주로 이곳에서 마족의 인식이 바뀐다면 지금은 몰라도 수백년 후에는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겠지.
그 전에 어차피 신이 하는 일인데 인간은 까라면 까야지.
"그래서, 왜 온건데?"
"강림한 모습을 풀고 다시 신계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본래 이 세계에 신이 본체로 강림한다는 것은 규칙과 조화에 어긋나는 일. 이번에 돌아가면 한동안 운신도 하지 못할 것이기에 오랬동안 볼 수 없을겁니다"
"그래서, 얼마나?"
"중간계 시간으로 수백년 정도"
"어이쿠야, 그 전에 마신이 오면 어쩔건데?"
"............. 그때는 오기로라도 힘을 모아 나와서 오라버니에게 고백을......... 핫?! 아무것도 아닙니다. 프로포즈 하려는거 아닙니다. 결혼할거 아닙니다! 애는 딸 하나 아들 하나로 계획하고 있는거 아닙니다! 필요하다면 야반도주 할 생각같은거 한적 없습니다!"
"신이 야반도주를 해? 인간 죽어나가는 소리 하지마!"
신이 세계에서 튀면 신성력은 물론 관리하던 사람이 없어지니까 여러뭐로 중간계에 안좋다.
야반도주 하지마 얌마.
"아무튼, 훗날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니, 난 딱히"
신에게 좋은 감정 없는거 알잖아. 적대감도 이제는 없지만.
하지만 그래도 일단 이쪽에 호감과 도움을 받은게 있으니까.
손은 흔들어주자.
============================ 작품 후기 ============================
사람의 마음이 머리에 있으면 냉철함을, 심장에 있으면 열혈, 단전쪽에 있으면 조화로움을 상징합니다. 아, 물론 작가 설정이지만 어쩐지 맞지 않나요?
빨리 이번 파트를 끝내서 블러디어랑 마신을 등장시키고 싶은데 솔직히 마음 아파서 진도를 못나가겠엉.
아니, 생각해보세요. 여태까지 루이넬도 팔 한짝 뜯느라고 얼마나 고심했는데 딸은 없지만 딸 잃는 심정임. 독자님들 보다 작가가 제일 고통스러움.
그것도 모르고 독자들은 뭐라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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